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다큐 - 우주비행사가 숨기고 싶은 인간에 대한 모든 실험
메리 로치 지음, 김혜원 옮김 / 세계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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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지구와 그래도 환경이 가장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행성. 우주에 생명체가 있다면 가장 유력한 곳이 바로 화성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는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화성인들을 외계인으로 등장시키곤 했는데...

 

지금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무인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하여 화성을 탐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과학기술은 엄청나게 발전을 했다. 아직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에서 로켓을 우주로 쏘아보내려고 하고 있는데... 나로호. 아직은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올해 안으로 다시 도전을 한다니.. 물론 100퍼센트 우리나라 기술이 아니라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이지만, 첫걸음이 중요하니, 우선은 성공하고 볼 일이다.

 

미국은 벌써 화성을 탐사하고 있고, 러시아는 최초로 인간을 우주로 내보냈다가 귀환시켰으며, 중국은 우주선 발사를 성공시키고 있단 소식이 들리니, 아직 우리나라 우주공학기술은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당장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이 없는 우주공학, 우리의 드넓은 상상력이 필요한 우주공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몰두할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사람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주공학기술이라는 최첨단 기술이 단지 응용과학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고, 튼튼한 기초학문의 바탕위해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 준비가 절실함을 느낄 수 있다. 우주로 인간이 나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실험이 있었고, 투자가 있었으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생각해내고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있다.

 

달까지는 인간이 갔다 올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어 있다지만, 그것을 화성으로 늘리면, 화성에 갔다오는 시간을 이 책은 약 2년을 잡고 있다. 2년 동안 사람들이 좁은 우주선에서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무엇일까?

 

우선 식량이다. 우리 인간은 단지 생존을 위해서만 먹지 않는다. 우리는 맛을 음미하기도 하고, 사교를 목적으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우주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단지 살기 위해서만 먹으라고 하면 그것도 2년 동안을, 아마도 견디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주 음식에 대한 연구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 음식과 더불어 인간이 배출해내는 분비물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력이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배설물을 처리해야 하는데, 2년 동안의 배설물은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그 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와 그렇다면 배설물을 적게 배출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일은 연결이 되고, 이 책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오줌을 정화하여 물로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이 나오고 있으니, 이도 참...

 

또한 무중력 상태에서 인간의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여부, 뼈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씻는 문제-이것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고 하던데-, 또 귀환하다 만약 사고가 났을 경우 탈출하는 문제, 도대체 시속 10000킬로미터가 넘은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우주선 캡슐에서 탈출을 하면 인간의 몸이 시속 10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날아간다고 하는데, 이 때 과연 인간이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실험, 그리고 인간의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그것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연구 등등

 

그냥 우주선을 타고 멋있게 갔다왔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우주인들이 멀미를 한다는 사실까지 이 책에는 나와 있다. 결코 우주여행이 낭만적이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는데...

 

그럼에도 인간은 화성에까지 가려고 한단다. 2년이나 걸리는 일. 아직은 2030년까지를 목표로 삼았는데, 투자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엄청난 돈이 든다고 하는데...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소비한 5천억 달러 정도가 든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화성에 갔다올 이유가 있는지... 이런 의문도 제기하고 있긴 하지만...

 

책에서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인용해 화성에 갔다오는 일이 의미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갓난아기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요?"(410쪽) 이 질문은 화성에 가려는 인간의 노력은 이제 갓 태어난 갓난아기와 같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앞으로 그 아이가 자라면서 보여주듯이 우리 인간의 우주 탐사 노력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난다는 뜻으로, 지레 포기하지 말자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와는 다른 감흥을 준다. 세이건의 책을 읽으면서는 우주의 방대함에 황홀함을 느끼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상상력을 현실에서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무한하게 뻗쳐가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방법, 아니 만들어가는 모습을 생동감있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상당히 과학적인 내용일 거라 생각하고 전문가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하는데, 아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우주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전문 과학자가 아니기에, 그녀가 지닌 의문은 우리가 지닌 의문과 비슷하기 때문이고,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여러 우주인, 과학자들과의 인터뷰 또는 자신이 직접 실험에 참가함으로써 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현실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인간은 발은 땅에 딛고 있지만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다. 이는 인간은 늘 또다른 세계를 꿈꾼다는 말이다. 꿈은 꾸되, 발을 현실에 딛고 있는 인간. 그래서 이 책은 우주에 대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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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를 벗어야 언론이 산다 - 한국 언론의 보도 관행과 저널리즘의 위기
박창섭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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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제 4부라고도 한다. 그만큼 정치와 밀접히 관련이 있는 집단이다. 행정, 입법, 사법에 이어 언론이라는 4부가 제 구실을 해야지만 민주주의가 잘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4부가 잘 이루어질까? 우리나라 행정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입법을 관장하고 있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지, 그리고 사법부는 올해 대법관 임명 청문회로 인해 홍역을 치르지 않았던가. 

 

여기에 언론은 자유로운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자. 과연 언론은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를 하고 있는가. 언론인들은 지식인으로서, 또 언론인으로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식하고 책임있는 보도를 하려고 하고 있는가?

 

사람들이 신문을 안 본 지, 뉴스를 멀리한 지 오래되었다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는가? 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언론에 "야마"라는 게 있단다. 처음 듣는 말이다. 하긴 이는 언론인들끼리 은어처럼 사용하는 말이라고 하니, 그리고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도 않은 말이니, 언론인과 접촉이 없는 내가 이 말을 들었을 리가 없다. 내가 아는 야마는 기껏해야 일본어로 '산'이거나 우리가 비속어로 쓰는 '야마가 돈다'는 말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야마'란 말이 언론에서는 너무도 광범위하게, 그러나 중요하게 쓰이고 있단다. 이 '야마'가 없으면 기사가 되지 않는단다. 도대체 '야마'가 뭘까? 딱부러지게 사전식으로 정리할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도 기자 생활을 16년 했고, 저널리즘을 공부했으며, "야마"를 가지고 책을 썼음에도 '야마'란 말을 무엇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는 없다고 한다.

 

다만, 이 '야마'란 말은 보도의 내용과 관점, 의도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66쪽), 내용 야마, 관점 야마, 의도 야마(67쪽)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즉 기사에 깔려 있는 내용과 그 내용을 선정하게 된 관점, 그리고 그 기사를 내보낸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야마'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쉽게 '틀'이라는 말로도 할 수 있는데, 이 틀보다는 더 정교하게 기사를 규정하는 존재가 '야마'라고 할 수 있다.

 

'야마'에 대한 이러한 정의를 바탕으로 각 신문사마다 어떻게 이런 야마가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실, 야마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지며, 의도가 달라지기에 내용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러므로 같은 사안이라도 기자가 취급하는 취재원부터, 사실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야마의 구현 방식을 살피기 위해 우리 사회에서 쟁점이 되었던 두 가지 사안을 예로 들어서 각 신문사의 야마를 파악하고 있다.

 

두 개의 사안 중 하나는 미디어법안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상급식안이다. 이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중립적인 성향의 한국일보를 대상으로 어떻게 기사화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를 읽다보면 같은 사안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내가 어떤 신문을 보는지에 따라서 내 관점도 알게 모르게 조정당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사실 정보화시대라고 하지만,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여러 언론에서 정보를 얻는 사람은 이 책에서도 나와 있지만 13%정도라고 하고(305쪽) 있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 매체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얘기가 된다. 나역시 마찬가지고.

 

그렇다면 자신이 어떤 신문을 보느냐에 따라 즉 그 신문사의 "야마"에 따라 자신의 관점이 고정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점을 깨닫게 해준 점이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언론의 사명을 '진실'과 '공정'이라고 한다는데, 우리가 진실과 공정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읽는 독자인 우리들이 깨어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 독자들이 깨어있어야 언론들이 진실과 공정 보도를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역으로 깨달았다고나 할까.

 

이책의 말을 받아 정리하면 이렇다, '야마'를 벗어야 언론이 산다. 마찬가지로 언론이 살아야 정치가 산다. 정치가 살아야 민주주의가 산다. 민주주의가 살아야 우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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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디자인 공부 - 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스테판 비알 지음, 이소영 옮김 / 홍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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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많이 들은 말이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 디자인에 대해서 우리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이미지 효과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한다. 즉 상품에 딸린 부속 요소로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란 개념을 이렇게 협소하게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상품에 딸린 부속 요소로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디자인은 우리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게 만드는 안 좋은 역할을 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물건들이 넘쳐나는 세상, 이 책의 부제처럼 '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필요보다는 무언가를 단순히 소유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역할을 디자인이 한다면 디자인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무엇이 된다.

 

과연 그럴까? 여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디자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고 한 책이 이 책이다. 디자인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짧막한 글들을 통해 디자인의 역사를 훑고, 디자인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며, 지금 시대에 필요한 디자인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있는 책이다.

 

상품과 관련된 협소한 개념으로 디자인을 파악하지 않고, 우리네 삶 전반과 관련된 개념으로 디자인을 파악한다. 즉 우리들이 향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디자인과 관련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문화까지도 포함이 된다.

 

그렇다면 디자인은 혁신을 자신의 개념으로 삼아야 하는데... 어떻게 혁신을 이룰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디자이너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디자인적 사고(130쪽)"라고 하는데, 첫 번째 단계는 사람들의 필요를 관찰하는 단계로, 문화와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영감이라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아이디어를 낳는 수단으로서의 실험 단계(만들면서 배우기)라고 한다. 마지막 단계는 실행 단계라고 한다. 이는 디자인 과정이 끝날 때는 소비만이 아닌 참여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는데...(130-131쪽)

 

이는 디자인이 우리의 삶을 혁신하는 능동적인 요소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럴 때만이 디자인이 자기 구실을 할 수 있고,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디자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도 디자인에 그토록 열중했던 것 아니었던가. 그가 자신의 회사가 만든 제품의 디자인에 열중했다면, 우리는 이런 단계를 넘어서서 우리의 삶을 디자인 하는데 열중해야 한다. 이는 바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맞추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 내부에서 오는 욕구를 외부에 투영하여 외부의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디자인의 혁신과도 연결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겠지.

 

이 책에 나와 있는 디자인에 관한 명제 세 가지를 적어 본다. 이를 우리의 삶과 관련지어 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명제 1 디자인은 형태를 사용하여 경험을 구상하는 창조적인 활동이다.

명제 2 디자인은 물건의 장이 아니라 효과의 장이다.

명제 3 산업 디자인은 단지 디자인의 한 분야일 뿐이다. (138-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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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허깨비를 좇는 정치 - “뉴스 시스템이 흔들리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W. 랜스 베넷 지음, 유나영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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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를 보는 시간이 줄고 있다. 왜 보나마나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 방송이든, 저 방송이든, 거의 비숫한 내용으로, 그것도 화면도 거의 비슷하게 방송을 하고 있다. 뉴스가 아니라, 헌 소식, 진부한 소식이다.

엊저녁에 보았던 뉴스가 아침에 다시 나오기도 한다. 참.. 그래서 머리는 생각할 기회를 잃고 그냥 화면만을 보고 있다. 이런 일이 있었구나... 그랬구나

 

2

뉴스를 잘 안 보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의 내용을 마음에 새기고 부터는. 우리 몸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안 좋은 일을 보거나 겪으면 이 몸이 깨지고 만다는 사실... 뉴스의 대부분이 폭력, 살인, 비리, 부정, 갈등이다. 이런 긍정적인 요소는 없나? 세상이 이렇게 안 좋았던가?

 

3

 뉴스를 보아도 보는 게 아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객관성 속에 포장되어 있는 정파성이 교묘하게 감춰져 있다. 분명 저 뉴스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저게 아닐텐데... 그들은 사실을 전달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은연중에 자기들의 관점을 나에게 주입하고 있다. 더 보다가는 생각을 하지 않은채 뉴스에서 전해주는 내용만 따라가고 말겠단 생각이 든다.

 

4

무슨 뉴스가 이래. 메인 뉴스라고 하는 뉴스에서도 온갖 잡탕 소식들이 뒤섞여 있다. 건강 소식에 나와야 될 이야기, 스포츠 소식에 나와야 될 이야기, 연예인 뒷소식을 전하는 프로그램에 나와야 될 이야기들이 메인 뉴스에 떡하니 나온다. 허, 이런 그냥 이런 내용이나 소비하고 말라고? 이런 내용들이 많아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그것이 시청율에 반영이 되면 광고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나? 그럼 공영방송은? 공영 방송이 만들어진 이유가 뭐지? 공영성, 그게 뭘까?

 

5

이 책, 참 두껍다. 그런데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굳이 기자를 꿈꾸지 않아도, 언론비평을 하겠다고 마음 먹지 않아도, 우리가 늘 접하는 뉴스에 대해서, 뉴스의 숨겨진 모습에 대해서 이토록 철저하게 파헤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물론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읽다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 겹쳐진다. 바로 지금 우리 언론의 모습이 이 책이 고스란히 나온다.

 

뉴스가 만들어내는 정치권력의 모습과, 그 뉴스로 인해 우리들의 사고가 어떻게 왜곡되고, 우리들의 행동이 제약을 받게 되는지 치밀하게도 밝혀내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소프트 뉴스를 보고 있는 동안에 정작 우리가 공적인간으로서 존재해야 할 의무를 잊게 되지 않았던가.

 

제주 올레길 사고를 뉴스에서는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러면서 세상에 대책이란 것이 감시카메라 설치다. 그 좋은 환경에... 올레길이 너무도 위험하다는 식으로 방송을 한다. 제대로 된 분석은 없다. 그냥 우리의 시각을 자극한다. 반면에 더 위험한 강정마을 소식은 다루지 않는다. 그냥 없는 일이 된다.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뉴스는.

 

우리는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권력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권력을 볼 수 있어야 우리가 뉴스를 (이 책에서도 우리나라의 시민 뉴스로 오마이뉴스가 나온다) 만들어내고 통제할 수 있다.

 

6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뉴스를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보지 않으면 행위를 할 동기를 마련하지도 못할테니 말이다. 단 뉴스는 거대 언론사들의 뉴스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뉴스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언급한 그러한 행동 지침들... 명심하며 뉴스에 참여할 때 우리는 공적 시민으로서 행위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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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팩토리
안지훈 지음 / 학고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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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헌 책방이 곳곳에 있었다.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던 헌 책들에선 읽은 사람의 모습이 느껴지곤 했다. 옆에다 글을 써 놓은 사람, 좋다고 생각하던 구절에 밑줄을 그어놓던 사람. 그 책을 구입한 날짜와 장소를 기록해 놓은 사람, 다 읽은 다음 느낌을 맨 뒤 백지에 써 놓은 사람, 자신의 이름을 도장으로 만들어 찍어 놓은 사람 등등.

 

좀 낡은 느낌도 나고 이미 남의 손이 갔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헌 책들에서는 나랑 같은 책을 읽은 사람이 있었구나, 이 사람은 이 책에서 이런 점을 느꼈구나, 이 사람은 책을 이런 식으로 읽는구나 하면서 다른 사람의 향취를 느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대다수의 작은 서점들이 문을 닫았고, 동네에서 흔히 찾을 수 있었던 헌 책방도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지금은 큰 맘 먹고 헌 책방 나들이를 해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이던 물건들이 어느새, 시나브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을 신봉이나 하듯이 옛것들은 버려야 할 것, 필요없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많이 버려지고 말았다.

 

아니, 급변하는 이 정보화시대, 세계화시대에 무슨 옛것이냐고, 자고나면 새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판에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옛것들은 쓸모없음을 지나 현재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라는 인식을 지니게 되었다. 눈만 뜨면 새로움이 펼쳐지는 이 빠름의 세상.

 

하지만 이럴 때 과거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꼭 앞으로만 뛰어야 하냐고, 뒤로 뛸 수도 있다고, 오히려 뒤를 볼 때 더 다채로운 삶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빈티지에 미친 사람이라고 한다. 여기서 미친은 돌았다는 뜻이 아니라, 매니아, 즉 열중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골동품들도 많은데, 이 책을 쓴 사람은 외국에서 생활한 경우가 많기에 우리나라에서 구한 것들보다는 외국에서 구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물건들을 구입할 때 얽힌 사연과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옛것이 좋은 것이여'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옛것에서 사람의 냄새를 맡으며, 사람의 생활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그러한 옛것들로 인해 지금의 삶이 얼마나 윤택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꼭 빈티지 수집가가 되어야지 하면서 읽을 필요도 없고, 그냥 오래된 물건에 담긴 이야기들을 글쓴이가 안내해준 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좋다. 그러면 자연스레 오래된 것, 낡은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을 나를 만들어준 것들이 바로 그런 것들임을 깨닫게 된다.

 

유한한 지구, 우리는 유한한 지구를 무한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좀더 크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도 한다. 빈티지에 관심이 있는 것이 단지 고상한 취미, 돈이 많이 드는 취미생활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대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새것들이 쏟아지는 이 시대에 정말 내 곁에 있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해준다.

 

꼭 골동품 가게를, 오래된 것들이 많이 나오는 벼룩시장을, 예전 우리나라로 치면 청계천 황학시장(요즘은 풍물시장이던가, 다른 곳으로 이전했는데...)을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도 오래된 것이 널려 있으므로.

 

물품에 대한 이야기지만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된다. 무겁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가벼움 속에는 우리의 삶이 녹아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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