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유혹 - 합본양장본 - 재미있는 열세 가지 색깔 이야기
에바 헬러 지음, 이영희 옮김, 문은배 감수 / 예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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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흑백의 세계를 살지 않고 칼라의 세계를 살고 있다. 그럼에도 평소에는 색채에 대해서 별로 의식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눈에 색깔이 들어오나, 이것이 뇌까지 전달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지내고 마는데, 색채가 우리 눈에 들어올 때는 강력한 경고 표시거나, 또는 신호등 또는 눈에 띠게 옷을 입은 사람에게서 색깔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색깔을 느낄 때 색깔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감정과 함께 받아들인다. 이런 감정을 중요시해서 색채 심리학이나 색채치유 등의 방법이 나와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을 쓴 에바 헬러는 그런 치유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독일인 학자답게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된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색채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때로는 몸을 치유하기도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것이 색채에 내재한 고유의 치유능력이 아니라, 그 색채를 인식하는 우리의 감정이 작동해서라고 하긴 하지만.

 

이 책에는 열세 가지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색깔을 통해서 어원을 알 수도 있고, 사람들의 이름이나 성과 관련된 색깔도 알 수 있고, 또 색깔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감정에 어떤 색깔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등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파랑, 빨강, 노랑, 검정, 흰색, 녹색, 주황, 보라, 분홍, 금색, 은색, 갈색, 회색

 

이 색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냥 읽어도 재미있다. 색깔에 대해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 수 있고, 또 재미있는 일화들을 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동안 색깔에 대해서 알게모르게 편견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다.

 

일례로 우리는 파랑 계통이 색은 남자의 색이고 빨강 계통의 색은 여자의 색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인류 역사에서 긴 세월 동안은 파랑은 오히려 여자의 색이었고(대표적인 것이 성모 마리아의 옷은 파랑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중세 시대 공주들의 옷 역시 파랑 계열의 옷들이었고) 분홍이 남자의 옷 색깔이었다고 한다.(분홍 옷을 입고 칼을 차고 있는 왕자의 모습을 옛날 그림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시대에 따라서 색깔에 대한 인식이 변했음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예이고, 예전에는 군대의 색이었던 빨강이 이제는 군대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들어, 사회의 변화가 색깔의 변화를 이끈다는 점도 알려 주고 있다. (근접전이었던 중세에는 빨간 색의 옷을 입어 눈에 잘 띠게 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어 적들이 겁을 먹게 하는 역할을 빨간 군복이 했지만, 장거리에서 포탄을 쏘거나, 공중에서 폭격을 하는 현대전에서는 눈에 잘 띠면 패배하기 쉽기 때문에 군복의 색깔이 변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나라마다 색깔에 대한 인식이 달랐다는 점을 말해주어서 색깔이 우리 인류가 모두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 같은 색깔이라도 사회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이 함께 존재한다는 점 (이 점은 서양에서는 노랑이 부정적인 의미가 강했다면, 동양에서는 노랑은 황제의 색이고 중앙의 색이었다는 점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을 알 수가 있다.

 

각 색깔들에 얽힌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요즘 광고에서 어떤 색을 사용하는지, 또 패션에서는 어떤 색들의 옷이 유행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또한 색채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이 의미있게 작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의미를 찾지 않아도 작은 제목 그래도 재미있는 색채이야기니, 그냥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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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 - 주나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
홍문숙.홍정숙 엮음 / 청아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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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장강의 물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중국 역사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그들의 국토도 크지만 역사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가 크다는 말, 깊고 넓다는 말과 통하리라. 그러니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건을 100대만 고르라고 하면 참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도대체 그 넓은 땅덩어리에, 또 기록으로만 남은 역사를 따져도 3000년이 넘는데, 100대 사건을 고른다니... 그럼에도 사람에 따라서 충분히 고를 수도 있다.

 

누구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건들이 누구에게는 별다른 중요성을 지니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사건들도 마찬가지다.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편자들이 중국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중요하다고, 중국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여기는 사건을 골라 100개로 추린 것이니, 중국 역사를 압축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건을 시대 순으로 엮어 놓았기 때문에, 순서대로 읽어가면 중국 역사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관심이 있는 시대나 사건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주나라 주공에서부터 시작한다. 공자도 주나라, 특히 주공을 모범으로 삼았듯이, 이 책은 중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으로 주공과 관련된 사건으로 시작한다.

 

주공은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동생이고, 무왕이 죽자 어린 아들이 왕이 되었을 때 그를 도와 - 이를 섭정이라고 한다 - 주나라의 기틀을 다진 사람이다. 그러나 그에게 시련이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근처에는 늘 피비린내가 나니, 이는 부자, 형제를 비롯한 친척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주공이 왕이 되려 한다는 의심을 한 주공의 형제들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것이 '삼감의 난'이고, 이는 형제들끼리의 피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주공은 이를 진압한 다음에야 비로소 제 뜻을 펼칠 수 있고, 역사에서 훌륭한 성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중국 역사의 100대 사건을 기록하는 책에서 피바람으로 시작한다. 그만큼 중국에는 피바람이 많이 불었다는 얘기다. 왕조가, 그 넓고 깊은 역사에서 어찌 한 왕조로 지속되겠는가. 우리나라는 대략 고조선 - 삼국 - 통일신라, 발해 - 고려 - 조선의 순서로 몇 왕조가 되지 않지만, 중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왕조가 세워졌다 무너졌다 하는 왕조의 교체반복이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니, 그만큼 많은 피들이 난무했으리라.

 

특히 부자간에, 형제간에 엄청난 피바람이 불었으니, 권력을 잡고 싶은 사람은 이런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다고 김수영은 '푸른 하늘을'이라는 시에서 노래하고 있지만, 권력에는 이보다 더 심한, 부패한 피의 냄새가 섞여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맨 마지막 부분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끝맺고 있다. 정치사의 피바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세계는 정치보다는 경제가 중심이다. 경제가 세계를 피바람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 놈의 경제가 지금 얼마나 우리를 괴롭히는지... 이 책의 마지막이 경제라면, 우리 역사는 이제 경제로 시작한다고 할 수도 있다.

 

왜 역사책을 읽는가? 현재를 알기 위해서다. 아니 현재를 살아가면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중국사를 읽는 이유는, 중국이 우리나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전쟁으로 엮인다고 하지 않더라도 경제, 문화, 사상 등에서 중국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러니 중국 역사를 읽는 일은 우리 역사를 읽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도 우리와 관계된 사건이 몇 나온다. 그만큼 긴밀하다는 얘기다.

 

이런 100대 사건류의 책들이 그렇듯이 주로 정치사를 중심으로 쓰여졌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적으로 생각할 만한 사건들이 많이 있으니, 중국사의 큰줄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도 나름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중국사만큼이나 긴 책이긴 하지만, 100대 사건을 정리하다보니, 한 사건에 6쪽을 할애해도 600쪽이 된다. 그러니, 사건 하나하나를 읽으면 책의 분량에 질리지 않고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덧글

 

가끔, 소소한 오타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이 책 512쪽의 '1896년, 결국 조선은 일본과 불평등한 강화도 조약을 맺고~'라고 되어 있는데, 1896년이 아니라, 1876년이다.

 

549쪽.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중국 북경대학의 총장이었던 채원배(차이위안페이)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당시 베이징 대학의 총장은 차이위안페이로, 신해혁명 이후 1912년에 중화민국의 초대 교육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위안스카이가 대총통이 되자 1907년에 독일로 유학을 갔으며, 위안스카이가 물러난 후 귀국하여 1916년에 베이징 대학의 총장이 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위안스카이가 대총통이 된 것은 1913년이라던데.. 여기에 채원배가 독일로 유학을 간 것은 1907년이 맞다고 하니, 이런 서술에는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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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보급판 문고본)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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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그의 부고를 신문에서 봤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책인 이 책의 저자가 세상을 떴다고. 2015년 8월 30일. 어떤 경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나는 올리버 색스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더불어.

 

많이 유명한 책이었는데 읽지 않고 있다가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구입. 읽기 시작.

 

제목에서부터 정신의학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신의학이라기보다는 신경학이라고 해야 하겠다. 심리치료보다는 생리의학적인 신경계통의 문제, 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내용으로만 차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의학적 사건을 다룬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건을 중심에 놓지 않고 사람을 중심에 놓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신경의학의 임상보고서 같은 느낌도 주지만, 보고서 느낌보다는 어떤 희귀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 관한 휴먼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그가 의학적 진실보다는 인간적 진실을 더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쌍동이에 관한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그들을 어떤 틀에 끼워맞춘다든지 시험하려는 시도를 버려야 한다. 그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려고 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조용히 관찰해야 한다. 일체의 선입견을 버리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대해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생각하며 둘이서 종둉히 무얼 하고 있는지들. 설령 그 모든 것이 기묘하게 여겨질지라도 오히려 공감하는 마음의 자세로 지켜보아야 할 따름이다. 362쪽.

 

바로 이런 자세가 이 책을 유명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환자들에게 공감하려는 자세를 지니고 있고, 그런 자세가 이 책의 곳곳에서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희귀한 질병, 사람의 얼굴을 전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부분만 보고 추측을 해야 하는 상태에 이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같은 경우도 있고, 자신의 신체가 없어졌다는 느낌을 지니고 사는 사람도 있고, 모든 것이 넘쳐 오히려 질병이 된 사람,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이 나오지만, 하나의 전제가 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우리와 똑같이 존귀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 이런 점을 명심한 의사는 환자를 대상이 아닌 자신과 같은 사람으로 대할 수가 있다.

 

하여 이 책을 읽으면 주변을 다시 살피게 된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이 책에 나온 사람들과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을 도외시하지 않고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갖추게 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경생리학자, 신경의학자, 정신의학자. 뭐 어떤 이름을 붙여서 상관없다. 하지만 올리버 색스는 무슨무슨 의학자이기 전에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 이 사실이 이 책에서 뿜어져 나온다.

 

이런 의사, 의학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것보다도 우리가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비슷한 사람들을 특이한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편견 없는 눈으로, 공감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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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책에는 없는 20가지 의학 이야기 - 현직 의사가 쓴 생활 속 질병과 의학의 역사
박지욱 지음 / 시공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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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정말 가기 꺼려하는 곳 두 가지는 경찰서와 병원이 아닐까 한다. 둘 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서 가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 가면 좋겠지만 병원은 살면서 갈 수밖에 없는 곳이니, 자신이 건강에 관련된 곳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이 세상에 나왔으면 죽기 전까지는 자신의 신체를 돌보며 건강을 챙겨야 하기 때문인데... 병원에 가면서도 또는 병원과 관련이 있는 대상을 보면서도 우리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내 몸에 관한 것들을 의사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을 뿐, 의학에 관한 것은 의대를 나온, 또는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온 사람, 즉 의사라고 하는 사람들만이 다룰 일이고,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다.

 

세상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자신의 분야가 아닌 부문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도 않는 세태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웬만해서는 알 수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알려면 너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현대에서 그럴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전문분야라고 하더라도 당사자는 바로 우리 자신 아닌가. 우리의 몸에 관한 것, 우리의 건강에 관한 것이 의학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최근에는 심폐소생술을 일반인들이 모두 알 수 있게 하는 운동도 하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심폐소생술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피터 서파'에 관한 이야기. 그는 의사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심폐소생술을 보급하려 했고, 그의 덕분으로 심폐소생술이 일반화되었다는 얘기.

 

이런 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무려 20가지나 이 책에 실려 있다.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읽어도 쉽게 알 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의학의 지식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의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질병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완치 단계에 와 있는가 하는 것(소아마비라고 하는 폴리오)과 치료법이 개발되어 사람들의 건강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친 것(결핵, 고혈압, 당뇨법, 황열병, 항암제 등등)과 아직도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유전병(헌팅턴 무도병- 이것은 원인은 알지만 아직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등에 대해서 알기 쉽게 풀어가고 있다.

 

여기에 의학에 관련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도 알려주는데, 왜 병원의 상징이 십자가인가부터, 이발소의 삼색 빨간줄은 어떤 의미일까와 같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징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다. (외과의사가 의학의 처음에는 전문적인 의사 취급을 받지 못했고, 이발사도 이런 일을 했다고 하는 사실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여기에 전쟁과 의학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전쟁으로 인해 의학이 발전했다는 이런 아이러니가 의학발전의 역사라는 사실도 알게 되니...

 

이런 지식들을 안다고 자신이 병을 치료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의학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 그렇다면 앞으로 더 어떻게 발전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짐작할 수 있고, 또 전쟁의 부작용을 치료하는 긍정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의학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의 발견에 특허를 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한 사람들도 많다는 점으로 인해서 좀더 긍정적으로 의사나 병원을 바라보지 않을까 한다.

 

즉 병원은 내 건강을 담보로 돈 먹는 기계가 아니라, 내 건강을 지켜주려는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서 병원을 가기 싫은 곳, 멀리 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늘 가까이 해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을 지닐 수 있게 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한다.

 

덧글

 

출판사가 보내준 책. 내 잡다한 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 책. 무엇보다 의학계에 대한 불신을 덜게해준 책이다. 책을 보내준 출판사,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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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얽힘을 푸는 가족세우기 - 버트 헬링거의 가족 심리 치료법
스바기토 R. 리버마이스터 지음, 김서미진.박선영 옮김 / 동연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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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수선하다. 한 나라의 제1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져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놓치고 있는 상황인데도, 그들은 자신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

 

그냥 남에게 책임을 전가만 하고 있다. 불평만 하고 있다. 그리고 핑계만 대고 있다. 이런 정치상황과 가족세우기가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텐데...

 

옛 성인도 말하지 않았던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적어도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수신과 제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가족세우기는 바로 이 '수신과 제가'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찾아보는 심리치료법, 그것이 바로 가족세우기인데, 이 가족세우기에서는 세 가지를 기본 요소로 삼고 있다. 바로 소속과 질서와 균형이다. 이들 중에 어느 하나라도 깨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즉, 가족세우기는 바로 제대로 소속을 잡아주며, 질서를 유지하게 하고, 균형을 잡는 치료법인 셈이다. 

 

이를 정치에 적용하면 야당은 야당 소속이라는 제 자리를 찾아야 하며, 그들도 역시 한 집단의 구성원들이니 질서가 있어야 하고, 자기들끼리 적당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깨지면 야당은 야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어찌 이것이 야당만의 일이겠는가?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 나라를 운영하는 대통령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가족세우기 치료를 개인에게만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특정한 집단에게도 이런 가족세우기 치료, 어쩌면 그것을 집단세우기, 공동체 세우기 치료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런저런 것을 떠나서 이 책은 가족세우기 치료법을 창시한 버트 헬링거 박사와 명상가로 유명한 오쇼 라즈니쉬의 명상이론을 결합하여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가족세우기 치료가 꼭 이거다라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듯이, 창립자의 이론을 무조선 따르라고는 하지 않는다.

 

치료자가 자신의 처지에 맞게 응용하면 되는 것이 바로 이 가족세우기의 장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가족세우기의 기초부터 응용까지 잘 정리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족세우기의 이해, 현재 관계 이해하기, 가족세우기의 세션 진행하기, 가족세우기와 명상으로 나뉘어져 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면 개념이 잡히고, 어떻에 운용이 되는지, 또 치료자가 명심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그리고 부록에 자주 나오는 질문에 답까지 나와 있어서 가족세우기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즉, 단순한 치료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어가면서 자신을 생각하고,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객관화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하는 책이다.

 

읽으면서 자신도 치유되는 그런 경험을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어수선한 나라 상태, 해체되어 가는 가족, 정말로 가족세우기가 필요한 시대이다. 천천히 이런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 걸맞는 그런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온전히 자신과 남을 인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 책에서는 누누히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온전히 이해하고, 내 책임은 내가, 다른 존재의 책임은 다른 존재에게 맡겨두는 일, 필요한 일이다. 이게 가족세우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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