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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바꾸는 치트키, 나어너어
김나라.김희원.권요셉 지음 / 박영스토리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쉽게 상처를 주고받을까? 사랑으로 시작된 관계도, 오해와 감정의 충돌 속에 쉽게 금이 간다. 『관계를 바꾸는 치트키, 나어너어』는 깨져가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소통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연인, 부부, 부모와 자녀 등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관계들을 다시 연결하기 위한 대화법, 그것이 바로 ‘나어너어’다.
‘나어너어’는 기존의 나전달법과 공감화법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탄생했다. 나전달법과 공감화법이 모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나 전달법은 교육자 및 양육자를 중심으로, 공감화법은 상담사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일상에서 부부나 연인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나전달법은 나의 감정을, 공감화법은 너의 감정을 말하거나 읽어준다. 나전달법은 심화된 갈등에 대해서 자기의 경계 안에서만 표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고, 공감화법은 상대의 감정을 읽어주지만 결국 자기 안에 투사된 부분에 한정이 되면,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렇게 나전달법과 공감화법의 강점을 살리고 한계를 극복한 화법을 연구한 대표적 분야가 감정코칭, 비폭력 대화, 부모역할훈련등이다.
기존의 화법들이 주로 전문가 중심의 영역에서 활용됐다면, ‘나어너어’는 실생활에서 감정이 격해진 갈등 상황에도 적용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감정인식에서 시작해 공감, 대안 제시, 실천 가능 대책까지 단계별로 접근하며,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어너어의 기본 사용법은 다음과 같다.
1. 1단계, 간단한 공감: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상대의 입장에서 감정을 알아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대가 화났을 때, "화냤겠다."라고 상대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다.
2. 2단계, 본격적인 공감: 적극적 의사소통의 2단계인 '감정과 이야기 연결시키기'와 비슷하다. 상대의 상황과 나의 행동을 말하되 나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말해준다. 상대에 대해서 잘 경청하고 잘 관찰하지 않으면 본격적인 공감이 엇나갈 수 있다.
3. 3단계, 대안과 변화: 나의 이야기를 하되 상대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변화와 대안을 찾는 단계로 내가 할 말을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할만한 말로 바꿔서 전달하는 과정이다.
4. 4단계, 대책 혹은 넛지: 나의 요구를 담은 대책을 바로 제안하는 것이다.나의 대책을 제안하는 것이지만 내가 원하는 걸 모두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 대책들 혹은 나의 욕구나 요구를 잘게 잘게 나눠서 그중에 당장 실현 가능한 딱 한 조각만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 책의 강점은 심리학, 상담학, 교육학 등 다양한 이론을 실용적으로 통합해낸 점이다. 감정코칭, 비폭력 대화, 부모역할훈련 등에서 검증된 기법들을 엮어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고, 그 결과물로 ‘나어너어’라는 구조화된 대화의 틀이 탄생했다. 단순히 말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존중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무너졌던 관계의 회복을 넘어, 일상 속 관계를 건강하게 가꾸는 데까지 나아가는 이 화법은 진정한 의미의 ‘관계 회복 툴킷’이라 할 만하다. 이제 ‘나어너어’는 위기의 가정을 되돌리는 특수한 기술을 넘어서, 모두의 삶 속에서 더 따뜻하고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상 언어가 되어야 한다. 관계 앞에서 자주 무력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지만 확실한 희망의 언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