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기 안내서 - 더 멀리 나아가려는 당신을 위한 지도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반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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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하라고 한다. 낯선 곳으로 가서 낯익은 자신과 결별하는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몰랐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늘 가던 장소만 가지 말고 다른 장소에 가보는 일. 자신을 고정된 삶에서 변화 있는 삶으로 바꿔가는 일. 습관적으로 한다는 말이 아니라 하기 전에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다. 여행은 그러한 경험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솔닛의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행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솔닛이 가보았던 낯선 장소에서 자신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 잃기 안내서]는 '길 찾기 안내서'다. 우리는 길을 잃었을 때야 비로소 자신이 가고 있던 길을 다르게 본다. 그때서야 의식한다. 의식을 하면 되돌아보게 되고, 앞을 살피고 좌우를 살피게 된다. 또한 빠르게에서 느리게로 바뀌게 된다. 살펴야 하니까.


길을 잃는 일은 길을 찾는 일의 시작이다. 그러니 길을 잃지 않으면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여기서 잃는다는 것의 의미를 솔닛의 말을 빌려 정의하고자 한다.


'잃는다는 것에는 사실 전혀 다른 두 의미가 있다. 사물을 잃는 것은 낯익은 것들이 차츰 사라지는 일이지만, 길을 잃는 것은 낯선 것들이 새로 나타나는 일이다. ... 길을 잃을 때는 다르다. 그때는 세상이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커진 셈이다.' (42쪽)


자, 여기서 잃는다는 것은 상실이 아니다. 찾음이다. 그것도 이전에 있는 것에 무언가를 더 보태는 일. 그것이 바로 '길을 잃는다'가 지니는 의미다.


인생에서 길을 잃는다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면 실수와 실패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인생에서 실수와 실패가 없을 수 있는가? 우리는 누구나 실수와 실패를 한다. 그런데 그때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서 다음 인생이 달라진다.


길을 잃었다고 주저앉으면 더 나아갈 수가 없다. 그곳이 자신의 마지막 장소가 된다. 하지만 길을 잃었기에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면 그곳은 마지막 장소가 아니라 시작하는 장소가 된다. 새로운 시작, 그것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 그런가?


실수와 실패가 마지막 장소가 되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면 누구나 실수나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들이 이미 닦아놓은 길로 가려고 한다. 그냥 그렇게...


여기에서 솔닛의 말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실수를 두려워하는 태도는 그 자체 크나큰 실수일 수 있다.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실수일 수 있다. 삶은 늘 위험한 법이니, 조금이라도 덜 위험한 삶은 이미 무언가를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154쪽)


이런 점에서 솔닛의 이 책은 의미가 있다. 우리에게 길을 잃으라고, 실수를 해보아야 한다고, 실패도 겪어보아야 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은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실수와 실패가 용인이 되고 또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하여 솔닛의 이런 주장은 개인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사회를 변화시키야 한다고, 그런 일들은 이미 길을 잃어본 사람들이 먼저 해야 한다는 주장이 된다. 이런 주장을 솔닛은 글쓰기를 통해서 하고 있다.


'글쓰기는 즉각적인 대답이나 상응하는 대답이 영원히 묵묵부답일 수도 있는 대화, 아니면 긴 시간이 흘러서 글쓴이가 사라진 뒤에야 진행될 수도 있는 대화를 먼저 시작하는 일이다.' (186쪽)


이렇게 먼저 대화를 시작한 솔닛. 우리는 그 대화를 이어받아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 우리가 길을 잃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래서 길 잃기가 여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 길 잃기가 나를 주저앉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무언가를 더 보태어서 돌아오게 하는 여행. 그것이 바로 솔닛이 말한 길 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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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 - 독서의 탄생부터 난독증까지, 책 읽는 뇌에 관한 모든 것
매리언 울프 지음, 이희수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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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독서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프랑스 소설가인 프루스트와 바다 생물인 오징어가 묶여 있다니...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하는 생각만 든다.


그러다 이 책 앞부분을 읽으면 왜 제목을 이렇게 붙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둘 다 독서와 관련이 있음을... 


'나는 독서의 상이한 두 가지 측면을 묘사하기 위해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마르셸 프루스트를 메타포로, 하등동물로 과소평가되어 있는 오징어를 유추적으로 사용한다. 프루스트는 독서를 일종의 지성의 '성역'으로 보았다. ... 1950년대 과학자들은 뉴런이 서로 어떻게 발화하고 전송하는지,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어떤 식으로 회복 및 재생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소심하지만 정교한 오징어의 기다란 중앙 축삭돌기를 사용했다.' (33쪽)


이 문장에 제목을 이렇게 단 이유가 나와 있다. 하나는 독서는 우리 삶을 한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하나는 독서를 어려워하는 사람의 뇌가 독서를 하기 위해 어떻게 다른 뇌를 발전시키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물론 저자는 독서는 유전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에게 독서 유전자는 없다고 한다. 그렇겠지. 유전자가 없다면 독서는 순전히 후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역할을 담당한 뇌가 있음은 명확하다.


언어와 관련된 뇌를 우리는 흔히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이라고 하니,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뇌, 그리고 책을 읽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음은 명확하다.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독서를 할 때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책을 읽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단지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 뿐이 아니라 뇌의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좌뇌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난독증에 걸린 사람은 우뇌도 활성화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이는 좌뇌가 더 활성화되어 유창하게 독서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우뇌가 활성화된 사람들은 조금 느릴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이들의 이런 뇌 작용을 안다면 난독증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즉 우리 뇌의 일부분이 다른 사람에 비해 적게 작동이 되더라도 뇌는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다른 부위를 활성화한다는 것. 이것을 오징어에 비유했다고 보면, 제목에 오징어가 왜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독서는 우리 인간을 한 차원 높게 만들어준다. 과거를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할 수 있게 되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고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해준다.


즉, 독서를 성역에 비유한 프루스트를 제목에 끌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음성언어에서 문자언어로 중심이 넘어갈 때 소크라테스가 했던 우려를 지금 다시 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문자언어에서 인터넷언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매체로 삶의 중심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언어에서 토론을 통해,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진리를 추구했던 시대에서 문자가 득세를 하면 이러한 토론이 없어지고, 깊은 사고와 토론을 통해 진리에 다가가던 모습이 사라질 거라고 우려했던 소크라테스지만, 문자언어 역시 자신과의 대화, 또 책과의 대화를 통해 진리의 세계로 다가갈 수 있음을 인류의 역사가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문자언어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는 지금, 우리는 똑같은 우려를 한다. 사고의 깊이, 반대 의견에 대한 고려 등이 사라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


알고리즘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만 계속 보게 만드는 시대... 확증편향이 강화되는 시대. 이러한 시대에 깊은 사고, 다양한 사고를 통한 진리추구가 가능한가 하는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질문이 우려로 끝나게 하기 위해서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알고리즘을 수정해야 한다.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다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만약 알고리즘에 빠져 있다면 다른 관점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한다. 헤엄치지 못하는 오징어가 다른 촉수를 이용하여 헤엄을 치는데, 알고리즘은 아예 다른 촉수를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자신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생각의 편협함. 고정된 사고의 변화 없음.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척하는 자세.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는 독선, 독단. 여기에 빠지기 쉽다. 이것을 보충하는데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독서는 빠르게 읽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터넷에 비해서는 느리게 읽기 때문이다. 이 느림이 다른 생각들이 끼어들 여지를 마련해 준다. 그리고 책은 보통 자기 주장을 하기 위해서 반대 주장을 끌어들인다. 주장-반론-주장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어도 다른 주장을 만날 수는 있다.


그리고 자신의 속도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멈추고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게 된다. 이것이 독서의 힘이다. 그러니 인터넷에만 빠져 있지 말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 책을 읽자. 적어도 누구처럼 편협하게 유튜브만 보고, 그것만이 옳은 것인 양 주장하고 행동하지 않도록. 특히 학교에서는 더더욱 독서 교육이 필요함을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게 된다. '전자'와 관련된 교과서, 수업도 좋지만, 학교란 무엇인가? 빠른 시대에 빠름을 제어할 수 있는 느림을 시도하고, 그 느림을 통해서 오히려 빠름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장소 아닌가. 그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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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씽 -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정희 옮김 / 드림셀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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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으면 높고 멀리 보라고 한다. 당연하다. 자신의 앞만 보고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말에서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높고 멀리 보되, 발걸음은 현실에 디디고 있어야 한다는 것.


즉 이상은 높게 잡지만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현실 속에서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된다.


큰 것만을 추구하다가는 틈새가 벌어져 어느 순간 무너지게 된다. 그러니 큰 것을 추구한다면 작은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것들이 큰 것을 이룬다. 


이 책은 그 점을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상은 크게 가져야 한다. 저자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작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성실하게 실천하라는 말에는 결국 큰 것을 이루려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들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간단하다. 바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만 해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관점을 지니되, 맹목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제시하고 있어서 설득력을 지닌다. 게다가 어렵지 않게, 누구나 실천할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좋은 말들로 가득한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힘들다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으라고 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견뎌야 할 때는 견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견딤 자체가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자신이 미식 축구 선수 생활을 할 때 온갖 두통에 시달려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을 때, 사실 그 자체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고통만 가중시키는 선수 생활이었지만, 저자의 아버지는 계속 하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미식 축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한다. 


이때 저자의 아빠가 했다는 말 


'그만두는 것이 당장은 별 것 아닌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널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고, 또 그걸 정상을 향한 마음이나 태도를 갖게 만들 수도 있단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만두는 것이 정상이기도 하지. 계속 도전하고 밀어붙이는 것보다 그만두는 것이 항상 더 쉬운 법이란다.'(107쪽)


자, 그만두는 것은 사소한 일일까? 아니다. 그것은 포기다. 도전하지 않는 삶은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 그러니 자꾸 실패하고 견디는 과정을 거치게 해야 한다. 이런 일을 언제 경험해야 할까? 바로 학창시절이다.


젊은시절에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명심해야 한다. 있는 존재를 보지 않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또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는 것. 그렇게 꾸준히 뚜벅뚜벅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다른 이들과 다른 성취를 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 성취의 결과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지 않다.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지 목표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 성공했다고 할 수 있으니...


사소한 것들이라고 무시하지 말자. 그 사소함이 바로 위대함을 이룬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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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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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이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우리 삶에 숲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인문학이라는 말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테니, 이 책은 그런 어려움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숲이 사람의 능력에 미친 영향을 살핀다.


즉 천재라고 불린 사람들에게 숲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것도 어린 시절이나 또는 성인이 되어서도 숲과 자주 접한 사람이 자신의 업적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인물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천재가 되는 지름길을 4+2로 제시하고 있다. 네 가지에다가 두 가지가 더해지면 천재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기심, 관찰력, 탐구력, 천착근성이 4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없을 것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숲과 책이다. (187쪽 참조) 책은 앞의 네 가지가 모두 작동하는 요소라고 한다면, 숲은 무엇일까? 숲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숲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게 하기도 한다. 산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정리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양한 인물들을 제시하면서 숲과 천재의 관련성을 설명한 다음에 우리나라 교육은 어떤가를 살피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천재를 기를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는가? 


답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숲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덩그러니 건물과 운동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재를 길러낸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영국의 대안학교인 서머힐 스쿨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간디학교를 지리산 자락에 지을 때 학교 건물과 기숙사 건물을 멀리 떨어지게 지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기숙사에서 교실로 이동을 하면서 자연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것. 


단지 몸으로 자연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긴 산책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레 갖게 되었으리라. 그러니 학교 교육을 생각할 때 환경, 특히 숲에 관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이제 숲이 우리 지구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숲이 우리들의 삶에, 단순히 지능만이 아니라 우리들 생활에 대해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지구온난화부터, 공기 정화까지 숲의 다양한 역할을 살피고 있다.


숲의 중요성...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숲이 도심에 커다랗게 조성이 되면 야생동물들과 사람들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그동안 감염되지 않았던 인수공통감염병에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스레 숲과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도시농부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점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이렇게 이 책은 숲이 우리들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 난개발로 사라지는 숲, 또는 잘못된 숲 조성 사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잘못된 숲 조성 사업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으니,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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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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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아직은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곧 다가올 현실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어떤 직업들이 사라질까? 아마도 지금 사회에서 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담당하는 직업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지금처럼 기계적으로 판결하는 사법부라면 사법부, 기존에 있던 법조문과 판례대로 판결만 하면 되니, 이들이 먼저 사라지고, 또 영상판독이나 간단한 치료를 하는 의사들, 또는 처방전대로 처방을 하는 약사들, 그리고 회계사 등등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있으나, 힘있는 자리는 이상하게도 법을 이용해서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책은 작가 한승태가 직접 경험한 직업들에서 경험한 노동을 보여주고 있다. 강도 높은 노동들이다. 이런 노동을 소개하기 전에, 그는 들어가는 말 '소개하다'에서 '직업소개소'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버글버글거렸던 직업소개소.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찾아간 직업소개소만 그런 것은 아니리라. 분명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런 직업소개소가 사라지니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모일 장소가 없어졌다고 한다.


직업소개소가 사라져서 가장 불행한 대목은 바로 이런 결속력이 산산조각 났다는 점이다. 20쪽.


그가 이렇게 표현한 것은 직업을 구하기 위해 직업소개소에 온 사람도, 또 그냥 무료해서 시간을 보내러 온 사람도 그곳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때로는 필요한 일들을 서로 해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이렇게 사람들이 부대끼는 일이 줄어들었기에, 사람들끼리의 결속력도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직업이 없어진다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것을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그 노동을 통해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던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10-11쪽)'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라는 작은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에는 어떤 직업들이 나와 있을까? 아까 이야기한 직업소개소를 포함하여 


전화받다 콜센터 / 운반하다 까대기 / 요리하다 주방 / 청소하다 청소노동자 /쓰다 작가


이렇게 다섯 개의 직업이 나와 있다. 물론 작가는 아직 현실이 아니지만 그는 미래를 상상하여 작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거의 후기나 다름없으니 작가를 제외하면 이 일들은 모두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하기는 힘든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주방에서 하는 일이 그리 노동 강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라. 주방의 노동 강도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의 땀이 들어가 있음을, 그들이 쉴 틈도 없이 요리하고 청소하기에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이야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러한 감정노동에 더해서 그들도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린다는 사실. 쉴 틈 없이 전화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택배 상하차를 하는 일명 '까대기'는 만화로도 책이 나왔기 때문에 그 일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또다시 느낄 수 있었고, 청소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설렁설렁 일을 한다고 이야기 하지 말자. 우리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애쓰고 있는지를 이 책은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럼에도 많은 일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특히 이렇게 보이지 않는 노동부터 사라지겠지. 하지만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일은 없다.


삶을 최저선에서 더 낮은 곳으로 밀어내는 일. 여기에 작가 한승태가 직접 경험한 일들이 있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일들. 그림자 노동이라고 하기에도 그런, 그런 일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사라지는 것은 인간들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고, 노동을 더 보이지 않게 한다는 작가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동식물이 멸종하면 생태계가 변하듯이, 직업이 없어진다는 것은 인류의 문화가 바뀐다는 것인데, 그 바뀜에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 변화를 통해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그러니 생각해 보자, 어떤 직업부터 없어질 것인가. 


사라짐을 뒤로 하고 이 책에선 치열한 노동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지금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누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힘든 일도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지니고 있었음도.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라지게 된다면 그것과 함께 문화도 사라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힘든 일을 계속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이 좀더 쉽고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이 보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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