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살림지식총서 194
김윤아 지음 / 살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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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홀은 '문화정체성'은 하나의 본질이 아니라 '입장 취하기'라고 했다. 과거와 소통하는 현재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변화하는 것이다. 결국 나의 문화정체성은 그의 작품들에 대해 작은 한 권의 책으로 '입장 취하기'를 한 것이다. (87쪽)

 

이러한 입장 취하기로 그는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파시즘의 흔적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것도 하야오의 작품 중에서 후기에 해당하는 "원령공주",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분석하면서.

 

이러한 입장 취하기에서 그의 관점을 설득력있게 전달하기 위해 작품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는데, 작품의 내용이라기보다는 작품에 나타나고 있는 이미지들을 분석하여 일본의 파시즘과 연결짓고 있다.

 

가령 "원령공주"에서 사슴신이 죽어갈 때 함께 죽어가는 숲의 정령들을 일제시대의 가미가제 특공대에 빗댄다든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일본의 신화를 작품에 끌어들여 그들에게 예전의 향수를 일으킨다든지, 신화는 민족을 단결시키는 역할을 해서 파시즘에서 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까지 곁들여서 하고 있으며,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전쟁을 미화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사람들 누구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또한 전쟁 상대가 누구인지 나와 있지도 않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얼굴이 다들 똑같다는, 이는 서구지향의 일본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읽으면서 이렇게 해석을 하는 경우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최근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다시 만들었다는 "바람이 분다"에 관한 논쟁이 겹쳐서 떠올랐다.

 

2차세계대전 때 쓰인 비행기를 만든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만든 영화가 "바람이 분다"라고 하니, 파시즘을 찬양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적어도 전쟁범죄에 쓰인 비행기를 만든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해석을 해도 파시즘적 요소가 작품에 스며들어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요즘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

 

어쩌면 이 책을 쓴 사람은 거봐,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할지도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 "원령공주"는 일본 군국주의, 특히 천황제를 미화했다고 하기보다는 자연과 인간의 대결 속에서 자연이 인간에 의해 정복당하고, 폐허가 되지만, 그 폐허는 결국 인간에게도 해를 입힌다는, 그래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고(마지막에 산과 아시타카의 대화을 보면 그렇게 해석이 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자본주의의 탐욕을 비판하고 있다고, 즉 경제성장만을 추구했던, 경제동물 일본의 모습을 오히려 작품을 통하여 비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가족"의 의미를 추구하고 있다고 해야 하는데...

 

이 책의 작가가 "입장 취하기"를 하고 있듯이 나역시 "입장 취하기"를 하고 있으며, 이런 입장 취하기들은 결국 같은 영화라도 그 영화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렇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것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의 위대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가 거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이기도 하겠고.

작품의 몇몇 이미지들로 파시즘적 요소를 파악해내기 보다는 그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주제에 집중하여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신화는 파시즘에서도 주요하게 쓰이지만, 모든 민족에게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알려주는 역할도 하고 있으며,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의 신화를 자랑스레 여기고 그것을 작품에 담은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라면 하야오의 작품에 나타난 신화적인 요소는 일본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려는 그의 노력으로 보아야지, 파시즘에 대한 향수로 해석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대한 나의 "입장 취하기"이겠지만.  

 

이 책을 읽은 한 가지 소득은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작품들, 좀더 꼼꼼하게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관점들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으며, 그런 해석들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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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상상력
조윤경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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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도로 변해가는 시대.

 

보편성이라는 말보다는 개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시대.

 

그래서 함께 한다기보다는 자신만의 무엇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지금.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을 필요로 한다.

 

그것을 우리는 새로운 문화라고 하고, 또 그러한 문화를 창조하는 능력을 새로운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새로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는 과거와 단절을 해야 하지만, 또 그 단절이 완전한 단절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단절이어서 그렇다.

 

그냥 허공에 붕 떠있는 상상력이 아니라 현실에 받을 딛고 있는 그러나 눈을 하늘을 바라보는, 과거를 딛고 현재에서 미래를 실현하는 그러한 상상력.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상상력. 하여 그것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새로운 상상력이 되는 것이다. 물론 상상력은 늘 새롭다. 굳이 새롭다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지만, 새로운 문화를 강조하는 의미에서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이런 새로운 문화는 우선 혼종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문화를 창출해내고 있으며, 한 곳에 정착하는 정착민의 문화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는 유목민의 문화를 생성해내고, 다양한 매체들을 십분 활용하여 그 매체에 맞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문화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이 현재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아가면 더 의미가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지구촌, 세계화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한 나라 안에서만 문화가 향유될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일이니, 이제 문화는 어느 한 곳에 머무는 문화가 아니라, 세계인들이 각자 따로따로 문화를 만들어내고 향유하고 있지만, 그것이 또한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함께 하는 문화가 되는 시대.

 

그래서 문화는 유목민의 문화가 되는 시대다. 싸이의 노래를 보라.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그 노래는 우리말로 불려졌지만,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노래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따로 또 같이'의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순수한 예술 장르에만 국한된 예술에 머무르지 않는다. 미술과 음악의 접합, 미술과 문학의 접합, 만화와 영화의 접합 등등 많은 장르들이 서로 넘나듦으로서 자신들의 예술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이러한 풍요로움에는 매체의 발달, 과학기술의 발달이 한 몫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려는 노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4부에서는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해온 사람들과 한 인터뷰가 실려 있다.

 

고 장영희 교수에서부터 컬러리스트 한승희, 게임 아트디렉터 장홍주, 그래피티 아티스트 JNJCREW, 생태주의 뮤직 퍼포먼스 노리단, 아티스트 김치샐러드까지... 특이한 활동, 또는 정통적인 활동을 한 사람들과 한 이야기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이제는 기술의 시대를 넘어 문화의 시대가 되었다. 그것도 전세계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의 시대. 그렇다고 자기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버려서는 안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지역적으로 생각하고 지구적으로 행동하라.

 

어쩌면 이 말이 지금 새로운 문화에 맞는 말이기도 하리라. 따로따로 가지만, 결국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문화. 그러한 문화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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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영화 찍자 - 청소년 감독이 씹어 먹어야 할 레알 real 130가지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2
안슬기 지음 / 다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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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관심있는 학생이 늘고 있다

 

영화를 전문적인 감독만이 만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자신들은 단지 영화관에서 이미 만들어진 영화만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청소년들이 줄고, 청소년들 자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직접 만들어보려고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세상의 어떤 일이 누구는 해도 되고, 누구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요즘처럼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서는 비싼 장비만을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지 않고, 핸드폰으로도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청소년들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나 시간이 적다보니, 이들은 주로 핸드폰이나 컴퓨터와 가까이 지내게 되는데,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일은 도를 깨우치는 일이다

 

도를 찾아 떠나는 여행, 그 여행에는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냥 무작정 떠났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되겠지 하고 영화에 달려들었다가는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칫하면 사람도 잃고 또 자기가 그렇게 좋아했던 영화까지 잃게되는 경우가 있다.

 

영화를 만드는 일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여기에 영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130개의 지침이 있다.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또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지니고 있으며(특이하게도 수학교사란다), 동아리 활동으로 영화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저자가 청소년들이 영화를 만들 때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교사답게 잘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다.

 

도를 깨우치는데 스승이 필요하듯이 영화를 만드는데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역할을 이 책이 하기로 하고 있다.

 

그런데 첫 장이 참 도발적이다. 영화 만드는 일, 힘들다. 그러니 포기하라고 한다. 자꾸 포기하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영화를 만드는 일은 도를 깨우치는 일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다.

 

도를 깨우치겠다고 출가하여 용맹정진하지만, 결국 깨우침까지 이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영화도 마찬가지리라.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경고한다. 정말로 자신을 버리고 영화에 미치지 않겠다면 영화 만들 생각 아예 하지 마라고.

 

영화 감독은 가끔 프랑켄슈타인이 된다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이라고. 그러나 책을 읽어보면 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사실 괴물이라는 건 인간이 지닌 편견이다. 그는 창조물이다)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해낸 박사의 이름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해낸 인물에겐 이름이 없다. 그냥 그는 괴물로 우리에게 인식될 뿐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인간의 온갖 신체부위들을 모아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켰다.

 

자, 보라. 영화 감독도 인간 세상의 온갖 일들을 모아 새로운 세상을 스크린 위에 만들어낸다. 그는 필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자신이 원하는 인간을 창조해낸다.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가 마음에 들었다면 이름을 붙였을 거고, 또다른 제2의 생명체를 자발적으로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생명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생명체를 버려두고 도망친다.

 

즉 그는 창조는 했으나 그 창조물에 실망을 하고 도피를 하고 만다.

 

이런 경우를 편집 부분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편집을 할 때 그간의 활동으로 절망하여 편집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래도 편집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얘기. 그것은 그동안 함께 해온 사람들에 대한 예의이며, 자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면서 영화에 대한 예의라고.

 

하여 감독은 프랑켄슈타인이 되면 안된다.

 

감독은 조물주가 되어야 한다

 

조물주를 신이라고 해도 좋겠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다면 신은 인간에게 많은 실망들을 했음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인간들에게 벌도 내렸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사랑으로 감싸안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감독도 영화를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낸다. 그는 영화에서는 조물주가 되는 것이다.

 

신도 인간에게 실망을 했듯이 감독도 자신의 작품에 실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도망을 칠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은 아무리 실망을 했어도 다음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하여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인간에게 최후로 남은 것이 희망이라는 것은 고무적이다. 인간도 희망을 최후까지 지니고 있는데 하물려 신임에랴.) 갖고 창조물을 대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감독의 태도라는 것이다.

 

영화에 대해서 전지적인 관점을 지니고, 그러한 관점을 행동으로 옮기며, 끝까지 자신의 창조물을 책임지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얘기가 이 책의 전반을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부터, 스탭 구성, 배우 선발, 촬영 준비, 촬영, 그리고 편집, 편집 이후에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알린 다음에 함께 나누기 등등 영화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다.

 

영화를 만들 때 감독은 조물주의 위치에 올라야 하듯이, 이 책은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것들에 대해서 조물주처럼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애정을 가지고, 앞에서는 영화 만들지 마라고 하지만, 사실 영화 만들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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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문학 동문선 현대신서 37
로버트 리처드슨 지음, 이형식 옮김 / 동문선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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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문학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다. 단순하게 영화와 가장 가까운 문학이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소설과 영화의 관계에 대한 책들을 주로 읽었는데, 이처럼 영화와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이 있어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나 하는 호기심이 발동해 읽게 되었다.

 

문학이라고 하지만, 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오기는 하지만, 주로 시와 영화에 관한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을 쓴 사람이 영화비평가도 아니고 영문학자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전공은 아무래도 영시인 것 같은데.. 영시 중에서도 모더니즘 영시 쪽이라고 한다.(옮긴이의 말 참조)

 

시와 영화라?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시를 영화의 중심 내용으로 삼아 영화를 만든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가 있지만, 이것은 한 나이많은 여자가 시를 배워가고 시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나타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시의 특성과 영화의 특성이 교차되고 융합되는 영화로 받아들이기는 좀 힘들었는데...(아직도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는 능력이 부족하고, 그러한 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다른 장르의 예술들과 비교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이 책을 보면 시의 구성이나 표현 방법과 영화의 구성이나 표현 방법에서 많은 유사점을 찾아내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고 하여 새로운 경향을 실험하고, 새로운 유파를 형성해내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읽으면서 왜 영화나 시들이 다 오래된 것들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왜 그런지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나온 것이 1960년대라는 것을. 그러니 작품들이 다들 20세기 초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감독도 영화도 마찬가지고.

 

영화가 막 중심 문화로 자리잡을 때 영화와 다른 예술을 비교 통합하는 책을 썼다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지금은 잘 다루고 있지 않은 형태의 유사성, 표현의 유사성 등을 논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영화에 들어온 소설 기법이라든지, 시의 기법이라든지, 또는 영화로 인해 변한 소설, 시의 기법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세상은 어떤 것이든 홀로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통섭' 또는 '융합'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일들은 이루어져 왔고, 또 연구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영화를 영화만으로서 끝내지 말고 다른 것들과 연결해서 파악할 수 있는 능력. 또는 그러한 생각을 해야겠다는... 그것을 초기의 영화와 소설, 시에서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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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사회문화적 확장과 변용 - 텍스트와 이미지에서 문화교육으로 문화산업총서 4
김영순 지음 / 북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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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참 번역하기 힘든 말이다. 그냥 이야기하기로 하기도 모호하고.

 

하지만, 이야기가 있는 그 무엇, 또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 무엇으로 이해하고 있는 용어가 스토리텔링인데,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간, 단편적인 지식에, 단편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어서, 전체를 보기 힘들었고, 또한 이야기가 인간 삶에서 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알게모르게 무시하고 지내왔던 시절이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니(아직도 절대 빈곤층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평균으로 보면... 이 평균이라는 것이 참...)이제는 문화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욕구, 그 중에서도 무언가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스토리텔링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은데, 이것을 아이들 학습에 이용하기까지 하니, 우리나라는 무언가 하나 유행하면 참...

 

스토리텔링에 대한 장단점을 논하기에 앞서, 아직 스토리텔링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이는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떤 이는 영화나 만화 같은 예술에서, 어떤 이는 수학이나 과학 같은 학문에서, 어떤 이는 문학에서, 또 삶에서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스토리텔링을 도시에 적용하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이 공간이 우리와 동떨어져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스토리텔링은 시작한다.

 

객관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을 사람과 함께 하는 장소로서 존재하게 하는 요소,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고, 이러한 스토리텔링에 의해서 사람은 자신의 공간과 일체가 되는 모습을 보인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 하면 우선 남원이 떠오르는데, 남원 하면 춘향이를 생각하고, 우리는 남원에서 춘향전을 읽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도시가 무언가와 연결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애향심뿐이 아니라, 관광 산업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오죽했으면 강원도의 어느 도시와 전라도의 어느 도시가 서로 자기네 고장이 홍길동의 고장이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일으켰겠는가) 도시를 설계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여 이 책은 부천과 인천, 그리고 춘천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어떻게 도시에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화도시로서의 부천, 개발되는 지역으로서의 인천에서도 검단 지역, 그리고 자연적 여가공간으로서의 춘천...

 

이 도시들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책에서 담아내고 있기에, 도시에 이야기를 입히고자 하는 사람들은 읽을 만한 책이다. 다만 도시 자체에서 어떤 스토리텔링을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데, 도시와 스토리텔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들어서 아쉬웠다.

 

도시를 기획할 때 어떤 이야기를 그 도시에 담아내는 노력에도 중점을 두고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특히 검단에서는 이미 사라져가는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니, 그것보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그 이야기가 담긴 새로운 도시의 모습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스토리텔링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스토리텔링이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삶, 우리 문화 전반에 걸쳐서 작동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이야기는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함께 존재했던 것. 나에게 이야기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 마찬가지로 내가 살고 있고, 내가 향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다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것. 그러므로 우리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외래어로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스토리텔링은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

 

이야기는 바로 우리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기도 하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삶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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