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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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재밌다. 그리고 언제든지 보고 싶어 진다. 어린이만이 아니라, 청소년만이 아니라, 어른도 보고 싶어하는 것이 만화다.

 

그림과 글이 어울어져 있는 존재. 사실,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존재. 그 그림들이 하나하나 끊어져 있는 듯한데도, 읽다보면, 아니 보다보면 하나로 마치 영화처럼 죽 이어지는 그런 존재.

 

게다가 한 번 죽 보고 난 후, 다시 보았을 때, 만화 컷들 속에 숨어 있는 유머들은 또 어떤지... 글로도, 그림으로도 만화가들은 무언가를 여백에 남겨 놓는다.

 

다 차지 않은 존재, 마치 우리나라 동양화의 아름다움을 여백의 미라고 하듯이, 우리나라 건축의 아름다움을 비움이라고 하듯이, 만화에는 꽉 채움보다는 어디를 조금이라도 비운 그런 아름다움이 있다.

 

그 비움을 채우는 즐거움. 그래서 만화는 비움을 채우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만화를 보면, "공부는 안 하고 뭐해?"하는 잔소리와 함께 만화는 더이상 봐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 버리고, 이는 학교에 가면 더한 대접을 받는다. 마치 봐서는 안될 것을 보는 사람처럼 취급당하기도 하는데...

 

학교 도서실에 만화가 들어오게 된 지도 얼마 안되었고...

 

어떤 만화가 이렇게 인식을 바꾸었을까?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그다음에는 와이 시리즈 물, 또 살아남기 시리즈, 보물찾기 시리즈, 실험왕 시리즈 등등, 하다못해 영어 문법에 관한 만화책도 있고, 요즘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다시 재구성하기도 했으니...

 

이제 만화는 학습이라는 힘을 얻어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소설같이, 또는 다큐멘터리같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만화들이 필요해졌고, 청소년들이 보는 만화가 대부분 일본만화이고, 또 어른들은 만화를 무슨 벌레 취급하듯이 보지 않고 있었는데... 만화도 소설과 같은 문학, 또는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만화가 있었으니...

 

이희재의 "간판 스타", 그리고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 또 박흥용의 만화들... 감동을 받으면서 봤던 만화들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최규석의 만화, 고래가 그랬어에 실린 만화들...

 

이 만화들이 단행본으로 그쳐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고래가 그랬어에 실린 만화들은 제외하고, 그런데 고래가 그랬어는 어른들이 보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주로 보니 여기서 어른들이 보는 만화에만 국한한다면) 이런 계보의 만화가 나왔다.

 

시즌1이란 제목을 달았으니, 또 내용을 보니 1회, 첫회인 것들이 많았으니, 이는 계속 연재된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얼마 후에는 이런 만화를 또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니... 즐거워졌다. 이제는 만화도 예술로 자리를 잡고, 어른들이 당당하게 볼 수 있는(예전에도 이는 가능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철 안에서 만화를 당당하게 보는 어른을 찾기는 힘들다) 만화 잡지가 나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즐거워진다. 

 

어렸을 때 "보물섬"이라는 만화 잡지를 애타게 기다렸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이 만화 "다큐멘터리 만화"를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만화 잡지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들을 만화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노동 문제, 청년 문제, 역사 문제, 세계 문제 등등

 

인문학, 사회학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일들을 만화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진지하지만, 만화의 특성답게 유머가 살아있는 그런 다큐멘터리를 말이다.

 

시즌2가 언제 나올지 모르고, 또 시즌2가 너무 빨리 나와도 그건 우리 사회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 문제 없는 세상은 없으니, 시즌2를 기대해 본다.

 

이 만화책들, 우리가 생각하는 너무도 멋진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는다. 그림체들이 예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냥 친숙한 그림체이고, 인물들이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더 다큐멘터리 같다.

 

이제는 어른들도 당당하게 볼 수 있는, 또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그런 만화 잡지가 나왔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제목도 사람 사는 이야기다.

 

이젠 만화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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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뇌
리처드 레스탁 지음, 임종원 옮김 / 휘슬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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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뇌라고 하지만, 이 책도 이미 2003년에 발간된 책이고, 우리나라엔 2004년에 번역이 된 책이니, 새롭다기보다는 오래된 뇌 이야기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예전에 읽고 다시 읽어보니, 뇌에 대해서 이렇게 간략하게 쓰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에 뇌에 대해 알려진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으니, 뇌에 대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는, 똑똑한, 산만한, 불안한, 행복한, 현대의, 우울한, 고장난, 새로운이라는 관형어로 뇌를 수식하는 장들이 펼쳐지는데, 뇌는 죽을 때까지 변하기 때문에 어떤 고정된 무엇으로 인간을, 또 뇌를 판단하지 말라는 얘기는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둥,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되었다는 둥 하는 말들을 하니,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지 알 수 있고, 뇌는 정말로 똑똑하다는 사실, 그리고 산만한과 불안한은 우리의 지금 현실과 연결지어, 우리의 환경이 우리를 얼마나 산만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하고, 뇌가 이러한 환경의 영향을 받기에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행복한, 현대의, 우울한, 고장난도 환경과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뇌가 결정한다는 식으로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다는 데 있다. 만약 뇌가 전부라면 우리 인간은 무엇이겠는가? 뇌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기계덩어리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새로운 뇌라는 마지막 장에서 윤리와 뇌과학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뇌과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윤리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서 제기하고 있으니...

 

한 때 유행했던 게놈프로젝트(유전자지도 발견 및 만들기)와 인간 복제를 생각해 보면, 과학은 윤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예전에 도대체 우리의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심장일까, 뇌일까 하는 고민을 한 적도 있고, 그러한 것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한 과학자도 있다는데...

 

많은 부분을 우리는 뇌에 의지하지만, 우리의 모든 것이 뇌는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뇌과학은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고 본다.

 

뇌에 관한 입문서 정도라고 할 수 있는 책이지만, 오히려 뇌와 인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덧말

 

이런 이런, 이 책이 절판이란다. 헌책방에서나 구해야 하나 보다.

혹시 다시 나올 때면 78쪽 중간부분의 "생각하는" 뇌와 "느끼는" 뇌 사이의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문장이 있는데, 한 단어가 빠졌는데...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또는 작용하는 정도의 말이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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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나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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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 된(?) 책이다. 이 책이 2003년에 나왔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번역이 되었으니, 벌써 8년이나 지났다. 과학분야에서 8년이란 천지개벽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간인데... 아마도 그동안 뇌과학 분야에서는 더 많은 성과들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들이 뒤집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오히려 이 책에 나온 가설들이나 주장들이 더 정교하게 증명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뇌란, 완성되고, 고정되어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도 변할 수 있다는 뇌의 가소성에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연일 언론에서는 떠들어대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새삼스레 떠들어대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청소년 문제는 늘 심각했음은 사실이니...

 

우리가 생각해야 할 일은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동조, 걱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를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인데...

 

뇌과학의 도움으로 인간의 행동들이 뇌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으니,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는 이 책의 제목은, 행동만을 겉으로 보지 말고, 또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해결점을 찾자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만 하고...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책이라고 내놓은 방법들은 이미 8년 전에 나온 이 책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지는 방법들이니... 교육계에서만은 최신 뇌과학들의 성과가 들어오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이들이 거칠게 행동하고, 일탈행위를 하고,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들은 아직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전두엽은 발달하지 못했는데, 흥분과 모험을 일으키는 도파민은 왕성하게 분비가 되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물론 여기서는 다시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데, 일부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 여기서 환경을 생각하는데... 자신의 뇌에 전두엽이 발달되지 않았다면, 외부에서 그것도 자신이 공감하는 사람이 전두엽의 역할을 한다면, 일탈행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청소년의 상황을 이해하되, 이를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런 환경을 교육에서 갖춰야 하는데, 단지 상황을 경찰에 넘기는 것은 이 책에서도 반대를 하고 있고, 또 체육활동만으로 해결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체육활동만으로 자신의 폭력성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환경을 통해 제어하는 것이고, 지나친 체육활동은 피로를 유발하기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한다.

 

펀안한 마음을 지니게 하는 것, 그리고 적당한 모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실수를 하되, 그를 바로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교육에 필요한 요소이고,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청소년의 잠을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세계 최장의 학습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를 다른 문제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잠을 보장하는 교육제도, 그걸 마련하는 것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전문기자가 써서 쉽게 읽힌다. 뇌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분석하지 않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알게 된 내용을 쉽게 정리해서 썼기에 이해하기도 쉽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다음 관심이 있으면 뇌에 관한 전문서적을 찾아 읽으면 된다. 요즘은 좋은 책이 많이 나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 청소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우선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개괄적으로 알려주는 책.

 

나온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유효성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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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강수정 옮김 / 해나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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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뇌는 부모나 교육자, 심지어 과학자들이 생각해왔던 것보다 외부의 영향력에 더 노출되고, 더 쉽게 상처를 입고, 심각하고 장기적인 손상에 훨씬 더 취약한 상태에 놓인다.-44쪽

십대들은 ... 대부분은 어쩌다 한번씩..."미쳐보고 싶고", 충동을 따르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47쪽

전두엽은 뇌에서도 충동을 억제하고,
... 부모가 십대들의 "전두엽"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50,61쪽

뇌에서 "유전 가능성이 가장 낮은" 부분, 일란성 쌍동이 사이에서도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가장 많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소뇌... 소뇌가 사회적인 신호의 인식, 심지어 농담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행동에서 기존의 생각보다 훨신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주장 ... 소뇌가 청소년기 전반에 걸쳐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74쪽

뇌가 제대로 발달하려면 일정한 경험이 필요하다-82쪽

뇌의 백질을 이루는 미엘린은 뉴런 세포체에서 길게 뻗은 축색돌기를 푹신한 담요처럼 감싸고 있는 지방막이다. 피복 물질 역할을 해서 뇌의 전기 신호가 축색돌기가 의도한 경로를 따라 전달될 수 있게 하며, 신호 전달의 속도를 높여준다.-86쪽

십대들의 뇌에서 미엘린의 성장을 확인한 부분은 뇌이랑과 해마라는 중요한 영역을 이어주는 중계소 역할을 한다. 뇌 중간에 자리잡은 세포다발인 해마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는데, 새로운 기억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며 뇌에서는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꼽힌다.-88쪽

청소년기에 여전히 미엘린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된 부분은, 순간적인 반응을 연대기적으로 전후 맥락을 고려한 사고와 연결해주는 회로의 핵심 부분이다.-89쪽

여자의 뇌가 남자의 뇌에 비해 미엘린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90쪽

어른들은 충동에 재갈을 물리고 감정에 브레이크를 걸고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전두엽이라는 부분으로 반응하는 반면에, 십대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109쪽

십대들이 성인들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들에겐 사회적 신호를 정확하게 분류할 경험이 부족하고, 제 기능을 완전히 수행해서 전후의 맥락을 제공해줄 전전두엽 피질이 없기 때문에 세상을 늘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110쪽

평균에서 벗어나 성숙이 늦거나 일찍 성숙한 아이들이 곤경에 빠질 때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137쪽

근육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 외에 도파민은 쾌감-보상 회로라고 알려진 것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 회로는 뭔가 좋아하는 것을 갖게 될 때,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활성화된다.-149,150쪽

아동기와 성인기 사이에 도파민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십대들의 도파민 수치는 대부분의 성인에 비해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151쪽

아이들은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때로는 실수를 저지를 필요가 있습니다.-171쪽

갑론을박이 있기는 하지만, 뇌의 적잖은 영역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이른바 '성별에 따른 이형증'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일치한다. 시상하부의 몇몇 영여성적 행동에 관련된 부분, 누가 뭘 아는가와 관련된 부분 등-은 남자의 뇌가 확실히 더 크다. 반면에 뇌의 양쪽 반구를 잇는 섬유다발의 일정한 부분들은 여자의 뇌가 더 크다.
...뇌의 중앙에는 세포다발로 이루어진 편도핵이라는 것 ...'배짱'이라고 불릴만한 반응...테스토스테론 수용체로 가득하다. ... 편도핵이 같은 십대라도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의 뇌에서 더 빨리 자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억을 형성하며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널려 있는 해마는 청소년기의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 비해 성장이 빠르다는 사실도 밝혀냈다.-214,215쪽

행동은 호르몬의 수치와 뇌의 구조를 변화시켰고 그렇게 달라진 구조는 다시 동물의 행동 양식을 결정했다.-226쪽

십대가 되면 어렸을 때에 비해 멜라토닌 분비가 많게는 2시간까지 늦춰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멜라토닌은 뇌의 수면물질 가운데 하나이다.-252쪽

십대들은 사실상 어른들보다 훨씬 많이 자야 한다.-253쪽

수면이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 수업에도 뒤떨어지고, 슬픔이나 좌절감의 정도를 측정하는 테스트에서도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서 이들은 유쾌하지 못한 것이다.-255쪽

십대들에게 수면이 지나치게 부족할 경우 특히 두가지 중요한 것, 즉 사고력과 감정을 제어하는 능력이 동시에 손상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256쪽

술을 많이 마시는 십대들의 해마가 술을 마시지 않는 또래들에 비해 10퍼센트 작다는 사실을 발견했다.-281쪽

전전두엽 피질이 청소년기에 대대적으로 재조정되며, 이 정신질환의 상당 비율이 이 시기에 드러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300쪽

청소년들의 전전두엽 피질이 여전히 발달 중이라는 사실은 청소년들이 항상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때문에 가끔은 부모들이 개입해서-이를테면 아이들의 전두엽 피질이 돼서-약간의 통찰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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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한나 아렌트 ROUTLEDGE Critical THINKERS(LP) 20
사이먼 스위프트 지음, 이부순 옮김 / 앨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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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지도 않은 책이다. 그리고 아렌트 전기도 아니다. 이 책은.

 

아렌트의 저작들에 대한 개론서라고 할 수 있는데, 단지 개론서라기보다는 아렌트 이론을 자신의 틀을 가지고 해석한 책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도 두껍지 않은 이유는, 제목에 있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논문처럼 정교하게 아렌트의 이론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자리매김하지 않고, 그냥 아렌트 저작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 속에 자신의 관점을 집어넣고...

 

그래서 이 책은 아렌트의 저작을 다 읽은 사람이 읽으면 좋다. 자신의 생각과 비교할 수 있으므로.

 

아니면 거꾸로 아렌트의 저작을 읽으려고 생각한 사람이 읽어도 좋다. 아렌트의 저작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있으므로.

 

아렌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 전체주의의 기원, 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그리고 정신의 삶 등을 중심으로 각 장을 나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문학작품까지도 곁들여서.

 

작은 책에 아렌트 사상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저자가 이해한 아렌트이기에, 우리 자신이 아렌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를 정하는데는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야기 하기는 자유와 관련이 된다고 한다.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건으로부터 조금 떨어뜨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고, 판단하고, 이를 종합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고려하여 자신의 말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하여 이야기 하기는 정치적인 활동이 되고, 자신의 삶을 남에게 드러내는 용기를 지녀야지만 가능하다. 여기에 또한 남을 인정한다는 약속과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을 지니기에 서로 다르게 행동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용서까지도 지녀야 하는 활동이다.

 

이런 활동을 아렌트는 자신의 저작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아렌트의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

 

아렌트를 한 번 정리하고자 하는 사람은 읽어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덧말

 

아렌트가 플라톤보다는 소크라테스를 지지한다고 했는데, 즉 소크라테스는 사람들 사이에 내려와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모습을 지녔다면, 플라톤은 사람들을 떠나 사람들 외부에서 진리를 주입하려 했다고 그래서 아렌트는 소크라테스가 정치 활동을 하는 공적인 활동을 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아렌트는 소크라테스를 지지한다고 자신이 말하면서도 그 자신의 이론은 플라톤과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렌트가 과연 자기의 이론을 사람들 곁으로 가지고 내려와 그들과 함께 토론을 했던가? 설득을 하려 했던가?

 

아렌트는 플라톤의 철학자처럼, 자 이것이 진리다. 너희들은 우상밖에, 그림자밖에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의 저작들이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론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고,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해야 겨우 알듯한 이론으로 다가오기 때문일까?

 

그리스-로마 전통에 익숙해져 있는 서양 사람들도 이 아렌트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알 수 있는데, 동양적 사고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아렌트는 소크라테스라기 보다는 이미 진리를 알고 있는, 그래서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과는 함께 할 수 없는 플라톤과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렌트가 무국적자로 살다가 미국에서 국적을 얻었기에, 그런 무국적자 체험이 아렌트로 하여금 인간사회에서 한 걸음 떨어져 관조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

 

이래 저래 아렌트는 나에게는 어려운 철학자임에는 틀림없는데... 이 책을 읽어도 사실 정리가 안되긴 마찬가지다. 어쩌면 아렌트는 내 삶의 전체를 통해서 계속 반추해내야 하는 철학자인지도 모르겠다.

 

삶 전체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할 수 있다면, 그 때는 아렌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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