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리딩 - 생각을 키우는 힘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 / 조선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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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다학교에서 3년 동안 "은수저"라는 소설을 가지고 국어 수업을 한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이 직접 쓴 책이다.

 

먼저 읽은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이 이 수업에 관한 다큐멘터리 식 책이었다면 (그래서 그 책에는 제자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독서 전문가의 이야기도 나오고, 작가의 생각도 나온다) 이 책은 그 수업을 직접한 다케시 선생이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한 이야기가 묶여 있다.

 

수업에 관해서 딱딱하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아주 쉽게 마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곤거리듯이 책이 나아가고 있어서 읽기에 참 좋다.

 

자신이 한 수업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 책의 독자들이 꼭 학생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천천히 깊게 읽어라 하는 내용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런 삶 속에서 수업이 어떠했는지, 학교를 그만두고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미 한 세기를 살아온 (이 책이 나온 2012년에 다케시 선생은 100살이었다) 사람이 인생의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 무엇보다 읽기는 쓰기와 떨어질 수가 없고, 또한 읽기는 바로 삶 읽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읽는다는 것, 그것은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체험하는 일, 따라서 자신의 삶을 좀더 바람직하게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 읽기 자체가 바로 삶임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그렇다고 다케시 선생은 읽기에만 집중하라고 하지 않는다. 읽기에서도 샛길이 있듯이 인생에서도 샛길이 많기 때문에, 가끔 그런 샛길로 접어드는 경험을 하는 것도 참 좋다고 말한다.

 

한 길로만 죽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여유를 가지고 다른 길을 기웃거릴 수도 있는 인생, 그런 삶을 살라고... 읽기에서 책 내용을 파악하려면 책에 나와 있는 온갖 것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듯이 우리 인생도 여러 가지들이 다 어울려 이루어지니까...

 

결국 샛길이 읽기를 풍부하게 하듯이 삶도 풍부하게 한다고... 인생 선배의 인생이야기를 듣는 듯이 그냥 그렇게 읽어도 좋은 책이다. 굳이 이 책을 독서에 관한 책이라고 할 필요가 없이.

 

그럼에도 독서, 특히 읽기 교육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교사라면, 부모라면 이 책의 이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교사의 일이란 자신의 인간성을 학생들과 직접 부딪치고 공유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 교사가 교사로서 자기 자신을 열심히 연마해 나가면 그 진심은 반드시 아이들의 가슴 속에 전달됩니다.  88쪽

 

여기서 교사를 부모로 바꾸어도 되고, 무언가 남에게 보여주거나 가르치려는 사람으로 바꾸어도 좋다.

 

가르친다는 것, 그것은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이 한 인격과의 치열한 만남을 이루어가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의 인격을 닦는 일부터, 자신이 인생을 즐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 명심해야 한다.

 

가르친다는 말을 읽는다는 말로 바꾸어도 무방하겠다. 읽는다는 것 역시 자신의 인격을 닦는 일이고 자신의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테니 말이다.

 

구체적인 수업사례는 나와 있지 않다. 그리고 나열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런 세세한 항목이 아니니 말이다.

 

바로 교육의 철학, 읽기의 철학이다. 그것은 잘 살기 위한, 곧 읽기는 삶이라는, 우리는 읽으면서 온갖 샛길을 노니다 오듯이 인생에서도 많은 샛길들로 접어들어 경험을 할 필요도 있다는, 인생 선배의 말을 이 책에서 들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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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속도에서 깊이로 이끄는 슬로 리딩의 힘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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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육방송에서 하는 '슬로 리딩'에 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교육활동이었는데... 용인이었던가, 정확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모 초등학교에서 책 한 권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때 선정한 책이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소설을 천천히 읽어가면서 소설과 관련된 사항들을 찾아 정리하고 토론하는 교육이었다.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교과를 통합할 수 있는 수업모형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런 실험을 한 교사들과 그것을 허용한 교장, 그리고 따라준 학부모 (우리나라 학부모는 어느 광고에서처럼 '부모'와 다르다는 인식이 있으니 ---참조, http://photo.naver.com/view/2010061317235361849 --- 입시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수업에는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그러니 학교에서 교육활동을 하는데 학부모의 입김을 무시할 수가 없다) 와 학생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학교에 다닐 때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하라고 하면 딱히 기억이 나는 것이 없다. 단지 기억나는 것은 어떤 선생님의 어떤 면 정도만 기억날 뿐이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서 수업을 바꾼 교사의 이야기다. 이 교사의 수업이 우리나라에 적용이 된 것일테고.

 

자신이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소설이나 어떤 것을 떠올려보니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더라는 것, 기껏 생각난 것이 초등학교 때 수업과는 달리 소설의 어느 부분, 또는 사건과 등장인물에 대해 이야기해주던 부분이라는 것.

 

그래서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의 기억에 온전히 남지 않는다는 것, 교육이란 학생들의 마음에, 기억에 남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의 교과서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런 고민의 결과가 바로 소설 한 권으로 국어 수업을 하는 것. 대상 작품은 "은수저"

 

단지 일 년이 아니라 삼 년을 "은수저" 한 편으로 수업을 했단다. 물론 "은수저 연구 노트"라고 교사 본인이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나눠주고 활동하게 하였지만... 그래서 샛길로 빠지는 유명한 수업이 되었다고 하지만.

 

가령 소설 속에 연날리기가 나오면 수업 시간에 직접 연을 만들고 날리는 활동을 하고, 막과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직접 막과자를 먹으면서 수업을 하고, 절기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12간지 및 24절기에 대한 공부를 하고, 모르는 한자어가 나오면 그 한자에 관련된 한자어들을 찾는 활동을 하는 등, 소설 속에서 무궁무진하게 다른 교과로 뻗어나가는 수업을 했다.

 

소설을 읽고 정리하는 활동과 더불어 관련된 내용을 글쓰게 하는 활동도 하는 등 읽기, 쓰기, 말하기 등을 소설 한 편으로 할 수 있음을, 거기다 다른 교과목들까지 섭렵할 수 있음을, 지금 우리가 강조하고 있는 통합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몇십 년 전 일본의 나다중고등학교에서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은 이미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학교의 특성이 자유를 강조한다는 것, 교사의 교육에 어떤 강제도 없었다는 것, 특히 한 교사가 중1의 한 과목을 맡으면 중고교 통합과정인 이 학교에서 6년간을 그 학생들과 수업을 한다는 점... 따라서 학생들은 특정한 과목의 교사를 계속 6년 동안 만나야 한다는 점.

 

그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교사는 학생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파악할 수 있고, 자신만의 수업을 할 수 있기에 오로지 교육에만 전념하고 다른 교사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 이런 수업을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덤이라고 할 수 있고, 이 교육의 가장 좋은 점은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성인이 되고 노년이 되어서도 이 수업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

 

이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은 세상을 잘 살아가는 법을 몸으로 익히게 되었다는 점. 그래서 이 수업은 학교에서 끝나는 수업이 아닌 삶 전체를 따라가는 수업이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 상황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이런 수업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3년간 한 교사가 가르치는 경우는 참 드물기에.. 한 해 동안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요즘 시도하고 있는 '주제통합수업'이라는지 '창의융합수업'에 이런 다케시 선생의 방법을 원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한 권의 책으로 3년을 수업한다. 참 무모한 활동인 것 같지만, 이렇게 천천히 깊게 읽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이 바로 놀이일 수 있음을 깨달았으며, 국어 수업은 곧 삶 수업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평생 간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원제목이 "기적의 교실"이라고 한다. 학생 마음에 영원히 남아 있는 수업. 그것은 교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수업 아니겠는가.

 

천천히 읽으며 단지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할 수 있음을, 해야 함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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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를 꽃피게 하는 독서 수업 - 꿈과 모험을 찾는 책 읽기
시흥 혁신교육지구 중등 독서교육 연구회 엮음 / 맘에드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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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혁신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가 놓치고 있었던 점이 있었구나, 참 관심없이 지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교육혁신지구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그런 곳 중에서 독서지도사를 보내 독서교육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했다는 얘기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책을 안 읽는 학생이 늘어나고, 책을 손에 대지 않는 어른도 많아진 요즘, 독서를 통해 창의성과 융합능력을 키우자는 말은 많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독서교육을 하자는 건지, 그런 방안은 있는 건지 알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 보여준 독서지도사의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독서교육하면 국어교사나 사서교사의 일로 여기고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국어교사는 자신의 교과목을 수업하는데 더 치중하고 있으며(국어교과라는 특성상 독서와 긴밀히 연결되는 점이 많기는 하지만, 주는 독서가 아니라 교과수업이다), 사서교사는 독서지도를 하기도 하지만 도서관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해야 하기에 독서지도에 전념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하여 학교에 한 명씩, 무려 20명이 넘는 독서지도사가 각 학교에 한 명씩 배치되었다고 한다. 독서지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이들이 창의적체험활동이라는 시간을 이용해 독서교육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융합능력을 키우는 독서지도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적극적으로 교과와 연계한 독서지도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교과와 연계한 독서지도. 얼핏 생각하면 국어과와 연계하면 쉬울 듯하지만, 국어교과 진도와 독서를 연결시키는 일도 만만치는 않다고 한다. 그래도 국어과와 연계되는 것은 다른 교과목에 비해 수월한 편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국어교과와의 연계수업말고도 과학과 수학과 도덕과 사회과 미술과 등과 연계한 융합 수업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교과들도 책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경우가 많으니 독서는 어떤 교과목이든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 필요성을 교과 교사들과 연계한 독서지도사가 더 잘 인식시켜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다.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떤 학교는 아직도 사서교사가 없는 학교도 있는데, 시흥교육혁신지구는 사서교사를 넘어서 독서지도사를 파견하여 독서와 교과를 함께 융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으니, 이런 시도를 다른 교육청도 배워서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토록 독서는 교육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교육의 곳곳에 독서는 들어가 있다.

 

다만, 감초를 한의사가 제대로 처방하듯이 독서지도사가 학교에 파견되어 함께 수업을 한다면 좀더 효율적인 독서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례들이 있고, 이들의 성공적인 사례들이 다른 학교에도 전파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좋은 사례들을 참조해서 독서지도사라는 교사가 각 학교에 임용되어 다른 교과들과 융합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독서는 '해라. 해라'라고만 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책을 가깝게 여기고, 즐겁게 여기고, 또 책의 유용성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지도사는 학교에 꼭 필요한 존재, 교육의 감초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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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 공교육을 살리는 희망 징검돌
여태전 지음 / 여름언덕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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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관한 책을 읽으면 사실 마음이 답답하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암담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몇십 년이 지났는데, 지금 학교는 과거의 학교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면 대답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졌다면 환경이 조금, 아주 조금 좋아졌다고나 할까? 우선 학급당 학생수가 줄었다. 예전에는 거의 60-70명 하던 한 학급의 학생 수가 지금은 30명 안팎으로 줄었으니 말이다.

 

그만큼 교실이 넓어져서 닭장과 같은 상태는 면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다. 예전엔 선풍기만으로도 감지덕지했고, 겨울에는 난로를 피워야 했는데, 이제는 최신 냉난방기가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화장실이 일명 푸세식에서 수세식으로, 건물 내에 들어와 존재하게 되었으니, 시설 면에서는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달랑 시설 면에서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오히려 학생들의 처지에서 보면 요즘 학교는 퇴보하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엔 그래도 학생들끼리 자신들의 문화가 있어서 또래 문화를 만들어냈었는데, 함께 지내며 울고 웃으며 기억에 남을 일들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

 

입시에 찌들어 있으면서도 입시와 상관없는 일들도 많이 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지금보다는 시간이 더 많아서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을 잃어간 것이 지금의 학교다. 그러니 학생들에게는 입시로 귀결되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견디기 힘들고, 학생들은 성적으로 자신의 자리가 결정되는 그런 학교에서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을 뿐이다. 

 

이러니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심지어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한데,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기 힘든 특정한 인물들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거나, 또는 희생을 바탕으로 교육이 개혁된다면 그것은 교육개혁이 아니다.

 

교육개혁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그것이 진정한 교육개혁이다.

 

이런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그것도 공립학교에서, 나선 학교가 바로 태봉고다.

 

공립 대안학교. 전국에 몇 개 되지 않는 공립 대안학교인데, 이 학교가 성공한다면 공립학교들이 교육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태봉고는 성공했다. 공립학교에서 기간이 되면 떠나야 되는 교사들이 있는 학교에서, 지금은 4년이 갓 지났기 때문에 완전한 성공이라고 하기는 좀 뭣하지만, 초기의 실험들은 성공했다고 본다.

 

입시를 중심에 두지 않고,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는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학교. 그래서 고3이 되어도 수능위주의 문제풀이 수업을 하지 않고, 그들이 설정한 교육과정을 뚝심있게 진행하는 학교.

 

이런 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을 믿고 함께 해준 교사들에 신뢰를 보내고, 마을 사람들은 학생들의 변화를 보며 교육의 희망을 느끼게 된다. 교사들 역시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순간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음을,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시작했던 교육과정들이 교사가 바뀌어도 계속 유지되고 진행된다면 이 학교의 실험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학교의 사례는 태봉고만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의 모든 학교로 전파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태봉고는 학생 수가 적다는 사실. 대도시의 학교들은 너무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다니고 있으니, 태봉고와 같은 방식의 교육을 하기는 힘들 것이니, 태봉고의 사례를 참조하되, 자신들의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찾아야 한다.

 

태봉고 초대교장으로 부임해 4년간 교육활동을 이끌어온 여태전 선생이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내었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참조하도록.

 

태봉고에서 겪은 4년 간의 일들이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자신들이 겪은 어려운 일, 기뻤던 일들이 가감없이 잘 드러나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특히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학교는 어떠해야 하는지, 교사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은 책이다.

 

또 읽으면서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암담하기는 하지만, 이렇듯 어둠을 밝히는 촛불을 켜는 교육자들이 있음을 생각한다.

 

희망은, 절망의 순간에 나타나고, 그 절망을 조금씩 밀어내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으니 말이다.

 

이런 학교 사례들, 많이 전파되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의 불씨가 있음을, 그것들이 횃불이 될 수 있음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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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교실 거꾸로 공부 - 왜 세계는 거꾸로 교실에 주목하는가
정형권 지음 / 더메이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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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장은 책의 뒷면에 나와 있는 한 문장에 다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강단 위의 현인' 대신 '객석의 안내자'가 필요한 시대"

 

그렇다. 지금 교육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이끌어가서는 안된다. 이미 시대가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바뀌었고, 하향식 수업이나 또는 상향식 수업에서 이제는 쌍방향 수업으로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지식을 주입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지혜를 찾아나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교사가 필요한 시대이고, 이런 교사들에 의해 우리나라가 발전해 갈 수가 있다.

 

그런데 이를 교사들에게 당신들이 바뀌어야 우리 교육이 살아라고만 해서 될까? 교사들 역시 자신들의 수업을 바꾸려고 몸부림치고 있지 않은가.

 

안정된 직장에 정년이 보장되고, 임금도 적당하고, 연금도 잘 나오는 직업이기에 그냥그냥 시간을 때우는 교사들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교사라고 하면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열정을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하든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학교에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나 하는 질문을 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지금처럼 연말이 되면, 또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학교에서는 수업이라는 것은 실종되고 만다. 학교는 거대한 영화관이 되든지,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밥만 먹으러 오는 공간이 되든지 한다. 여기에 배움은 없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 아이들은 오로지 시험만을 위해서 공부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배움의 과정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기관을 다니라고 했기에, 또 그렇게 해야만 자신과 부모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기에 다닌 것뿐이다.

 

그러니 기말고사가 끝나면 이제 그 기간에는 더이상의 시험이 없으니 무엇을 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간의 피로를 풀어야 하는데, 피로를 푼다는 것이 생산적이지 않은 오로지 소비적인 활동만을 반복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 학교에 배움은 없다. 끔찍하지 않은가. 얼마나 많은 학생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배움이 없다고 하다니.

 

배움이 없는 학교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도 끔찍한데, 교육을 총괄한다는 교육부는 이런 일에는 관심이 없고, 교육청은 여러 사업을 한다고 바쁘고, 교사들은 이런저런 일에 불려다니느라 정신이 없고, 학부모들은 오로지 입시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아이들이 어떻게 배움에 대해 생각하겠는가.

 

배움에 대한 동기를 자극받지 못하고 초중고 12년을 보내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2-6년간을 그냥 시간만 보내다 직장에 취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것은 우리의 암담한 현실이자, 더욱 암담한 미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문제가 나왔으니 해답을 찾아야 한다. 해답을 찾는 과정, 이것이 바로 배움이다. 배움은 학생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들도 해야 한다.

 

해답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배움을 중심에 놓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이름 붙여도 상관없다. 그 방법이 어떤 것이라고 상관이 없다. 단 하나만 공유하면 된다.

 

학생을 교육의 중심에 놓는다. 그래서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이것뿐이다. 스스로 배우려고 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자신의 삶과 관련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런 방법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뒤집힌 교육방법. 하나가 아니다. 아이들은 배우려는 욕구가 있으며, 서로 도우며 잘 배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중심에 놓은 교육실천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어 있는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배움을 스스로 조직하는 아이들'에서는 인도의 수가타 미트라 교수의 실천이 나온다. 가난한 아이들도 부유한 아이들과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역시 기회만 있으면 배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것을 실천한 사람. 그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 칸 아카데미'에서는 살만 칸 박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사람들이 학습할 수 있다는, 누구나 다양한 수준으로 다양한 시간 속에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배움의 모습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실 이데아, 거꾸로 교실'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거꾸로 교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앞의 두 사례와 거꾸로 교실이 다르지 않음을, 이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래서 거꾸로 교실 또한 특정한 모델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실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적의 교실, 슬로 리딩'에서는 일본의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이 '은수저'라는 소설을 가지고  실천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초등학교에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가지고 실천한 사례도 있으니... 구체적인 수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생산과 거꾸로 공부'에서는 21세기, 또는 22세기에 맞는 사람은 어떤 배움을 거쳐야 하는 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변화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해야 할 일, 학생뿐만이 아니라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기서는 특히 '책쓰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쓰기를 통해 종합적으로 자신의 배움을 정리하는 한 편, 자신의 배움을 하나의 내용물로 생산해내는 과정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이제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 주입하는 교육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또는 학생들이 배움에 이르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이 책에서 아주 잘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 교육청,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들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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