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독서 - 국어샘과 도덕샘이 함께 만든 우리학교 독서 시리즈 2
구본희.김대경 지음, 김학경 감수 / 우리학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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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의 글씨도 있지 않은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지식을 얻는다는 것이 우선 떠오른다면, 지식과 더불어 책을 통해서 인성을 갖추게 된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직접 경험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서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인도하고, 더 다양한 생각을 접하게 하며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인성을 기를 수가 있게 된다.

 

인성이라고 하면 도대체 무엇이 인성인가 하고 생각할텐데ㅡ 인성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필요로 하는 가치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은 이러한 인성으로 열다섯 가지를 선정하고 있는데...

 

용기, 긍정, 자존감, 정체성, 자립이 '나'와 관련된 주요한 가치라고 한다면, 공감, 효, 우정, 정직, 배려는 '너'와 관련된 주요한 가치이고, 양성평등, 정의, 나눔, 생명존중, 평화는 '우리'와 관련된 주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치들에 대해서 그냥 설명만 한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그래서 이 책은 인성을 기르는 방법으로 책을 선택했다. 즉 관련된 책을 읽으며 그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다.

 

각 가치에 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책에 대한 설명이 앞에 나오고, 직접 책의 본분을 제시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하는 질문들이 나오며, 그 책에 관한 인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끝부분에서는 관련된 더 읽어보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 기본 가치 15개에 책 15권, 한 가치에 더 읽을거리를 두 권씩 제시하고 있으니 30권... 총 45권의 책이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책들만 천천히 읽어도 인성교육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이것을 특정한 교과목으로 만들어 교육할 필요가 없어진다. 책만 읽어도 자연스레 인성에 대해 생각하고,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데, 굳이 아이들이 싫어하고 거리를 두게 교육활동에 집어넣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냥 책 읽고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기만 하면 된다. 이 책들에 다가가게 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 활동이 더 교육적이다.

 

인성독서라는 제목으로 이 책은 국어와 도덕 교사가 협력하여 만들어냈다. 도덕에서 말하는 가치들이 국어에서 독서로 활용되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야 각 교과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책을 읽을 때 이건 국어 영역, 이건 도덕 영역 하지 않는다. 읽으면서 자연스레 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융합을 조금더 확실하게, 눈에 보이게 하기 위해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 아무리 좋은 작품들이 소개되어도, 생각할 활동거리가 많아도 직접 읽고 해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하여 이 책은 학생들이 읽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책을 소개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려는 교사들에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인성 여러 가치에 관련된 책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덧글

 

출판사의 출간기념 이벤트로 책을 얻게 되었다. 인성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는 책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던 차에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다 내가 알고 있는 작품들을 첨가하고 또 다른 인성의 가치를 적고, 관련 책들을 정리하면 청소년들에게 책을 소개할 때 좀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보내준 출판사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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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있는 교실 - 자유인을 키워내는 사랑의 교실 질문이 있는 교실
유동걸 지음 / 한결하늘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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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토의 많이들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교사들끼리도 토의를 하라고, 토론을 하라고 교육청에서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방적인 전달사항을 말하는 회의가 아닌, 주제가 있는 회의를 하라고 한다던데... 교사들조차도 토론, 토의를 잘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역으로 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학교의 교육을 두고 토론도, 토의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을까 싶다.

 

토의나 토론은 질문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물을지 모른다면 어떻게 토론이 가능하겠는가.

 

질문이란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질문이 있어야 토의도, 토론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답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이 과정의 첫걸음이 바로 질문이다. 그런데, 교실에서는 질문이 사라졌다.

 

오로지 학생들은 답찾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질문을 하는 것은 입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오히려 입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질문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라져 간다.

 

그냥 주어진 답을 찾고 외울 뿐이다. 이게 지금 교육현장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질문이 사라진 상태로 계속 지내야 할까?

 

그건 안 될 일이다.이 상태가 지속되면 교육은 죽는다. 죽은 교육 속에서 발전은 없다.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인간, 나오지 않는다.

 

하여 바꿔야 한다. 이런 바꿈에 대한 노력들, 역시 학교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나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교육 등등 주어진 것만을 받아들이는 교육이 아닌, 스스로 주체가 되어 배움을 찾아나가는 교육을 하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 과정 중의 하나다. 어떤 교육방법을 중심에 두지 않고, 이 책은 오로지 "질문"을 중심에 준다.

 

질문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하려고 한다.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주체가 된다는 얘기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제대로 된 질문은 이미 답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니 질문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하려는 이 교사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질문이 있는 교실은 입시에서도 실패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질문하는 사람, 이 사람은 배움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배움을 찾고 생활화하고, 자신의 몸에 익힌 사람, 이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살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기도 하다.

 

토론의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가 교육현장에서 '질문'을 중심으로 어떻게 교육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를 정리해 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렇다고 꼭 교사들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질문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동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고, 우리는 도처에서 질문에 마주치고, 또 질문을 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여 이 책은 학교 교육에 국한된 책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배움'에 관한 책이다. 천천히 읽으며 과연 나는 삶에서 어떤 질문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도 하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은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더 유익하다.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도 나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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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교실 프로젝트 - 대한민국 교육혁신의 새로운 바람
미래교실네트워크 지음 / 에듀니티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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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교사와 학생과 학교의 환경이 어우러져 그에 맞는 교육을 하면 그것이 가장 좋다.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많은 교육방법들이 도입되는데, 그런 이유도 어느 하나가 정답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한 때 유행하는 교육방법이 있는데, 그것들이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교육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거꾸로 교실'이다. 외국의 사례도 많이 소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교사들이 실시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이런 거꾸로 교실을 시도한 교사들의 이야기다.

 

물론 대성공이다. 그렇기에 책으로 나왔겠지만, 교육의 중심을 교사에서 학생으로, 가르침에서 배움으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그런 성공사례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사례들을 다 싣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형태에 따라 참고하면 될 것이다.

 

거꾸로 교실이든 배움의 공동체든 이런 교육방법의 공통점은 교육이 아닌 배움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이다.

 

배움,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욕구를 지니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교육의 주체가 교사가 학생으로 전이되게 된다.

 

즉 학생이 교실 수업을 주도하게 되고, 자신이 주도하기에 조는 학생, 소외되는 학생이 줄어든다. 그리고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다.

 

이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미리 동영상을 보고 예습을 해오고, 수업시간에는 활발한 토의, 토론을 통해서 내용을 익히고 적용하게 된다.

 

그런 과정들이 이 책에 너무도 잘 나와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거꾸로 교실이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렇게 많은 교사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의 전체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

 

새로운 시도, 다양한 실험들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입시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교사들이 있으니, 우리나라 교육의 전망이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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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 일본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 1천 명을 배출해 낸 독서법
EBS MEDIA 기획, 정영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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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슬로리딩에 관한 책이다.

 

일본의 방송, 또 책을 보고 충격을 받은 교육방송 쪽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초중고에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단 한 학교만이 지원했다는, 그런 과정을 담고 있는 슬로리딩에 관한 수업.

 

일본처럼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지원했으면 좋으련만, 입시와 관련이 있는 고등학교는 손을 빼버리고, 고교 입시를 앞에 두고 있는 중학교도 성적을 이유로 하지 않겠다고 하고, 상대적으로 입시와 거리가 먼 초등학교에서 지원했단다.

 

한 학교라도 지원한 게 어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는 성적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슬로리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도쿄대'를 가장 많이 보낸 학교라는 식의 홍보가 있지 않았나 싶다.

 

당사자인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은 입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또 그 결과에도 그리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우리나라는 입시에 엄청나게 신경쓸 수밖에 없다.

 

어떤 교육적 활동도 학생들의 성적 향상, 또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교육활동이 되는 나라 아니던가.

 

슬로리딩도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용인에 있는 성서초등학교에서 6개월 동안 학생들과 함께 해보았을 뿐이다. 그 다음에 어떤 학교가 이런 활동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란 책을 가지고 슬로리딩을 했다.

 

처음에는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그래서 서당식 읽기 체험활동도 한다), 책 한 권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 스스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고 하는데...

 

뒷부분에는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슬로리딩 법까지 달아주고 있어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슬로리딩 소개서라고 할 만하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배움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 이것은 곧 아이들의 학업능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이래야 슬로리딩을 받아들이기 쉽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좀 지나치치 않나 싶다.

 

슬로리딩의 목표가 학업성적의 향상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고 책을 제대로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 아니겠는가.

 

스스로 배움의 주체, 읽기의 주체가 되는 것이 슬로리딩의 목표일테니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한다고 해도 성적, 성적, 교육, 교육 하는 것은 좀 거슬린다.

 

그럼에도 스스로 책을 깊고 넓게 읽을 줄 아는 학생은 자연스레 배움에도 관심을 가지고 성적도 (꼭 학교 성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공부를 스스로 찾아서 할테니 이를 성적이라고도 한다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책을 꼭꼭 씹어 먹고, 그 책과 관련된 다른 책들도 함께 즐겁게 맛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적어도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은 6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책을 맛있게 먹는 법을 경험했을테니 이들은 슬로리딩 수업의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슬로리딩의 구체적인 실천사례들이 방송에 나간 것의 대본인 양 자세히 쓰여져 있어서 읽으면서 대략 이런 식으로 슬로리딩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겠구나, 수업이 아니라면 일상에서 슬로리딩을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구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덧글

 

전국적으로 방송이 된 내용이고, 또 책으로 묶여졌을 때 아무리 아이들 활동을 객관적으로 담아냈다고 해도, 무언가 의문이 있는 점은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책의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슬로리딩이라고 해서 자세히 읽는 법을 설명하고 보여주는 책에서는 말이다.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싱아'에 관한 탐구 내용이 책에 나오는데, 잘 이해가 안돼서... '싱아'는 풀로 나오는데, 나무라고 하니, 아무래도 좀...

 

싱아가 뭔지 모르겠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라고 적혀 있다. 풀이라고? 좀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했다. 그래서 식물백과사전을 다시 찾았다. 그랬더니 나무라고 한다.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120쪽)

 

책 제목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이 '싱아'이다. 그래서 싱아가 무엇인지 찾아본다. 저자는 싱아가 사라져 버린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싱아를 좋아하고, 싱아를 무척 아꼈다는 뜻이다. 많은 나무 열매 중에서 왜 유독 싱아를 좋아했을까?  (170쪽)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70쪽.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중에서, 이 책에서 재인용)

 

저자에게 싱아는 하나의 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추억이었다. (171쪽)

 

이런 전개과정을 보면 슬로리딩을 통해 학생은 싱아를 풀이 아니라 나무라고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데도 뒤 작가의 서술이나 이 책을 쓴 저자의 서술을 보면 싱아는 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바로 잡았는지가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슬로리딩을 이야기하면 좀더 정확한 서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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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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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다학교에서 3년 동안 "은수저"라는 소설을 가지고 국어 수업을 한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이 직접 쓴 책이다.

 

먼저 읽은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이 이 수업에 관한 다큐멘터리 식 책이었다면 (그래서 그 책에는 제자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독서 전문가의 이야기도 나오고, 작가의 생각도 나온다) 이 책은 그 수업을 직접한 다케시 선생이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한 이야기가 묶여 있다.

 

수업에 관해서 딱딱하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아주 쉽게 마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곤거리듯이 책이 나아가고 있어서 읽기에 참 좋다.

 

자신이 한 수업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 책의 독자들이 꼭 학생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천천히 깊게 읽어라 하는 내용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런 삶 속에서 수업이 어떠했는지, 학교를 그만두고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미 한 세기를 살아온 (이 책이 나온 2012년에 다케시 선생은 100살이었다) 사람이 인생의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 읽기는 쓰기와 떨어질 수가 없고, 또한 읽기는 바로 삶 읽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읽는다는 것, 그것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체험하는 일, 따라서 자신의 삶을 좀더 바람직하게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 읽기 자체가 바로 삶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그렇다고 다케시 선생은 읽기에만 집중하라고 하지 않는다. 읽기에서도 샛길이 있듯이 인생에서도 샛길이 많기 때문에, 가끔 그런 샛길로 접어드는 경험을 하는 것도 참 좋다고 말한다.

 

한 길로만 죽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유를 가지고 다른 길을 기웃거릴 수도 있는 인생, 그런 삶을 살라고... 읽기에서 책 내용을 파악하려면 책에 나와 있는 온갖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듯이 우리 인생도 여러 가지들이 다 어울려 이루어지니까...

 

결국 샛길이 읽기를 풍부하게 하듯이 삶도 풍부하게 한다고... 인생 선배의 인생이야기를 듣는 듯이 그냥 그렇게 읽어도 좋은 책이다. 굳이 이 책을 독서에 관한 책이라고 할 필요가 없이.

 

그럼에도 독서, 특히 읽기 교육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교사라면, 부모라면 이 책의 이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교사의 일이란 자신의 인간성을 학생들과 직접 부딪치고 공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 교사가 교사로서 자기 자신을 열심히 연마해 나가면 그 진심은 반드시 아이들의 가슴 속에 전달됩니다.  88쪽

 

여기서 교사를 부모로 바꾸어도 되고, 무언가 남에게 보여주거나 가르치려는 사람으로 바꾸어도 좋다.

 

가르친다는 것, 그것은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이 한 인격과의 치열한 만남을 이루어가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의 인격을 닦는 일부터, 자신이 인생을 즐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 명심해야 한다.

 

가르친다는 말을 읽는다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겠다. 읽는다는 것 역시 자신의 인격을 닦는 일이고 자신의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테니 말이다.

 

구체적인 수업사례는 나와 있지 않다. 그리고 나열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런 세세한 항목이 아니니 말이다.

 

바로 교육의 철학, 읽기의 철학이다. 그것은 잘 살기 위한, 곧 읽기는 삶이라는, 우리는 읽으면서 온갖 샛길을 노니다 오듯이 인생에서도 많은 샛길들로 접어들어 경험을 할 필요도 있다는, 인생 선배의 말을 이 책에서 들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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