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이름으로
이인휘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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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고 앞만 보고 달려와서 이제는 꽤 앞에 왔으리라고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뿔싸, 바로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낭패감.

 

온몸에 힘이 죽 빠지고, 도대체 지금까지 뭔 짓을 한 것일까 하는 자괴감마저 들고, 역사는 발전한다더니 그건 책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구나 하는 처참함마저 들게 된다.

 

87민주화 운동이 30년이 지났고, 민주정권도 탄생시켰었는데, 도대체 민중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민주노조가 만들어진 지도 꽤 되었고, 노동운동이 힘을 발휘하던 때도 있었는데, 과연 노동자들의 생활이 나아졌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지 50년이 되어 간다. 강산이 다섯 번 바뀌는 세월이 흐른 것. 전태일 열사의 분신에 이어 수많은 열사들이 따랐다.

 

열사들... 너무도 슬픈 이름 아닌가. 자신의 몸을 불사를 수밖에 없었던, 가진 무기라고는 자기 몸밖에 없었던, 그래서 가장 소중한 자기 생명을 내던져야 했던 이들. 그들을 가리키는 이름 열사. 그런 열사들.

 

열사들이 많았다는 것이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에서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슬픈 우리 현실을, 각박했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죽음으로밖에는 저항할 수 없었던 그런 열사들을 가진 나라. 그 열사들로 인해 지금 우리가 있게 되었는데, 열사들이 그토록 원했던 사회를 우리가 만들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금 현실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소설이 의미가 있다. 평전소설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달고 있는, 사실이지만 허구인 그런 평전이자 소설이다.

 

현대자동차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분신한 양봉수 열사를 중심에 두고 몇몇 허구적인 인물이 나와 당시 현실과 노동운동, 그리고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활까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광주'다. 이름이 기막히지 않은가. 양봉수 열사 평전소설을 쓰면서 전체적인 서술자 이름을 광주로 하다니. 광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이름. 여전히 진행 중인 민주화 운동을 이르는 이름으로 이보다 좋은 이름이 어디 있는가.

 

광주... 많은 탄압을 받고 힘들게 힘들게 지금까지 왔지만, 여전히 광주는 진행형이니, 그 아들 이름이 '개벽'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농성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나라 70년대를 전태일 열사가 열었다면, 80년대는 광주가 열었으며 87년 민주화운동 이후에 봇물 터지듯 나온 노동자 대투쟁, 민주노조 건설 운동 등은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이 꿈꾼 것은 노동자만의 세상이 아니라 바로 사람이 사람으로 대우받고 사는 사회였다. 사람이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회, 그런 사회는 당연히 노동자를 사람으로 인정한다. 사람으로 인정하면 그에 합당한 권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기계 취급을 받았던 노동자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통해 이 소설은 너무도 그것을 잘 보여준다. 그들이 기계가 아니라 사람임을 인정받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는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 겨우 인간 대접을 받았더니, 외환위기로 인해 다시 인간 이하의 처지로 전락해 가는 과정이...

 

양봉수 열사와 같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얻었던 노동자 권리들이 하나하나 다시 사라져 가고,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가는 현실이 이 평전소설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는 개벽을 꿈꾸지만 그 개벽은 오지 않았다. 오히려 개벽을 꿈꾸는 사람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 평전소설은 노동운동을 낭만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들이 절대적으로 옳았다고도 하지 않는다. 노조집행부의 무능, 변절, 자기 이익을 위한 행동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원이라고 해서 모두 동지애로 묶여 있다고도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노동자들, 고뇌하는 노동자들,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동료들 곁을 떠나야 하는 노동자들, 그런 노동자들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챙기는 노조 간부들, 이를 더욱 활용해 노조를 와해시키는 자본, 공권력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정형화된 인물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또 겪게 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노동운동이 이렇게 굴러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비정규직이 너무도 많아진 현실에 처해 있다.

 

아버지들은 그래도 정규직 노동자로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파업 투쟁을 통해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면 아들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하루하루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지내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사회 민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렸다고 생각했던 아버지들이 어느날 눈을 뜨고 주위를 보니 이런 제자리다. 아니 더 뒤로 가 버린 자신들, 자기 자식들을 보게 된다.

 

이게 뭔가?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됐는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이 평전소설은 광주를 통해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고 양봉수 열사 평전소설이라고 하지만 과거 인물에 대해 소개만 하는 책은 아니다. 바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이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 서술자가 '광주'이고 그 아들이 '개벽'이듯이 광주는 아직도 개벽을 기다리며 진행 중임을 명심하게 한다.

 

읽으면서 슬프고 화나고, 지난 몇 십 년이 머리 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도 했던 그런 평전소설... 과거를 떠올리며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평전소설이다.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주었다. 오래 전에 받았는데.. 이제야 읽었다. 읽으려고 책을 집었다 다시 놓았다를 반복했다. 노동 열사에 관한 책, 마음이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읽어야 한다. 마음이 불편해야 한다. 그 불편함이 사라지는 때, 그 때가 바로 열사들이 꿈꾸던 것이 실현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읽으며 아직은 마음이 불편했다. '개벽'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개벽'이 높다란 고공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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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변화한다 -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지음, 문현선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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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중국 작가로는 모옌과 위화가 있다. 둘은 다섯 살 차이다. 다섯 살 차이라 함은 동년배라 할 수 있단 얘기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작가인데 작품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영 다르다.

 

모옌이 1955년생, 위화가 1960년생. 이들은 중국을 공산당이 장악한 다음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항일전쟁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기를 겪었다. 그런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위화가 자기 수필집인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에서 중국 현대사를 겪으면서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면, 모옌은 이 책 "모두 변화한다"에서 자신이 겪은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위화는 주로 문화대혁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위화에게는 문화대혁명이 성장함에 있어서 큰 충격으로 다가왔나 보다. 소설 '형제'를 보아도 문화대혁명기의 비극과 개혁개방기의 성장이 함께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 중국 현대사를 힘겹게 겪어 나왔다는 생각이 드는데...

 

위화보다 다섯 살이 더 많은 모옌 역시 위화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기에 비슷한 경험을 했을텐데, 이 수필집의 분위기는 너무도 다르다.

 

이미 지나간 일을 회상하는 듯한 과거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지기도 하고,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심한 갈등을 겪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개인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지 않았을 리는 없지만 말이다.

 

차이가 모옌은 교육을 덜 받고 군인으로 입대해 생활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당시 중국에서 군인은 당원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인정받는 계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목화가공 공장에서 군인이 된 모옌은 문학에 대한 꿈을 잊지 않고 결국 소설가가 된다. 그가 소설가가 되어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중국이 변해온 모습을 글로 담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인데...

 

이 책은 수필로 읽어야 하지만 읽다보면 이상하게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줄거리가 있고, 사건이 있고, 무엇보다 뚜렷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모옌이 다녔던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 동창. 루원리와 허즈우, 그리고 교사들 몇몇과 모옌. 이들의 삶을 통해 중국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문화대혁명기는 살짝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수많은 사람이 수없이 고통을 당했던 문화대혁명에 대해서 모옌은 빗겨가고 있다. 그 다음 개혁개방기에 대해서 많이 언급하고 있다.

 

국가, 지방, 인민 소유에서 개인 소유로 바뀌어 가는 과정,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허즈우가 돈을 벌게 되는 과정과 결혼 그리고 자식들 이야기, 루원리의 가정사와 개인적인 아픔이 시대의 변화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세 동창의 삶을 통해 중국 현대사를 살짝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책인데, 다른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가 초등학교 때는 어떠했고, 청년기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이 더 좋게 다가오는 책이다.

 

모옌, 잘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오래 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어 '공리'란 여배우를 세계적인 여배우로 만들어낸 "붉은 수수밭"이란 영화를 떠올리면 된다. 그 영화의 원작이 되는 "홍까오량 가족"을 쓴 사람이 바로 모옌이니까.

 

여기엔 그 영화 "붉은 수수밭"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영화 촬영을 모옌의 고향에서 했다고 하고, 또 폭파되는 차가 이 책에 계속 나오는 '가즈51'이라는 차라고 하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모옌이라는 작가의 사적인 삶과 중국이 겪어온 역사를 함께 알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과거를 따뜻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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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1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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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8 12: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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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이동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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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즐거움 속에 아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알고 있던 것에 무엇 하나를 더하는 느낌. 그래서 작가나 작품을 좀더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단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명작과 관련된 사랑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음악, 미술, 문학 분야의 대가들과 그에 얽힌 사랑. 사랑은 우리 인간들이 벗어날 수 없는, 마치 공기와 같은 존재 아니던가.

 

그런 사랑이 대가들도 피해가지 않는다. 사랑에 습격을 당한 대가들, 그들이 겪은 마음의 풍랑이 어떻게 작품과 연결이 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굳이 알지 않아도 작품을 느끼는데 지장이 없지만, 알고 나면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사랑이 작가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런 사랑으로 어떤 작품이 탄생하는지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세 분야로 나누어 서술되어 있는데, 각 부분의 제목이 참 멋지다.

 

1부는 '선율 따라 사랑은 흐르고'다. 음악가들이 겪었던 사랑에 대해서, 사랑과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특히 음악가들은 자신의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사랑과 작품이 잘 대응하고 있다.

 

우리가 잘알고 있는 음악가 5명이 나오는데 그들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쇤베르크'가 주인공이다.

 

음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 다섯 사람이 어떤 사랑을 했는지, 어떻게 그 사랑이 작품으로 나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랑처럼 달콤한 독은 없다고 하는데, 독도 잘만 쓰면 약이 된다고, 이들은 이런 사랑이라는 독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사람이라 할 수 있다.

 

2부는 '그대라는 이름을 화폭에 담다'다. 역시 다섯 명의 화가가 나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벤스, 피카소'

 

사랑이 화가에게 영감을 주고, 사랑이 작품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화가에게는 많다. 특히 자신이사랑했던 사람을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으니, 이들은 사랑을 통해 죽지 않는 삶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 독이 영원한 삶을 만들어주었다고나 할까? 특히 이 책에서 피카소는 사랑하는 사람에 따라 자신의 화풍이 변했다고도 하니 사랑이 예술로 변한 경우라 할 수 있다.

 

3부는 '그대 나의 소설이어라'다. 등장하는 사람은 다섯이지만, 장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브론테 자매 셋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브론테 자매 셋, 생텍쥐페리, 헤밍웨이' 이렇게 다섯 명이 등장한다.

 

브론테 자매 중에 샬럿과 에밀리는 '제인에어'와 '폭풍의 언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앤'은 들어본 적은 있지만 늘 기억에서 사라졌는데... 이 불행한 자매들이 자신들이 겪는 불행을 소설로 승화시켜냈다는 점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가장 오래 산 샬롯이 겨우 40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하니, 에밀리와 앤은 이십 대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참으로 불행한 가족사인데, 어쩌면 이들은 이렇게 죽음을 늘 눈 앞에 두고 살았으므로, 더 치열하게 사랑하고 작품을 남겼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로 어린왕자로 잘 알려진 '생텍쥐페리'의 삶을 알게 되는 즐거움을 이 책은 준다. 마냥 순수했을 것 같은 그가 겪은 사랑, 비행사로 겪은 경험이 작품에 잘 나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한 사랑, 그의 아내와의 일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세 분야의 작가들이 겪었던 사랑, 삶을 작품과 연결지어 알려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이 지닌 장점은 작품 곳곳에 그림이나 사진들이 함께 나온다는 것이다.

 

글만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기에 더욱 좋다. 예술가에 대한 책답게 예술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꼭 이렇게 유명한 작가일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겪으며 사랑의 풍랑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풍랑을 내 삶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만, 여하튼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이 내는 풍랑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유명한 예술가들이 겪은 사랑과 작품을 보면서 내 사랑, 삶을 생각하게도 하니 그것이 책이 주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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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루
김선주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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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이다. 남북이 갈라져 있어서 그 비극을 온몸으로, 아니 온 가족이 겪어야 했다. 가장이 탄압을 받으면 어려움은 가장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어려움은 온 가족으로 번져 나간다.

 

이런 표현이 좀 그렇지만, 당시에 남자는 가장으로서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가족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 구속이 되면 아내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러 노동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게 된다. 가족의 생활이 아니라 생계가 문제가 된다.

 

이래저래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지금은 이런 '가장'이라는 말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가족 중에 누군가가 구속이 되면 다른 가족들이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엄혹했던 시절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장이 간첩이라는 죄목으로 구속이 되면 가정은 파탄나고 만다. 이웃에게서 멀어지고 알던 사람들도 떨어져 나가며, 아이들은 학교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살고, 심지어는 아내나 자식들이 직장에서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

 

완전히 파탄난 가정, 그럼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 정도 민주화 된 것,, 남북관계가 평화 관계로 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그런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북 문제가 잘 풀려가다가 탁 장애물에 부딪혔다. 예전 같으면 그 장애물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다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겠지만,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런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장애물을 남북이 힘을 합쳐 넘을 수 있다는 생각. 분단된 지가 7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수많은 협상을 했는데, 통일을 위해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고 희생도 했는데, 잘 나가던 길에 툭 떨어진 장애물, 이 장애물이 통일로, 평화로 가는 길을 이제는 막지 못하리란 생각을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통일의 길, 평화의 길을 힘들게 닦아놓았는데, 그들이 걸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에 걸렸었는데, 그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치우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그런 노력들이 배신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다. 그리고 그 통일의 길, 평화의 길을 닦은 사람 중에 한 사람, 김낙중이 있다.

 

김낙중에 대해서는 '굽이치는 임진강'으로 먼저 알았다. 그 다음에 신문에 난 기사에 '간첩'으로, 그것도 무려 30여 년이 넘게 국내에서 학원가에 침투해 암약한 간첩이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고, '굽이치는 임진강'을 바탕으로 최두석 시인이 쓴 '임진강'이라는 시를 읽었다.

 

이 정도면 김낙중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김낙중의 딸이 쓴 '탐루'라는 책을 읽으니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된다.

 

딸이 본 아버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가 위인전기를 읽으면 마냥 존경스러운 그런 행동들과 말들이 나오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한 가족사를 쓰고 있기에, 주인공이 꼭 김낙중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주인공은 두 명이라고 해야 한다. 김낙중과 부인인 김남기.

 

어쩌면 딸이 쓴 이 책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부인인 '김남기'일지도 모른다.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남편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초들을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지내온 그의 삶 자체가 바로 통일, 평화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웅적인 모습으로만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딸이 썼기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미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 책은 우리나라 현대사를 거쳐오면서 겪었던 갈등, 어려움 등을 어머니의 일기를 토대로, 또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기록하고 있기에 험난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6.25전쟁을 상반되게 겪은 사람, 김낙중은 평화주의자가 되는 계기가 6.25였다면, 김남기는 6.25를 통해 반공 사상을 지니게 된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고 결혼하고 어려움을 겪어나가는 과정이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소위 위대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이 울고 웃는 평범한 사람, 그런 사람의 모습이.

 

소위 출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서 구도자처럼 평생을 살아온 김낙중, 그리고 그런 남편으로 인해 현대사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겪은 김남기.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그들의 삶이 분단이라는 현실에서 통일과 평화로 가기 위한 길이 얼마나 험난했었는지를 이 책은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들이 걸었던 길이 조금은 넓어지고 평탄해졌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꽃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남과 북이 걸어야 할 길은 아직도 험한 '돌길'이다. 가끔은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넘어진다고 거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김낙중처럼 이런 돌길, 가시밭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발자국을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그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한두 번 넘어졌다고, 또 자꾸 넘어진다고 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꾸 자꾸 걸어가야 한다. 루쉰의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이미 남북 분단의 길을 통일, 평화의 길로 만들려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걸어갈 것이다. 그러니 가끔 발에 걸리는 돌부리들은 치우며 가면 된다.

 

김낙중은 커다란 돌부리에 걸리기도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4차례나 간첩혐의로 잡혀들어갔지만 결코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그는 그 길을 가려한다. 그렇게 한 사람들, 그들을 따라 더 많은 사람이 걸어가면 평화, 통일의 길은 평탄해지고 넓어진다.

 

분단된 나라에서 평화, 통일의 길을 가려던 사람, 그 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던 사람 김낙중, 그리고 그런 그와 함께 평생을 울고 웃으며 함께 한 김남기, 그들의 삶 속에서 희망을 본다. 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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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0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불타는 얼음 - 경계인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
송두율 지음 / 후마니타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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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걸어서 남북 경계선을 넘는 장면. 그리고 그와 손을 잡고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북쪽으로 경계를 넘어갔다 돌아오는 장면.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고 남북 경계를 스스럼없이 넘는 모습. 그리고 판문점 선언. 이제 남북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그 선언. 일제가 강제 병합함으로써 남북이 갈렸다면, 전쟁으로, 또 수많은 총격전으로 심리적인 분단까지 있었는데, 그래서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전전긍긍하던 생활이었는데, 두 정상이 단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천을 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을 했으니.

 

남북이 평화롭게 지내게 될 그 회담을 보면서, 경계선을 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여러 사람이 떠올랐다. 남북 평화, 남북 통일을 위해서 남과 북을 오갔던 사람들. 그래서 박해를 받았던 사람들.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넘었던 그 경계를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을 수 있게 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그 중 한 사람, 송두율이었다. 그가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 독일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으로 그를 구속, 재판까지 한 우리나라. 그것도 인권변호사 출신 고 노무현 전대통령 때였으니, 충격이 더했다.

 

그가 구속되고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나 다시 독일로 돌아가기까지, 우리나라의 민낯을 전세계에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87민주화운동이 얼마나 형식에 머무르고 있었는지, 그야말로 형식적 민주주의만 이루었고, 실질적 민주주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 바로 송두율 귀국 사건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다시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남북은 평화체제로 돌아서고, 남북이 자유로운 왕래를 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럴 때 송두율에 대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북한에 갔다는 것이 구속 사유가 되었고, 재판에서도 그 점은 유죄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독일 국적을 지닌 학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이 죄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도대체 어떤 학자들이 올 수 있단 말인가?

 

북한을 방문한 학자들은 모두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없단 말인가? 아니다. 송두율은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가 지닌 국적과 상관없이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다녔고 독일로 유학가서 돌아오지 못했을 뿐이다.

 

독일에 있을 때 우리나라에 오지 않고 북한을 방문했고, 또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해외에서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사상이 좌익이고, 친북이고, 반체제 세력인 것이다. 이런 그가 우리나라에 들어온단다. 독일인 송두율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송두율이 돌아온단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거창하게 환영한단다. 이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수구세력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그 수구세력을 누를 힘이 없었다.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보라. 우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유령이 우리 곁에 늘 상존하고 있고, 그래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국가보안법이라는 필터를 거치게 된다.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송두율 역시 마찬가지다. 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올가미에 걸린 것이다. 그를 국가보안법으로 옭아매는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 송두율이 싸울 수밖에... 재판을 통해, 또는 다른 길을 통해.

 

이런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경계인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작은 제목이 붙은 책이니 말이다. 그가 태어나서 유학을 가고, 독일에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 북한을 왜 방문했는지, 우리나라에 와서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최근까지 세계 상황과 관련지어 쓴 글이다.

 

이 책의 첫구절이 송두율 삶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첫제목과 시작은 이렇다.

 

기억 속에 없는 어머니

 

(전략) 우리 삶의 시작이자 많은 추억의 큰 원천은 무엇보다 '어머니'일 것이다. 그런데 내게는 그런 어머니에 대한 대한 추억이 없다. 내가 두 살 반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기억의 편린조차 남기지 않고 떠났기에 나는 어머니에 대한 꿈을 한 번도 꾸어본 적이 없다.  (19쪽)

 

그렇다. 그에게 친어머니는 너무도 일찍 돌아가셨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독일로 유학을 떠나고 37년 동안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것도 오자마자 감옥에 가듯이 어머니에 해당하는 조국은 그에게 없는 존재다.

 

조국이 기억 속에 있더라도 독재로 점철된 반민주적인 나라로만 기억될 뿐이다. 애틋한 기억을 유발하는 어머니가 그의 삶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의 조국인 우리나라도 그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책에는 그의 새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새어머니 품에서 그는 자란다. 새어머니가 그가 성장하는 동안 그를 보살펴 주었듯이 독일은 이제 그의 새어머니가 된다. 그가 자라고 제 꿈을 펼치도록 해주는 장소, 그곳은 독일이다.

 

이렇듯 가정사와 그가 살아온 삶이 연결이 된다. 이런 삶을 사는 그에게 조국이 처한 현실은 답답했을 것이다. 이런 답답함이 조국이 민주화 되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게 했을 것이다. 분단되어 있는 조국에 다른 쪽인 북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테고.

 

남북한이 통일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해 그는 여러 활동을 한다. 그게 비록 자신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했을지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옳다고 생각했으므로.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행동이었으므로.

 

그리고 37년만의 귀향. 구속, 감옥, 집행유예를 거쳐 다시 독일로. 그에게 이미 친어머니는 없는 존재다. 조국은 없다. 그는 독일사람이다. 그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는 '경계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쪽이냐 저 쪽이냐는 이분법 논리를 벗어나 그는 이 쪽도 저 쪽도 다 아우르는 '화쟁'의 '경계인'이 되려고 한다.

 

내가 먼저 경계인이 됨으로써 다른 경계인들을 부를 수 있다고, 그래서'경계인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이라고. 이렇게 새로운 경계인들, 바로 그들은 '불타은 얼음'이라고.

 

'계몽과 해방'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양쪽을 다 아우르는 '경계인들' 송두율은 이제 그를 꿈꾸고 있다. 그들과 함께 나아가려 하고 있다.

 

그 '경계인들'의 모습을 이제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진영논리를 강요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이젠 그런 진영논리가 먹혀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진영논리가 얼마나 폐해를 지니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조국의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해 활동한 것을 빌미로 그를 탄압하는 모습, 역시 진영논리이기 때문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만 강요하는, 그래서 경계인들은 억압받고 탄압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모습. 수많은 경계인들이 얼마나 많은 박해를 받았는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그들 덕에 이렇게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경계를 넘을 수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송두율을 얽어매었던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남북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돌아서는 이 시점에 구체제 망령인 국가보안법이 버젓이 존재한다면 또다시 '판문점 선언'은 선언으로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을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족속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휘두를 수 있는 칼을 이 참에 아예 없애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제2, 제3의 송두율이 나오지 않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분단의 비극을, 그 비극 속에서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한 지식인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평화체제에 생각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만, 경계인 송두율, 그의 삶이 우리에게 '불타는 얼음'이 되었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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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y flow 2018-05-03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북 정상이 분단 경계를 손쉽게 넘나드는 걸 보며 저게 뭐라고 이렇게 멀리 싸우며 살았나 생각했습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kinye91 2018-05-0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서합니다. 저는 요즘 우리나라가 밝아졌다는 느낌을 받아요. 남북을 가르고 있던 그 선 정말 별것 아니라는 생각들을 하게 됐으니까요.

2018-05-03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3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