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르틴은 복제인간이다. 네이선은 자신이 만들어 낸 클론 마르틴과 함께 살기 위해 에벌린과 이혼한다. 마르틴은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에벌린을 만난다. 임신한 클론을 보면서 충격과 분노의 감정을 느낀 에벌린은 마르틴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마르틴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클론이 입력된 정보를 넘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마르틴은 네이선과 다퉜고, 자신을 죽이려 하는 네이선을 죽였다. 마르틴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에벌린은 연구의 윤리성이 훼손될 것이 두려워 네이선의 죽음을 숨긴다. 네이선을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자 비밀을 지키기 위해 에벌린과 마르틴은 네이선의 클론을 만든다.

 

진짜 네이선에 가깝게 만든 복제인간이었다.’(265페이지)

네이선의 클론이 완성된다. 클론을 네이선과 똑같이 만들기 위해 조건화 과정을 거친다. 몸에 남은 흉터나 특징들을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상처를 만들기도 했다. 클론의 의식을 깨운 후 네이선에 대한 정보를 반복해서 주입했다. 프로그래밍 과정이 끝난 후 마르틴은 네이선과 함께 연구소를 떠난다. 네이선의 복제인간이 일상으로 돌아가 사람들과 마주쳤지만 아무도 네이선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았다. 에벌린은 만약 자신이 사라지고 복제인간이 자신인 척 했을 때 전남편 네이선이 알아볼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 자신과 네이선이 서로를 제대로 보기는 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부부는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내 남편이 복제인간이라면 나는 가짜라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을까? 왜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부부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할까? 클론 네이선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 없는 비밀스런 자매들.’(314페이지)

네이선은 왜 에벌린의 연구 자료를 훔쳐 클론을 만들었을까? 처음 이야기에서는 마르틴만 등장했기 때문에 네이선이 연구 과정에서 실패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마르틴이 뒷마당에 묻힌 열두 구의 클론을 발견하면서 네이선이 감췄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 마르틴의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에서 에벌린은 열두 구의 시험체를 보게 된다. 그리고 클론을 완성한 후 진짜 에벌린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된다. 네이선은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클론을 만들었다.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채 죽은 실험체를 본 마르틴은 분노한다. 진짜 네이선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틴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클론 네이선을 죽이겠다고 말한다. 에벌린은 자신의 실험 성공작인 네이선을 죽여서는 안 된다면서 마르틴을 설득한다. 네이선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마르틴을 위해 에벌린은 열두 구의 실험체 사체 중 열두 번째 실험체를 마르틴처럼 꾸민다. 마르틴은 아이를 두고 가야 한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지만 에벌린의 설명을 듣고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간다. 홀로 아이를 키워야 했던 네이선이 에벌린을 찾아온다. 네이선의 부탁을 받아들인 에벌린이 바이올렛을 돌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어린 시절 살았던 집에서 에벌린, 마르틴, 바이올렛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우리 모두에게 부당한 일이었다.’(363페이지)

이상적인 가정을 꿈꿨던 네이선은 아내를 통제하고 가정에서 군림하는 남편으로 살기 위해 클론을 만들었다. 에벌린의 아버지 또한 에벌린과 어머니를 통제하고 그들의 위에서 군림하면서 가족을 통제했다. 자유의지와 선택의 자유를 빼앗겼던 에벌린의 어머니와 클론 마르틴은 억압에 저항해 틀을 깨트린다. 가족 위에 군림하려고 했던 에벌린의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고, 에벌린의 남편 네이선은 클론으로 대체되었다. 10대와 20대 초반 그루밍 범죄를 겪었던 일회용 아내의 작가 세라 게일리는 한 남자의 추악한 이면을 통해 이러한 범죄의 잔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통제하고 조정하려는 그루밍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의 행동은 클론을 만들고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과 비슷해 보였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존중하는 평등한 관계를 벗어나 인간과 클론처럼 주종관계가 되어 통제를 받아야 한다면 통제하는 사람과 통제를 받는 사람 모두가 불행해진다. 이상적인 아내를 꿈꿨던 네이선은 일회용 아내를 만들었고, 결국 진짜 본인은 사라지고 일회용 남편이 남았다.

 

일회용 아내복제인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인간과 똑같은 복제인간에 대한 윤리논쟁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인간들은 신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과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 내려는 욕망에 빠졌다. ‘생명존중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사고가 필요하다. 실험체라는 이유로 인간처럼 피와 살을 가지고 있는 클론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상처 내고, 쓸모없어지면 폐기하는 에벌린을 훌륭한 과학자라 말할 수 있을까? 과학의 발전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과학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있게 사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
황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 승률을 높여준 차트매매 기술 총정리’(책 뒷표지)

회원수 40만 명의 국내 최대 규모의 네이버 주식카페 <거북이 투자법>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인투자자 황족이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을 알려준다. 투자 승률을 높이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1. 승률 높은 실전 투자, 당신도 할 수 있다>에서는 수익 가능성을 높여주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주식 투자 기법과 용어, 익절 가능성을 올려주는 방법, 계획 투자의 중요성, 좋아하는 투자와 잘하는 투자 방법, 돈 버는 주식투자 습관을 이야기한다. 주식투자를 시작하기 전과 시작한 후 필요한 마음가짐과 기본적인 주식 정보를 알 수 있다.

 

주식은 데이터 싸움이며 지난 기록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패턴을 통해 거래량이 어떻게 증가하고 감소하는지 보는 것입니다.’(115페이지)

차트 분석, 기업 분석, 추세 패턴 분석 등의 데이터 기록을 분석해야 성공하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증시의 상승, 하락, 횡보, 급등, 급락, 시간외 시세 변동, 거래량의 변화, 기업 이슈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매도와 매수를 결정할 수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사건과 시장의 악재 등으로 요동치는 증시에 대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을 투자할 때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5. 좋아하는 투자와 잘하는 투자는 다르다>는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해 단타, 종베, 스윙, 장투의 장단점과 방식, 주의사항과 팁을 설명한다. 4가지의 매매법 중 단타장투에 대해 적어 보려 한다. ‘단타는 짧은 시간에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장투는 장기투자의 준말로 기한의 상한선을 정하지 않고 6개월 이상 투자하는 방법이다. 계속해서 증시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것이 힘든 나는 단타 보다는 장투를 선호한다. 하지만 장기투자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비례해 수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에 폭락장에서는 불리한 투자법이라고 한다. 장기투자를 할 때는 기업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망 있는 기업이 맞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영업 이익이 꾸준히 20% 상승하는지’, ‘부채가 줄어들거나 지난 3년간 전환사채, 유상증자, 감자 등 악재가 될 수 있는 공시가 몇 회 있었는가에 대해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 나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라 생각한다.

 

<2. 주식은 기다림의 미학임을 명심하자>주식 분석하기, 종목 선택 시 체크 사항, 매수 결정 시 체크 사항, 매도 결정 시 체크 사항을 설명한다. 주식 데이터를 통해 종목을 선택하고, 매수와 매도를 결정할 때 필요한 체크사항을 알려준다.

 

주식에 투자할 때 시세를 확인하기 위해서 일봉, 주봉, 월봉을 분석한다. 기업 가치 분석과 투자 가치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의 주식 동향을 분석하라고 한다. 종목을 선택할 때 재무제표, 기업의 호재와 악재, 추세와 수급’, ‘종목의 저점과 고점’, ‘기업의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주는 요인’, ‘매집선이라고 불리는 구간인 240일선 근처 체크등을 분석한다. 종목을 선택했다면 매수에 들어간다. 매수를 할 때는 장기 추세선인 도화선 그리기’, ‘고점 매수 금지’, ‘급등주를 매수하는 추격 매수 금지’, ‘매수 결정 전 분석을 통해 상황 검토’, ‘최대한 버틸 수 있는 한계등을 고려한다. 종목을 매도할 때는 과거에 나온 거래량과 기업 분석, 시장 동향 파악’, ‘매도 후 추가 상승했거나, 매도하지 못해 손해를 봤을 때의 감정 다스리기’, ‘필요한 순간에 칼손절을 하는 것이 중요’, ‘분할 매도 비율을 30%로 고정’, ‘지수 반등 상황 분석’, ‘종목의 기대수익률인 목표가 설정등을 고려해 매도할 타이밍을 결정한다. 주식은 선택타이밍이 중요하다. <2. 주식은 기다림의 미학임을 명심하자>에서 선택타이밍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에는 실제 주식 거래 사례와 차트가 수록되어 있다. 주식투자에서 차트 분석은 중요하다. 차트를 보는 것이 쉽지 않지만 반복해서 차트를 보는 습관을 들인다면 더 쉽게 종목을 선택하고,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소한 주식용어와 주식 차트를 보면서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주식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 주식이 흥미롭다. 주식은 투자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손실에 대한 위험성 또한 높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과 동영상을 보면서 주식 투자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배워야 한다. 필자 황족이 강조하는 키포인트는 데이터 분석분할 투자라 생각한다.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을 읽으면서 데이터 분석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매일 새로운 데이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데이터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은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과 분할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와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초보투자자라면 동영상 강의를 먼저 본 후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초보투자자 뿐만 아니라 이미 투자를 오랫동안 해왔던 분들도 오르는 주식을 사들이는 차트매매법을 통해 더 깊이 있는 투자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빅데이터 사용설명서
김진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빅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29페이지, 피터 손더가드)

현대인들은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정보 중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빅데이터 사용설명서을 읽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사용설명서빅데이터의 정의부터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법까지’, 빅데이터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을 압축해서 알려준다. 책을 읽으면서 ‘21세기의 원유’, 빅데이터의 진정한 가치와 활용법을 배워보려 한다.

 

데이터 분석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다’(306페이지)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져 기존의 방법으로 수집, 저장, 검색, 분석 등이 어려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말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의 공통점은 데이터를 분석적으로 경영한다는 마인드인 분석 지향적 조직문화를 구축한 경영자가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업들을 통해 데이터 분석적 경영이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이터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해결하려는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가, 정확한 데이터가, 의사결정에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적시에 존재’(147페이지)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고객과 시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수집한다. 기업은 예측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객의 정보와 성향을 분석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데이터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는다. 어떤 기업들은 수집된 데이터를 방치하고 어떤 기업들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기업마다 빅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업이 수집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자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분석적인 조직문화 조성, 분석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창의적인 기업인 구글과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빅데이터 시대에서 창의성우리가 아직 파악하지 못한 변수 간 규칙적 패턴을 찾아내 유용하게 활용’(166페이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디슨은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에디슨이 말한 1%의 영감, 즉 창의적인 생각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99%의 노력, 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직원을 대상으로 분석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분석이 일상화된 기업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빅데이터가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아는 것이 힘이기 때문이다.(87페이지)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아는 것을 사용할 때 힘이라는 말로 바꾸고 싶다. 아는 것을 단순히 아는 단계를 넘어 필요한 순간 바로 활용할 수 있을 때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갖게 된다. 빅데이터 사용설명서는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데이터 분석능력을 키우기 위해 기업과 개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적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인재인 분석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과 더불어 빅데이터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빅데이터 사용설명서을 추천한다. 세상의 많은 이들이 빅데이터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자신에게 필요한 보물을 발견해 유레카를 외칠 수 있기를 빌어본다.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은 어째서 자신의 마음을 모를까. 그 무엇보다 온전한 제 것인데.’(287페이지)

지금 나는 내 마음을 모두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마음은 온전한 내 것일까? 마음은 단순하지만 또한 복잡하다. 내가 내 마음을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 알지 못했던 마음을 시간이 지난 후 알게 되기도 한다. 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지 못할까? 내 마음을 정확하게 들여다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은 호수와 같아.’(350페이지)

나의 마음 속 호수에는 무엇이 잠겨 있을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눈에 보이지만 수면 아래 깊은 곳에 가라앉은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잔잔한 호수를 보면서 아무 일도 없다고 착각하게 되는 이유다. 마음 속 깊이 가라앉은 상처를 누군가 강제로 끌어올리려 한다면 나는 거부감이 들 것 같다. 나 스스로 마음 속 상처를 끄집어내 수면 위로 올릴 용기가 생길 때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얼어붙은 아이의 마음 속 호수가 조금씩 녹기 시작하고 상처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깊고 깊은 호수에 잠긴 내 마음을 들여다보듯 열일곱 살 호정이의 마음 속 호수를 들여다본다.

 

어째서 지나간 일들이 지나가지지 않는 걸까.

어째서 끝난 일들이 끝나지 않는 걸까.

어째서 나는 지나간 일에 엎어져서 울고 있는 걸까.’(221페이지)

사업 실패로 모든 것을 잃은 호정의 부모는 아이를 돌볼 수 없었다. 바쁜 부모 대신 할머니가 호정을 키웠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어린 호정은 어른들이 무심코 내뱉은 말과 행동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쳤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는 안에서 곪아갔고, 가족들에 대한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게 만들었다. 곪아가는 상처를 홀로 떠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면서 호정의 상처는 더 깊어져갔다. 다친 마음을 숨긴 채 홀로 앓았던 호정의 상처는 숨기려고 해도 조금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마음을 닫아버린 호정으로 인해 작은 마찰이 생기면서 호정과 가족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낸다. 아이의 마음을 알지 못한 부모는 사춘기와 입시로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하다고만 생각했다. 호정과 부모 사이에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지나간 일들은 기억 속에서 잊혀 지지 않고 진득하게 들러붙어 호정을 가족들과 더 멀어지게 만들었다.

 

레스페베르

(스웨덴 말로, 여행이 시작되기 전 긴장과 기대로 심장이 뛰는 소리라는 뜻, 123페이지)

어느 날 은기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친구 나래 덕분에 가까워진 은기와 호정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작은 호기심으로 시작된 은기에 대한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하나씩 더 늘어갔다.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지 않는 은기를 보면서 호정은 동질감을 느끼고, 은기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은기와 호정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있을 때,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은기가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를 떠나게 된다. 호정은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긴장과 기대로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던 은기와 호정의 만남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끝이 났다. 만약 은기의 비밀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은기와 호정은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었을까? 답은 알 수 없다. 사람의 감정이란 단순하면서도 복잡해 둘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의 설렘과 여행 후의 마음이 꼭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풋풋한 마음의 싹이 너무 빨리 잘려 나간 것 같아 안타깝다.

 

좀 아팠어. 그치만 괜찮아지고 있어. 괜찮아지려고 해.’(345페이지)

은기가 떠난 후 친구들의 과도한 관심과 배려는 호정을 더 힘들게 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호정이 화를 낸 후 친구들과 사이가 벌어진다. 호정은 자신과 은기를 괴롭혔던 곽근이 친구 나래까지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수업 시간에 앞자리에 앉은 곽근을 책으로 내리치고 교실을 나간 호정은 은기가 놓고 간 자전거를 가지고 은기의 집을 찾아 무작정 길을 나선다. 집을 찾지 못한 채 호정은 허름한 가게 앞에서 잠이 든다. 저체온증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후 병원에서 의식을 찾는다. 우울증과 영양실조 진단을 받고 상담치료를 받은 후 퇴원해 집으로 돌아온다. 치료를 받은 후 닫혔던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하면서 가족을 조금은 편하게 대하게 되었고, 친구 나래와도 만나 화해한다. 호정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가지고 은기를 찾아간다. 다시 만난 은기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아팠지만 괜찮아지려고 한다는 말을 하면서 은기에게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한다. 은기에 대한 기억을 마음속에 담은 채 호정은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몸과 마음이 성장해가는 사춘기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묵직하고 큰 시련이지만 은기와 호정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 두 아이의 성장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았다. 가족과 친구, 선생님의 도움으로 두 아이는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 두 아이가 어떻게 성장할 수는 알 수 없지만 아픔을 이겨내고 자신을 지켜낸 아이들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어떤 아픔을 안고 지금 현재를 버티고 있을까? 어른의 시선으로만 아이들을 바라본다면 아이의 아픔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얼어붙은 아이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내 아이가 그 손을 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호수의 일은 열일곱 살 호정과 열여덟 살 은기를 통해 사춘기 고등학생들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또한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유해주기도 한다. 호정은 어린 시절 가족들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았지만, 크게 아픈 후에 가족들과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가족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꽁꽁 얼렸던 마음의 호수가 조금씩 녹아가기 시작했다. 은기는 가족인 엄마를 지키기 위해 가족인 아빠를 죽게 만든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은기에게 가족은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존재이면서 가장 의지하고 지켜야 하는 존재였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 가장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가장 의지가 되고 위안이 되어주기도 한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단순히 사춘기 여고생의 성장 스토리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읽으면서 계속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가족이라는 프레임이 강력하게 작용한 우리 사회에서 가족에 의한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더 이상 가족이라는 이유로 폭력이 용서되어서는 안 된다.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라진 샘 카톡 프로필에 끝내 하지 못한 말들미안하다와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보라색 히아신스는 어쩌면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외면한 이들에게 하고 싶은 작가의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용기를 내서 다시 세상으로 나온 은기와 같은 피해자들이 밝은 햇살 아래 활짝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가정 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법적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더 이상 고통 받는 이들이 없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마아 동녘 청소년문학
마리 파블렌코 지음, 곽성혜 옮김 / 동녘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가 있어야 세상이 풍요로워. 없으면, 황량하지.”(189페이지)

만약 세상에서 나무가 사라져 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숲은 사라져 가고 있다. 세상에서 나무들이 사라진다면 사마아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사막이 되어 황량해질까? 나무가 사라진 세상에서 나무를 지켜야 한다는 랑시엔과 사마아의 목소리는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오히려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다. 계속해서 나무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말했던 랑시엔의 이야기는 사마아의 기억 속에 스며들어 살아 있는 나무와 동물, 벌레 등을 만났을 때 그것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사마아의 말은 나무 사냥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작은 씨앗을 본 랑시엔과 사마아의 엄마는 사마아를 믿고 구렁을 찾아간다. 이들의 작은 움직임을 시작으로 나무를 심고 숲을 지키려는 이들이 모여든다. 힘없고 작은 소녀 사마아의 목소리가 세상을 움직이게 했다. 숲을 파괴하려는 이들로부터 숲을 지켜낸 사마아의 후손들의 노력 덕분에 숲이 넓게 퍼져나갈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에도 개발을 목적으로 엄청난 넓이의 숲이 파괴되고 나무들이 베어진다. 숲이 사라지면서 숲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생명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숲이 파괴되면서 공기와 물이 오염되고 인간들도 살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 사마아는 우리에게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된 세상을 보여주면서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먼 미래의 지구는 황량한 모래사막이 되어 인간들의 생존까지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