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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아이, 문 ㅣ 라임 그림 동화 34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스테판 키엘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3년 12월
평점 :
올해 우리 반에는 자폐아이가 있다.
경계선 지능 장애 아이들은 많이 만났지만, 중증 자폐가 있는 아이는 처음 맡아보아 개학하기 전에 내심 걱정이 있었다.
개학 전 유튜브와 책을 찾아보고 주변 선생님들의 조언도 구했으나 아이들 마다 특성이 달라 실제로 만나서 적용하기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
가장 걱정인 부분은 다른 친구들이 이 아이를 배척하거나 불편한 점을 티를 많이 내면 어떡하지? 였다.
그렇게 처음 만난 우리 ㅇㅇ이는 정말정말 예쁜 아이였다.
수업 시간에 조금 소리를 내긴 하나 그 부분은 실무사 선생님께서 잘 도닥여 주셨고
어머님은 열정이 많으셔서 서로 피드백이 잘 되고...
나나 친구들이 말을 걸면 은근 부끄러워 하면서 눈을 계속 마주쳐주는 oo이는 배척은 커녕 약간 우리 반의 아이돌(?)같은 느낌으로 지내고 있다.
학년 초, 장애이해교육을 하며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애들아, 올해 너희가 oo이와 같은 반을 하며 함께 추억을 쌓고 oo이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통해
너희가 앞으로 또 다른 조금 특별한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떻게 대해야 할 지 큰 도움이 될거야.
oo이와는 조금 다른 장애인을 만날 때에도 oo이와 1년 동안 함께 했던 추억 덕에 그 사람들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겠지?
그렇기 때문에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거고, 우리 반 모두에게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야."
솔직히 통합학급을 운영하며 1년 내내 중재하느라 진이 다 빠지는 해도 있지만,
어릴 때 계속 장애인을 접하고 같이 지내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자폐 아이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그림책
<조금 다른 아이, 문>을 소개한다.
문에게는 군데군데 매듭이 진 끈이 길게 이어져 있다.
기다란 끈은 걷는 데 방해가 되어 문은 항상 느릿느릿하게 걷는다.
문은 학교에서 늘 혼자다.
문은 친구들 뺨을 만지기도 하고,
손으로 나비모양을 만들기도 하지만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문의 헝크러진 끈은 도무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가 않다.
새가 지렁이 인줄 알고 쪼기도 하고, 고양이가 털뭉치인 줄 알고 햘퀴기도 한다.
하지만, 그 긴 끈으로 문은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게 된다.
"고마워, 네가 나를 구해줬어!"
친구는 문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문의 속도에 따라 함께 걷고 뛰어준다.
그렇게 문의 끈은 풀리게 되고, 학교의 다른 친구들도 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문의 느릿느릿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긴 끈으로 표현한 점이 좋았다.
아이들에게 그냥 우리와는 달라. 머릿 속에 혼자만의 방이 있어서 그래. 이렇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직관적으로 보이는 끈으로 설명하면 아이들이 더 잘 받아들이지 싶다.
문의 끈은 문을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자 금방 풀어진다.
그러한 한 사람의 존재는 금세 둘, 셋, 넷으로 늘어난다.
나와 내 아이가 장애인에게 그 한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해주는 장애이해그림책 <조금 다른 아이, 문>
꼭 아이와 읽어보기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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