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건널수는 없더라도 - 내 차 타고 떠난 유라시아 대륙횡단 35,000km
유운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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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강력히 추천해 책을 샀다. 주말에 커피 한 잔을 내려두고 책을 들었다가 그대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일견 황당하기까지 했다. 아니, 이 사람 뭐야?


일단 글쓰는 스타일이 너무 섬세하다. 요즘 유행하는 여류 소설가들의 글을 읽는 것 같다. 감정이나 풍경에 대한 묘사도 탁월하다. 그런데 그런 글이, 베어그릴스나 시도할법한 자동차 대륙횡단 여행기에서 나오니까 당황스러운거지.


어찌됐든 경험이 너무 신선하니까 읽는 맛도 있다. 그로부터 파생하는 고유의 경험이 맛있다. 자동차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내서 여행하는 방식은, 할 수 있는지를 넘어서 생각해본 적도 없으니까. 어쩌면 사실상 섬인 나라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상상력의 한계일 수도 있고.


여정이 다양하니까 장마다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 35,000km를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직업이 기자라 그런지 몰입감 있게 글을 쓰는 것 같다. 여행에도, 그의 심리 상태에도. 마지막에는 작가가 옆에 있다면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꽤 괜찮은 책이다. 작가에게는 정말로 그의 바다가 시작됐을까. 그 바다는 어떤 모양일까.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작가의 다음 책이 나온다면 구입 의향이 있다.



비로소 이 여행은 완결 사건이 되었다. 대륙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야기를 읽어준 당신께도 당신의 바다가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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