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
이광재 지음 / 목선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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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방송국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올해 또한 여러 특집 방송과 최신 영화로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흥하였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얼마 전 극장에서 봤던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쟁인 <노량>이었다. 총성이 멎은지 이미 60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애증의 한일 관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쩌면 작가의 말처럼 왜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 하다.


600년전 우리 땅을 침노한 왜적에 맞서 싸운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상물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광재의 장편 역사소설 <왜란>은 영웅이 아니라 호치 전투에 참전한 의병 이유(李瑜)와 그의 종 거북손이가 주인공이다.


고조부가 계유정란 때문에 낙향하고, 조부는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은거하여 함평 이씨 가문의 이유는 출사의 뜻을 접고 향촌에서 산다. 거북손이는 이유의 부인인 부안 김씨가 시집올 때 데려온 몸종의 아이이다. 거북손이를 좋게 본 이유는 개암사의 월곡 스님에서 일 년 남짓 검술을 배우게 하고, 거북손이는 이때 배운 검술로 이유의 안전을 지킨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유는 의주로 도망간 임금을 위해 쌀을 마련해 싣고 가고, 거북손이의 노비 문서를 태우고 홍걸이라는 이름을 내린다.


그리고 고향을 향해 쳐들어온 왜적을 막기 위해 호치에서 맞서지만 대부분의 의병이 순국하고, 이유 또한 개암사로 피신하다 왜병의 창에 찔려 절명한다. 세월이 흘러 이홍걸은 사르후 전투에 참전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실존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교차하며 임진왜란을 그린 이 소설은 혼불문학상 수상작가답게 웅장한 필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원래 무협소설을 집필하려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검술 장면과 전투 장면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이름모를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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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칼은 누구라 하느냐 - 소설 공민왕
류정식 지음 / 물병자리H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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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왕은 고려 말 부원파를 내몰고 원나라의 간섭을 물리친 자주 군주이자 백성들을 위한 수많은 정책을 펼친 애민군주이며, 노국공주 사후 국정을 신돈에게 맡겨 결국 고려 망국의 빌미를 자초한 비운의 군주이기도 하다. 뚜렷한 공과가 있어 평가가 엇갈리는 공민왕은 그동안 수차례 영상화되어 그때마다 사뭇 다른 모습이 부각되곤 하였다. 


역사소설은 이미 역사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사서에 기록된 인물들의 압축된 행적을 어떻게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사서에 생략된 그들의 고뇌와 생각 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했는가에 따라 완성도에 차이를 보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류정식 작가의 <소설 공민왕 - 너의 칼은 누구라 하느냐>는 고려 말 공민왕 시기에 발생한 3가지 큰 사건을 배경으로 음모와 배신이 횡행했던 암투의 현장을 생생히 그려 내고 있다.


원나라 말기 대륙에서 발호한 홍건적의 2차 침입부터 흥왕사의 난, 기황후가 덕흥군을 고려왕으로 옹립하여 고려를 침공한 일까지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공민왕과 노국공주, 기황후, 김용 등 실존 인물과 중요한 시점마다 천기를 알려주는 청한거사와 같은 가상 인물이 교차하며 난세를 대처하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비록 공민왕 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성계에 의해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 왕조가 새워지긴 했지만, 풍전등화의 고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민왕의 모습을 여실히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요즘도 고려 말처럼 나라가 혼란스럽다. 이러한 시기에 옛 조상들의 행적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것은 역사소설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주위에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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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면접 로드맵 - 무조건 합격하는 대입면접 질문과 답변
김기영 지음 / 리더스입시교육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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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무렵 군복무를 마치고,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복학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시작하게 된 것이 학원강사이다.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 중학생 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국어강사가 되어 중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과 나중엔 재수생까지 가르치게 되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속셈학원에서 보습학원, 다시 입시학원에서 독학재수학원까지 여러 학원에서 근무하며 중,고 내신부터 고3, 재수생 수능까지 다양한 것을 가르치며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해마다 어려운 것은 바로 자소서와 면접 지도이다. 자소서는 이제 많은 학교에서 폐지되어 일부 특목고 입시에만 남아있는 실정이지만, 면접은 여전히 특목고, 자사고는 물론이고 대입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면접 대비가 어려운 것은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는 다소 얇더라도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학생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에 맞춰 준비를 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면접을 준비해줘야 하는 시기가 되면 골머리를 앓는데, 김기영 선생이 지은 <대입면접 로드맵>은 이러한 고민을 한번에 없앨 수 있는 마치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책이다.


지원 학과에 따라 예상 질문을 마인드맵으로 그리고, 여기에 연쇄적인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다보면 저절로 구술면접을 위한 탄탄한 지식을 갖추게 된다.


거기에 최근 사회 이슈와 일반 시사문제에 대한 해설과 예시 답안이 준비되어 있어 폭넓은 지식을 갖추는 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 책을 알차게 활용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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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와 난징의 독립운동가들 - 사진과 인물로 보는
장위안칭 지음, 박지민 옮김 / 공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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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중국에 거주했었는데, 그 중 가장 오래 거주한 곳이 남경(난징)이다. 그곳에서 인연으로 와이프를 만나 결혼해서 졸지에 남경은 처가가 있는 곳이 되었다.


중화민국의 수도였던 곳이라 남경은 공산정권 수립 이후 박해를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멀리 삼국시대 오나라 손권이 도읍지로 정한 곳이자 여러 나라의 수도였고 명나라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경 사람들의 자부심이 상당하고, 중화민국 시대의 사적지는 현재도 잘 보존되어 있어 장개석의 집무실이 있던 총통부는 과거 그대로의 모습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그곳에서 중화민국 시대 기록 사진과 유물들을 보며 서구열강과 일제에 시달렸던 당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는데, 김구 선생도 남경에 머물렀었고 이육사와 같은 독립운동가들도 남경에서 독립을 위한 군사 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장위안칭(張元卿)이 지은 <사진과 인물로 보는 김구와 난징의 독립 운동가들>은 중국인 학자의 시각에서 1930년대  특히 윤봉길 의사의 거사 이후인 1932년 이후 일제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긴 김구 등의 급박했던 사정과 이들을 위한 중국인들의 도움을 사진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특히 김구 선생이 국민당의 도움을 받아 남경에 거주하셨을 때, 거주지 부근과 당시 국민당 정부의 여러 관공서 중에는 내가 직접 가본 곳도 여러 곳이 있어 감회가 새로웠고 그저 스쳐 지나간 곳이었지만, 우리 선열들의 독립을 위한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뉴라이트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이 시국에 중국인의 시각에서 본 김구와 남경의 독립 운동가들 이야기는 아무리 감추거나 폄하하려 해도 결코 묻힐 수 없는 피로 얼룩진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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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상륙작전 - 마드리드의 골때리는 그녀들
김정선 지음 / 서교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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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청진상륙작전'을 검색하면 제2차 세계대전의 말기인 1945년 8월 13일 소련군이 만주 전략 공세 작전의 일환으로 일부가 한반도 북부의 라선시에 상륙한 후, 청진시에 상륙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해방되기 직전 청진시에서 발생한 소련군과 일본군의 전쟁(정확히는 분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선의 <청진상륙작전>은 소련군과 일본군의 교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한 맥아더 장군의 기만작전인 청진상륙작전을 다루고 있다.


미군은 전쟁 당시 동해안 원산과 청진, 삼척, 서해안 남포와 군산 등지에 상륙하는 것처럼 기만작전을 폈는데, 맥아더 사령부의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었던 최병해 중령이 이끈 특공대 500명이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보다 사흘 전에 당시 북한의 제1의 군사도시인 청진에 상륙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런데 상륙하고 나니 미군의 함포사격이 멈췄고, 후속 부대 지원 또한 없었다. 나중에 미군이 헬기 1대를 보내 최 중령만 데려가려 하자 최 중령은 “안 가겠다”고 버텼지만, 남은 부대원들이 “훗날 우리가 억울하게 죽은 사실을 증언해 달라”며 억지로 태워 보내고 전원 전사하였다. 


이 작전은 여전히 인터넷에서 검색이 안될 정도로 베일에 감춰진 실화이다. 왜곡된 기록 탓에 그동안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같은 해 10월 23일 미주리호 함상에서 미국 대통령이 수여한 동성무공훈장을 받은 최병해 중령은 부하들을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훈장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이 사건이 이렇게 소설의 형식으로나마 알려지게 된 것은 최병해 중령의 세 딸의 노력 때문이다. 소설이지만 논픽션의 성격이 강해 <청진상륙작전>은 어느 부분이 사실이고, 또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처음 시작은 세 자매가 트롯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출발하는데, 그녀들(그 중엔 수녀님도 있다)이 트롯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바로 아버지가 참전하신 청진상륙작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아버지와 산화한 병사들의 명예를 되찾으려는 것이다. 


실제로 최 중령의 큰 딸인 최효선 수녀는 전쟁이 끝나고 30년도 더 지난 1985년에 수녀회에 입회하기 위해 출국하기 전, 아버지로부터 청진상륙작전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전해 들었다고 한다. 특히 최 중령이 청진상륙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이 전사에 도망병으로 기록돼 본인은 물론 후손들이 국가유공자 및 후예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예우와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미 해군 기밀문서가 비밀 해제되면 꼭 진상을 밝혀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처럼 실화와 정체불명의 조직 '루치페르단'의 위협과 같은 허구의 이야기가 결합하여 청진상륙작전의 실상을 밝히고 있어, 비록 소설의 형식이지만 실화가 지닌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역사의 명암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 교육적 의미도 상당하다.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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