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역사 2 - 유럽의 역사를 바꾸다
폴 존슨 지음, 김한성 옮김 / 살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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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방대한 역사를 다룬다. 유대 왕국이 멸망한 다음에 도처에 흩어져 살게 되는 유대인의 역사.


1차 세계대전 전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각 나라에서 유대인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그들이 겪은 고난과 성공은 어떠했는지를 다룬다.


유대인들도 유대교를 벗어나 다른 종교로 개종하기도 하는데, 이들이 개종을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사회에 동화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개종하는 유대인과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는 유대인. 크게 보면 유대인의 역사는 둘로 나눌 수 있는데, 개종했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그 사회에 완전히 동화되지는 않았음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한때 어떻게 유대인을 구분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들의 역사에서도 유대인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았을테다. 수천년 동안 동화된 유대인들이 있었을테니.


하지만 동화되지 않은 유대인이 그들의 종교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었고, 이들은 쉽게 탄압의 대상이 된다.


무슨 일이 있으면 박해를 받는 유대인들, 거주지 제한부터 시작해서, 재산 몰수는 물론이고 생명을 잃는 일까지 수시로 겪게 된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 결실이 나중에 시온주의라는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겠다는 운동으로까지 나아간다.


시온주의 하면 모든 유대인이 찬성하고 동조했을 것 같은데, 이 책을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유대인 중에서도 상류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시온주의를 반대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그런대로 다른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근대로 오면 유대인을 학살하는 일이 그리 빈번하게(?러시아나 그밖의 나라에서는 수시로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모든 서양 나라에서 유대인을 학살하지는 않았다. 특히 영국에서는 유대인들이 보호를 받고 나름 자유롭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일어나지는 않게 된다.


빈번하지는 않지만 유대인들에게는 언제든 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을테고, 드레퓌스 사건을 중심으로 시온주의가 대두되고, 유대국가의 건설이 논의된다. 이 논의의 중심에 영국이 있고.


유대인들도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고 보면 안 된다. 그들도 다양한 분파가 형성되었으며, 그 분파에 따라서 다른 의견과 행동 양식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분파의 다양성, 그리고 그들이 서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한 선택들. 2권은 그것을 다뤄주고 있다. 여기에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들이 몇 나오는데... 유대인들이 그 사회에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로스차일드라는 이름은 거금을 지닌 재산가로서 유명하고, 디즈레일리라는 이름은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둘 다 유대인이다.)


이렇게 자리잡은 유대인들이 각 분야에서 큰 활약을 펼치게 되는 것이 바로 근대인데... 2권에서는 이런 인물들을 다뤄주고 있다. (세계를 바꾼 인물로 프로이트와 아인쉬타인을 들 수 있으니) 그리고 이제 홀로코스트로 넘어가게 된다. 3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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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역사 1 - 성경 속의 유대인들
폴 존슨 지음, 김한성 옮김 / 살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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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분쟁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유대인들의 갈등이 일어나는 곳. 엄밀히 말하면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특정 지역에만 거주하도록 한 곳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동을 하더라도 목숨에 위협을 느끼면서 이동해야 하고, 수천 년 동안 살아온 곳에서 쫓겨나 살고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유대인들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왜 그들은 그들도 엄청난 박해를 받았으면서 다른 민족을 박해할까?


자신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인식한다면 다른 민족들이 그러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떠한 심정이었을지 이해할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대인의 역사를 알게 된다면 그들이 그렇게 하는 까닭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첫권은 성경 속 유대인들 이야기다. 성경 속 유대인 하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스라엘), 요셉을 비롯해서 모세를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으며, 모세 이후에 여호수아, 또 다윗, 솔로몬을 다루고 있다.


유대인 왕국을 건설하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들이 멸망해 가는 과정을 성경 속 인물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 기독교, 이슬람의 탄생과 유대인의 탄압을 첫권에서 다루고 있다.


유대 종교과 기독교가 양립할 수 없음을, 그리고 로마시대에 기독교가 국가 공인 종교가 되면서 유대인들을 탄압하게 되는 과정이 나와 있는데...


이렇게 유대인은 아주 오래 전부터 서양 사회에서 박해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을 박해한 역사가 근대에 이르러서 시작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


여기까지가 첫권의 전개인데, 이들을 보면 그들 역시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하기 위해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아랍인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로마인들에 의해서 멸망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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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2023년 여름호 - 통권 182호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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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이 재발간 되었다.  


오랫동안 구독을 하면서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녹색평론을 내 정신을 깨우는 죽비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한 해 남짓 휴간한 기간 동안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좀 무뎌진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재발간하고, 다시 받아서 읽어보니 역시 녹색평론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해의 공백을 이번 호가 메워주고 있다고 해도 좋겠단 생각. 기후재앙과 전쟁과 평화와 민주주의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전쟁을 막고 평화를 정착시키면서, 기후재앙을 막는 여러 정책들을 실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 삶에서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치게 하는 이번 호이기도 했다.


보통 잡지가 휴간을 하면 그 휴간이 종간이 되는 수가 많다고 하는데, 격월간지에서 계간지로 바뀌기는 했지만, 녹색평론이 계속 발행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녹색평론을 통해서나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행동을 변화시키고, 실천을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거기까지 가지 못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노력을 한다고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오랜만에 나온 녹색평론, 이번 호에서는 기후재앙과 전쟁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전쟁이 이리도 많은 탄소배출을 하는지 몰랐다. 단지 인명 살상만이 아니라 지구에게도 전쟁은 재앙임을, 그래서 전쟁은 기후재앙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번 호를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고.


추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그 통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만 따지면 '그 양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하는데, 하나의 국가라고 치면 중국, 미국, 인도 다음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에 위치하게 된다'(94쪽)고 하니, 기후재앙에 전쟁도 큰 몫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재앙으로 인해서 세계는 갈수록 힘들어지는데, 우리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번 호에는 정부의 대책이 너무도 미흡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도 이번 정부 내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다음 정부에 해결을 미루고 있다고 하니, 다른 나라들에게 우리나라는 기후악당으로 비춰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기후재앙은 단순히 남의 일이 아니다. 올해 꽃들이 피는 시기를 보라. 평년보다도 한두 주 더 빨라지지 않았던가. 또한 기후가 어떻게 될지 아직도 잘 모르고 있는데, 그럼에도 기후재앙이 다른 나라 이야기인 듯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평화가 필수적이고 (전쟁이 온실가스를 그렇게 많이 배출하니), 또한 농업에 대한 (기계식 농업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대한 정책이 적절하게 마련되어야 하는데, 아직 기후재앙을 극복할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기후재앙과 전쟁, 평화, 농업,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주주의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이번 호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하승수와의 대담에서 이런 문제를 만나게 된다. 이 대담에서는 지방자치의 단위를 읍,면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시골이라고 하는 데서는 읍이나 면이 지방자치의 기본 단위가 되어야 실질적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그래야 그 장소에 사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하승수의 주장을 곱씹어보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웬델 베리의 삶을 소개하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글. 농업이 우리 생명을 살리는 기본임에도 우리는 농업을 천시하고 있다는 사실. 특히 학교에서는 농업을 도외시하고 있으니 더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산업주의와 농본주의를 대조하면서 농본주의가 미래를 이끌어갈 사상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더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 교육에서 농업은 너무도 적게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게가 아니라 아예 안 다뤄지고 있다고 봐도 좋다. 특성화고등학교라고 하면 상업계와 공업계를 생각하지 농업계를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현실을 봐도 그렇다.


생명이 직결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에 대해서 과연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도시뿐만이 아니라 시골에서도 농업은 교육과정에 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웬델 베리의 말을 이에 적용하면 우리는 미래를 위한 교육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IT교육, 코딩교육, 전자교과서 등등을 말하기 전에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 일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농본주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기후재앙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생기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게 될테니 말이다.


오랜만에 만난 녹색평론, 다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 한 해에 네 번은 만날 수 있을테니, 녹색평론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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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1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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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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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1.5℃ 미룰 수 없는 오늘 -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글로벌 탄소중립 레이스가 시작됐다!
박상욱 지음 / 초사흘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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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읽었던 우화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왜 그 우화가 떠나지 않았는지, 실현되지 않을 대책을 세워놓고, 그에 만족하려는 모습이 생각나서 그랬는지, 참.


온난화에서 기후변화로, 기후변화에서 기후위기로, 다시 기후위기에서 기후재앙으로 용어가 바뀌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를 넘어 상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탄소중립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정책들이 제안되고, 이미 실천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역시 기후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대 최고라는 말을 단 기후들이 최근에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만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기후재앙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2030년까지 탄소중립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는데, 아무 대책 없이 지냈나 했더니, 기후재앙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대책이 이미 2000년대가 되기 전부터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대책이 실천되지 않고 있는 동안 유럽에서는 탄소중립을 비롯한 기후재앙에 대한 대책들이 많이 진전되었다고 한다.


단지 지구를 살리자는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지금대로 나가다가는, 자신들이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그들은 기후재앙에 대응하는 여러 정책들을 마련하고 실천하였다고 하는데...


기후재앙이 단지 북금곰이나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다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을 위협하는, 경제적인 이유도 심각함을 이미 유럽은 깨달았다는 것이다.


즉, 기후재앙에 대비하는 정책은 윤리적인 면을 넘어서 경제, 안보적인 의미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모든 정책에서 0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2030년은 이미 코 앞에 다가왔고, 목표로 삼고 있는 2050년도 머지 않았으므로, 지금 이대로 문자에 갇힌 정책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천이 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한다.


다른 쟁점으로 여야가 싸울 여력이 없다고, 여야를 막론하고, 또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기업가와 노동자를 막론하고 지금 우리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후재앙을 막는 정책이라는 점.


여러 정책들이 이미 제시되었기에 그런 정책들을 실현해야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탄소중립은 말 그대로 '걸음마 단계'다.'(359쪽)라고 하니, 산업, 건설, 수송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춰야 하고, 내연기관차에 대한 연구, 생산도 줄이고 없애야 하며, 건축에서도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도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추었다가는 그 부담을 후대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고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싶은 쥐들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대책으로 세웠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이야기처럼 되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나온 대책들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은 결과로 끝나지 않기를... 대책은 너무도 좋으나 실현하기는 너무도 어려운, 또는 누구도 나서서 하지 않으려는 대책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당장 눈 앞에 기후재앙에 닥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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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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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라는 말이 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이건 지금 시대뿐만이 아니라 어느 시대라도 공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특히 '공정'이라는 말이 젊은 세대의 주장인 듯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느 사회든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항의를 하고 개선을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공정하지 않음을 공정함으로 바꿔가는 변화를 이루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공정'을 정의하려고 하지 않는다. 철학, 윤리적 정의가 이 책에서 필요하지도 않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왜 '공정'이 강하게 대두되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청년세대들의 특징으로 이야기하는데, 그건 문제가 있다고 한다.


공정하지 않음이라는 말보다는 부당함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부당이라는 말에는 적당으로 고쳐야 한다는 개선의 욕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말하는 공정하지 않다는 말은 부당하는 말이고, 이는 사회에서 고쳐야 할 문제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렇게 공정이라는 말 대신에 부당함이라는 말로 바꾸니, 어느 특정한 세대에게만 해당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된다. 부당한 것은 누구에게도 부당하기 때문이다. 즉, 부당함은 고쳐야만 할 문제이다. 그것도 한 세대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이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 나타난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부당함이 과연 그들만의 불만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아니라고, 그 부당함은 누구에게나 부당함이라고 한다. 즉 부당함을 고치려는 쪽으로 행동을 해야 한다.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전에 부당했음에도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일들을 공론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부당하지 않았던 문제가 지금 부당해진 것이 아니라, 그전에도 부당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요즘 젊은 세대는 왜 그래?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왜?나 무엇을?보다는 어떻게?에 중점을 두자고 한다. 어떻게 그 부당함을 고칠 것인가에 중점을 두면 세대 갈등이나 젠더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부당함은 세대를 막론하고, 젠더를 막론하고 부당하기 때문이다. 함께 고쳐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육아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것이 어찌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겠는가? 육아 문제는 모든 성들에게 해당하는 문제고, 성만이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다. 그러니 경제적 지원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출생률이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육아 문제에서 여성들에게 부당한 것은 남성들을 비롯한 다른 성들에게도 부당한 것이고, 그 부담은 모두가 지게 된다. 이는 결국 사회의 부담으로까지 전가되니, 이런 육아 문제들처럼 함께 고쳐나가야 하는 문제들이 많다. 저자는 그런 문제들을 부당함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 평등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절대적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부당하다고, 공정하지 않다고 하지 않는다. 그럴 수는 없다. 어느 사회도 절대적 평등을 이룰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맺음말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공정한 규칙은 간단하다. 첫 번째, '평등한 출발'이 보장돼야 한다. 두 번째, '반칙 없는 경쟁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 ... 나는 스포츠에 경기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수준의 공정을 우리 사회에 접목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 '반칙이 없는 경쟁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계속 변화해나가야 한다.'(351쪽)


젊은 세대만이 지닌 특징이 '공정 추구'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소리내는 목소리가 있음을, 그들은 이미 변한 사회에서 그것이 부당함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고쳐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단지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이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이다. 공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부당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떻게'에 해당하는 내용을 채워나가야 한다. 


저자가 두 번째로 주장한 '계속 변화해나가야 한다'는 말, 그 말이 정답이다. 시대는 고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규칙도 달라져야 한다.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은 글이었다.


덧글


이 글을 읽다가 국가 예산이 이렇게 쓰여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통일을 대비한다고 할 수도 있고,(그런데 저자의 말대로 통일부가 있는데, 굳이?) 또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영토를 관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건 예산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북5도 도지사라는 직책이 있다는 사실.(황해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이렇게 쓰여 있다. 


현재 분단 상황인 만큼 우리나라는 이북5도를 실효 지배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일이 될 경우 헌법에 따라 이북5도를 관리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게다가 이북5도지사와 같은 미래의 관리자로는 평양지사를 추가하고, 도 이하 군/시/읍/면 동/리를 포함하게 되므로 군수,시장, 읍,면,동장까지 포함해(2020년 기준) 총 1,013명의 북한 관리자가 존재한다. ... 대부분의 업무가 통일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업무와 겹친다. ...지난 10년간 이북5도 관지라 인건비로 들어간 비용이 834억 원에 달한다(191-192쪽)


이런 비경제적인 부처부터 정리해야 하지 않나? 한 해에 약 83억 원이 들어간다는 얘긴데... 이건 부당함이지 않을까? 예술원 회원제도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북5도 도지사 이야기도 언급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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