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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이제 그만해요!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20
다비드 칼리 지음, 줄리아 파스토리노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3년 10월
평점 :
어느 날 부터 바다에 밀려 들어온 보물...
이젠 충분해요! 괜찮아요!
요즘 아이와 많은 환경 그림책을 읽는 중이다.
하도 읽어 댔더니 우리 아이는 길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으면
고래가 아파하겠네! 지구가 뜨거워 지겠네! 하면서 쓰레기를 주워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좋긴 한데 그만해...(?))
환경을 보호하는 길은 몸이 불편해 지는 길이기에 이렇게 자주 일깨워주지 않으면
금세 잊고 내 몸이 편한대로 하게 되기에 꾸준히 아이와 환경 보호에 대해 나누는게 참 중요한 거 같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다비드칼리 작가님의 작품답게
이번 그림책도 유쾌함 속에 생각할 거리가 가득했다.
어느 날 섬에 밀려온 라구소스 통 하나.
"바다 저편에 있는 누군가가 보낸 게 분명해!"
주민들은 물건들에 흥미를 가진다.
주민들은 밀려온 쓰레기들을 서로 바꾸거나 사고 팔기도 하고, 보석이나 예술 작품을 만들기도 하며 소중히 여긴다.
이미 충분한데도 계속, 계속해서 밀려오는 쓰레기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진 주민들.
주민들은 어떻게 할까?
내가 사람의 입장임에도 왜 이렇게 결말이 통쾌한지!
하지만 사실 정말 내가 버린 쓰레기가 돌아온다면... 절레절레 집이 꽉차다못해 그대로 터져나가 버릴거다.
요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정크아트/업사이클링를 주제로 자주 활동해오고
나도 관련하여 수업을 1년에 몇번은 하는데,
그때마다 진정한 의미의 업사이클링은 잘 되지 않는다.
만들고 며칠 전시하고 버리고, 꾸미기 위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게 될 뿐...
그리고 쓰레기로 만든 것들은 아무래도 색감이든 모양이든 조잡하기 마련이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요즘 사람들 눈에 찰리도 없다.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인 현대 사회에 살다
섬주민들이 쓰레기를 보물로 여기며 수집하고, 활용하는 한없이 순수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귀여우면서도
선진국들이 제3국에 몰래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현실이나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모여 한반도의 몇십배에 달하는 쓰레기섬이 만들어진 세태가 떠올라 씁쓸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우리 집도 쓰레기섬 주민들처럼 다 마신 주스 병에는 물을 담고
우유갑이나 갑티슈는 잘라서 물건을 담기도 하고, 버릴 수건은 걸레로 바꾸는 등 소소하게 잘 활용했었는데...
지금은 쓰레기는 쓰레기! 필요한 것은 재활용이 아니라 구입! 이렇게 산 지 오래된 듯 하다.
책을 읽고 오늘의 독후 활동으로 아이와 집에 있는 것을 활용해
정크아트나 업사이클링 활동을 해보아야겠다.
섬주민들처럼 자연도 마구마구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우리 사람들에게 조용히, 차근차근 되돌려 주고 있다.
회색 빛 하늘, 미세플라스틱과 방사능이 한가득 담긴 해산물, 예측할 수 없는 날씨...
책처럼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폭포수처럼 되돌아오기 전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보호가 습관화 되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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