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중국사 1 - 중국 고대부터 전한시대까지 이야기 역사 11
김희영 지음 / 청아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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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 역사에 대해서 처음부터 개괄적으로 훑어보기로 했다. 어려운 전문서적을 읽기는 힘들다고 생각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기로 했다.


사실 역사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으려면 문화사보다는 정치사를 읽는 편이 좋다. 숱한 인물들이 갈등하고 해결이 되는 과정을 읽는 일은 소설을 읽는 일만큼이나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 중국사 책은 문화, 경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주로 정치를 다루고, 정치 사상을 깊게 다루기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기에 중국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훑는데는 적격인 책이다.


그동안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내용들이 있어 개정이 되어야 할 내용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정치적으로 일어났던 사실들은 바뀌는 경우가 별로 없고, 그 사실에 대한 해석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일어난 일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세세한 내용은 이 책을 읽은 다음에 채워넣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는데, 중국 고대 역사에서 요 임금, 순 임금까지는 신화와 혼동이 되어 있으니, 많이 들어본 일화들이 이 책에도 많이 실려 있다.


그동안 알고 있었거나, 잊혀졌던 일들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리게 된다. 요-순 시대를 지나 이제 하나라, 은나라 일이 서술되고 있다.


물길을 잡은 우 임금 이야기, 폭군의 대명사가 된 걸, 주 임금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멸망으로 이끌었던 미녀, 경국지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말희, 달기 이야기...


그 다음은 주나라다. 문왕과 무왕은 우리나라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추종했던 인물이고, 이 주나라의 법도를 따르려고 했던 공자가 다음 시대에 나오게 되니, 주나라 이야기에 이어, 춘추전국시대 이야기가 이어진다.


수많은 고사성어를 만들어낸 춘추전국시대. 그리고 제자백가로 중국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이 때 활동했음을... 공자, 맹자, 순자를 비롯한 유가와 노자와 장자를 일컫는 도가, 한비자 중심의 법가, 묵자의 겸양가 등등.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중국의 혼란을 끝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전쟁을 종식시킨 왕. 그것이 중국 역사에서 진시황이 차지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통일왕조가 중국에 들어서게 된다. 진나라가 망한 뒤 잠시 전쟁이 있었지만 한나라로 통일이 되고, 한나라부터 중국의 지배 이념으로 유교가 자리잡게 된다.


유교가 자리잡는 과정은 법만으로는 통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최소한에 그치고 사람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법으로만 다스리려고 하면 사람들은 안정을 누릴 수가 없다.


법가에 해당하는 법을 최우선시하던 상앙을 보더라도 그렇다. 자신이 만든 법에 걸려 죽음에 이르게 되는 사람. 그리고 그런 법가를 우대했던 진나라는 오래도록 왕조을 유지할 수 없었다. 천하를 통일하는 데는 일사불란한 행동을 요구하는 법가가 필요할지 몰라도, 왕조를 유지하는데는 법가보다는 유가가 더 효율적임을 중국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타산지석이라고... 아니면 반면교사라고, 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통일을 이룩한 진나라와 한나라 이야기에서 정치행태에 대해서 배워야 한다. 이것이 역사를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1권에서는 이렇게 법가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정치가는 반대되는 편에 선 사람이라도 필요하고 능력이 있으면 등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제나라 환공과 관중이다. 관중은 환공을 죽이려 했던 인물. 그러나 환공은 관중을 등용함으로써 춘추시대에 패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시대의 필요를 읽는 눈, 그리고 사람을 보는 눈. 정치란 결국 법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는가.


더불어 주변 인물들, 특히 가족 및 친인척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점. 이것이야 말로 역사를 통해서 계속 경계되어왔던 사실 아니던가.


춘추전국시대도, 진나라, 한나라 역시 부패하면서 발흥하는 친인척 세력들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1권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고대부터 한나라 전기, 즉 왕망에 의해서 신나라가 세워지는 15년, 그리고 다시 한나라가 세워지는 때까지가 서술된다.


중국 역사의 초창기, 현대 중국의 토대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권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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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람 이야기 -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슈퍼 차이니즈와 만나고 거래하는 법
김기동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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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명하고 쉽게 쓰였다. 읽기가 편하다. 그만큼 중국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쉽다. 중국 사람이 지닌 행동 특성을 잘 알려주고 있기에, 중국 사람과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읽으면서 중국은 용광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이든 녹여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용광로.


용광로는 가리지 않는다. 자신에게 들어온 물질을 녹여낸다. 녹여내서 하나로 합친다. 그리고 다른 물건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 중국이 그래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는 필요하다면 어떤 문화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한다. 실용성. 극도의 실용성. 이것이 바로 중국 사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한다.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같은 행동을 하겠지라는 추측을 하지 말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 다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 무엇이든 잘 녹여서 자신들에 맞는 물건을 만들어 내면 된다는 실용성. 그것이 바로 중국 사람이라고 한다.


이 실용성이 잘 발휘되는 분야가 바로 '돈'과 관련된 분야다. 그들은 돈을 번다는 말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고 한다. 공부의 목적도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하고, 자식들에게도 몇 위안이라는 별칭을 붙일 정도라고 한다. 

(한 자녀만 낳아야 하는 정책을 펼치던 당시 중국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 자신들의 대책을 마련했는데, 그것이 바로 벌금을 내고 자식을 호적에 올리는 방법... 벌금의 액수를 자식에게 붙여 몇 위안이라고 했다고 하니, 이들이 돈에 대해 지니고 있는 태도는 우리의 상상을 불허한다)


또한 직장도 돈을 벌기 위해서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철저하게 계산해서 행동한다고...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중국에 만연한 뇌물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공무원은 이 뇌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 시진핑이 부패척결 운동을 벌였는데, 얼마나 성공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건 가격도 마찬가지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다. 우선 높게 부른다. 그 다음에는 흥정이 이루어진다. (이런 과정을 우리는 깎는다고 표현한다면 중국 사람들은 가격을 부러뜨린다고 한다고 한다. 우리가 조금 깎는 것에 그친다면, 중국 사람들은 절반까지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하니...) 


그들은 흥정이라는 말보다는 토론이라는 말을 더 잘 쓴다고 하고, 그런 토론을 통해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적정한 가격을 결정한다고 한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이들에게는 '꽌시'라고 하는 관계에서는 돈보다 사람이 우선 하기도 한다고 한다. 자식들까지 책임져주는 단계까지 나아간다고 하니, 이 '꽌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꽌시'를 맺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그냥 아는 사이일 뿐에 불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꽌시'를 잘 알아야 중국 사람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하는데, '꽌시'가 맺어지지 않은 사이에서는 철저한 이익이 기준이 된다고 하니... 명심할 일이다.


다문화 학교가 늘고 있고, 그 중에 중국계 학생들이 많은 학교들이 있는데, 이 학교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기존에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대로 하면 잘못될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 여기에 중국에서는 '돈'을 중시하고 '꽌시'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는 바로 '속인다'는 말로 그 연결관계를 생각할 수 있겠다.


중국인들은 잘 속인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가짜의 나라, 짝퉁의 나라라는 말까지 쓰겠는가.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들에게는 가짜, 짝퉁은 생활일 뿐이다. 그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자신이 속지 않으면 된다고, 어릴 적 교육이 속지 마라라고 하니, 속았다고 화를 내면 그는 자신이 무능하다는 점을 보여줄 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와 다른 사고방식이다. 오죽하면 술집에 들어갈 때도 술은 자신들이 가지고 들어간다고 하겠는가. 음식만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 술집에서 파는 술이 가짜일지 모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일어난다. 그들에게는 가짜는 생활이기에 가짜에 속지 않는 자신들의 생활방식을 지니고 살아간다고 한다.


여기에 물건은 돈 값을 한다고 돈이 많으면 비싼 정품을 사고, 돈이 없으면 그와 비슷한 짝퉁을 사서 자연스럽게 쓴다고 하니.. 그들에게 짝퉁을 쓴다는 행위가 법을 어기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 맞게 소비하는 실용성일 뿐이다.   


이렇게 우리 생각과는 다른 중국 사람들의 특징이 나타나 있다. 여기에 그들은 종교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이라고 하고, 공자, 노자, 석가를 한 자리에 모시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경제, 정치, 문화,종교든 어떤 분야에서든 실용이라는 용광로에 다른 것들을 집어넣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이 우리나라 이웃임은 변치 않을테니, 이렇게 중국 사람들이 지닌 특성들을 알고 그들과 어울린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면 되었지, 결코 손해는 나지 않을테니...


쉽고 간명하게 중국 사람이 지닌 특성을 알려주는 이 책, 중국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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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연대기 - 우주 사용 설명서
프레드 왓슨 지음, 조성일 옮김 / 시간여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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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광활한 공간. 상상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해도 우주 끝까지 가지도 못한다. 그만큼 우주는 넓다. 어느 정도 넓은지 생각을 할 수 없는. 우주에 끝이 있냐 없냐로 논쟁하던 때도 있었으니...


대략 지금 우주 나이는 138억 년이라고 하는데, 지구에 인간이 출현해서 살아온 기간이 1억 년이 안 되니(천만 년도 안 되지 않나, 인류의 역사는), 우주 역사를 가늠하기도 힘들다.


평생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지금, 지구 밖으로 거의 무한히 펼쳐지는 우주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준다.


그래서 우주는 우리에게 상상력을 불어일으키고, 우리들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하던 때, 별자리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던 시절... 이제는 우주선을 쏘아 더 먼 곳으로 가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소설에서 묘사하는 세상과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


우리는 여전히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우주여행이랍시고 우주정거장에서 며칠 머물다 오는 일이 전부. 


화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영화도 있지만, 정작 화성에 가지는 못하고 있는 현실. 이런 현실에서도 우리는 우주를 상상하는 일, 지구 밖으로 나가 우주를 탐험하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먼 곳을 보아버렸는데, 어찌 이곳에만 안주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우주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려고 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구와 우주라고 해서, 지구에서 바라본 우주, 또는 그동안 연구한 우주에 대한 탐험들을 알려주고 있고, 행성 탐험이라고 해서 지구 밖으로 나가는 인류의 모습, 마지막으로는 우주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우주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알려주고 있다.


읽으면서 결코 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천문학자인 저자에게는 당연한 용어, 당연한 사실, 당연한 연구들일지 몰라도 일반인인 내게는 어려운 용어, 낯선 개념들, 모르는 지식들이 만연했다.


좀더 쉽게, 어쩌면 그래서 칼 세이건이 대단하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풀어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번역의 문제일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우주 자체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밝혀진 부분도 있고, 여전히 암흑물질처럼 미지의 존재로 남은 부분도 있으며, 무엇 하나로 정리하기 힘들어 논쟁 중인 문제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방대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어찌 간단하고 쉬울 수 있겠는가.


다만, 이 책은 전문 학술서가 아니니, 우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또 천문학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들이 있다. 과연 우리가 다른 행성을 인간들이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만들려고 하는 일이 바람직할까?


과거 '식민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런 일들에 대해서 가타부타 하기 전에 우선 미생물, 바이러스 등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책에 '우주에 강한 미생물이 삶에 대한 결정적 열망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는 다른 예들이 있었다'(143쪽)는 말이 나온다. 우주선에서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나온 미생물이든, 또는 우주 공간에서 우주 비행사들에 의해 나왔든, 그 이전부터 있었든 미생물들이 우주로 나갔다가 돌아왔는데 생존해 있었다는 사실.


'지구 미생물이 다른 천체로 운반되는 두 가지 다른 상황과 외계 생물체가 지구로 다시 이동하는 것은 태양계 탐사 분야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것들은 각각 '전방 오염'과 '후방 오염'이라고 불리며, 그런데도 우주 미션을 계획할 때마다 주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상력이 부족한 용어이다.'(146쪽) 


우주에 나가기 전에 이 점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우주 탐사는 필요하고 좋지만 우주 식민지 개척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 여기에 우주에서 다른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도 보여주고 있는데...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문제들과 더불어 우주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우주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정리를 해주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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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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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요즘 시류와는 맞지 않는 책일지도 모른다. 디지털 시대, 스마트 시대에 그것을 잠시 멈추라니... 예전에 (지금은 잘 읽지 않게 된 책이지만,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이 있었다.


우리는 쉴 새 없이 달리기만 하는데, 이렇게 하다가 어느 순간 지쳐 나가떨어지게 된다. 영어 표현으로 번아웃이라고 하고, 소진되었다는 말로도 표현하는 상태에 도달한다. 이때 멈춰야 한다. 멈추고 쉴 수 있어야 한다. 몸을, 마음을 심심하게 해야 한다.


심심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무언가를 찾기 시작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멈추었다가 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예전과는 다른 자신으로.


디지털 시대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어나서 잘 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 밥 먹을 때도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고, 식사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도무지 자기 시간이 없다. 자기 시간에 시도때도 없이 스마트폰이 침범해 들어온다. 멈출 수가 없는, 늘 달리고 있는 상태. 이것이 바로 스마트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다.


그런데 이것이 좋기만 할까?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을까? 곰곰 생각해 보면 자신의 의지보다는 주어진 무언가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일도 어찌보면 조종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내가 접속한 상태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에게 그와 비슷한 상품, 사이트들을 알려주는 스마트 시대. 빅브라더를 비판하고, 그런 시대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구글이나 애플과 비슷한 빅브라더를 만들어내고, 빅브라더 품으로 들어가 버린 상태는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스마트폰 금단 현상...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그들은 참지 못한다. 그들에게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들은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보다는 몸 속에 내장된 스마트폰 시대가 더 좋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시대, 최첨단  전자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저자는 이와 반대로 스마트폰 없이 살아보기를 권유하고 있다. 자신이 한 경험에 비추어.


그는 스마트폰과 함께 하던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어느날 결심을 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보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먼저 사진 찍기를 줄이기로 한다. 제주도에 여행가서 하루에 딱 3번만 사진을 찍기로 한다. 보통 우리는 음식점에 가서도 요리가 나오면 사진부터 찍지 않는가. 저자 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기기를 자주 사용했는데, 사진에서 먼저 시작한다.


여행의 기억을 잃지 않을까, 남는 것은 사진뿐이야 라고 하는데, 정말 아무 것도 남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하지만, 사진을 찍지 않는 순간부터 저자는 다른 세계로 들어갔음을 알게 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여행에서 관찰을 더 많이 하게 되며, 천천히 여행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음악을 멈추기 시작하자 자신의 뇌에서 음악이 재생되는 경험을 한다. 주변 소리와 어울어진, 이어폰으로 다른 소리들을 가리지 않는 조화를 이룬 음악을...


사진, 음악에 이어서 구글링, 커뮤니티를 줄이고, 식탁에서 스마트폰을 하지 않기로 한다. 이런 활동을 한 다음부터 그에게는 집중력 늘고, 기억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상황을 더 잘 기억하게 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게 된다.


그런 다음에 전시회에 가더라도 사진보다는 그림을 그렸더니, 작품을 더 잘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저자는 디지털을 잠시 멈추는 활동을 한 자신의 경험을 남에게도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우리가 디지털로 만나는 세계가 전부는 아니라고, 오히려 디지털을 멈추었을 때 더 나은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고.


청소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시대에, 저자는 스마트폰을 없애라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잠시 멈출 수 있어야 함을, 생활에서 디지털을 멈추는 시간을 지니라고 이야기할 뿐이다.


디지털 세상이 되더라도 사람은 아날로그 모습을 완전히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끔은 디지털을 멈추는 생활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에서 디지털, 디지털 하면서 교육을 하지 않아도 이미 미래세대들은 태생적으로 디지털과 친숙하다. 그러면 교육에서 필요한 일은, 디지털 교육이 아니라 아날로그 교육이 아닐까 한다. 


저자처럼 디지털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그런 생활을 할 수 있는 교육, 그것을 학교가 아니면 어디에서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 이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디지털, 잠시 멈춤] 이 책을 통해 디지털로 이루어진 이 세상에서 오히려 아날로그가 더 핅요함을, 그리고 디지털을 멈출 수 있는 생활을 할 때 우리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도때도 없이 우리 삶으로 들어오는 디지털 신호들로 인해 우리 뇌가 얼마나 피곤한지... 디지털을 잠시 멈추면 우리 뇌도 그런 피로를 씻고 더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음을...


저자가 한 것처럼 디지털을 잠시 멈추는 생활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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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언어
장한업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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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책이다. 무심코 사용하는 말이 차별을 만들어낼 때가 있다. 그래서 말이 칼이 되기도 한다.


조심해야 하는데, 어릴 때부터 몸에 익은 말들이 쉽게 떨어져 나가지는 않는다.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그 말은 밖으로 나가버리고 만다.


이 책에서는 그런 말들을 다뤄주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말들이 차별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라는 말이다. '우리'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쓰는가? 하다못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까지 하니, '우리'란 말은 의식 깊은 곳에 박혀 있어서 빼내기가 힘들다.


그런데 우리라는 말이 배타적일 수 있다는 사실. 우리는 우리 안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동질감을 느끼지만, 우리 밖에 있는 사람들을 밀어내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단순한 언어 속에서 느끼게 된다.


우리가 울타리를 의미한다면 포함과 배제를 하는 말인데, 포함되는 존재들 말고는 배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울타리다. 그러니 우리라는 말에는 배제가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배제된 존재들에 대해서 우리 안에 있는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다르게 대우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국민'이라는 말도 여기에 해당한다. 국민이라는 말이 무슨 문제일까 싶지만 '국민 배우, 국민 여동생' 등등 이런 말은 국가주의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한다. 국민이라는 말도 우리란 말처럼 어쩌면 경계를 긋는 그런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고. 국민보다는 시민이라는 말을 먼저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단일민족이라는 말이야 많은 저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항이니 더 긴말이 필요없지만, 얼핏 좋은 의미로 들리는 다문화교육이라는 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다문화라는 말을 쓰면서 한국문화는 다문화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다문화교육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더불어 한국 문화도 포함되어 교육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지... 다문화교육이라고 하면서 외국의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그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지는 않았는지... 차라리 국제이해교육이라고 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여기에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스파게티와 쌀국수'다. 왜 이탈리아 국수는 스팍게티라고 그 나라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베트남 국수인 퍼는 '퍼'라는 말을 쓰지 않고 '쌀국수'라고 하는지 생각해 보라는 말.


그래, 왜 그러지... 여기에 문화적인 또는 나라에 따른 차별이 은연중에 반영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이렇게 많은 면에서 잠재되어 있는 차별의식을 드러내주고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쓰는 말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칼이 될 수도 있음을...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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