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예술 산책 - 작품으로 읽는 7가지 도시 이야기
박삼철 지음 / 나름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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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라고 하면 우선 삭막함을 떠올린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지나쳐 가는 공간. 커다란 건물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해 다른 건물들과 관계를 맺지 않으며,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제각각 자신의 일만 할뿐이라고 여겨지는 도시.

 

도시는 사람이 살아가야만 하는 곳이기는 하지만 살고 싶지는 않은 곳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럼에도 도시를 떠나서 살라고 하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도시에는 온갖 편의시설이 다 있기 때문이다.

 

쉽게 편의시설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사람다운 삶에서는 좀 멀어진 생활을 도시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도시의 삶을 선으로 표현하면 직선의 삶이다. 그냥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좌우, 앞뒤를 살피지 않고 오로지 목표만을 향해 달려야 하는 직선의 삶.

 

하지만 자연은 직선보다는 곡선이 더 많고, 우리 몸 자체도 직선이라기보다는 곡선이 더 많지 않은가.

 

강을 개발한답시고 꼬불꼬불 흐르던 강이나 하천을 직선으로 쭉 뻗게 해서 결국 주변의 모래사장이라든지,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모두 없애버리고, 콘크리트로 막아버리고 만 것, 사람들이 좀더 편리하게 살게 하겠다고 도로도 직선, 건물도 직선 모두 직선, 직선, 최단거리로 만들어 버린 것이 바로 도시 아니던가.

 

이렇게 도시의 삶은 삭막한데도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떠날 수가 없다. 지구상에서 도시에 사는 인구가 지구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하듯이 도시는 이제 사람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절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도시의 삶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도시에서 떠나 살 수 없다면 도시의 삶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도시를 바꾸어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직선의 도시를 곡선으로 바꾸는 일이다. 어떻게?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그렇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미 도시의 직선을 곡선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노력을 발견한다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거기에 함께 한다면 도시의 삶도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

 

이 책에서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도시를 빠르게 지나치지만 말라고, 천천히 걷기의 속도로, 자전거의 속도로, 아님 마차의 속도로 지나가라고.

 

그러면 주변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그냥 내쳐 달리기만 했을 때 보이지 않던 도시의 장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도시에도 이렇게 많은 예술이 있음도 알 수 있게 되고.

 

그 예술들이 독자적으로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해주고 있음도 알 수 있고.

 

따라서 직선으로 이루어진 도시의 삶에 주름을 하나하나 접어 넣기 시작하는 것이 도시의 예술이다. 그런 주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시의 삶도 느려지고 풍요로워진다.

 

이 점을 깨닫기 시작하는 순간 벌써 도시의 변화에 참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도시를 경원시하고, 그냥 회피하고 멀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그것도 바로 주변에서 그런 변화가 일어났음을 안다면 자신도 도시를 마냥 부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너무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도시의 긍정적인 면, 예술가들이 동떨어져 홀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쉬고 함께 관계 맺으며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는 점, 또 우리 도시에서 예술 작품들이 이렇게 많이 있음을, 그 예술들이 도시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도시를 걸으며 주변을 살피고 싶다는 생각, 도시에 살면서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은 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도시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다. 그곳의 주인공은 도시를 꽉 채운 문명이 아니라 바로 사람임을 잊지 않도록 이 책이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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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09-13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생각 나네요

kinye91 2016-09-13 11:08   좋아요 1 | URL
서울이 삭막한 공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천천히 찾아보면 서울에서도 예술을 느낄 수 있음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어요. 좀더 사람과 함께 하는 도시로 서울도 변모해 가지 않을까 해요. 도시 생활에 사람들이 관심을 지니고 있다면요.

낭만인생 2016-09-1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쑥 책 사고 싶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도심을 잘 들여다보면 예술 작품이 적지 않는데 그냥 스쳐 지나 가는 것 같습니다.

kinye91 2016-09-13 17:19   좋아요 0 | URL
저도 도시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장소일 뿐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도심 속을 걸으며 한 번 예술 작품들을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명묵의 건축 - 한국전통의 명건축 24선, 개정판 김개천 교수의 명건축 산책 1
김개천 지음, 관조 사진 / 컬처그라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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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4선에 안 들었다고 명건축이 아니란 얘기는 아니다. 어차피 책이란 지면에는 한계가 있으니 좋은 건축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건축을 선별한 건축가의 눈, 건축가의 마음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이런 책을 읽는 방법이다.

 

그가 왜 이 건축을 명건축이라고 했는가? 하고많은 건축 중에 왜 이 건축을 선택했는가? 그는 이 건축에서 무엇을 보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가면 그가 선정한 24선의 의미를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고, 이렇게 말해야만 하는데...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 책은 분명 실패한 책이다. 이 책에서 그런 경탄을 자아내는 것은 너무도 아름답게 잡아낸 사진 뿐이다. 글로는 이런 경탄을 자아낼 수가 없다. 오히려 우리를 더 혼돈 상태에 빠뜨린다.

 

그냥 책에서 건축을 찍은 사진을 보면서 감탄을 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멋있게 사진이 잘 나왔다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사진을 보고 그곳을 찾아갔을 때 우리는 결코 사진에 나온 장면과 같은 건축을 찾을 수 없다. 우리 눈에는 더 추레해 보이는 건축만이 존재할 뿐이다.

 

사진으로 봤을 때 너무도 선명하고 아름다운 단풍을 직접 산에 가서 보라. 사진 속의 일관된 선명성, 아름다움들이 곳곳에 얼룩이 진 단풍들과 다른 요소들에 의해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다.

 

마찬가지다. 건축도. 사진으로만 보며 감탄을 자아내던 그 건축이 막상 가서 보면  애걔 겨우 이거야 할 때가 많다.

 

결국 건축은 사진으로 보면 안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기가막히게 잘 찍은 사진을 보며 감탄하지만 사진은 카메라의 시선에 담긴 건축만 보여줄 뿐이다.

 

(그렇다고 사진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진을 찍은 관조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으로 우리나라 건축을 남겨주신 것에 대해... 다만, 사진에 건축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직접 보아야 한다. 직접 보면서 느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느끼지? 건축의 멋을 모르는 사람에게 아무리 멋진 건축을 보여줘도 장님 코끼리 만지듯 일부만 보고, 일부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 점을 보완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의 글이다. 저자의 글은 건축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게 하고 전체적으로 보게 한다.

 

건축만 보게 하지 않고 주변과 함께 보게 한다. 또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않게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보게 한다.

 

외형에 담겨 있는 정신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건축에 관한 책이긴 하지만 동양사상에 관한 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 건축이 자연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존재했다는 사실, 그렇게 지어졌다는 사실, 그것은 바로 자연융화의 사상을 생활에서 실천하려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이 표현되었다는 것.

 

건축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은 어렵다. 마치 어려운 동양 경전을 읽는 듯하다. 뭔 내용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같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렇지, 그렇지. 암, 그렇고 말고.

 

그런데도 그 건축의 정신이 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동양경전을 한 번 읽고 이해할 수 없듯이, 이해는 커녕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고 지나기 일쑤인 그 글들과 같이 이 책에서 건축을 설명한 글들도 만만치 않다.

 

다만, 우리 건축이 이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는 만만치 않은 존재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제목도 '명묵의 건축'이다. 밝음과 침묵이 함께 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무엇 하나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짝이 있다. 상대적이다. 그러니 '명묵(明默)'이다. 우리 건축도 마찬가지다. 건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과 함께 존재한다. 건축이라는 외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조상들의 사상이라는 정신과 함께 존재한다.

 

그 점을 알라고 이 책의 글은 이렇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진으로 감탄하고, 글로 무언가 모를 분위기에서 헤매면서 우리 건축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다. 딱 이거다 라고 정리하지 못함, 거기서 우리 건축의 멋, 위대함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이 책에 소개된 건축, 대부분은 내가 보았던 건축이다. 저자와 전혀 다르게 느꼈던, 어떨 때는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그 건축에서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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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 서현의 우리도시기행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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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 보라.

 

마치 자신이 자연의 일부가 된 것처럼 이곳저곳을 살피며 천천히 자연의 흐름처럼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골길을 걷는다면 오산이다. 시골길을 걸으며 낭만을 즐긴다는 생각이 너무도 잘못한 생각임을 조금만 걷다 보면 알게 된다.

 

아주 좁은 차가 들어올 수 없는 길을 빼고는 모든 길들을 차들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골길일수록 무슨 심사인지 '접도구역'이라고 해서 사람이 마음 놓고 걸을 길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걷는 통한 씽씽 쌩쌩 달리는 차들에 움찔움찔 놀리기 일쑤인데... 한적한 시골길마저 이럴진대, 도심의 길들은 어떤가.

 

도심의 길들은 사람을 위한 길이 아니다. 차들을 위한 길이다. 심지어는 사람이 걸어다니라고 구획해 놓은 보도까지 차들이 침범해 마치 자기 자리인양 떡허니 서 있다. 보도변 주차장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도를 침범해야만 한다. (이 책, [서울 강남의 보도. 사람은 남고 자동차는 가라]는 장에 잘 나와 있다) 

 

이래저래 보행자들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도로가 없다. 여기에 더하여 사람을 위해 만들어 놓았다는 광장을 생각해 보자. 특히 서울 중심가에 있는 광화문 광장.

 

그 광장의 좌우로 차들이 달리고 있다. 광장에는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지만 광장에 가기 위해서는 차들을 통과해야 하고, 기껏 통과해서 광장에 도착했다고 해도 보이는 것은 좌우의 차들이다. 물론 앞쪽으로 광화문이 보이고, 그 차들의 홍수 속에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위안이 되지 않는다.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 속에서 사람들은 광장이랍시고 광화문 광장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람을 위한 도로는 없다. 아니, 도로라는 말 자체에 이미 차들을 위한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로지 통과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 그것은 도로다. 우리가 생각하는 과는 다르다. 은 목적지에 가기 위한 통과지점이라는 의미보다는 그 과정이 바로 목적이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길은 사람을 위한 장소다. 이 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관계를 만들어 간다.

 

이 길을 거리로 바꾼다. 이 책은 이런 길, 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의 거리는 과연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 여러 도시의 거리들을 살피면서 얼마나 사람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지를 때론 한탄하면서 때론 분개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단지 차도와 보도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 거리를 중심으로 들어서 있는 건물들, 그리고 그 건물들의 이름표라고 할 수 있는 간판들 모두를 다루고 있다)

 

거리가 살아 있으려면 사람들이 걸어다녀야 한다. 그것도 마음 놓고. 이것저것을 보며 이곳저곳을 들를 수 있으며,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때론 걸으며 때론 앉아서 쉬며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곳, 그곳이 바로 거리가 되어야 한다.

 

이런 거리가 많을수록 우리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의 거리들은 이미 차들에게 점령당했다. 사람이 아닌 차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차들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거리는 머무는 곳도, 과정을 수행하는 곳도 아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만 하는 공간으로 변해 버렸다. (차만이 아니라 거대한 건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건물들에게도 점령당했다. 사람들을 너무도 왜소하게 만들어버리는 몰개성적인 그 건물들...)

 

이런 변화가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행복은 거리를 사람들이 돌려받을 때 돌아올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때가 1999년이니 이미 한참 지난 때의 일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이 책이 나오고 근 20년이 되어가는데도 이 책에서 비판한 내용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거리는 아직도 우리 사람보다는 자동차들이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다. 많은 도시에서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한시적이다. 주인공들에게 조연들도, 엑스트라들도 좀 배려하라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본말전도다. 주인공은 분명 사람이어야 한다. 거리의 주인공은 사람, 조연과 엑스트라는 차들과 건물이 차지해야 한다)

 

이 점이 안타깝다. 아마 저자도 이 점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누군가 해주기만 해서는 안된다. 저자도 말한다. 거리를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지내게 하는 장소가 되게 하는 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많았다. 좋은 말이고 옳은 말이라고... 더 시민의식이 깨어난 지금 시대에 우리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거리를 우리 사람들에게로 돌아오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 책이기도 한다.

 

많이 좋아지고 있으니, 이 책에서 한 주장을 받아들이고 사람 중심의 도시, 사람 중심의 장소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거리, 아니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생각하게 한 책이다.

 

덧글

 

이 책을 검색해보면 절판이라고 나온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이 책에서 말한 것들이 과거의 일로 되어버린 것들도 많다. 그렇다면 절판이 타당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한 것들이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때 개정판은 절판된 이 내용을 그대로 싣되, 변한 것을 그 내용 다음에 실어서 비교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이건 순전히 내 바람이다.

 

가령 청계천 같은 경우, 이 책이 나올 당시는 복개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복개가 되어 있다. 이 변화를 건축가의 눈으로 다시 설명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니, 이런 식으로 세월을 반영한 변화를 이 책도 반영해서 다시금 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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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공간의 환상 다빈치 art 5
안토니 가우디 지음, 이종석 옮김 / 다빈치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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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건축은 놀랍다. 보통에서 벗어나 있다. 특히 외관에서 드러나는 변화는 다른 건물에서 느낄 수 없는 점이 많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외관만이 아니라 내부도 그렇다는 것이다. 내부도 직선을 거부하고 곡선을 활용하고 있으며, 외관의 빛 못지 않게 내부의 빛에도 엄청나게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다.

 

가우디 건축의 외부야 사진을 통해서 많이 보아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인데, 그가 지은 건물의 내부는 직접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냥 짐작만 할 따름이다. 그것도 사진을 보면서.

 

이 책은 가우디 건축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다른 책에 비해 깊이가 떨어질지 모르지만 가우디 건축의 외부, 내부에 대한 사진만은 원없이 볼 수 있다.

 

여기다 가우디 자신이 건축에 대해 한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점 하고.

 

단지 그가 외관을 멋있게만 하려고 했을까? 그렇다면 그 건축가는 당대에 이름이 있을지 모르지만 금세 잊혀지고 말았으리라.

 

그는 공간에 대해서 고민을 했으며, 건축은 종합예술이라는 점, 분석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고, 그러한 건축에는 빛의 발현에 유의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건축에 관한 가우디의 이론이 이 책에 담겨 있으며, 그것을 그의 건축을 통해서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통해서 외관과 내부, 장식 그리고 빛의 조화까지 종합적으로 건축에서 발현되는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가히 환상적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그의 건축물을 보면, 과연 이 시대의 건축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수많은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는 이 때 과연 우리나라의 특성을 살린 - 가우디의 기본 신조는 건축재료는 그 지방에서 나온 것이라야 한다이다. 이 말을 확장하면 건축물은 그 지방의 역사, 문화를 표현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 건축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것에 대해서 우리가 안목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몇백 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감탄을 줄 수 있는 건축, 그런 건축을 우리도 예전에는 가지지 않았던가. 그것이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도, 미래도 충분히 가능함을 가우디의 이 책이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이렇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건축가들이 우리나라에도 틀림없이 있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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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건 - 21세기 초 한국 건축의 막장 연대기
이종건 지음 / 수류산방.중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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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에 대해서 논평을 한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건축사건이라고 하지만 건축과 관련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을 건축과 연결지어 생각해 본 결과를 보여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부터면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참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될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건축에 대해서 상당한 애정이 깔려 있는 비판들인데, 이런 비판을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떨 때 보면 참으로 통렬한 비판이 있어서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토목 정부라는 비판... 몇몇 정권은 조금 약한 토목 정권이기는 했지만, 대체로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책을 보면 토목 공화국이라는 말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토목과 건축이 분명히 구분되어야 하는데... 그걸 구분하는 정부가 들어서야 제대로 된 건축이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여기에 우리나라 건축이 추구해야 할 목표가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런 비판을 그냥 넘기기 보다는 건축계에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물론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남대문 복원 같은 경우, 저자는 이미 사라진 유물을 다시 복원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역사적 건축물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닐 수 있으니...

 

다만, 서울시청사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봐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것을 건축가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단지 건축가의 눈으로 본 우리나라 현대사만이 아니다.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든 우리 현대사를 기억해야 한다. 그런 기억을 통해서 좋지 않은 것은 반복하지 않고, 좋은 것은 더 발전시켜야 한다.

 

그 점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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