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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상륙작전 - 마드리드의 골때리는 그녀들
김정선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7월
평점 :
인터넷에서 '청진상륙작전'을 검색하면 제2차 세계대전의 말기인 1945년 8월 13일 소련군이 만주 전략 공세 작전의 일환으로 일부가 한반도 북부의 라선시에 상륙한 후, 청진시에 상륙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해방되기 직전 청진시에서 발생한 소련군과 일본군의 전쟁(정확히는 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선의 <청진상륙작전>은 소련군과 일본군의 교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한 맥아더 장군의 기만작전인 청진상륙작전을 다루고 있다.
미군은 전쟁 당시 동해안 원산과 청진, 삼척, 서해안 남포와 군산 등지에 상륙하는 것처럼 기만작전을 폈는데, 맥아더 사령부의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었던 최병해 중령이 이끈 특공대 500명이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보다 사흘 전에 당시 북한의 제1의 군사도시인 청진에 상륙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런데 상륙하고 나니 미군의 함포사격이 멈췄고, 후속 부대 지원 또한 없었다. 나중에 미군이 헬기 1대를 보내 최 중령만 데려가려 하자 최 중령은 “안 가겠다”고 버텼지만, 남은 부대원들이 “훗날 우리가 억울하게 죽은 사실을 증언해 달라”며 억지로 태워 보내고 전원 전사하였다.
이 작전은 여전히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될 정도로 베일에 감춰진 실화이다. 왜곡된 기록 탓에 그동안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같은 해 10월 23일 미주리호 함상에서 미국 대통령이 수여한 동성무공훈장을 받은 최병해 중령은 부하들을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훈장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이 사건이 이렇게 소설의 형식으로나마 알려지게 된 것은 최병해 중령의 세 딸의 노력 때문이다. 소설이지만 논픽션의 성격이 강해 <청진상륙작전>은 어느 부분이 사실이고, 또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처음 시작은 세 자매가 트롯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출발하는데, 그녀들(그 중엔 수녀님도 있다)이 트롯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바로 아버지가 참전하신 청진상륙작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아버지와 산화한 병사들의 명예를 되찾으려는 것이다.
실제로 최 중령의 큰 딸인 최효선 수녀는 전쟁이 끝나고 30년도 더 지난 1985년에 수녀회에 입회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아버지로부터 청진상륙작전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들었다고 한다. 특히 최 중령이 청진상륙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이 전사에 도망병으로 기록돼 본인은 물론 후손들이 국가유공자 및 후예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예우와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 해군 기밀문서가 비밀 해제되면 꼭 진상을 밝혀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처럼 실화와 정체불명의 조직 '루치페르단'의 위협과 같은 허구의 이야기가 결합하여 청진상륙작전의 실상을 밝히고 있어, 비록 소설의 형식이지만 실화가 지닌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역사의 명암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 교육적 의미도 상당하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