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쫌 아는 10대 - 세상의 가장 작은 것이 만들 가장 큰 세상 과학 쫌 아는 십대 6
장홍제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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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 쫌 아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과학책이다. 화학에 관한 책인데, 원소에 관해서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서 각 과목과 관련된 다른 책들을 학생들이 얼마나 읽을까 하는.

 

교과서는 기본을 가르쳐주는 책. 교과서만 공부한다는 것은 기초지식만 익히고 만다는 얘기인데, 우리나라는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거기에 더해서 참고서라고 해서 교과서 내용을 좀더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까지 달달 외운다. 그러고는 공부 끝.

 

더 나아가지 않는다. 교과서에서 원소를 설명한다면 원소에 관한 다른 책들을 읽고 정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한때 슬로리딩이라고 해서 한 학기 책 한 권 읽기라든지, 책 한 권으로 끝내기 등등의 교육방법도 있었지만...

 

책 한 권으로 끝내기라는 것은 교과서가 한 권이라는 뜻이지 달랑 한 권만 읽는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소설 한 편으로 한 학기 동안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들을 공부할 수 있다는 방법이었는데...

 

수많은 교과서를 통해서 얻는 지식이 교과서에만 국한되면 실력은 더이상 늘지 않는다. 교과서를 기본으로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지식의 범위를 깊게 하고 넓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공부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지금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과연 그럴 시간이 있을까?

 

성적순으로 주욱 줄을 세우는 이 나라에서. 수능 점수가 거의 평생을 따라다니는 이 나라에서. 그러므로 청소년을 위한 이런 쉬운 과학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정작 청소년들이 이 책을 얼마나 읽을까다.

 

화학을 어렵게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화학은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역사적으로, 또 동시대적으로 살피면서 알려주는 책인데, 학생들이 잘 읽지 않을 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 주기율표. 사실 주기율표를 외우기 싫어서 화학을 포기한 경우도 많은데, 왜 주기율표가 중요한지, 주기율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주기율표에 있는 원소들이 우리가 찾은 원소들의 전부이고 앞으로 더 찾으면 주기율표에 첨가된다는 것.

 

참으로 중요한 화학에서 사전 역할을 하는 것이 주기율표라는 것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러면서 흥미진진하게 원소들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 원소들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어떻게 발견이 되었는지, 현대 사회에서 어떤 쓰임새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화학에 흥미를 갖게 한다. 또 화학이 실험실에만 박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화학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사람들이 찾아낸 모든 원소가 주기율표에 있고, 이 주기율표는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 채워질 수 있음을,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이라고 한다는데, 이를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것도 우리의 과제임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학, 화학에 관심 없는 학생들에게는 화학도 참 매력적이고 쓸모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앞으로도 연구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원소 쫌 아는 10대에서 화학에 관심을 가지는 10로, 거기서 더 나아가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니까.

 

화학의 발달 역사에서 원소들이 지니는 장단점,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있는 책이기에 더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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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 우리가 오해한 ‘과학적 상상력’에 관한 아주 특별한 강의
이상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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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상상력이라고 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이나 아주 기발한 발상을 떠올린다. 그래서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상력이란 과연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엄밀한 체계를 추구하는 과학에서는 상상력이 필요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들 삶에도 필수적임을, 그리고 과학이나 예술에서 모두 상상력이 작동됨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무엇이냐 하면 수렴적 사고와 발산적 사고의 긴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내재적과 외재적이라는 말로 단순화시켜 설명할 수도 있는데, 기존의 지식에 정통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과학적 상상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혀 다른 틀을 가져야 기존의 틀을 대체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앞부분의 예로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든다. 우리는 천동설을 지동설로 바꾸어놓은 사람, 또는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알고 있는 사람인데,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기까지 그는 프톨레마우스의 천문학에 정통한, 그것도 당대에 가장 뛰어난 학자였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그가 기존의 천동설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은 기존 천문학에 정통했기 때문이다. 정통했기에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틀 내에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상상력은 갑자기 외부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적인 고민, 공부를 거듭한 결과에 이어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결부되었을 때 발휘되는 것이다. 그러니 상상력은 집요함, 정교함과 더불어 새로움이 합쳐져야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뒷부분은 상대성 이론을 들 수 있다. 뉴턴 역학을 대체하는 새로운 이론. 이렇게 이 책은 상상력을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뒷부분에 칙센트미하이의 이론을 빌려 상상력이 발휘되는 네 가지 조건을 이야기한다. 새겨들을 만하다.

 

비판적으로 읽고 이해한다. 이때 비판은 분석적 평가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내용과 연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247쪽)

 

집요하게 문제에 도전한다(249쪽)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견한 것이 한순간에 이루어진 일이 아님을, 정말로 집요하게 고민하고 정리하고 여러 시행착오에도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서 이루어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한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현상과 이론에 대한 지식에서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측면에 주목할 줄 알았던 것이라고 한다. (252쪽)

 

다양한 자원을 종합한다(254쪽)

 

이 네가지 조건에 대해 읽으면서 세종을 생각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게 되는 과정이 상상력의 이 네가지 조건과 어쩌면 이리도 잘 맞을 수 있는지... 그렇다. 세종이 한글을 어느 순간, 예전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까지 야담식으로 전해지던 볼일을 보던 중 문틀을 보고 생각해냈다는 그런 말처럼,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세종은 기존에 쓰인 문자인 한자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말과 그를 표현하는 문자에 대해서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분석적 사고를 하고, 삶과 연관지을 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언어에 대해서 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면서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 과정에서 홀로 하지 않고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한다. 집현전 학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왕세자와 왕자, 공주 그리고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미대사 등등... 또 중국의 학자 등 다양한 자원들을 종합하는 것이다.

 

그러니 세종은 상상력이 넘치는 천재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문자를 넘어서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내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이 책은 과학에서 말하는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문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적용할 수가 있다. 그만큼 상상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몇몇 문장들 속에서 우리 사회를 생각할 수 있다. 그 문장들을 보자.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검토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자신에게 유용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절하게 '변형'해서 가져다 쓰는 연구 태도가 필요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어렸을 때부터 다른 분야는 무시하고 수학이나 과학만 공부시키는 (물론 그것만 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 억지로 다른 분야의 공부를 강요해도 안 되겠지만) 영재교육이 바람직한가에 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200-201쪽)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지 않는 과학연구가 무가치하다는 말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과학연구는 '문명의 이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나 예술의 결과물이 그러하듯 인류의 지적·문화적 성취이기에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226쪽)

 

우리가 '탈추격형' 과학기술 개발, 즉 주어진 정답을 쫓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와 답을 동시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과학기술을 개발하려면,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성공적으로 실패하는' 방법을 먼저 익혀야 합니다. (269-270쪽)

 

영재교육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글과 과학연구가 꼭 실용적이어야 하나 하는 문제제기와 앞으로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과학기술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다른 존재와 함께 지내면서 자신과 다른 관점을 익히는 것, 그런 다름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이 꼭 실용적이지 않아도 예술처럼 자신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집요하게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 그래서 실패를 하더라도 패배자, 낙오자가 되지 않고,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것이 상상력을 살릴 수 있는 사회이지 않을까 싶다. 상상력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넘어선다는 것. 함께 하는 삶이 필요함을 이 책이 잘 말해주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일 것 같은 상상력이 사회적일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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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 그 생태와 문화의 역사
리처드 루트위치 지음, 윤철희 옮김 / 연암서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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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우리가 많이 먹는 음식을 제공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이 돼지에게 있다는 글을 읽고 돼지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기대에는 어긋난 책이다. 그냥 돼지의 생태와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돼지가 우리 인류와 꽤 오랫동안 함께 지내왔다는 것. 또 돼지의 몸과 인간의 몸이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 그래서 돼지를 가지고 실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 여기에 돼지가 생각보다는 똑똑하다는 것.

 

개가 할 수 있는 일은 돼지도 모두 할 수 있다는 것. 서커스 묘기부터, 양치기, 심지어는 애완동물로 키워지기까지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돼지가 청결한 동물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자주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 사람들이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서 그렇지 돼지는 개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이 배설할 공간을 정해 볼일을 본다고 하니.

 

하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어떻게 돼지를 통해서 우리 인류에게 감염병들이 전파되는가 하는 점들을, 즉 돼지의 질병도 좀 많이 다뤄주었으면 하는 거였는데. 그 점이 많이 아쉽다.

 

돼지는 앓지 않을지 몰라도 돼지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걸릴 수도 있는 질병도 꽤 많을 테고, 돼지의 피를 빤 모기가 사람을 물었을 때 감염되는 질병도 있을텐데... 여기에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특히 박쥐의 터전에 인간이 진출하면서 박쥐와 함께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박쥐에게서 인간으로는 질병이 직접 전파가 되기는 힘들어도, 박쥐에게서 돼지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전파되기는 무척 쉽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책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 돼지의 생태와 문화에 대해서 중요한 사항을 잘 정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를 음식을 제공하는 동물로만 보지 않게 하고 있고, 또 읽으면서 영화 [옥자]가 생각나기도 했으니... 영화 [옥자]에서 옥자는 살아남아 시골에서 소녀와 함께 잘 살고 있지만, 더불어 새끼 돼지도 한 마리 데리고 와 함께 살게 됐지만... 별 생각 없이 그 장면을 보았는데, 이 책의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했다.

 

대부분의 포유동물 및 다른 모든 가축과 달리, 암퇘지는 새끼들을 핥아서 물기를 닦아주지 않는다. 새끼돼지는 털가죽이 없어서 몸이 더 빨리 마르므로 어미돼지가 핥는 건 불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어미가 핥아주지 않기 때문에 어미와 새끼 사이의 유대감이 크게 형성되지 않고, 그래서 암퇘지가 다른 암퇘지가 낳은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일이 더 흔해지고 암퇘지는 다른 암퇘지가 낳은 새끼들을 기르는 걸 더 쉽게 받아들인다. (94-95쪽)

 

이렇게 돼지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그러나 간략하게 잘 알려주고 있다. 그냥 음식을 제공하는 동물로서의 돼지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동물로서 돼지를 인식하게 해주고 있다. 그러니 공장식 축산에 대해서 이 책에서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돼지도 생명체로서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변에서 돼지를 만나기는 힘들다. 가끔 텔레비전 뉴스에서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이야기로 접하거나, 구제역이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라는 질병으로 접하거나, 아니면 정육점에서 고기가 된 돼지를 만날 뿐인데...

 

예전에는 쉽게 접하는 것이 돼지였다는 것, 서민들에게는 특히 흔히 키울 수 있는 동물이었다는 것. 그래서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돼지 역시 생명체라는 것,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비록 우리가 살기 위해서 죽일 수밖에 없지만 그때까지는 생명체로서 존중해야 할 만큼은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덧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48쪽에... 돼지는 인간과 달리 아래턱을 위아래로만 움직일 수 있다. 엄니가 있는 탓에 턱을 수평적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돼지는 턱을 수직방향으로만 움직여 식사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 결과로 씹는 데에는 제약이 따랐고, 이런 제약은 지저분하게 먹는 결과로 이어졌다.

54쪽에는... 돼지의 턱은 1차원으로만 움직인다. 그 탓에 돼지는 지저분하게 먹을 수밖에 없다. 습기가 있는 먹이일 경우는 특히 그렇다. 돼지는 턱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 까닭에 먹이를 소량씩 즐길 수가 없다. 이게 입을 벌리고 먹는 성향과 결합하면서 볼썽사나운, 가관이라 할 식사시간이 펼쳐지는 것이다.

 

54쪽의 내용 중에 턱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없는'이 '위아래로만 움직일 수 있는'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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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배신 - 편리함은 어떻게 인류를 망가뜨리는가
바이바 크레건리드 지음, 고현석 옮김, 박한선 해제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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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티 응우옌 킴이 쓴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에 나오는 구절 때문에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그 책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제2의 흡연이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책 제목은 '의자의 배신'이다.

 

의자, 우리가 앉아 있는,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 아니던가. 그런데 의자가 배신을 한다는 것은 편리함보다는 위험을 준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물론 이 책 영어 제목인 'Primate Change'는 의자의 배신이 아니다. '영장류의 변화 또는 지극한 변화(455쪽)'라고 해석이 될 수 있지만, 무엇이 우리들 몸을 변화시켰는가 하면 그것은 바로 의자로 대변되는 우리들의 생활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 제목을 '의자의 배신'으로 한 것은 '영장류의 변화'나 '지극한 변화'보다는 훨씬 더 잘 이 책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 의자의 배신 그러면 왠지 읽고 싶어지지 않는가.

 

편하라고 있는 의자가 배신을 한다니, 그렇다면 결국 현대인의 편리한 생활이 우리 몸에 위해를 가한다는 뜻인데, 이 책은 거기서 더 나아간다. 현대만을 다루지 않는다. 인간 역사 전반을 다룬다. 인간 역사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 몸에 어떤 건강상의 위험이 닥쳤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이런 학문을 '진화 의학'이라고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구석기 시대, 수렵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인간들은 몸의 활동량이 적을 수가 없었다. 그런 시대에 맞게 인간 몸이 진화되었다고 한다. 진화란 몇백, 몇천, 몇만 년에 걸쳐 일어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보다 더 오랜 세월 우리 유전자 또는 우리 몸을 변화시킨다. 그러니 문명 생활을 하던 인간들이 겨우 몇만 년의 변화로 몸을 그에 맞게 변화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문명의 발달과 몸의 진화가 불일치하는 현상. 그래서 결국 우리 몸은 앓게 된다.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움직임이라고 한다. 움직임,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발을 움직여 돌아다니는 것. 걷기의 부족. 전체적인 활동량의 감소.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걷기라고 할 수 있다.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의도적으로 걷지 않으면 그나마 걸을 수 있는 시간도 없다.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고, 이동을 할 때는 차로 움직이고, 건물 내에서는 최소한의 이동 거리만이 존재할 뿐더러, 층을 옮길 때에는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로 움직이니 활동량이 너무도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이런 활동량을 채우기 위해 헬스클럽에 다니거나 요가와 같은 다른 운동을 돈을 들여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바로 걷기라고 한다. 그것도 조금 빠르게 걷는다면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점을 발부터 턱, 허리, 손까지 인류의 역사와 우리 몸이 지닌 구조, 그리고 현대로 올수록 겪게 되는 질병을 다루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여기에 친절하게도 어떻게 하면 우리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아주 간단한 방법도 제시해주고 있으니, 여러모로 참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항들을 몇 개 옮겨 적어 본다.

 

볼프의 법칙은 '뼈의 밀도는 이용하지 않으면 잃게 된다'는 것이며, 데이비스의 법칙은 연조직에서도 같은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현대적인 삶을 사는 우리에게 이두박근 위축 외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 준다. 이 법칙은 관절 가동 범위나 인대와 힘줄의 에너지 저장 능력도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87쪽)

 

한편 돼지나 닭에서는 새로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아주 작다. 하지만 이 작은 가능성도 수십억 번 겹치면 '어쩌면'이 '언젠가'로 바뀌어서 실제로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동물은 이렇게 집중적으로 키워지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보면 하나의 돌연변이인 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자유롭게 퍼져 나가는 유행병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148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래, 이렇게 우리는 언젠가 대유행이 될 감염병의 위험을 이미 알고 있었다. 경고도 나왔다. 그럼에도 우리들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 팬데믹이 일어난 코로나19를 보라.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들 생활방식이 초래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 점을 알고, 이에 대한 백신, 치료제도 중요하지만, 삶의 방식을 돌아보고, 우리들 생활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인간의 몸에 나쁘다. 오랜 시간 가만히 있으면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이는 대사 폐기물이 근육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일반적인 생각은 고관절 굴근이라는 근육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287쪽)

 

앉아서 일하는 45-64세 사람들이 은퇴 후 요양원에 들어갈 확률이 40퍼센트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나는 러닝 머신에서 걸으면서 아이패드를 보기 시작했다. (299쪽)

 

아이들을 더 자유롭게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교사들은 창의적이거나 혁신적이라고, 또는 순진하거나 관대하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앉아 있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299쪽)

 

이 부분, 아니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머리 속에서 떠오른 작품은 김기택의 [사무원]이란 시집이다. 이 시집은 현대인의 생활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의자에 앉아 종일, 아니 평생을 일만 하는 사람을 '사무원(김기택. 사무원. 창비. 2010년 초판 10쇄.19-21쪽)'이라고 하는데 김기택 시를 보면 그 점이 너무도 슬프게 잘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이런 사무원은 결국 '화석(같은 시집. 58-59쪽)'이 된다. 왜 그들은 새들보다도 땅을 적게 밟기 때문이다. 그만큼 걷지 않는다. '그는 새보다도 적게 땅을 밟는다(같은 시집. 75쪽)'

 

와! 역시 시인은 시인이다! 이렇게 진화 의학에서 각종 사례를 들어 말하는 것을 시인의 직관으로 표현하고 있다니... 김기택 시인의 [사무원]은 [의자의 배신]과 함께 꼭 읽어야 할 시집이다.

 

이렇게 우리는 사무원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학교에서 조용히 앉아 있기를 강요하지 않는가? 오죽하면 우리나라에서 수업 시간에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주는 벌이 교실 뒤에 서 있거나, 또는 복도에 나가게 하는 것이었겠는가.

 

앉아 있는 것은 모범생, 서 있는 것은 문제 학생이라는 이분법이 우리나라 교육에 너무도 오래동안 자리를 잡았고, 이것이 결국 우리들을 사무원처럼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현대인의 표상인 것처럼 여기게 하지 않았던가. 섬뜩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걷기는 언제나 그렇듯이 기적의 치료제이다. 걷기는 수백만 년 전 초원에서 살던 종들과 우리를 연결하는 일종의 고리이며, 인간의 모든 면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걷기는 전만으로 인해 허리에 부하가 걸리는 현상을 줄여 주며 디스크 건강을 증진시킨다. 이는 큰 의미를 지닌다. 디스크가 크고 건강할수록 골연관절을 더 잘 보호하기 때문이다. (399쪽)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병원 몇 개를 짓는 것보다 우리들 건강에 더 좋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어디 그런가? 우리나라 도시에 걸어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그런 직장을 얻기가 어디 쉬운가? 직장에 가기 위해서 걸어서 갈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겠지만, 적어도 하루에 두 번은 걸을 테니, 가까운 학교조차도 버스 정류장으로 한 정거장만 넘으면 버스를 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에서도 이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성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부분에서 지리산 자락에 있는 간디 학교가 생각났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 그런데 이 학교를 설립한 양희규에 의하면 기숙사는 학교에서 몇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지리산 자락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해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했는데, 이것과 더불어 건강 측면에서도 이는 너무도 훌륭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양희규, 꿈꾸는 간디학교 아이들.가야넷)

 

앞으로 몇십 년 안에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시대 이전의 두 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그로 인해 지구가 받을 영향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이미 그로 인해 단백질과 미네랄 농도가 떨어지고 있으며 탄수화물 범벅인 먹거리에 당과 녹말이 더 첨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인류세에 높아지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먹이사슬 밖으로 축출되고 있는 미량 영양소와 이를 갈망하는 인간의 식욕이 앞으로 비만을 얼마나 널리 퍼뜨릴지 궁금하다. (356쪽)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단순히 온실가스의 증가, 그래서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기후위기가 심각한 만큼 우리들 먹을거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우리에게 주지만,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그 많아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다른 영양소들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겉으로는 더 크고 색깔도 좋은 식물들, 열매들이 맺어지지만, 내용물은 점점 없어지는, 영양소가 훨씬 줄어들어 우리들로 하여금 더 많이 먹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거야 원.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기후위기와 더불어 식량을 통한 우리들의 건강까지도 위협하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경각심을 지녀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들 삶이 지속될 수가 없다.

 

과학기술, 의학기술의 힘으로 지속되더라도 건강하지 않은, 병원의 삶, 요양원의 삶, 즉 연명하는 삶밖에는 안 될 수가 있다. 그러니 우리 생활방식을 다시 검토하자. 아니, 나부터 내 생활방식을 검토하고 바꾸려고 노력해야겠다.

 

가능하면 걷고, 걸어야겠다. 의자나 소파에 몸을 온종일 맡기는 일을 삼가야겠다. 무엇보다도 내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이런 책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적어도 교육 현장에서는. 에고, 책을 많이 읽으리고 그렇게 강요하는 교육 관료들, 정작 본인들은 이런 책을 읽는지 모르겠다. 너무도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교육 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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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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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이 쓴 책 '랩걸'을 읽다가 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단 생각을 했다. 화학이 우리들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화학에 대해서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들 삶은 화학으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가 입는 것, 먹는 것, 자는 것 등등 화학이 아닌 것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학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수포자(수학포기자)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는 과학을 포기했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 수포자는 결국 과포자이고, 그래서 과학은 우리들 삶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학이 우리들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우리들 삶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과학에서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학교 교육을 받을수록 몇몇을 제외하고는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살게 되는데...

 

담을 쌓는다고 과학이 우리 삶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하루 생활을 이렇게 화학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니... 경이로운 책이다. 그리고 과학에 관심을, 특히 화학에 관심을 갖게 한다.

 

유튜브로 화학을 알리는 일을 한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의 화학자 마이 티 응우엔 킴의 책이 쓴 이 책은 화학이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과학 스피릿을 널리 퍼트리는 것이 나의 진짜 미션이다. (294쪽) ... 나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과학 스피릿이라는 단어를 썼다.

첫째, 세계를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둘째, 사물 내부의 아름다움을 알아본다. 셋째, 무작위 대조 시험을 기뻐한다. 넷째, 충족되지 않는 호기심 갈증을 느낀다. 다섯째, 복합성을 기뻐하고 단순한 대답을 거부한다. 여섯째, 숫자와 사실을 사랑한다. (295-296쪽)

 

이게 어디 과학자만이 지녀할 자세일까?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자세 아닌가. 그러므로 이런 과학 스피릿은 우리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 점을 자신이 하루 동안 만나게 되는 화학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렇게 만나는 화학 중에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었던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한다는 문제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쓰는 것에 대해선 환경단체들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수돗물에 일률적으로 불소를 첨가한다는 것을 반대했는데... 화학자가 본 불소에 대한 생각은 바로 이렇다.

 

치약의 불화물 함유량은 철저히 통제되어, 효력을 내되 안전한 농도에 맞춰진다. ... 단, 수돗물에 이 정도의 농도로 불화물이 들어 있으면 위험하다. 명심하자. 농도는 언제나 맥락을 봐야 한다. 양치질의 경우 입안에 한정되고, 치약의 양을 조절할 수 있으며, 대부분 다시 뱉어낸다. (63쪽)

 

수돗물은 그렇지 않다. 치약보다 낮은 함유량을 넣어도 농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러니 수돗물에 불화물을 넣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지자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논쟁이 일었을 때 우리나라 화학자들이 어떤 논리를 제공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마이의 이 주장도 검증할 필요가 있지만. 마이 자신의 주장에 의하면 말이다.

 

여기에 놀랄 만한 이야기를 읽고, 처음 듣는 말은 아니지만,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제2의 흡연이다'라는 말(83쪽)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한다.

 

오래 앉아 있는 건 운동을 하지 않는 수동적 행위일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치는 적극적 행위이기도 하다. (83쪽)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체육 시간을 대폭 늘리지 않았던가. 체육 활동을 주당 4시간 이상은 하라고 하는데... 이것이 너무도 당연함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알게 됐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권장하고 있나? 코로나19로 쉬는 시간마저 없앤 학교가 많지 않은가. 하루 5-6시간을 꼼짝않고 의자에 앉아 있으라고 강요하는 학교라니... 이 책을 읽으니 이건 정말 문제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운동량, 한번 진지하게 연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단지 학생만이 아니다. 사무원들도 그렇다. 직장인들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운동할 시간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화학이야기에서 이렇게 운동까지 나아갈 수 있다니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 든다.

 

또 이건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반려 동물과 지내지 않아서 무관심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개나 고양이에게 초콜릿을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 초콜릿에 들어 있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을 개나 고양이는 분해하기가 많이 힘들다는 것.

 

개에게는 초콜릿이 아주 위험하다. 테오브로민을 매우 느리게 분해하기 때문에, 아주 소량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 몸은 독성이 있는 각성 물질을 무해한 다른 분자로 재빨리 바꾸지만, 개의 테오브로민 화학은 그렇게 민첩하지 못해서 분자가 체내에 쌓인다. ... 고양이에게도 똑같이 위험하다. (237쪽)

 

반려 동물과 살면서 그들을 우리 처지에서만 판단하고 대우하면 안 된다는 것을 화학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화학은 우리들 삶과 밀접하다.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새상은 온통 화학이야]다. 화학 아닌 것이 없다. 하긴 우리 몸 자체도 화학이니... 하여 화학은 내 삶을 위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알아야 한다고, 그게 우리 삶을 더욱 잘살게 해준다고 마이는 말하고 있다. 유튜브는 보지 않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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