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러시아 문학은 왠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 말을 하기가 민망한 까닭은 애초에 러시아 문학 자체를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표면상 이유는 러시아어 이름이 생소하고 길다라는 것) ㅎㅎㅎ


좋은 기회로 책을 제공받아 읽으면서, 뿌쉬낀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더 찾아보게 되었다. 흔히 알려진 <삶이 당신을 속일지라도>라는 시를 쓴 러시아의 천재 시인이자 대문호인 뿌쉬낀. 


그의 단편소설집은 익명의 발행인이 '벨낀'이라는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모아서 공유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얘기도 있고(<눈보라>, <역참지기>) 현실에 있을 법한 얘기도 있으며(<귀족아가씨-시골처녀>) 환상주의처럼 보이는 이야기도 있다(<장의사>, <스페이드의 여왕>).


이 중 <남겨둔 한 발>은 그야말로 열등감, 복수심과 관련된 드라마틱한 서사여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벨낀의 군 복무 시절 실비오라는 명사수 동료가 있었는데, 실비오는 벨낀에게 과거의 복수에 관한 얘기를 들려준다. 예전 치기 어렸던 시절의 실비오는 귀족과 목숨을 건 결투를 벌였는데, 본인이 총을 겨눴는데도 여유있게 체리를 집어먹는 귀족을 보면서 미묘한 분노에 휩싸여 총을 쏘지 않고 떠나버린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복수의 시간이 다가와 실비오는 그때 아껴둔 한 발로 귀족과 담판을 짓기 위해 떠난다. 이 복수극의 결말은.............?


이 <남겨둔 한 발>이 맨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라는 점도 왠지 의미심장한데, 실제로 푸쉬낀은 사교계의 여왕(?)이 된 아내와 염문을 일으킨 프랑스인과 결투를 벌여 치명상을 입고 이른 나이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편집자가 뿌쉬낀의 사망과 결부시켜 순서를 이렇게 짠 건지, 원래 이런 순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단편들보다도 이 편이 가장 강렬하게 느껴졌다. 


p.s. 예전에는 작가 이름이 푸시킨? 푸슈킨? 으로 번역되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실제 발음과 비슷하게 쌍자음을 많이 써서 음역되니, 괜시리 모든 캐릭터들이 강한 성격을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난다. (ex. 쁘라스꼬비야 뻬뜨로브나, 아꿀리나, 똠스끼, 리자베따 무롬스끼 등...) 나만의 느낌 ㅋㅋ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