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진화. 그 과정에서 이루어온 이러저러한 성취를 훑어보면서, 과연 미래 인류의 모습은 무엇이 될지 질문을 던진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엄청난 분량 속에 생물학 역사 진화 사회학 등 다방면에 걸친 방대한 지식이 망라되어 있다는 점에서 <총균쇠>를 떠올리게 한다.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흥미롭고 신선한 소재이기는 하나 재미는 떨어지고 재미를 점층적으로 쌓아가는 개별사안에 대한 정밀한 분석도 태부족이다. 그저 사례의 밋밋한 제시가 대부분. 지금까지 읽었던 프로파일러들의 책들 중 가장 내용이 부실하다. 이 작가는 이제 내 독서리스트에서 아웃.
시작은 그러저러하고 뻔한 자유주의자의 넋두리인가 싶었는데 군데군데 감동과 성찰이 보이는 지점이 있다. 방대한 지식의 양과 생각의 깊이. 인생에 대해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사람만 가능한 일이다. 물론 타고난 똑똑함도 있어야 하겠지만. 그래서 별 세개 주려다 네개로 늘림. 나는 후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