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관한 관점이 역사적 상황을 기반으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역사적 사건 및 변화 과정에 따라 어떻게 상호 작용을 주어 왔는지에 관한 깊고 넓은 개괄과 통찰. 오랜만에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읽으면서 묘하게 리틀드러머걸 드라마에서의 묘사랑 방식이 비슷하다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읽고 나서 확인해보니 그것도 역시 원작이 존 르카레 작품이네. 요즘 서술 방식이 아니고 옛날 방식이라 아무래도 집중하며 읽기가 쉽지 않았다. 주인공이 작달막하고 외모도 평범한 남성이라니 기본적으로 별로 매력도 안 느껴졌고. 아주 비상하고 천재적인 능력이 있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뭐 그들 사이에서는 전설이라고 난리를 치는 걸로 책엔 나오지만 뭐 그렇게 썩 천지개벽할 만한 능력이 발휘되는 기막힌 장면 같은 건 별로 못 봐서. 달리 감동을 느낄 구석이 마땅치 않았다.
이런 류의 책은 보통 재활용지를 사용하고 표지도 좀 덜 매끈한 걸로 사용하거나 하지 않나. 뻣뻣하고 매끄럽게 가공된 표지와 두껍고 역시 매끄러운 내지가 기대와 달라 처음에는 좀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책 값 정도 비용으로 근사한 독일 숲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라, 마음이 풀렸다. 나무 사랑꾼 문프님이 추천하실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