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달 토끼를 찾지 못한 이유는 그곳에 신비가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일찍 떠나 버린 탓이에요. 가장 오래 머무른 아폴로 17호도 달 시간으로는새벽에 도착해 아침이 오기 전에 떠나 버렸거든요. 지구인은 달에서 나흘을 머물렀지만, 달의 생명들에겐 새벽에 찾아와서 미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훌쩍 가버린 이상한 손님이었어요. 달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날 때까지지구인은 기다리지 못했어요. 


중략

오늘 밤엔 예쁜 손톱달이 걸렸어요. 오늘은 몇 명이나
그 달을 올려다보았을까요?
여전히 우리가 달을 바라본다면 그건 바로, 거기에 아직 닿지 못한 이야기가 남았기 때문일 거예요. 전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달을 터뜨릴 뻔한 사람이 할 소린 아니지만요.
- P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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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타인의 낯선 언어를 이해하려는 행위가 아닐까 멋대로 짐작해요. 이해를 위해 잠시 멈추거나 사색을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행위가 없다면 여행은 불가능하니까.
지구상에 행해지는 모든 연례 행사 중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는 성탄절이야말로 여행의 의미를 깨닫는 중요한 날이 아닐까 싶어요. 총천연색으로 발화하는 세상에서 깊게 침잠하는 어둠을 보려는 노력, 마음과 마음사이의 행간을 살피려는 노력, 내 얼굴만 비추는 거울을버리려고 노력하는 날이 되길 스스로 바라죠. 적어도 성탄절 하루만큼은.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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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했다는 말을 나는 엄마에게 했었고,
아버지에게 타드렸다는 달달한 커피는 나도 아부지에게 타드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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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세상이 둥글다면 그 원 안에 들기 위해 가까스로 깨금발로 서 있던 나였는데, 이제 밖으로 밀려난다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낙화의 타이밍과 착지의모양을 상상해요. 왜 체조 경기 점수 중 착지 점수가 중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어쩌면 시작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날마다 나는부지런히 저물어 가고 있어요.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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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양과 지식을 지혜로 응용하는 능력은 엄연히 다르고, 아는 것이 많은것과 제대로 아는 것,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 역시 전혀다르다. 맞춤법을 잘 지키는 일이 말해줄 수 있는 것은그 사람이 ‘활자‘에 익숙하다는 것, 활자에 대한 감각이있고, 활자 소통력이 높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맞춤법이 갖는 위상은 거기까지가 적당한 것 같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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