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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역사 다이제스트 100 ㅣ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6
김종법.임동현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4월
평점 :

기간 : 2024/05/06 ~ 2024/05/09
작년 겨울에 이 출판사의 역사 다이제스트 시리즈중 하나인 라틴아메리카역사 다이제스트100를 읽었는데 굉장히 인상 깊게 봐서 아직까지도 책장 가까이에 두고 가끔씩 꺼내보곤 한다.
https://blog.naver.com/for_neoend/223293679294
그러던중, 이번엔 같은 시리즈인 이탈리아역사 책을 보게 되었고, 책을 읽는 저녁 시간 내내 너무너무 즐거웠다.
구성은 이전 시리즈처럼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며, 총 15장 100개의 소단락으로 구성되어 있고, 선사시대부터 고대 로마, 중세, 르네상스, 근대와 현대까지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역사를 그야말로 총망라했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로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도 좀 하고 다른 책들을 많이 읽어서 딱히 새로울건 없었지만, 이 책에서는 로마사를 짧은 분량에 압축해서 간략히 요약해놓아 가볍게 리마인드한다는 기분으로 읽기에 딱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중세와 르네상스 파트인 5장, 6장이 제일 재밌었는데, 다른 시대에 비해 사료들도 많지 않고 수없이 많은 왕국들이 치고 박는 난리통이라 다른 책들에서도 설명이 빈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세계사 유튜브 썰 푸는 사람들조차도 쉽게 이 부분은 건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해서 그동안 제대로 된 흐름과 정확한 명칭에 대해 잘 모른채 그저 무지성으로 막 책들을 읽어대곤 했었다.
그러나, 이제 이번 정리를 계기로 조금 더 개안한 듯한 느낌이 든다.
내 인생 책들인 단테의 '신곡' 이라던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같은 책들을 다시 읽는다면 훨씬 더 풍부한 느낌으로 읽을수 있을것만 같다.
물론 지금 현재 기분만 그러할뿐, 막상 또 다시 읽으면 자괴감에 괴로워하며 좌절하며 읽겠지만.

6장 후반부의 로도스 기사단과 레판토 해전 부분은 그야말로 이 책의 백미이다.
음지에 숨어 있는(?) 십자군 원정 덕후들이야 그저 환장하겠지만, 사실 십자군 원정 자체가 매우 지루하고 몹시 역겨운 성전인데 이 책에서는 과감히 의미 없는 부분들을 생략하며, 박민새 보건복지부 차관이 흔히 지껄이는 방식대로 '속도감 있게', 그리고 윤썩열이 흔히 나불대는 방식대로 '뚜벅뚜벅' 이 부분을 진행해나갔다.
수많은 소설,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등의 매체들에서는 늘 항상 기사단들을 멋있는 일러스트와 그럴싸한 정의감으로 표현하곤 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깔끔하게 해적이라 정의해주어 참 좋았다.
그렇다. 그냥 예수 믿는 쓰레기 집단일뿐이다. 기사단은 개뿔이나.
레판토 해전 부분도 충분히 예수 믿는 사람들조차도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리며 볼 수 있을만큼 짧지만 박진감 넘치게 전개했다.
과거 캐나다에서 체류할 당시, 어느 모임에서 한국인 모 선교사가 레판토 해전에 대해 엄청 장황하게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 하던데, 이슬람 세력 막은게 한국 국적의 선교사가 그렇게나 감동할 일인가 신기했었다.

이렇게나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던 책은 대략 9장 즈음부터 갑작스레 힘이 떨어져 너무 아쉬웠다.
전반부에 비해 잘 모르는 파트이기도 했고, 같은 분량에 더 짧은 역사를 넣어야하다보니 훨씬 더 촘촘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질질 끈다라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글발 자체가 너무 떨어진 느낌이다.
잘못 사용된 조사나 빠진 조사들 떄문에 문장 전달력이 갑작스럽게 너무 떨어졌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용어들에 대한 해설이 부족하여 당혹스러웠다.
꼬무네(comune)에 대해서까지도 친절히 자세한 설명을 해줘 너무 기분 좋게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라니??
어떤 구체적 설명 없이 이야기가 막 진행된다.
뭐 검색해보고 찾아보며 읽으라면야 못읽을것도 없지만,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대조적이지 않은가.
전공자나 세계사 좀 공부했다는 사람들을 상대로 쓰여진 책도 아닌데.
왜 갑자기 글이 이렇게나 달라졌나 책의 서문을 보니, 전반부와 후반부의 저자가 서로 다르다.
이유는 아마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망조들린 이 나라의 근현대사가 병신같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랑 결이 비슷하여 불난 옆집 불구경하는 기분으로 재밌게 읽을수 있었다.
남부와 북부, 허울뿐인 통일, 나라에 뿌리 깊게 박힌 부정부패와 거지같은 국민성.
이탈리아 이야기일까 우리나라 이야기일까?
스타팅 포인트가 잘못된 반도의 어쩔수 없는 숙명인가보다.
난 철저한 '총균쇠' 의 신봉자라 스타팅 포인트가 모든걸 좌지우지한다고 믿는 편이다.
외부로 뻗어나갈수 없는 섬나라가 다름 없는 반도.
거기에다 주변에 나라를 위협하는 수많은 강대국들.
난리부르스가 될 거라는건 너무나도 뻔하다.
독재정권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형제의 나라는 터키가 아니라 이탈리아일지도 모른다.
어쩜 이렇게 둘이 똑같은지.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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