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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2 - 지리는 어떻게 나라의 운명을, 세계의 분쟁을,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ㅣ 지리의 힘 2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 사이 / 2022년 4월
평점 :
1권보다는 범위가 좁아졌다. 1권이 거의 대륙을 중심으로 지리의 힘을 이야기했다면, 2권은 개별 나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물론 1권에서 다룬 중국이나, 미국같은 나라는 다루지 않는다. 이들 나라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고, 또한 세계 최강대국으로 남아 있으니, 대륙과 함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이런 최강대국을 빼고 지구에서 중요한 위치나 역할을 하는 나라들을 다룬다.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그리스,터키(튀르키예), 사헬, 에티오피아, 스페인 그리고 우주.
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 없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를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펼쳐가고 있을 뿐이다.
나라가 만들어진 것, 민족들이 구성된 것 등등에 지리가 미치는 영향은 중요하다.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반경 내에서 민족이 구성되고, 이 민족을 중심으로 나라가 형성된다.
가만 놔두면 지리를 중심으로 민족국가가 형성되었으리라. 그런 민족국가는 큰 나라가 아니라 작은 나라였을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이지 않을까 한다.
지리의 영향을 벗어나는, 자신들의 생활 범위를 넘어서는 곳에서는 다른 민족국가들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소국과민이 바로 지리와 맞닿는 민족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소국과민은 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역사에나 등장하는, 또는 듣기 좋은 말로 전락하고 말았다. 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이 나라를 이뤄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이 미치는 범위까지를 한 국가로 삼는 국가가 되었다.
이렇게 커진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물자가 필요하고, 자급자족이 안 되는 나라들은 외부로 눈을 돌리게 된다. 외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이점이 필요하다. 강대국이 되는 조건은 무엇인가?
외부로부터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있어야 하고, 쉽고 빠르게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지리적 조건도 충족되어야 한다. 이는 산악과 강과 바다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호주가 큰 대륙이자 나라임에도 대부분의 국토는 사막이다. 아직까지 최강대국이 되지 못한 이유다. 그럼에도 호주는 바다를 이용할 수가 있고, 또 떨어져 있어 외부로부터의 침임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그러한 지리적 이점이 앞으로 호주를 더 발전시킬 것이다. 호주와 같이 섬나라인 영국은 그러한 이점을 최대로 활용했던 나라다.
지금은 브렉시트로 인해 스코틀랜드가 독립한다고 하고 있으며, 아일랜드가 독립해서 바다로부터의 방어가 예전만큼 원활하지는 않지만...
반대로 바다와 닿아있지 않은 에티오피아같은 경우는 외부로 나아가기가 힘든 조건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에티오피아의 한계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나일강의 수원이기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터키와 이란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은 천연 요새라고 할 수 있는 지형조건도 갖추고 있지만, 자신들의 정치, 종교때문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처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고, 자신들 주변 국가들과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향후 세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즘 세계 정세를 보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특이하게 우주를 들고 있는데, 이는 상상이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노자가 말한 소국과민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 문명발달도 있지만, 이제 인간은 지구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화성을 비롯한 우주로 나아가려고 한다.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우주 개발이 자칫 지구에서 갈등을 더 일으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지구의 지리적 힘이 우주 공간의 점유와 이용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 적어도 인류가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주에 대한 전세계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리의 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러한 지리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생할이 달라질 수 있음을 더 생각하게 된다.
우주로 눈을 돌릴 때, 지구에서는 오히려 소국과민을 생각해봐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 즉 지구연방에, 각 지형에 따라 자치를 행사하는 형태로 지구인들이 생활하는 미래.
꿈이겠지만, 그렇게 나아가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