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려 물건 -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 애착 라이프
모호연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5월
평점 :
책을 몇 장 넘기지 않고 깨달았다.
이 분은... 찐이야... 덕후다!
"오늘도 버리지 못했습니다"
미니멀리즘, 정리정돈, 내려놓음, 비움 등이 메인 스트림인 시대에
예쁘고 사연 담긴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는 이 책.
문구 덕후, 다이어리 덕후들의 인스타를 열심히 눈팅 중인 나는 이 책이 넘나 반가웠던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물건을 살 때, 오롯이 그 물건의 쓰임새와 효용만으로 구매하진 않을 것이다.
디자인도 있을 것이고, 취향도 있을 것이고, 나름의 사연도 있을 것이고...
저자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지름신이 내려 덥석 산 뒤 본인이 굳이 필요를 만들어낸(?) 물건들, 혹은 오래 되어 보내드려야 하는 정든 물건들, 선물받은 예쁜 물건들 등에 대한 에세이를 유머있게 풀어낸다.
유리병, 수건, 틴케이스, 서랍, 노트, 연필 등 사실 물건의 카테고리가 워낙 넓어
'물건 덕후'라는 말은 좀 어색하긴 한데...
그래도 <'누가 돈 주고 그런걸 사'의 '누구'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할 정도면
덕후로 인정해 줘야 마땅하지 않은가 ㅋㅋ
특히 하등 쓸모 없어도 본인이 꽂히는 물건에는 '눈을 마주친다'라고 표현하는데,
그 표현에 나는 사골처럼 우러나는 깊은 공감을 감출 수 없었다...(감동)
나는 '반말한다'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ㅋㅋㅋㅋㅋ
ex) 어! 쟤가 나한테 반말했어! "야! 너 방금 나 봤지! 뭐하냐! 카드 안 꺼내고!"라고 반말했어! 사야 돼!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늘 합리적인 소비만 하나.
예쁘면 사고, 귀여우면 사고, 꽂혀서 사고, 내 캐릭터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사고 그러는거지ㅋㅋㅋㅋㅋ
여튼 후회할 걸 알면서도 구매하고, 안목을 기르기 위한 과정이라고 본인을 다스리며,
지인에게 선물을 함으로서 물욕을 훈훈하게 해소하는 저자의 소비 생활을 꾸준히 응원하고 싶다.
당근마켓 애용자이자 그 물건의 다른 필요를 새롭게 창출하는 크리에이터(?)로 성공하시길...
p.s. 지콜론북이 약간 이런 감각적인 책을 많이 내는 것 같다. 지난번 #월간생활도구 도 그렇고 ㅋㅋ
또다시 마음에 쏙 드는 예쁜 유리병을 발견한다면 나는 그 병의 용도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핑계라면 얼마든지 있다. 결국 내게 필요한 것은 유리병이 가진 어떤 기능이 아니라
눈길을 사로잡는 모양새, 그뿐이다.
---「유리병 모으기 전쟁」중에서
좋아한다고 꼭 가질 필요는 없다. 비슷한 물건은 언제라도 비슷한 가게에서 찾을 수 있다.
가게를 떠나면 그곳을 잊는 것처럼 잊혀질 물건들이 대부분이고,
잊지 못하는 물건이라면 언제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빨리 변하지 않는다. 인연이 있다면 만날 것이다. ---「물건과의 썸만 30년」중에서
#반려물건 #지콜론북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artstagram #doodles #doodle #procreateart #procreate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