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는 '루티너리'란 말이 나온다. 루티너리가 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 루티러니란 루틴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 루틴은 자신이 정해놓은 행동 규칙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니 루티너리라고 하면 자신이 정해놓은 규칙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된다.


  루틴이 중요하다는 말도 하는데, 루틴이 없으면 모든 것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다.


  가령 공부를 할 때도 루틴이 없다면 어떻게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할 수도 있다. 그냥 되는 대로 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공부에도 규칙이나 일정한 습관이 필요하다고 한다.


누군가가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에 중요한 영어와 수학 공부를 할 때 규칙적으로 하루에도 어느 정도는 꼭 하겠다는 규칙을 정해놓고 하라고... 그렇게 하면 영, 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도 말하는데, 이러한 공부 습관 역시 루티너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빅이슈]에서 소개한 루티너리 말고도 우리는 이렇게 나름대로 루틴을 정해서 살고 있다. 그것이 매일매일이 똑같이 짜여진 삶이 아니라 자기가 꼭 지켜야 할 큰 틀을 지니고 사는 생활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틀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더 힘들게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루티너리에 관한 글을 읽으며 루티너리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필수적인 것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집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돌아와 쉴 곳이 있는, 출발할 곳이 있다는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거주할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생활의 큰틀을 만들어내는 일이 무척 힘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정해진 대로 규칙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게 살면 그것은 인간의 삶이 아니다. 기계처럼, 그냥 입력된 대로 출력할 수밖에 없는 기계가 되는 것이다.


사람의 삶은 그렇지 않다. 큰틀에서, 자신의 자유의지로 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 그것을 생활습관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러한 생활습관을 지닌다면 자신의 삶이 예측가능해지기 때문에 안정성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다.


안정성이라는 것이 고정불변의 생활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러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신의 생활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집이 꼭 필요하다. [빅이슈]가 왜 노숙인들에게 자활을 하라고, 자활을 위해 [빅이슈] 판매를 하라고 하는지 이런 점에서도 이해가 된다. 


이것이 노숙인들만의 문제이겠는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집을 장만하기 너무 힘들어지지 않았나. 그것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서울에서는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버린 지 오래인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


전세나 월세를 사는 사람들도 집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주거에 대해 안정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거가 확보되고, 안정을 이루어야 하는데, 거기서부터 삐끗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주거문제 뿐이 아니라, 지구로 넓혀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또는 기후위기 등도 루틴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인류가 살아온 루틴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들, 이런 것들은 그래서 재앙이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어버리는 불안정성. 그 불안정성을 안정성으로 돌려야만 일종의 루틴을 형성하게 되는데, 문제를 개인으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인류 전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빅이슈] 이번호에서 다룬 '루티너리'라는 특집 글을 읽으며 단순한 개인의 생활 습관, 또는 결심을 넘어서 우리들의 주거 문제와 전세계적인 기후위기까지 생각하게 된다.


루틴이 깨진 사람들에게 루틴을 형성시켜주려 하는 것이 - 빅판들에게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 스스로 돈을 벌어 자활을 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빅판 활동을 함으로써 일종의 루틴을 형성하게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 [빅이슈]지만, [빅이슈]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지구, 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지금 서서히 루틴이 깨져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해주고 있다.


우리가 공생공락하기 위해서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인류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큰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 루틴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자, 이것이 문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전반적으로 루틴이 깨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루틴이 깨졌다는 문제가 나왔다. 이제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점까지 생각하게 해주니 [빅이슈]는 그야말로 빅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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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호를 여는 글 제목은 '정확하게 이해하기'다. 이해하기도 힘든데,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더 힘들다.


  내 관점을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 어떤 글도 내 관점을 거쳐 이해되기 때문에, 나는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경우에 대화가 필요하다. 내 이해와 네 이해를 서로 이야기하면서 정확하게 이해하는 길로 가는 것. 하지만 이런 대화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여유에서 나온다.


  영화 '미나리'로 요즘 많이 언급되는 배우 윤여정이 했다는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여유가 있어야 이해를 한다고, 그것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다른 나라 인권을 문제 삼는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행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그들은 과연 자신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까? 자신들이 하는 그 행동들이 혐오행동이고,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들에게는 삶의 여유가 있을까? 오히려 살기 힘들기 때문에, 그 이유를 강한 자들에게서 찾고, 그들을 향해 주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들보다 더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감사뿐만이 아니라 이해할 마음도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빅이슈]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령 음식에 관한 글이 있는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사람들이 잘 가지 못하는 디저트 음식을 파는 곳을 소개하는 글. 그 글을 보면서 과연 노숙인들 자활을 돕는 잡지인 [빅이슈]에서 그런 사치스럽다면 사치스러운 음식에 대한 글을 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아니다. [빅이슈]이기 때문에 그런 글을 실어야 한다. 노숙인이라고 해서 무료 급식소에서만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들 역시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는 빈부귀천이 없다.


[바베트의 만찬]이란 소설을 보라. 최선을 다해 고급스러운 음식을 대접하는 집안일을 도와주는 바베트. 자신의 전재산을 음식을 장만하는데 쓰고도 만족해하지 않던다. 그것을 사치라고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사치가 아니라 자신에게 베푸는 만찬이다.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푸는 만찬. [빅이슈]에 실리는 음식에 관한 글을 보면서 그렇게 [바베트의 만찬]을 떠올리고, 그런 글들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호에서 문구, 다이어리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만년필로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린 시절 펜촉에 잉크를 묻혀 글을 쓰던 모습, 펜촉을 꽂을 펜대를 사기도 했지만, 모나미 볼펜 뒤에 꽂아 쓰던 기억. 그리고 한 쪽을 쓰기 위해서 여러 번 잉크를 찍어야만 했던 기억. 그렇게 펜촉으로 글씨를 쓰면 빨리 쓸 수가 없다.


매끄럽고 빠르게 쓱쓱 써지던 볼펜과 달리 펜으로 쓰는 글씨는 천천히 쓸 수밖에 없었다. 글씨가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는데, 펜촉에서 벗어난 건 만년필을 선물 받고부터... 한번 잉크를 넣으면 꽤 오랫동안 쓸 수 있었던 만년필은 새로운 세계였다.


펜촉보다는 빠르게 쓸 수 있지만 볼펜보다는 느리게 쓰던 만년필... 이번 호에서 그런 기억을 소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나 할까.


그렇게 펜촉으로나 만년필로 글씨를 쓴다는 것도 여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런 여유는 남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내 맘 속에 비워둔다. 나를 꽉 채워 더이상 다른 존재가 들어올 수 없게 하지 않고 나를 비워 다른 존재로 하여금 나를 채울 수 있게 한다.


이런 비움은 곧 여유고, 여유는 내 관점만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니, 자연스레 이해를 동반하게 된다. 이해를 하게 되면 많은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될 테니... [빅이슈]를 만나면서 내 맘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었다고나 할까. 여러모로 고마운 [빅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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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날들이 있다. 일년만 해도 365일이 있다. 그런 날들 가운데 이름이 붙은 날들이 있다. 다 알지는 못하지만, 특정한 날들은 기억하고 기념한다.


  국경일, 명절 등등. 이런 날들 중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날이 있다. 바로 여성의 날. 남성의 날은 없냐고? 있다. 그런데도 남성의 날은 잘 기억하지 않는다. 잘 기념하지도 않는다. 


  왜냐고? 남성은 여전히 주류이기 때문이다. 주류이기 때문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농담으로 (아마도 진담일 수 있다) 3월 8일을 제외한 364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의 날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만큼 남성의 권력이 강하다는 얘기다. [빅이슈] 이번호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일본의 이토 시오리와 우리나라 브장, 디담 작가를 인터뷰한 글을 실었다.


여기에 이토 시오리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울린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함부로 사람을 범주화해 차별하지 않고, 그 누구라도 진심으로 나는 나대로 살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37쪽)


존중받는 사람으로서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사회는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그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자기만의 세계에 또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월의식에 사로잡혀 행동할 수 있음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이슈]를 읽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이번 호에서는 일본과 한국 두 작가의 인터뷰 외에도 늘 꼭지를 차지하고 있는 글들도 읽을 만하다.


읽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꼭 읽어야 한다.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요즘 대세가 된 유튜브에 관한 글도 좋았다. 자기 나름대로 삶의 방식을 선택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통해 다양성이 인정되는 그런 사회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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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 표지는 영화 '미나리'다. 아마 얼마 전부터 우리들에게 가장 많이 이름을 알린 영화일 것이다. 미국에서 또 다른 나라에서 엄청나게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너무도 많은 언론에서 다루어서 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데... 이 영화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연결'이 아닐까 한다.


  미국은 다문화, 다인종 사회인데,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나라를 이루었는데, 어느 순간 자신들이 영토에 담을 쌓아 다른 존재들을 배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을 거부한다. 오로지 미국을 위한 미국인을 위한 정책이 판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에 미국으로 이민와 자리를 잡아가려는 사람들 이야기. 이것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것이고, 다문화, 다인종 사회임을 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런 사회가 미국임을 인식시켜주는 연결인 것이다.


그러니 이번 호에서 편집장이 여는 글 제목을 '연결'로 한 것과 표지 사진이 적절하게 연결이 된다. 그리고 '연결'은 바로 우리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기본이 아닌가 한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는 마르크스가 한 말처럼, 또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사람은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아도 산 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 같은 그 자연인들도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 사람과도 연결되고, 자연과도 연결되어 살아간다. 자연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외롭고 힘든 사람일수록 '연결'은 중요하다. 관계는 곧 연결이다. 그래서 코로나19로 격리되어 생활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서로 연결되려고 한다. 온갖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일명 SNS'에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빅이슈]는 이러한 연결을 추구한다. 그것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 그들이 고립되어 있지 않음을. 홀로 존재하지 않음을. 그들과 많은 사람들이 또 많은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빅이슈]는 잘 보여주고 있다.


단지 빅이슈판매원(빅판)만이 아니라 [빅이슈]에 글을, 사진을, 그림을 기고하는 사람과 [빅이슈]를 읽는 사람, 또 다른 사람들과도 연결하고 있다. 그래서 [빅이슈]는 소중하다. 우리들에게 수많은 관계를 선물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빅이슈] 이번호를 읽으며 이중섭 그림이 생각났다. 가족과 헤어져 힘들고 지친 이중섭이 그린 그림에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그렇게 가족들과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나 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우리가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지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영화 '미나리'도 그렇다. 먼 과거와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영화 '미나리'에 환호하는 것이리라.


  영화 '미나리'뿐만 아니라 이번 호에 실린 글들. 다른 호에 실린 글들과 사진들, 그림들, 그리고 광고까지도 모두 우리를 연결한다. 그렇게 '연결'에 대해서 [빅이슈]는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누구도 외롭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남의 외로움은 곧 나의 외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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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에 두 번 [빅이슈]를 만난다. 정확한 명칭은 [빅이슈 코리아]라고 하겠지만, 줄여서 그냥 [빅이슈]라고 한다.


  주로 우리나라 사람들 이야기가 실렸기 때문인데, 가끔 다른 나라 이야기를 번역한 글이 실리기도 한다.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는 순간이다. 이번 호에서는 독일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물론 젊은 사람들도 함께 살아도 된다) 주거 공동체를 만든 사람 이야기가 실렸다.


  [빅이슈]가 함께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고 있으니, 이런 글들이 반갑고 또 고맙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방치되어 쓸쓸히 사라져가는 삶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모습, 또 어려운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독일 브레멘 전 시장인 헤닝 쉐르프가 시도한 삶. 그 삶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늙어가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호에 실렸다. 그렇다. 주거공동체. 주택난이 너무도 심각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집을 한채 장만하려면 평생을 모아도 힘든 상황.


그런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데 주거공동체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이러한 주거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젊은이들만이 아니라 나이 든 사람들도 주거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꼭 나이로 주거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으면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사람들, 그리고 토착민들과 이주해 온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이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집에 관한 글 [빅이슈]이기 때문에 더 가슴에 다가오는데, 이번 호에서는 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일은 삶을 지탱해 주는 주요 요소다. 그런데 예전에는 평생을 한 직장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면, 현대는 여러 직장을 경험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은 곧 내가 가는 길이 된다. 나는 한 길만 갈 수는 없다. 내 앞에 주어진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기 때문이다. 이 여럿의 길 중에서 내가 선택한다. 일도 마찬가지다. 여러 일 중에 내가 선택한다. 그런 삶을 살아간다. 길을 가다 잘못 들었다고 생각할 때 다른 길로 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일을 택해 살아가다가 그 일에서 자꾸만 지쳐가는 나를 발견할 때 과감히 멈출 수도 있어야 한다. 일에 치여 또는 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이번 호에서는 그래서 과감하게 일을 바꾼, 삶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 이야기가 실렸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나는 나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나는 여러 일을 할 수 있다. 그 일을 하면서 내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일은 길이다. 내가 살아가는 길. 그러므로 한 가지 일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실패한 것이 아니라 내 길을 가기 위해, 그 길이 나올 때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내 길을 가기 위해 나는 수많은 길을 걸어와야 했다고, 이제 이 길을 간다고, 또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그때 또 선택하면 된다고. 그렇게 [빅이슈] 이번 호는 일이 길임을, 삶이 일이고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빅이슈]의 좋은 점을 몇 가지 추리면 

[빅이슈]를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

[빅이슈]를 통해 따스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는 것

[빅이슈]를 통해 새로운 책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빅이슈]를 통해 다양한 삶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빅이슈]를 통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


더 많은 좋은 점들이 있겠지만 우선은 이 정도.  


저번 호에 이어 이번 호 표지도 그림이다. 표지 그림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커버 스토리가 소중한 [빅이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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