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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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니아 공화국을 만드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었다. 문장 또한 가볍고, 친근해서 ‘국가’라는 단어가 갖는 특유의 무게감을 다르게 해석하는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아로니아 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의 과거 일상 또한 평범하면서도 재미있게 엿볼 수 있었다. 책을 쓴 배경을 2028년으로 멀지 않게 설정하는 것으로 한국의 지나온 시간들 또한 친숙하게 했다. 그리고 김강현을 통해 작가가 바라보는 정치도 재미있었다.

 

 

 

 

 

한국은 멍청했다. 1979년, 군부독재 정권의 효시 박정희가 죽은 후 국가권력을 잡은 군부독재 정권의 후예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은 국제 해양법의 의미를 몰랐다. 1996년, 김영삼 정권은 1994년 발효된 국제 해양법을 국회에서 덥석 비준하고 한국도 당당한 국제사회의 일원이라고 떠벌렸지만, 그 순간 한일대륙붕협정이 만료되는 2028년 6월 22일이 지나고 3년 후 -한일대륙붕협정에 따르면 협정이 만료된 때 한국이나 일본 중 어느 한쪽이 서면으로 협정 종료를 통고하면 협정은 3년 후 자동 종료된다.- JDZ 대부분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겨줘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 국가의 곳간이 텅텅 빈 줄도 몰랐던 군부독재 정권의 후예들이 국제 해양법이라고 제대로 알았을까?
일본은 교활했다. 일본은, 1999년 IMF 사태로 넋이 빠진 한국에게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담보로 체결한 ‘한일어업현정’의 종료를 선언하고 JDZ를 설정한 한일대륙붕협정을 무효로 하다고 덤벼들었다. 아이고, 어째야 쓰까? 국가부도 일보 직전에 정권을 잡은 대통령 김대중은 바다에서 물고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후다닥 새로운 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하고 한일대륙붕협정은 협정 종료 전까지 건드리지 않기로 일본과 합의를 보았다. 뭔가 제대로 굴러간 듯 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P175

언제나 살았고, 어디서나 살았던 사람은 국가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산다. 세상의 사람은 영원하고, 사람이 만든 국가는 영원하지 않았다. 지나온 세상의 역사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영원하지도 않을 국가를 영원하다고 믿는 것은 헛되고 터무니없는 아집이다. 사람과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추잡하고 초라하고 조잡스러우며 너절하고 파렴치하고 무능력한 국가가 왜 필요한가?
P412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스스로가 가지는 국가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와 인간이 가져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권했다. 자칫 어렵게 생각하고 다가서기 힘들어할 수 있는 분야를 상상을 통해 소설에 담았다. 무더운 여름 산뜻함마저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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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다산북스에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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