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3 - 나의 대학총장 시절 나남신서 600
김준엽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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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80년대 대학가. 이 때 대학가에서는 총장사퇴 운동이 많았다. 주로 어용총장 사퇴하라는 구호가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의 가장 큰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학문의 전당이라고 일컬어지는 대학 운영의 총책임을 맡은 총장을 도저히 믿고 따르지 못하겠다고 사퇴하라고 시위를 하던 시절. 그만큼 대학은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고, 총장은, 특히 주요대학의 총장은 관료로 가는 지름길로 인식되던 시절이었다.

 

일례로 당시 서울대총장들은 문교부(요즘은 교육부)장관으로 가거나 국무총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은 지금도 그러하지만... 이들이 대학의 발전이나 학생들의 학업 또는 학문의 전당으로써 대학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모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때 김준엽은 고대 총장으로 부임하여 고대의 정상화, 세계화, 그리고 대학의 자율화를 위해서 힘쓴다. 그리고 그는 문교부의 압려으로 사퇴를 하게 된다. 4년이라는 임기를 채우지도 못하고.

 

이것이 바로 그가 '참스승' 소리를 듣는 이유가 된다. 다른 총장들은 사퇴하라는 시위를 받았던데 비해 김준엽은 사퇴 반대 시위를 학생들로부터 받게 된다. 그가 대학이 자율성과 학생들의 자치, 그리고 고대의 발전에 기여를 했다는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내 딴에는 대학의 존엄과 대학의 자율, 그리고 교권 확립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또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대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으로 나는 믿고 있다."(292쪽)

"나는 근본적으로 학생들을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학교에 있을 필요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312쪽)

 

그가 고대의 발전을 위해서 한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학교육 역시 돈이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재단이 얼마나 대학 교육에 관심이 없는지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총장이 외부의 기부금을 모아서 대학 건물을 증축, 신축하는 일을 도맡아 했으며, 재단에서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 지금도 동문회가 가장 끈끈한 학교로 고대가 꼽히지만, 이 때 재단, 학교, 동문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대학시설을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게끔 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는 하지만, 재단이 기금을 유용하지는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은 재단이라고 김준엽 총장이 말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사학재단의 비리가 예전에는 얼마나 심했는지 알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는 재단으로부터 학교 행정을 독립시켜서 고대를 학문의 전당이 되게 했으며, 학교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데에서만 고대인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고대 교수로서 학생들의 존경을 받아왔으며, 학문적 업적도 뛰어났고, 또 광복군 출신이라는 민족 고대라는 이름에 걸맞은 행위를 했으며, 총장이 된 이후에는 학생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생각하고 학교를 운영했다는 데에서 더 많은 존경을 받는다.

 

문교당국의 학생징계 압력에도 자신의 원칙대로 밀고나가는 소신. 그리고 학도호국단 대신 총학생회가 필요하다는 소신, 평교수회가 결성되어야 한다는 그런 믿음. 무엇보다도 문교 당국에 맞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용기.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는 힘. 이런 것들이 지금의 민주주의 초석이 아니겠는가.

 

이런 활동들을 했기에, 다른 대학에서 총장 퇴진 운동이 벌어질 때, 고대에서는 총장 사퇴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가 참 스승으로서 존재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았겠는가. 지금도 이런 총장이 그리워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지.

 

80년대 초, 치열했던 민주화 운동을 고대라는, 그것도 고대 총장이라는 사람의 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김준엽의 총장 시절 무용담이 아니라, 군사독재시절 대학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과 교수들, 총장들이 자신들의 교육 이념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게 되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고 그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가 어떻게 민주화를 이루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총장. 이런 교수. 아니 이런 어른이 있어야 사회가 거꾸로 가지 않는다. 지금은 예전처럼 대학생들이 사회참여를 활발히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식인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자세, 책임은 면할 수가 없다.

 

그런 지식인의 책임에 대해서 일깨워주는 책이니, 그는 고대인의 참 스승만이 아니라 우리의 참스승이기도 하다.

 

참, 이 책은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 그의 "정1,2" 광복군 시절에 관한 이야기니까. 그런데, 그 시절이 너무 멀다고 생각하면 이 책을 먼저 읽어도 좋다. 어차피 "장정1,2권"은 장준하의 "돌베개"와 함께 읽는 것이 좋으니까.

 

80년대는 우리가 충분히 극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과연 극복했을까 요즘은 의문이 든다. 그래서 김준엽과 같은 어른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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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기반상담 놀이와 프로그램 구조화된 놀이상담 시리즈 4
전국재.우영숙 지음 / 시그마프레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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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예전에는 놀이와 학습이 떨어져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인생은 모험이라는 말도 많이 했다. 미지의 세계에 아무 것도 없이 나와 한 평생을 살아가는 일은 모험이 아닐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네 인생이라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모험의 세계이다.

 

모험은 두려움을 준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극복했을 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게 된다. 또한 모험은 혼자서도 하지만 대부분은 여럿이서 함께 한다. 갈등하고 타협하고 화해하고 하면서 함께 모르는 길을 걸어가게 된다.

 

예전에는 놀이와 학습이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말은 미지의 세계를 알아가는 일을 모험을 통해서, 즉 낯선 일들을 함께 함으로써 인생에 대해 배워갔다는 말이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서로 어울릴 수밖에 없었고, 놀이문화도 지금처럼 핸드폰이나 컴퓨터 앞에서 혼자 얼굴을 처박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에 나가면 친구들과 늘 어울려 뛰어다니며, 온갖 말썽들을 부리며 지내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점차 협동심, 문제해결력 등을 키워나갔으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대부분 혼자 지내거나 또는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지낸다. 함께 있어도 아이들은 혼자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고, 남과 함께 무언가를 해나가는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학교라는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지내게 되니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폭력적이 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남과 어울리면서 자신감과 문제해결력을 찾게 해주는 방편으로 나온 것이 모험기반 상담 놀이이다. 그냥 모험 상담이라고 하던지, 모험놀이라고 해도 좋고, 놀이 치료라고 해도 좋다.

 

무언가 몸을 움직이거나 또 함께 머리를 쓰거나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함께 함을 자연스레 익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요즘처럼 몸을 움직일 기회가 적은 아이들에게는 이런 프로그램이 제격이다. 두세 명이 할 수 있는 놀이부터, 30명이 넘는 인원이 할 수 있는 놀이까지 무려 100가지가 넘는 놀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적인 강사가 있고, 장소와 준비물이 필요한 놀이 프로그램도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또 후반부에 가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을 소개시켜 주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물론 아이들만이 아니라, 직장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거나 어떤 동호회 활동으로 이를 활용해도 좋다. 즉, 어른들에게도 꽤나 유용한 프로그램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이러한 놀이 프로그램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우리네 사회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이런 데서 나온다. 체육관이 없는 학교는 물론이고, 학교 근처에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갖추어진 곳이 얼마나 되겠는가. 또 체육시설이 아니더라도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은 허황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을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의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공동체에는 이러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기반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시급한 문제다. 단지 학교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주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고, 이러한 모험, 놀이를 통해 함께 함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또 그러한 활동 다음에는 자기를, 집단을 되돌아볼 활동을 제시하고 있어서 협동심, 문제해결력, 창의력, 그리고 자기 존중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인생은 모험이다. 이 모험을 놀이로 받아들이는 순간, 함께 할 사람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함께 함에서 더 큰 행복을 찾게 된다. 모험기반 상담 놀이 프로그램은 이러한 인생을 작은 곳에서부터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작은 것이 전체를 품고 있다는 이론도 있으니 이런 모험기반 상담 놀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축소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자, 놀자, 그리고 모험을 떠나자. 남들이 하는 모험을 간접적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하자. 그것이 우리가 인생을 풍부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그러한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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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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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불온하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리고 읽을수록 답답해지기도 한다. 아니 부끄러워진다. 살아온 과정이 다른 생명들의 목숨값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단순히 먹는 일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인 식의주(食衣住)가 모두 다른 생명들과 관계가 있음을 이 책은 다시금 깨우치게 하고 있다.

 

"스토리 전쟁"이라는 책을 읽다가 스토리를 잘 살린 애니메이션으로 '미트릭스' 얘기와 '물건이야기'라는 얘기를 읽게 되었고,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이거 괜찮네... 책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물건이야기"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아닌가. 그동안 읽은 환경 관련 책이 몇 권인데.. 또 여기저기서 이런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나. 그냥 식상한 내용을 하나 더 첨가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읽었는데.. 읽으면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도 있었지만 그런 사실들이 하나의 체계로 꿰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만물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물건을 통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고나할까.

 

특히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물건들이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 한 권에도 나무의 목숨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 나무의 목숨이 이 책 한 권으로 인해 더 많은 나무들을 살릴 수 있다면 이 책은 많이 팔려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

 

물건의 일생이다. 그리고 이 일생에 따라 물건을 추적하고 있다. 추출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환경파괴가 일어나는지... 이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석탄산업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산들이 파헤쳐졌는지.. 그리고 골프 산업으로 인해서 산과 들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는지, 도시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없어진 자연은 어떠한지... 추출이란 이름에 들어가기엔 좀 그렇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골프장이나 도시개발, 또 4대강 개발 등은 분명 추출이다. 자연을 파괴하는 그런 행위.

 

여기에 생산은 더하다. 우리나라에 있었던 원진레이온을 생각해보라. 생산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유독물질이 발생했는지.. 오죽했으면 노동자들이 온갖 질병에 시달렸고, 이 회사는 결국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안 보인다고 이런 기업이 사라졌을까. 아니다. 이 기업은 규제가 덜한 다른 나라로 옮겨가고 말았다. 결국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원진레이온같이 예전 기업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모반도체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으니까. 그 인과관계를 밝히려고 하고 있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은 현실이니까.

 

유통은 말할 필요도 없다. '탄소발자국'을 따라가보면 얼마나 많은 오염을 우리가 유통단계에서 만들어내는지 알 수 있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온 물건들을 쉽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이미 자연을 파괴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물류의 필요성이라고 해서 배를 이용하는 운하를 만들자는 어이없는 발상도 하고 있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 그것이 바로 물건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여기에 이제는 소비 단계다. 물건들이 전체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또 그것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망각하고 있으면 소비 단계에서는 모르고 오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필요하지 않은데도 소비를 하게 만드는 일에 우리 자신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우리나라 핸드폰이다. 2G, 3G, 4G라고 하여 엄청난 속도로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신제품이라고 광고를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제품을 사게 만든 광고의 역할, 그리고 새로운 제품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제품들의 디자인. 이것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소비 단계에서 지구를 파괴하는 일에 자연스레 동조하고 만다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폐기 단계. 그냥 버리면 끝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끝이 아니다. 그것들은 폐기라는 이름으로 사라진 듯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독성 물질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또 이 단계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런 비용을 감수하고도 오염물질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다시 먼 거리 수송을 한다. 여러모로 환경에 치명적이다.

 

좋은 방법은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디자인하는 일. 생산자가 책임지고 재활용하게 하는 일. 또 다시 쓰고 바꿔 쓰고 함께 쓰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일이라고 한다.

 

제목을 '너무 늦기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라고 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란 말이 있듯이 물건에 대해서 알기 시작하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주목할 만한 일은 이런 물건 이야기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의료보험... 전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면 우리는 물건을 좀더 잘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노조. 이 책에서는 노조활동을 지지해야 한다고 한다. 노동자가 인정받고 있으며 노동자가 단결이 된다면 유해한 물건을 만드는 일을 지양할 수도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노조에 대해서 지지해야 한다고.

 

군대...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존재. 너무도 많은 돈을 낭비하고 있는 그런 존재. 세계의 발전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 존재가 바로 군대라는 사실. 그래서 물건 이야기에서는 군대란 존재의 불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드는 돈을 다른 곳에 쓰면 우리가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

 

이런 것들도 이 책에서 생각하게 한다.

 

역시 세상 만물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런 책.. 학교에서 교육활동의 교재로 사용될 필요가 있다. 자라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생각. 더 바른 생각을 하게 된다면 세상이 조금씩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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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 자서전
스티븐 윌리엄 호킹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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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의 모습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 그리고 뒤틀어진 몸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루게릭병이라는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그. 21세에 발병했다고 하니, 참 오래도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루게릭병에 걸리면 얼마 살지 못하던데... 1942년생인 그가 2013년인 지금까지 살아 있다. 이것은 단순한 경탄을 넘어 그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고 있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살아남아 우주론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잘 모르겠는데, 이 책의 해설에 보면 호킹의 복사이론은 우주론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준 그는, 그가 말하는 '무경계'에 살고 있는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는 말한다.

 

'나의 장애는 나의 과학 연구에서 심각한 걸림돌이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장점이었던 것도 같다. 나는 학부생에 대한 강의나 교육의 의무를 지지 않았고 지루하고 따분한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오롯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나는 일개 물리학자일 뿐이지만, 대중에게 나는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일 것이다.'(152쪽)

 

그렇다. 그는 바로 자신의 삶에서 경계를 없애버린 사람이다. 그가 연구하고자 하는 것과 같이. 그런 경계없음에서 그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며, 그런 그를 사람들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쓴 자서전이다. 엄밀히 말해 그가 썼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는 팔을 움직일 수 없으므로. 그러나 현대과학의 도움을 받아 그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그는 무경계인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전문적인 학자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자 했고, 또 그렇게 낸 책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역사"인데...이 책은 세계에서 많은 판매를 이룬 책이기도 하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는

 

'내가 장애를 딛고 이론물리학자가 되기까지의 흥미로운 사연이 책의 판매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시간의 역사"를 사서 책장 안이나 탁자 위에 진열만 해놓고 읽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 반면에 적어도 일부 사람들이 내 책을 애써 읽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안다.'(125쪽)

 

이렇게 그는 자신의 처지를 확실히 인식하고 있지만 거기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포기하는 이유를 찾지는 못한다. 오히려 어려운 책임에도 불구하고(아무리 대중적으로 책을 썼다고 하더라도 우주를 다루고 있는, 그것도 제목이 "시간의 역사"인 책이 쉬울 리가 없다) 읽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이것이 호킹이 지닌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이 책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하고 있다.

 

'내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무언가를 보탰다면, 나는 행복하다.'

 

그는 가정으로 말했지만, 우리는 사실로 말할 수 있다. 그는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무언가를 보탰다고.

 

스티븐 호킹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신이 쓴 책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인데... 분량도 얼마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다. 앞부분에서는 호킹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라서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뒷부분으로 가면 그가 루게릭병에 걸린 이후에는 우주론, 또 물리학 분야로 들어간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여럿 나온다.

 

특히 과거로의 여행이 가능하냐는 타임머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를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 중 하나로 만들어준 블랙홀 이야기는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다. 다만 그가 그런 문제를 가지고 고민을 했고, 이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문제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시간 여행은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는데...

 

'설령 미래에 어떤 다른 이론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시간여행은 영원히 불가능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언젠가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지금 우리 곁에는 미래에서 온 관광객들이 넘쳐날 것이다.'(142쪽)

 

상식적으로도 시간 여행은 불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여기에 중첩되어 있는 과거-거기, 미래-거기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공간의 중첩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무슨 홀로그램처럼 공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공간에 존재하는 인간도 홀로그램처럼 존재하게 되나? 아니면 시간-공간이 하나의 쌍으로써 무수히 존재한다고 해야 하나? 하는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다행히도 호킹은 우리가 '타임머신 지평을 통과하여 타임머신에 진입하려는 사람이나 우주선은 복사(輻射) 번개에 맞아 흔적도 없이 파괴될 것이다.(140쪽)'라고 하니, 여기에 대한 생각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하자.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읽었던 "시간의 역사" 그러나 이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더불어 내가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스티븐 호킹은 사람은 어떤 상태에서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예로서 나에게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존재할 것이겠지만.

 

그의 자서전인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루게릭병은 근육은 망가뜨려도 뇌는 망가뜨리지 못한다고.. 그가 생각하는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고.. 그래서 그의 삶은 경계가 없는 삶이라고. '무경계'란 말은 경계가 없다고 말하기보다는 경계가 너무도 뚜렷한데, 그 경계 위에서 이 쪽 저 쪽을 다 볼 수 있는 상태라는 말로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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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바꾸는 힘, 감성교육 - 학교폭력,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홍영미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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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전문가라고 하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다. 마찬가지로 직접 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도 다양한 교육방법을 통해 교육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여기에 교수들은 이런 저런 이론을 정립하여 이런 교육이 더 좋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그런 이론을 바탕으로 교육감들은 자기들의 시도에서 그에 걸맞은 교육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길은 다양하지만 목표는 하나.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남과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좀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얼핏 요즘 들리는 교육이론만 하여도 혁신교육, 행복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몇몇 시도의 혁신학교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자 이를 벤치마킹 하는 시도도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에 대항할세라 이념적 성향이 다른 교육감은 혁신교육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행복교육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아이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일텐데... 아이가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고, 그를 바탕으로 남과 함께 잘 지내며, 또한 발전하는 가치가 무언지 알아서 그러한 쪽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나가게 하는 것일텐데...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한 때다.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지금 아이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기기의 발달로 인해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아이들이 많고 이들의 소통과정을 살펴보더라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휴대전화(요즘은 스마트폰이라고 한다)를 통하여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아이들은 서로의 감정을 읽는데 익숙하지 않다. 감정을 읽는데 서투르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오해를 해소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에 심각한 상황으로 사태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가족구성원도 다양해서 가정에서 갈등을 겪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읽어내는 방법을 터득하여,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해가고, 또 함께 사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소공주, 소공자로 자란 아이들이 많아서 가정에서 갈등을 겪으며 해결해가는 과정을 거친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갈등해결 방법을 익히는 일이 학교로 전이가 되었는데... 학교에서는 몇몇이 아니라 아주 많은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기에 더 많은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아이들이 많으니, 사소한 갈등이 심각한 폭력으로, 또는 따돌림으로, 고립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학교폭력, 따돌림, 무력감 등이 문제가 된 지는 오래되었는데, 그에 대한 해결책도 많이 나왔음에도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학교에 국한된 것만도 아니다. 요즘은 직장에서도 따돌림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하니, 학교에서 제대로 된 갈등해결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갈등이라는 것이 나와 남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을 한다. 다름은 당연히 거리를 두게 되고, 이 거리를 인정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이느냐, 아니면 거리를 억지로 좁히려고 하여 상대방을 내 쪽으로 완전히 끌어들이든지, 아니면 아예 내치든지 하느냐에 따라 갈등의 해결방법이 달라진다.

 

사실, 다름은 차별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 다름으로 인해 우리 세상이 얼마나 풍요로와졌는가. 이런 다름이 풍요로움으로 바뀌려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또 그런 마음가짐을 지니려면 상대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사해서,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신의 감정만을 읽어낸다면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감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지적인 면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감성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오히려 감성교육이 잘 이루어진다면 학습 측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하에.

 

앞부분은 좀 이론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어떻게 감성교육을 실시하게 되었고, 그러한 감성교육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감성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도. 따라서 앞부분은 이론과 실천이 만나 어떤 효과를 이루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가운데 부분은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감성교육을 한 사례이다. 초중고 사례를 들어 감성교육이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꾸준히 감성교육을 함으로써 감성교육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또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끝부분은 학생들의 문제사례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서 글쓴이의 경험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직접 학교 현장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이런저런 문제상황에 대해서 자신이 어떤 식으로 했는지, 그래서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지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감성교육이 단지 이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도 꽤나 유용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남의 감정을 읽는다는 것, 여기에 자신의 감정을 읽는다는 것. 이것은 공동체 생활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이러한 감정 읽기에 실패한다면 공동체 생활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학교를 통해서 감성교육을 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 여러가지 일들이 많아 따로 감성교육에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한 대로 일주일에 한두 번, 그것도 한 번에 한 10-20분씩으로 할 수 있는 감성교육 과정은 시도해볼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영혼(감성)이 없는 천재이기보다는 영혼(감성)을 갖춘 보통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보통사람들 때문에 세상이 조금더 밝고 따뜻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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