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즐거운 천문학
토마스 뷔르케 지음, 강희진 옮김, 김충섭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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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좁은 세계에서만 살아가니 우물 안 개구리가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땅만 보고 살아도 정신 없는 이 세계에서 가끔은 하늘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인간이 얼마나 왜소한지 하늘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땅에서 보는 하늘은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는 것과 같다. 광활한 우주의 일부만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고를 확장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에겐 하늘을 보는 일조차 쉽지 않은데, 그 하늘에서 더 넓은 우주를 보려고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가 얼마나 넓은가? 광년이라는 속도, 거리를 생각해 보자. 빛은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돈다고 하는데,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물질을 만들지 못하고 인류가, 가까운 은하만 해도 몇 백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고 하니, 빛이 일년 동안 가는 거리가 광년인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은 우리 은하계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런 은하가 약 1,300억여 개가 있다고 하니 상상할 수도 없다.

 

끝이 없는 우주라는 말이 공연히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주는 끝이 있다. 분명이 우주는 한계가 있다. 이 우주가 팽창하다 임계점에 도달하면 다시 수축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우주는 빅뱅으로 탄생해서 다시 폭발로 생을 마감한다고 하는데...

 

세상 모든 존재는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우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런 생멸의 존재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자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우주 전체에서 보면 지구는 아주 작은 점, 보이지 않는 점에 불과한데, 그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찾을 수 없는 아주 미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미약한 존재이지만, 인간이 위대해진 이유는 바로 이렇게 광대한 우주를 우리가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다시 큰 것에서 작은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무한히 뻗어나가는 인간의 지식들.

 

그런 지식의 확장,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문학은 그런 우주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학문이고.

 

이 책은 천문학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행성이 왜 원 모양을 취하고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태양계에 대한 탐구, 그리고 별자리, 별의 탄생과 죽음, 블랙홀, 은하의 종류, 빅뱅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토대로 천문학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이 지구에서 우주로 우리의 인식을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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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늘리는 법 -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땅콩문고
박일환 지음 / 유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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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많은 말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제 의미를 지니고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다가가는 말들도 있지만 제가 지닌 의미와는 전혀 상관이 없이, 또 제멋대로의 의미를 지니며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말들도 있다.

 

이렇게 많은 말들이 있지만 어떨 때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특정한 몇몇 어휘들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상상력, 표현력의 빈곤이라고 해야 하나 참으로 빈약한 어휘력을 지닌 사람들이 대중 앞에서 부끄러움도 모른 채 그런 말들만 반복하고 있다.

 

말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야 하는데, 표현할 언어를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휘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휘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중요하다. 표현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적절한 어휘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휘 늘리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어휘를 늘릴 수 있나만을 말하기보다는 어휘가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도 함께 말해주고 있는 책이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라는 작은 제목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다. 그러므로 어떤 언어를 쓰는가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는 말을 바꾸면 '언어는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비슷한 어휘 능력이 있는 사람끼리는 대화가 잘 된다.

 

숨어 있는 뜻도 잘 파악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 능력이 다른 사람끼리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다.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해가 쌓일 수 있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비슷한 언어 능력, 어휘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어휘 능력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도 해당이 된다.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많은 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이고, 이런 다양성 인정은 서로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어를 하나로 통일하면 의사소통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언어가 하나로 되면 오히려 더 의사소통이 안 될 수 있다.

 

다양한 상황을 표현하는 어휘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언어의 단일화는 어휘 축소를 낳고 어휘 축소는 우리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폭을 좁게 만든다. 그래서 늘 같은 말들만 반복하게 된다. 같은 말들의 반복, 이것은 소통이 아니라 일방통행이다. 일방통행이 되는 사회, 이런 사회는 폭이 좁은 한계가 많은 사회이다. 이렇게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가 된다.

 

세계의 한계를 넓히는 방법은 언어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자신들의 사회에 맞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언어의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는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된다. 어휘를 늘리는 법을 통해 언어가 다양할수록 우리 생활도 풍요로워짐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어휘라고 하여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잘 쓰일 수 있도록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언어의 한계를 넓혀가는 길이다.

 

이 책에서도 이런 어휘 확장, 외래어, 외국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해서도 안되고, 외국어라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어휘를 늘릴 수 있을까? 

 

우리는 어휘를 늘리는 방법으로 영어 단어를 외우듯이, 사전을 찾아 외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쓴 저자는 사전 외우기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것은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어휘를 기억하는데 그다지 큰도움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도 많은 작품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언어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 작품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어휘 실력이 는다. 굳이 사전을 찾지 않더라도 글의 앞뒤를 고려해서 뜻을 파악할 수도 있고, 상황에 맞는 다양한 어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신만의 어휘를 만드는 연습을 해보라고 권한다. 그냥 주어진 언어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또는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아보고,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런 말들을 남들이 인정하고 함께 쓰면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어휘를 늘려주는 일이 될 것이기도 하다.

 

작은 책이지만 어휘에 관해서, 왜 어휘가 중요한지, 어휘를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는지, 다양한 분야에서 어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숨쉬는 것에 보통 때는 관심을 갖지 않듯이 이 책은 별 관심 없이 쓰던 언어(어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우리가 왜 어휘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지, 어휘가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어휘는 곧 언어이기 때문에 '어휘를 늘리는 법'이라는 말은 우리가 '언어를 잘 쓰는 법'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작지만 큰 책, 가볍지만 무거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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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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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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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은 도끼다 - 박웅현 인문학 강독회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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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다음 책을 읽도록 부추기는 책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나온 다른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면 그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박웅현의 이 책은 카프카의 말에서 따온 제목이다. 책은 도끼여야 한다는, 우리 마음에 쩡 하고 울리도록 내리치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얼음을 깨뜨리듯이 우리 마음에 어떤 충격을 가해야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좋은 책. 누구에게나 똑같을 수 없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어떤 사람은 큰 충격을 받고 어떤 사람은 무덤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도끼가 되는 책은 남이 추천해줄 수 없다. 자신이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골랐다고 모두가 다 도끼가 되는 책일 수는 없다. 그 가운데서도 몇 권이 자기 마음을 울린다. 도끼가 된다. 그렇게라도 도끼가 된 책을 만난다면 그건 행복이다. 책읽기의 행복함.

 

박웅현은 도끼가 되는 책을 많이 만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도끼다"에 이어 "다시,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썼으니 말이다.

 

자기에게 도끼가 된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는 쉽지 않은데 박웅현은 잘 소개하고 있다. 강독회라는 이름으로 책을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하면 더 좋을테니, 자신이 읽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면서 그 책을 한 번 더 읽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터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 내가 읽었던 책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햇던 것들을 이야기해 주기에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한다. 아직 읽지 않는 책은 말할 것도 없고.

 

책읽기에 대한 욕망이 일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 물론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야 한다. 소유하기 전에 우선 읽고 판단해야 한다. 박웅현에게 도끼인 책이 내게도 도끼가 될 수 있는지.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도서관에 가서 이 책에 소개된 책 중 몇 권을 고르게 했다.

 

그래서 좋다. 이런 책은. 다른 책에 대해서 알게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읽기를 통해 내 읽기를 돌아볼 수 있기에.

 

여기에 비교는 필요 없다. 박웅현은 박웅현이고 나는 나다. 나는 나대로 읽으면 된다. 내게 맞는 읽기법, 그것으로 책과 만나면 된다.

 

다만, 이런 책은 참조할 수 있다. 참조해야 한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하기에. 다른 사람의 읽기를 참조한다면 더 좋은 읽기를 할 수 있다. 좀더 괜찮을 책을 만날 확률도 높아진다.

 

단지 책소개가 아니다. 삶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책은 결국 삶이다. 삶을 우리에게 문자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을 문자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책 속에만 있다고, 또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읽은 책은 바로 내 삶이다. 책들이 모여 내 삶을 이룬다. 그러므로, 박웅현의 책, 역시 내게는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내 읽기를 돌아보게 하는 도끼가 된다.

 

모든 책은 도끼다. 좋지 않은 책은 좋지 않음으로써, 좋은 책은 좋음으로써...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시간이 많을 때 얘기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나이 먹어가면서 책 고르기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는다. 그러니 책을 잘 골라야한다. 

 

모든 책이 도끼일 수 없으므로, 내게 도끼가 될 책을 골라야 한다. 그럴 수 있게 해주는 책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도끼가 되게 하고 싶은 사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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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2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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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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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공부 -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핼 스테빈스 지음, 이지연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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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꼭 광고에 종사하는 사람만 읽을 필요는 없다. 소설을 쓰는 사람, 시를 쓰는 사람 등등 말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면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꼭 말하고 관계 있다고 할 필요가 없다. 세상에 말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말을 하고 사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냥 옆에 놓고, 시간 나는 대로 아무 곳이나 펼쳐보아도 좋다. 짤막한 문구들이 1060개가 있다. 이를 경구라고 해도 좋다.

 

'279 광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근친상간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들은 광고를 쓰고, 광고를 읽고, 광고를 이야기하고, 광고와 자고, 꿈에서도 광고를 본다. 그 결과 아이디어끼리 교배를 하여 신기하게도 똑같은 배치와 문구를 가진 콘셉트와 해석이 나온다.

 

280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의 예술이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려면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사람들과, 자연과, 주변 세상과, 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 (77쪽)

 

이런 말이 꼭 광고에만 해당하겠는가.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 아닌가. 오로지 자신의 직종만 생각하다 보면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늘 그게 그거인 생각, 기획만 하게 된다. 이럴 때 다른 곳에 간다든지, 다른 이를 만난다든지, 다른 일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좋다고 하는 회사에서는 이렇게 딴짓하는 시간을 일부러 주고 딴짓을 권장 또는 의무로 하고 있다. 이는 생각의 근친상간을 막는 방법이다.

 

생각의 근친상간을 막는 방법, 그것은 곧 대화하는 것이다. 바로 280번 경구처럼 하면 생각의 근친상간을 막고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광고에 딱 어울리는 말, 그러나 바로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말.

 

798 소비자가 볼 때는 머리로 보지만, 살 때는 마음으로 산다. (228쪽)

 

그렇다. 우리는 주로 머리로 판단을 한다고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것은 마음이다. 그래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그 여정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머리에만 머물러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가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손과 발로 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마음, 가슴을 거치지 않고서는 절대로 손발을 움직일 수 없다. 광고가 그러하다면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참 많은 경구들이 있다.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그것을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우리 삶과 연결지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 읽으면서 마음 속으로 새겨야 한다.

 

예전에 학창시절 땡볕 운동장에서 교장 훈화를 듣던 때를 생각해 보라. 참 좋은 말,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교장이지만, 그 좋은 말이 학생들 머리로 들어가던가. 머리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말들이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손과 발을 움직이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교장 말은 그냥 말로써 허공에 흩어져 버리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제 행동만을 하지 않았던가. 그 길고도 길었던 교장 훈화.

 

마지막으로에 환성을 올리면 다시 끝으로가 시작되고, 끝났다 싶으면 다시 한번 말하자면으로 또 시작되던 그 지루한 말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많은 말들은 의미없다고 한다. 특히 광고에서는. 짧은 말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말들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지나치게 장황한 말들은 결코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닿을 수 없으니까.

 

좋았다. 그냥 한 구절, 한 구절 읽는 것이. 읽으면서 어떤 말을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으니까. 

 

곁에 두고 언제든 아무 쪽이나 펼쳐 읽으며 생각에 잠기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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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1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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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05: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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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우리 문화 - 일상 속 우리 역사와 문화 제대로 읽기, 2016년 올해의 청소년도서(봄분기) 선정
김진섭 지음 / 지성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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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기억. 참으로 소중하다. 이런 기억들이 모여 한 사회를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게 한다. 그러므로 공통된 기억이라고 하는 문화는 소중한 존재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옛것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옛것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앞으로만 나아갈 수는 없다.

 

이런 옛것에 대해 아는 일, 그것을 좀더 쉽고 가깝게 알 수 있게 하는 일을 이야기가 맡는다.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고,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이야기는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문화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야기를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해 알아가게 하고 있다.

 

동물 속 우리 문화 이야기에서 동물들에 대한 생각, 그것이 지닌 의미를 들려주기도 하고, 음식과 관련된 우리 문화 이야기, 인물과 관련된 우리 문화 이야기, 소통 속 - 일상 속 우리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대부분 여러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들이지만, 그래서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 문화와 관련지어 한 책 속에 담아 놓아서 읽으면서 우리 문화를 좀더 넓고 깊게 알아갈 수가 있다.

 

동물들에 대한 재미 있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곁에 친근하게 있었던 동물들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으며, 유명한 인물, 특히 강감찬과 같은 경우, 장군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강감찬은 무인이 아니라 문인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경우, 그리고 왜 담배를 어른들 앞에서 피우면 안 되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이라고 우리는 말하지만, 반만년이란 세월 동안 우리가 쌓아왔던 문화들에 대해서는 그만큼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또 잘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책을 통하여 우리 문화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냥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를 알게 되는 것. 먼저 읽은 사람이 재미있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로 전달할 수도 있어서 좋다.  

 

이렇게 곁에 두고 시간 날 때마다 찾아 읽으면 우리 문화에 대해서 좀더 넓고 깊게 알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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