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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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이 왜 '암스테르담'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전개다. 도대체 암스테르담은 언제 나오는 거야? 그러다 끝부분에 가면 아, 이래서 제목이 암스테르담이구나 하게 된다.


등장인물들이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장소가 암스테르담이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남에 의해서.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파국을 향해 달리면서도 그것이 자신들이 파멸로 가는 길임을 알지 못한다.


그냥 자신들의 일에 취해 있을 뿐이다. 즉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자신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가는데, 자신들의 그러한 허상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제대로 보인다. 오로지 자신들이 보지 못할 뿐이다.


한 여인의 죽음으로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드러난다. 죽은 여인의 숨겨진 애인들 셋과 그 여인의 법적 남편.


이들이 맺고 있는 관계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아니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할까. 자신의 허상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역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죽은 여인인 몰리의 애인이기도 한 정치인을(가머니) 파멸시키려는 편집국장 바먼과 위대한 음악가라고 착각하고 사는(사실은 어느 정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과연 그의 음악적 재능이 현실과 동떨어져서 발휘될까 하는 점은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가 현실 세계와 부딪히는 장면에서 재능이 허상이고 환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클라이브, 그리고 외무장관까지 올라간 정치인 가머니가 그들이다.


가머니의 성적 취향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관계를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왜 가머니의 성적 취향이 문제가 될까? 그의 성적 취향과 정치적 활동은 별개의 것이 되어야 하는데도 버넌은 그러한 관점을 취하지 못한다. 그는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이 정치인으로서 훌륭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의 신문을 통해 폭로하려 한다. 


물론 신문 발행부수를 올리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몰리의 애인이라는 점에서 질투심도 작동하고... 그렇다면 그가 정치인은 공인이라고 생각하고,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은 사생활에서도 책임이 있다고 여긴다면, 자신이 그러한 가십거리를 기사로 내보내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것이 그가 파멸하게 되는 이유다.


클라이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악상을 위해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무시하려고 한다.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은 세속적인 문제와 동떨어져 있다는 발상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그의 그러한 점을 경찰서에서 범인을 지목하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버넌과 클라이브는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게 되면서 죽음을 이끌어내게 된다. 마찬가지로 가머니 역시 사퇴하게 되고...


그런데 소설을 읽다보면 이것이 몰리의 남편인 조지의 음모가 작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부인을 사랑했던 사람들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그들의 허상이 현실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제공한 사진이 세 사람을 모두 파멸로 이끌게 되니, 결국 승자는 조지다. 이렇게 소설은 처음에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다가 그 관계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또 겉으로는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상대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모습이 드러난다.


겉으로만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런 관계가 위기 상황이 되자 적나라하게 드러나게된다. 이것이 바로 소설이 보여주는 점이다. 위선으로 만들어진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음을...


결말까지 가야 작중 인물들의 모습과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 전까지는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기 힘든데, 후반부로 갈수록 소설의 윤곽이 잡히면서 더욱 흥미로워진다. 


그러면서 과연 내가 추구하는 삶, 내가 맺고 있는 관계는 어떤지 생각해 보게 된다. 허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형식적인 관계로 남들과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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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 기후-생태 위기에 대한 비판과 전망
이송희일 지음 / 삼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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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는 현실이 되었다.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은 더더욱 기후 위기를 몸으로 겪는다.


영화감독인 이송희일은 기후 위기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공부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많은 자리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강연을 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러한 결과를 정리했다. 특히 기후 위기를 피상적으로 대하지 않고, 기존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들이 왜 문제가 있는지를 조목조목 따지면서 비판하고 있다.


결국 그가 말하는 것을 세 단어로 정리하면 '저항, 대안,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현재 기후 위기를 불러낸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단지 개인의 방만한 삶이라고, 개인에게 책임을 지워선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기후 위기를 불러온 것은 성장만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체제라고 한다 이러한 자본주의는 또 무엇을 바탕으로 하고 있나? 바로 식민주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종종 우리는 기후위기를 자연적 재앙으로 이해하지만 명백히 정치적 재앙이다. 그것은 가부장제 재앙이고, 자본주의 재앙이며, 인종주의 재앙이다.'(23쪽)


'지구 경관을 파괴적으로 변경하고 자연과 인간을 노예화했던 식민주의가 바로 기후변화의 뿌리다.'(34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바로 이러한 자본주의에 저항해야 한다. 지금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자본주의는 우리들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삶이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특히 사회적 약자들은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 중에 특히 여성, 또 성소수자 등은 더한 상황으로 내몰린다.


'전세계 빈곤층의 80%도 여성이고 기후 이주민의 80%도 여성이라는 유엔의 통계는 이 같은 잔인한 현실을 적확히 폭로한다. 여기에 더해, 기후재난이 증가하면 젠더 기반 폭력이 급증한다.'(20쪽)


이런 현실에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저항은 대안을 품고 있어야 한다. 그냥 반발이 아니라, 이런 세상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일, 개인이 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조직이 필요하다. 


함께 하는 것. 땅으로 말하면 공유지가 될 것이고, 삶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연대와 공유가 될 것이다. 그러한 조직을 만들어 함께 하면 기후 위기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지닌 문제가 무엇이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차분하게 이 책을 통해서 풀어가고 있다.


꼼꼼하게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을 곱씹으면서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찾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일지 찾고 실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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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씽 -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정희 옮김 / 드림셀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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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으면 높고 멀리 보라고 한다. 당연하다. 자신의 앞만 보고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말에서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높고 멀리 보되, 발걸음은 현실에 디디고 있어야 한다는 것.


즉 이상은 높게 잡지만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현실 속에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된다.


큰 것만을 추구하다가는 틈새가 벌어져 어느 순간 무너지게 된다. 그러니 큰 것을 추구한다면 작은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것들이 큰 것을 이룬다. 


이 책은 그 점을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상은 크게 가져야 한다. 저자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작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성실하게 실천하라는 말에는 결국 큰 것을 이루려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들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하다. 바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만 해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관점을 지니되, 맹목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설득력을 지닌다. 게다가 어렵지 않게, 누구나 실천할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좋은 말들로 가득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힘들다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으라고 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견뎌야 할 때는 견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견딤 자체가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자신이 미식 축구 선수 생활을 할 때 온갖 두통에 시달려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을 때, 사실 그 자체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고통만 가중시키는 선수 생활이었지만, 저자의 아버지는 계속 하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미식 축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한다. 


이때 저자의 아빠가 했다는 말 


'그만두는 것이 당장은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널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또 그걸 정상을 향한 마음이나 태도를 갖게 만들 수도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만두는 것이 정상이기도 하지. 계속 도전하고 밀어붙이는 것보다 그만두는 것이 항상 더 쉬운 법이란다.'(107쪽)


자, 그만두는 것은 사소한 일일까? 아니다. 그것은 포기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그러니 자꾸 실패하고 견디는 과정을 거치게 해야 한다. 이런 일을 언제 경험해야 할까? 바로 학창시절이다.


젊은시절에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명심해야 한다. 있는 존재를 보지 않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 그렇게 꾸준히 뚜벅뚜벅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다른 이들과 다른 성취를 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 성취의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지 않다.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지 목표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으니...


사소한 것들이라고 무시하지 말자. 그 사소함이 바로 위대함을 이룬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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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운명 - 세기의 걸작들은 어떻게 그곳에 머물게 되었나
이명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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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명한 그림들이 있는 미술관이 있다. 왜 그 그림이 그 자리에 있을까? 이런 질문은 해보지 않았다. 그냥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같은 화가가 그린 그림이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 있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뜻하는 곳에 있기도 하고,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도 한다. 


그림은 화가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와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이미 화가의 손을 떠난 그림은 그 자신의 운명을 찾아간다.


이 책은 그러한 그림들이 왜 그 장소에 있게 되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그냥 '그 미술관에 있어'가 아니라 어떤 경로를 거쳐 그 미술관이 소장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그림들도 참 다양한 운명을 겪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가령 피카소가 그린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라는 그림은 피카소 자신이 루브르 박물관에 걸리길 원했지만, 그림을 인수한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걸리게 되었다는 이야기.


지금은 사람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모나 리자>가 왜 루브르에 있는지, 모네의 <수련>이란 작품이 일본에 있게 된 계기도 알려주고 있고, 마티스의 그림이 미국에 전시되어 있는 이유 등등이 잘 설명이 되어 있다.


여기에 어떤 작가들의 작품은 작가의 주장 또는 여러 이유로 인해 거의 한 곳에 모이게 되었으며 (로스코, 고흐, 달리의 작품들, 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딴 공간을 지니게 되었다), 로댕의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이유 등도 설명되어 있다.


이러한 설명을 읽으면서 작품도 자기들의 고유한 운명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작품 감상도 할 수 있고, 작가의 생애도 짤막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 작가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여러 장점을 지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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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필요한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
브라이언 키팅 지음, 마크 에드워즈 그림, 이한음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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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과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그들을 보통사람이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그렇지만 그런 천재들이 우리들과 다른 사람일까? 천재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로 본다면, 노력이라는 것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이미 타고난 천재들이 업적을 이룰테니까.


그런데 아니다. 천재들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보통사람이다. 보통사람인데 남들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고 모두가 천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상을 받았다는 것은 물리학계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루었다는 얘기니... 그들이 성공을 거둔 이유를 찾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을 수 있겠다.


이 책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9명의 과학자를 만나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대담에서 이 책이 견지하고 있는 방향은 이들은 보통사람과 다른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사람과 같지만 노력을 하고, 남들을 배려하고 함께 경쟁하면서 존중하는, 그럼에도 하나의 이론에 머물지 않고, 편견에 물들지 않고 끊임없이 증거를 찾아 노력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또 성과를 이룬 다음에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 무엇보다 이들이 지닌 자세는 겸손이다.


겸손은 자신을 높여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는 자세다. 자신을 열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로 겸손이다. 그러므로 겸손한 사람은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많다. 함께할 사람이 많다.


그리고 겸손한 사람은 마음이 닫혀 있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열려 있다. 열려 있으므로, 자신의 주장만을 고수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주장도 살핀다. 살필 때 편견을 지니지 않는다.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면 흔쾌히 인정한다.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가 지녀야 할 태도다.


이 책에 나온 아홉 명의 과학자들이 공통으로 지닌 태도가 그렇다. 자신의 업적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들은 꾸준히 발전해온 과학에 한 발을 더 내디뎠을 뿐이라고... 또한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은 후대들이 해결할 것이라고.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영원히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자신들은 그러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할 일을 하면 된다는 자세를 지닌 사람들이다.


이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이유에 관한 학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 아니다. 삶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그것을 과학자들을 빌려 말하고 있을 뿐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과학자와 비과학자를 나눌 필요가 없으니, 어떤 분야에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지닌 자세는 다른 사람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 물론 배운다고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들을 통해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책이 아니라 삶의 자세에 대한 책이다. 읽으면서 그래 이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이 말이 성공은 운이 좌우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기술)이 좌우한다고 해석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


즉 누구에게나 운은 70%정도 있다. 삶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데 운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 장소에 그 시대에, 그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일을 했다는 것, 그것은 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지는 않는다. 바로 기(技) 30%가 작동해야 한다.


즉 실력, 노력이 반드시 작동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들은 운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 30%의 노력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실패한다면? 그것은 70% 운에 속한 일이다.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또는 다른 세대에게 넘기면 된다는 것. 그렇게 되기까지 30%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이면 된다는 것을 이 책에 나오는 과학자들을 통해서 생각하게 됐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 청년들이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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