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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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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구성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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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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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다산책방/2012. 3]

 

젊을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되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182p>

자신의 감정이 책에서 읽고 접한 감정과 같은 것이 되기를 바란다. 감정이 삶을 전복하고, 창조하고, 새로운 현실을 규정해주길 바란다. 세월이 흐르면, 그 감정이 좀더 무뎌지고, 좀더 실리적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 그런 감정이 지금 그대로의 삶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자신이 그럭저럭 괜찮게 살고 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이런 심정에 일말이라도 그릇된 것이 있을까?<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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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억들이 세월 속에.,
어떻게 자기중심적으로 편집되고, 변질되는지를 세밀하게 표현한 좋은 책이다.

특히, 나이 듦과 기억의 문제가.,
역사적성찰과 개인의 후회속에, 너무도 잔혹할만큼 잘 그려지고 있다..

우리는 기억의 습작을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의심해보지 않은 기억 속, 장면들이.,
진실, 혹은 사실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 것인가.?

그때, 그 사람은, 그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모습으로 담아 두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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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위의 세계 - 2012년 제43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정영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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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작위의 세계/정영문/문학과 지성사/ 2011.9]

 

 

자지 못지않게 이상하게 생긴 불알 두 쪽이 달려 있 는데 그것들은 한통속인 것 같으면서도 서로 딴마음 을 먹고 있는 두 사람처럼, 하나를 이루는 것 같으면 서도 따로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불알들이 따로 떨어져 나와 자지와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 는 알 것도 같으면서 모를 것도 같았다. 또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한 불알들은 약간 음흉 하게 여겨졌는데,, 그것은 자지의 그늘에 가려 별로 주목을 끌지 못하며, 자지의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 는 것 같은 그것들이 사실은 자지를 배후에서 꼭두 각시처럼 조종하며, 귀찮거나 즐거운 일을 자지에게 시키는 일을 하면서도 자신은 별로 하는 일이 없는 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 작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은 자지가 아니라 불알인 지도 몰랐다. <17p>

한데 국수를 먹다 만 후 이전에 치질을 앓으며 생각 한 것들을 생각하자 나 자신이 궁상맞은 동시에 청 승맞게 여겨졌는데, 궁상과 청승은 비슷한 것이면서 도 서로 약간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청승이 좀더 정서적이고, 그래서 좀더 처연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좀더 생각해보니 궁상 을 떨 때면 청승도 함께 떨지 않기가 어려운 것 같았 다. 궁상과 청승에 더해, 주책과 추태라고 말해도 좋 을 어떤 것을, 그것도 어지간히 떨고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을 그만 떨면 좋을 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떨 수 있는 또 다른 것이 없는지를 생각했고, 그래서 방정과 함께 치를 떨까도 하는 생각도 했는데, 새삼 스럽게 방정과 치를 떨 것도 없이 이미 방정과 치를 떨고 있는 것 같았다.<1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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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작가가 샌프란시스코에 머문 기간을 소설 의 형식을 통해 쓴, 독특한 형식의 체류기다. 화자가 작가자신이여서 허구의 진실을 경계마저 모호하다.

2012년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한무숙문학 상’을 수상작이다. 문장을 다룰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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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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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김언수/문학동네/2010.08]

 

 

"생각해보면 평범해진다는 것은 특별해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야. 나는 늘 생각을 해. 어떤 것이 평범한 것일까. 평균 키를 가지는 것? 평균적인 얼굴을 가지는 것? 평균적인 행동을 하는 것? 평균적인 성격과 직업을 가지는 것? 하지만 평범함이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지. 왜냐하면 애당초 평균적인 삶이란게 없기 때문이야. 못났건 잘났건 사람들에겐 모두 자기만의 도특한 삶의 모양이 있는 거지. 그러니 평범하게 사랑하고, 평범하게  친절히 굴고, 평범하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아주 난해한 일이야. 게다가 그런 삶에는 사랑도, 증오도, 배반도, 상처도 그리고 추억도 없지. 무미건조하고 무색무취하지. 하지만 나는 그런 삶이 좋아. 나는 너무 무거운 것들은 못 견디거든.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야. 하지만 역시 까다로운 작업이지. 책에 나와 있지도 않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거든.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특별하게 하는, 또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삶을 살려고 하니까. 내가 원하는 평범함이란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삶을 가지는 것이지. 나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삶이 좋아. 그리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 중이야."<2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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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의 의지가 강할수록, 끽연의 욕구도 커진다. 끽연의 욕구를 부르는 소설이다.
독서는 금연을 방해하는 편이다., 이책은 더욱 그렇다..
하나라도 끊어야 할 것인데..

한 번쯤은 평범한 삶을 꿈 꾼다!
한 번쯤은 평범한 삶을 꿈 꾸기 전,
또한.,
한 번쯤은 특별한 삶도 꿈 꾸었을 것이다.!

결심하고 살기란 어렵고도 고닮픈 거다.
해를 나누고 달을 정한 것., 그러해서 일 것이다!
새해를 설계하고 3일이 지났다...

진실과 가장 친한 것은 시간이 듯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알게 될 것이다.

황혼역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그사람의 사람됨의 크기이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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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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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 / 이인화 / 해냄 / 2012.11]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에는 세 가지의 레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버린 사람,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사람,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린 사람입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세상을 버리면 공동체로부터 비난을 받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조용히 숨어 사는 생활조차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보다 더 지혜로운 선택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들의 동정을 얻을 수 있고 마음도 편합니다. 그러나 가끔 궁지에 몰려 죽을 위험도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세상 안에서 세상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의 가치를 거부하고 개인의 자율에 충실하지만 매우 안전합니다. 주위의 이웃과 두루 원만하지만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습니다. 나는 세 번째를 선호합니다.”<3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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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의 픽션., 실제와 비슷한 것이 있다면 우연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시작한다.
현실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소설이다..

오래전,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1993.>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군시절이였다.
강산은 두 번 바뀌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 버렸듯이..
그의 소설 또한, 여전히 재미있었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혼자 있을 때,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편이다.
고독은 오롯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타인 역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며,
그들에 대해 또한 이 사회에 대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뼛속까지 시린 날은
긴긴 겨울밤을 접어두고, 지난 추억 속 여름밤을 펼치고 싶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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