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간은 지금, 그야말로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기술은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려 하고, 삶의 방식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변화되었으며, 존재의 의미를 묻는 질문은 더욱 날카롭고 절실해졌다. 『거인의 어깨에서 인간과 삶을 묻다』는 이처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들고,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사유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책의 묘미는 단순한 철학적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 석가모니와 예수, 공자와 노자, 프로이트와 융, 커즈와일과 보스트롬에 이르기까지 — 시대와 문명을 뛰어넘는 ‘거인들’의 사상을 빌려 인간 존재에 대해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이 철학적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 독자는 우리 시대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고통과 구원, 사랑과 덕 — 삶의 방향을 묻는 동양과 서양의 가르침
불교의 ‘사성제’와 ‘팔정도’는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직면하라는 실천적 통찰을 제공한다.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초월함으로써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반면, 예수의 메시지는 사랑과 용서다. 내면의 변화와 도덕적 성장을 통해 사회 전체가 치유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은, 기술과 물질 중심의 오늘날에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공자는 덕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군자의 길을, 노자는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무위의 철학을 강조한다. 개인의 도덕적 완성과 사회적 조화, 그리고 인위가 아닌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불안과 혼란의 해법을 암시한다.
욕망, 진화, 기술 — 인간 존재의 경계를 다시 묻다
욕망은 단지 충동이 아니라 인간의 서사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융은 자기실현을, 아들러는 열등감 극복을 통해 인간을 설명한다. 라캉은 욕망이 타자의 언어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며, 매슬로우는 이를 자기초월의 계단으로 보았다. 다양한 관점은 모두, 인간의 욕망이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존재의 추동력임을 일깨운다.
진화론적 시각은 인간을 자연의 특별한 중심이 아닌 생명의 한 지점으로 되돌려 놓는다. 다윈, 도킨스, 굴드 등은 인간이 신의 형상이 아닌 우연과 선택의 결과임을 제시하며,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난 겸허한 존재 인식을 촉구한다. 우리는 단지 더 똑똑한 동물이 아니라, 책임 있는 진화의 산물이다.
기술과 철학, 어디까지 인간일 수 있는가
커즈와일은 ‘특이점’을 언급하며 인간이 기술과 융합할 미래를 예견한다.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고, AI와 결합된 지능이 새로운 형태의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그의 전망은 설렘과 공포를 동시에 자아낸다. 반면 닉 보스트롬은 AI의 자율성과 예측불가능성이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기술은 축복인 동시에 재앙이 될 수 있기에, 기술의 속도만큼 철학과 윤리의 진보도 필수적이라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메시지다.
『거인의 어깨에서 인간과 삶을 묻다』는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는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를 되짚는 성찰의 나침반이다.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기술은 우리를 보완하는가 대체하는가 —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책의 문장 하나하나가 지금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가?”라는 물음 앞에,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기술은 발전하고 세상은 달라져도, 인간다움이라는 본질은 결국 스스로에게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잊지 않게 한다.
삶의 본질을 묻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은 반드시 필요한 동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