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동안 다짐한 거 하나. (짠테크 읽기 전에도 항상 지키려고 애써왔던 거)

서점에서는 책만 사자. 그동안 모아온 머그컵으로 서점 굿즈는 충분하니 이제 그만...


잘 지켜왔다. 책도 기웃거리다가 몽땅 안 사고, 필요할 때만 한 권씩 샀다. 

(이제 배송비 때문에 한 권씩 사는 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게 됐다. 

배송비 때문에, 다시 기웃거리다가 책을 더 사던 그때로 돌아간 듯...)


암튼, 스스로 다짐하던 거 잘 지켜왔는데, 갑자가 뭔가 왔다 갔는지 알라딘 굿즈를 책값만큼 사버렸다. ㅠㅠ

다 필요하다는 나름의 이유를 만들어봤지만. 

막상 도착한 상품들 보니, 그놈의 근거는 이제 다 필요하지 않음이야.

갑자기 무슨 최면에서 확 깨버린 기분.....











일단 책을 두 권 사고.












쿠폰 사용하려고, 필요했던 북엔드 사고. 

(스누피 친구들 샀는데, 넘 예쁘고 귀여움. ^^ 이번 주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굿즈)




젊은작가상 책 사면 메모패드 준다고 해서 선택. 4,500 마일리지 차감.

작은 메모패드 필요했는데, 참으로 잘 되었구만, 하는 마음으로 사이즈 확인까지 다 하고 샀는데,

너무 작아. ㅠㅠ 집에 있는 메모지 같이 사용하려고 사이즈 열심히 쟀단 말이야. ㅠㅠ (실패)

막상 받아보니, 너무 비싸다는 생각. 제품 퀄리티 별로.




발매트도 고르라네? 어차피 하나 사려고 했는데, 온라인 주문 배송비 때문에 미루기만 하던 터라,

이왕이면 책 표지 이미지 예쁜 걸로 골라야지 싶어서 냉큼 선택. 4,500 마일리지 차감.

지난 번에 7,000원에 두장 샀던 발매트보다 별로. 그냥 이미지만 예쁨.

샀으니까 그냥 사용하긴 할 건데, 아쉬운 건 또 어쩔 수 없으니... 




메쉬백도 고를 수 있다고 하여 한참 고민하다가 빨강이로 선택. 5,000 마일리지 차감.

날씨도 더워지니 속이 보이는 가방도 시원하겠군. 엄마 장바구니로 쓰라고 드릴까?

일단 내가 먼저 확인해보고 도서관 다닐 때 들고 가긴 할 건데....

받아보니 얼마나 튼튼한지는 모르겠으나, 사이즈 애매함. 

더 작거나, 더 크거나 했으면 하는 바람이 막 드네. 어쩔겨. 그냥 써야지.



책값은 26,730원

굿즈 가격은 18,000원.



눙물만 난다.

내가 배운 짠테크는 어디로 날아간 걸까? ㅜ.ㅜ

복습해야지. 짠테크......

반성해야지. 책을 살 때는 책만 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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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2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4-12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짠테크 계숙 실패잖아요! ㅎㅎ
저 발매트 심지어 잘 밀리지 않던가요?
저는 잘 밀리더라고요... 고양이들도 그닥 좋아하지 않음 ㅋㅋㅋㅋㅋ

구단씨 2023-04-15 23:4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ㅠㅠ
지금 완전 슬퍼요.

저 발매트 미끄러워요. 바닥만 안 밀리고. ㅎㅎㅎ
물 닿으면 엄청 먹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ㅡ.ㅡ;;;;

다락방 2023-04-12 1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매트 받지 않은 저는 여기서 의문의 1승을 합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구단씨 2023-04-15 23:45   좋아요 0 | URL
진정한 승자이십니다. 축하드립니다! ^-----^

책읽는나무 2023-04-12 14: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산 발매트랑 똑같습니다^^
전 그냥 쇼파 앞에 두고 발 올리고 용으로 사용 중입니다. 욕실 앞에 두는 용도의 발매트는 아닌 것 같아서요.
근데 쇼파 아래에 두려니 좀 더 큰 싸이즈였어야 했나? 그런 아쉬움은 있네요. 지난 번에 산 동그란 새누리호 발매트는 커서 괜찮았거든요.
근데 진짜 이미지는 예쁘긴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엄마!
다음 달엔 성공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구단씨 2023-04-15 23:47   좋아요 2 | URL
발만 대고 있으면 부드럽고 좋아요.
근데 저도 잠깐 소파 아래 두고 있어봤는데요.
제 발이 하도 요리조리 움직여서, 그 자리에는 이것보다 더 큰 게 어울리겠어요.
카페트 소형 사이즈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님 말씀처럼 예쁜긴 해요. ^^

근데, 님아~~~~~
다음 달에는 성공이 아니라, 아예 굿즈 선택을 시도하지 않게 기도해주세요!!!!

Breeze 2023-04-23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쩜 좋아.. ㅋㅋㅋ

구단씨 2023-04-24 23:25   좋아요 0 | URL
망................ ㅠㅠ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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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라이더의 삶과 현실에 관한 책을 쓴 적이 있었다. 플랫폼 구조에서 라이더로 살아가는 일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일이고, 그렇기에 더 궁금했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살펴보니 이 책이 새삼 무엇을 더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상하다. 아마도 많은 라이더가 배달 현장의 이야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고 해도, 매일 새롭고 희한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배달 앱과 라이더 사이의 관계와 수입 계산 구조에서부터, 속도전이라고 할 만큼 배달 업무의 1순위가 얼마나 많은 위험을 낳고 있는지, 그 이유로 산재의 발생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실제로 산재가 생각보다 많이 신청되지 않는 이유 역시 이 책이 말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뛰지 않으면 다 알지 못할 그곳의 이야기, 플랫폼 노동의 진실이 이렇게 들려온다.


많은 사람이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을 때도, 나는 이용하지 않았었다. 두 식구 먹을 것 주문하려니 배달비가 아까웠고, 배달비를 부담하며 먹고 싶을 정도로 간절한 게 없었다. 그러다 거의 2년 전부터 배달 앱을 종종 이용하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배달보다는 포장 위주로 이용하다 보니, 우리 집에 배달오는 기사님과 대면할 일이 거의 없었다(비대면 배달이라고 해도 말이다). 내가 배달 기사(오토바이)를 마주하는 때는 도로에서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갈 때나.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저분들이 어딘가로 배달하러 가는구나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위험하게 다니다가 언젠가 큰일이 나겠다하는 걱정과 좀 천천히 안전하게 가지 그러냐는 원망 비슷한 마음이었다. 안다. 교통법규 지킬 것 다 지키고 배달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한 장면을 여러 번 목격하고 보니, 그들을 마냥 이해한다고만 말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많은 배달 이용자가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조금 늦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음식을 주문하고 현관문 앞에서 라이더를 마주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가, 단순히 라이더의 과격한 운행 습관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보기에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배달 주문부터 배달 완료까지의 과정에 플랫폼 구조가 있다. 여러 위치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의 사람들이 모여 구성된 곳이다. 그곳에는 개인도 있고 기업도 있다. 저자는,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배달플랫폼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되었다고 말한다. 솔직히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저자가 설명해주는 배달플랫폼 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다만, 서로가 원하는 걸 얻으려고 만들어놓은 것 같은 플랫폼 구조가 많은 사람을 위험에 노출한다. 특히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배달은 더 익숙해지고 있었기에, 사고의 위험도 더 많아진 게 사실이다. 더 많은 주문, 더 빨리 배달해야 하는 현실에 놓였으니까. 분명 하나의 시장이 커지고 발달하는 건 나쁘지 않을 거로 여겼는데, 이 배달 시장은 커지기만 하는 게 문제였던 거다.


자유로운 업무 시간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하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세상 쉬운 꿀알바 : 19세 이상이면 배달 경험 없어도 누구든지 쉽게!

누구나 시작 가능 :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심지어 도보까지!

앱에서 등록하고 바로 배달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103페이지)


솔깃한 이 구인광고를 바로 무시할 수 있는 사람 얼마나 될까. 아무리 작은 회사에 이력서를 내려고 해도, 자격증이나 경력 사항을 채워 넣어야 하는 건 기본이었으니, 경험이 없어도 이동수단을 정하지 않고도 누구든 가능하다는데 말이다. 이건 구직이 절실한 사람을 사고의 한가운데로 몰아넣는 일이었다. 현실에서 사고를 많이 겪는 사람은 초보 라이더라고 한다. 난폭운전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고를 겪는 일이 왜 일어날까? 보통 출근 첫날부터 이주 사이에 많은 사고가 일어난다는데, 이는 미숙함 때문이었다. 도로를 잘 모르고, 계절과 날씨, 그날의 차량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를 경험하지 않았던 게 원인이다. 그러니 위험을 감지할 수 없고, 사고를 피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해서도 사고는 생긴다. 거기에 더해진 플랫폼 기업의 윤리적인 문제까지 빼놓을 수 없는 사고 원인이 된다.


배달이 늦다고 다그치는 게 소비자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배달 재촉 1위는 음식점 사장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음식 배달이 늦으면 손님에게 항의를 받고, 거기에 혹시라도 불어터지거나 다 식은 음식이 도착해도 항의를 가게로 할 테니까. 그럼 사장님은 다시 배달노동자에게 화를 낼 테고. 이 화는 돌고 도는 것만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음식점 사장님이 직접 배달노동자를 고용하면 될 텐데(식당에 직접 고용된 우리 예전 방식으로 말이다), 그건 인력관리나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게 사장은 배달대행업체와 위탁계약으로 배달노동자를 마주한다. 책임은 피하고 비용은 절약하고 싶고, 일하는 건 마치 자기 가게에 소속된 노동자처럼 일해주길 바라는 거. 그게 문제가 아닌가.


배달료의 문제도 만만하지 않았다. 가까운 곳은 적게, 거리가 좀 먼 곳은 많이, 받는 게 배달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거다. 배달료가 도박판이 되고, 배달 노동이 사고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비나 눈이 오는 날 배달료가 높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더 높은 비용이 발생하니 배달료가 도박판이 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구조였다. 하지만 이게 옳기만 한 구조도 아니지 않은가. 그건 배달노동자가 사용하는 앱에 많은 단서와 문제점이 있었고, 이들은 이걸 실험하면서 배달 콜을 하는 AI의 문제와 함께 많은 과제를 남겨주었다. 저자가 설명하는 배달 노동의 현실에서 필요한 것 또한 플랫폼 기업과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산재보험의 변화였다.


도로의 위험이나, 플랫폼 기업의 윤리성, 여러 가지 배달 노동 구조의 문제가 도로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마음 위에서 생기는 사고에 감정이 폭행당하는 건 금방 회복 가능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손님의 폭언은 물론이고, 아파트 배달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입주민의 요구, 더위와 추위에도 가게 안에서 픽업 물건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가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는 것), 급한 생리적 문제에도 가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이더가 한두 명 드나드는 것도 아니고, 가게 화장실을 누구나 이용하다 보면 또다시 발생하는 비용에 관해 가게 사장님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모든 라이더가 항상 그 가게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도 배려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각자의 이해관계로 성립되는 플랫폼 배달 노동의 구조에서 책임의 자리는 누가 앉아있어야 하는지. 모두가 그 책임의 테두리 안에 있음에도, 정작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배달 노동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떠안게 되는 건 아니었는지 거듭 묻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 저자가 언급한 해결방안이 있다. 물론 그게 완벽한 답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직접 겪고 호소하는 방법이니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고용 형태와 임금체계가 오토바이 속도계를 조절하는 만큼 이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며, 라이더를 위한 최저임금제도 역시 고려해야 한다. 플랫폼산업의 혁신을 위해 이륜차 면허와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륜차의 원활한 운행을 위한 도로 정비도 살펴봐 주고, 노조법 개정으로 라이더를 보호에 힘써 주기를. 특히 마지막 장에 배달 라이더를 위한 산재보험 사용설명서는 라이더분들에게 좋은 팁이 될 것 같다. 신청 방법을 몰라서도 접근할 수 없던 산재보험 신청 절차를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언젠가부터 배달 주문은 우리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우리가 편해진 만큼, 우리가 불편했던 일을 대신에 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억울하지 않게,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게, 위험과 책임에서 공정하게 일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책이 많은 이들(플랫폼 기업이나 업체 사장님, 배달라니 더, 주문하는 소비자)에게 이 구조의 현실과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이해하고, 개선방안을 같이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플랫폼은안전을배달하지않는다 #박정훈 #한겨레출판 ##책추천 #배달노동자

#책리뷰 #플랫폼산업 #하니포터 #하니포터6_플랫폼은안전을배달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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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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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네 눈 정말 예쁘다.”

갈비뼈 안에서 심장이 세차게 뛰고, 내 손은 마치 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울퉁불퉁한 그의 손등을 어루만진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이 든다…… 지금 나는 코리 필즈를 만지고 있다. 그 코리 필즈를……. (38페이지)


솔깃하지 않은가? 내가 바라보던 우상이 나에게 칭찬을 해준다. 눈이 예쁘다, 목소리가 좋다, 노래를 잘한다. 그냥 칭찬이 아니다. 노래하고 싶어 오디션에 참가한 현장에서, 우연처럼 만난 우상이 나의 노래를 칭찬하고, 내가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겠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이게 꿈인가 싶어서 뛰는 가슴을 단속하지만, 잘 안 된다. 그는 코리 필즈니까. 지금 최고의 가수이자 모두가 만나고 싶어 하는 한 사람이고, 이 분야에서 그의 손길을 받는다면 영원히 노래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열일곱 소녀 인챈티드는 노래하는 게 꿈이다. 하지만 그녀의 현실은 이 꿈이 쉽게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준다. 백인 다수의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그녀의 가족은 흑인이고, 복장 규정에 머리카락을 밀어버린다. 그녀의 유일한 친구 갭은 라틴계이기에, 사람들은 둘을 보고 수군거린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게 되는 일상에서 그녀의 유일한 희망은 노래하는 것이다. 그런 바람이 쉽게 이뤄지는 세상이었다면, 그녀에게 이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다. 잘못한 것이 없어도 단속 대상에 올려지는 게 비일비재한 흑인이니까. 스스로 잘못이 없음을 증명해야만 일상이 흘러가는 곳이었다.


소설은 노래하고 싶은 소녀 인챈티드가 우상 코리 필즈를 만나면서 이 세상의 어떤 부조리함을 경험하게 되는지,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 흑인 소녀를 어떻게 성범죄의 대상으로 삼게 되는지 보여준다. 성인 남자가 자기가 가진 권력으로 어린 소녀를 가스라이팅한다. 심리적으로 조종하면서 성을 착취한다. 누군가의 간절함을 인질로 삼아 온갖 협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취한다. 그렇다면 벌을 받아야지. 그가 하는 짓은 명백한 범죄이고, 세상은 죄를 지은 사람이 벌을 받는 게 마땅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런 정의대로 세상이 흘러갔다면, 인챈티드와 다른 소녀들이 겪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코리 필즈의 범죄가 제대로 심판받았다면, 또 다른 인챈티드들이 생기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어떻게 녹아들 수 있어요?”

좋아. 스튜디오의 규칙은 다음과 같아. 첫째,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무도 몰라야 해. 이곳은 마법이 펼쳐지는 곳이고, 우리의 비밀을 누설해버려선 안 돼. 알겠어? 그러니 그 누구한테도, 네 어머니한테도 말하지 마.”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그런 생각조차 유치해 보이는 데다 그는 이미 나를 이렇게나 신뢰하고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100페이지)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아무런 벌도 받지 않은 사건은, 실제 일본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와 닮았다. 오랜 세월 남자 아이돌을 키운 제이 팝의 제왕이 연예계 거물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적 학대를 일삼으며 했던 말은, 아이돌로 키워주겠다는 유혹이었다. 피해자들의 걱정은 하나였을 거다.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하면 어쩌지? 그의 입김 하나로 연예계가 쥐락펴락하게 되는 것을 수도 없이 봤을 테니,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겠지.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왜 그가 그런 힘을 갖게 되었는지, 그 힘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면서 모른 척한 세상의 잘못이다.


인챈티드가 코리 필즈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고, 그가 음반을 내주겠다면서 인챈티드의 일상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이 눈에 선하다. 피해자가 괜찮다고 말하게 만드는 분위기,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찰,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한 사람을 판단하고 우러러보는 시선들이 많은 코리 필즈를 만드는 거였다. 거기에 더해진 인종 차별은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지게 한 큰 이유가 된다. 경찰은, 세상은 흑인 여자가 한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책 속의 문장처럼, 인챈티드가 백인이었다면 코리 필즈가 진즉에 경찰에게 잡혀갔을 텐데. 이 문장만 봐도, 세상에서 흑인으로 차별받는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껴진다. 여성이어서, 흑인이어서 차별받아야 할 이유인가? 범죄의 피해자이면서 침묵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느냔 말이지.


자기가 가진 돈과 권력으로 많은 미성년 소녀에게 성폭력을 일삼고, 그 아이들을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격리하면서 자기만 의지하게 만들고, 세상의 시선이 어떤지 알기에 자꾸만 비밀을 만들게 교묘하게 착취하고 고립시킨다. 친밀함으로 다가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 후에야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는 이 나쁜 인간(인간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에게 죄를 물을 수 없게 하는 세상의 이상한 방식이 답답하다. 이 또한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낸 모양새일 테니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말 그대로 괴물의 탄생은 서서히 스며들 듯 계속되어왔고, 그 괴물을 만든 게 우리 사는 사회였다는 게 충격적이다. 인챈티드가 당한 피해와 코리 필즈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도와주고 있어도 그녀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녀의 상처를 여러 곳에서 묵인했던 게 한순간 없던 일이 되지도 않는다. 코리 필즈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는 코리 필즈의 죽음에 비로소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사람들도 법도 해결해줄 수 없던 게, 가해자가 사라지니 해결된다. 웃음만 난다. 어느 순간, 우리가 차별이 당연시되는 사회에 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피해자의 행실을 탓하며 비판하는 게 익숙해지기 전에,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 사회가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가독성이 좋아서 빨려 들어가듯 읽을 수 있었지만, 이렇게 무서운 존재가 인간이라고 느끼는 순간 소름이 돋는다. 이 당연한 걸 간절히 바라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여전히 무섭다. 또 다른 인챈티드가 나오지 않으려면 우리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경고하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로운 #티파티D.잭슨 #소설 #외국소설 #청소년소설 ##책추천 #문학

#그루밍 #가스라이팅 #차별 #인종차별 #성장이야기 #한겨레출판 #하니포터_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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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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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할부로 가방을 질렀다. 이달의 나와, 다음 달의 나와, 다다음 달의 내가 힘을 합쳐 갚으면 무엇도 두렵지가 않다. (68페이지)

- 우리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지. 할부 좋아하다가 망한다고. 하루 커피 한 잔 값 아끼면 살 수 있다는 쇼핑호스트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


나는 투자에 재능이 없다. 여동생이랑 조카가 주식을 알려주긴 했는데, 계좌 개설까지 하고도 막상 주식에 발을 들여놓자니 두려웠다. 게다가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어리바리 몇 년이 흘렀는데도 알 수 없어서 아예 앱을 지워버렸다. 누구는 펀드도 가입해서 관리한다고 하고, 한참 코인이 대세일 때 많이 올라서 좋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변에서 다들 그렇게 투자를 하는데, 나에게 투자는 오르기에는 너무 높은 산이었던 거다. 투자는 포기하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누가 투자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말해도 잠깐 부러워하기만 했다. 내 능력 밖의 일에 미련을 두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이번 생에 부자가 되기는 틀렸나 봐. 역시 다시 태어나는 것 말고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 없는 걸까? ㅠㅠ 참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불금의 치맥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 야심한 밤에 치킨을 주문하고 말았으니. 이상하게도 그렇게 주문한 치킨을 맛있게 다 먹은 적도 없다. 항상 갈등하다가, 어김없이 주문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고.


포드 자동차 설립자 헨리 포드는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아라. 둘째는 부자와 결혼해라. 셋째는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저축하라.” 첫째와 둘째는 이번 생에 틀렸다. 난 앞으로 셋째에 집중하기로 했다. (47페이지


경제신문사의 기자로 일하는 저자는 일찌감치 현실을 깨달았다. 어디 깨닫기만 했을까, 몸소 체험하며 아끼는 습관을 익혔다. 이 책 읽다 보면 어려울 게 없는 방법이었다. 근데, 왜 안 됐던 걸까? 소비습관을 바꾸면 되는데 그게 왜 쉽지 않은 거냔 말이다! (생각해보니, 오늘 낮에 덥다고 망고 스무디도 하나 마셨어. ㅠㅠ) 저자가 경험한 시행착오가 지금의 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에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일삼았고, 저축 하나 없이 오늘을 즐기며 살았다. 자기관리는 필수라며 이것저것 사들인 품목에 마음이 풍요로웠다. ... 어느 날 급여통장에 찍힌 잔액 ‘0의 힘이란 무서웠다. 별수 없다. 소비습관을 바꾸는 것 말고는 저자가 통장 잔액을 지킬 방법이 없었다.


버는 재주가 없으니 짠테크로 살아남아야 했다. 저자의 시작도 그랬다. 투자하려면 종잣돈이 필요한데, 그 종잣돈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터였다. 게다가 저자 역시 일을 하는데 통장은 항상 텅장으로 머물러 있었다. 물론 통장 잔액이 바닥이 되는 이유는 다 있었다. 그걸 자신이 다스리지 못한 탓이 크겠지. 버는 돈 안에서 쓰고 저축하고 해야 하는데, 저축은 생각하지도 못할 일상에 익숙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아끼는 거였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금액으로 생활하면서, 물론 급여 일부분을 저축으로 먼저 분리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유롭게 먹는 점심은 기억에서 지우고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저녁은 어제 먹고 남긴 재료들로 직접 해서 먹을 것이다. 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 대신에 집에서 가져온 커피믹스로 대신한다. 출퇴근하면서 알뜰 교통카드로 교통비도 아낀다. 지출이 아예 없는 날도 만들어보자고 다짐한다. 저자의 하루 대부분이 이렇다. 하지만 돈을 한 푼도 안 쓴 날을 찾기는 어려울 테다.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니까. 밥도 먹어야 하고 커피도 마셔야 한다. 필요한 문구도 사야 하고, 욕실에 다 쓴 샴푸도 채워 넣어야 한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숨 쉬는 모든 시간에 돈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아껴야 한다. 아끼고 또 아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저자가 아낀 만큼 모았냐고? 많이 모았더라. 3년 동안 아껴서 목표 자금 5천만 원을 모았단다. 대단하다. 그 흔한 투자에 눈 돌리지 않고 아끼고 모으면서 이뤄낸 성과였다. 저자가 괜히 아끼는 방법을 택한 게 아니다. 사실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 수익률을 계산해보니 가성비가 좋지 않은 재테크였다는 거다. 주식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고려했을 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차라리 아끼는 게 더 이득이고 빠르겠다고 판단한 저자의 선택은 옳았다. 버는 재주가 없는데 괜히 투자로 스트레스까지 얹을 필요가 없었다. 아끼는 방법으로 당장 부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정신건강에 좋은 소비습관으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택한 거다. 그럼 절약의 최대 적은 누구일까? 저자는 SNS를 줄이라고 말한다. 괜히 남들이 보여주는 거에 현혹되어 부러워하지 말라는 뜻일까. 신용카드로 쓰는 줄도 모르고 막 쓰는 걸 그만두고 현금으로 생활하는 법을 익힌다. 그의 하루 용돈은 현금 1만 원이다. 쓸데없이 새는 돈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가 팁으로 알려준 몇 가지 방법이 있다. 통신사 선택약정 할인(잊지 않고 꼬박꼬박 날짜 챙겨서 할인받고 있음), 기프티콘 할인가로 사거나 팔거나(이건 전에 몰랐는데 아주 꿀팁), 여러 가지 포인트 쌓는 법(커피믹스 박스의 캐쉬백 포인트 적립은 필수지),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현금화해서 기뻐할 만큼의 카드 포인트가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챙기는 중), 전기세 아끼면서 에어컨 트는 법(3년 전에 에어컨 바꾸면서 오래 틀어놓는 습관 생김), 알뜰폰 사용도 추천, 매달 내는 OTT 구독료 더치페이하기(사실 이건 곧 변경될지도 몰라서 가슴이 조마조마), 소장할 필요가 없는 중고 책 팔아서 책테크(이건 나도 잘함. ^^), 잡기 구독료 아끼고 무료 전자책 잡지로 보기(와우~ 이거 이제 알았음. 정말 좋은 정보), 대중교통 이용할 때 알뜰 교통카드(이거 거의 1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외출 필수템), 정부지원금 혜택 확인하기(찾아보면 많다. 내일배움카드도 몇 년 전에 알아서 지금 열심히 활용하는 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청년에게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니 검색 필수), 아파트 세입자가 챙길 수 있는 장기수선충당금, 찾아서 돌려받을 수 있는 게 많으니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버는 만큼 돈이 모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니 돈을 쓰는 일은 멈출 수 없다. 다만, 놀라운 투자 능력으로 손해 보지 않고 자산을 불리거나, 태어날 때부터 부자가 아니었다면, 저자의 방식으로 생활하는 것도 돈을 모으는 확실한 방법이 된다는 걸 알겠다. 짠 내 좀 나면 어떠냐, 그게 다 내 돈으로 모이는데. 식당에서 먹다가 남은 음식 싸가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다. 음식값을 냈으니 내 음식인 거고, 남긴 거 집에 가서 먹으니 환경도 보호하고 더 좋은 거 아닌가. 습관이 무섭다. 집 근처 음식점에서 가끔 수제비를 포장해와서 먹곤 하는데, 언젠가부터 포장비 1천 원을 내라고 하기에, 집에 가서 그릇 가져와서 포장했다. 며칠 사이에 음식값도 1천 원이 바로 올랐던데, 거기에 포장비까지 내려니 너무 아까웠다. 그 후로 그 집에 갈 때마다 집에서 그릇을 가져가서 포장해온다. 사장님도 포장 용기 낭비 안 하니 오히려 더 좋다고 하신다.


사실, 돈을 아끼려면 몸이 좀 부대껴야 한다. 내 몸이 조금 편하여지자면 돈을 더 쓰면 되는 일이기에, 그동안 나는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렇게 돈을 썼던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장바구니나 텀블러 가방에 챙겨서 다니고, 준비하는 게 힘들어도 외식보다는 집에서의 한 끼를 챙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어나가는 돈을 생각하니, 그동안 얼마나 낭비하면서 살아왔는지 고개가 숙여진다. 저자의 짠테크가 목표 금액을 만들게 해주었듯이, 나도 생각하기만 했던 다짐을 다시 외치게 된다. 읽다 보면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싶지만, 가능하다. 내가 해봤던 것도 많은데, 이렇게 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고 일상에 아무런 지장도 주지 않는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가뜨리지도 않는다. 한 개인의 삶을 완성하면서, 세상에 도움이 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이야기에 한 번쯤 귀 기울여도 좋은 일이다.


투자만으로 부자가 될 확신이 없다면, 종잣돈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똑똑한 소비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해보세요. 어렵지 않은 짠테크로, 모두 부자 되세요!


+

이 책 읽다가, 2년 전에 쓰다가 멈춘 가계부가 생각나서 책장에서 꺼내 봤다. 그때 일부러 노트로 된 가계부 쓰면서, 하루씩 한 달씩 내가 어디에 돈을 쓰고 어디에서 줄여야 하는지 많이 살펴보고 했던 게 기억났다. 그때의 습관을 다시 불러오고자 꺼내 봤는데, 이게 뭐냐! 가계부에 현금 30만 원과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이 떡 하니 끼워져 있더라. 그걸 보니 생각났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만 생활하다 보니 현금을 잘 안 가지고 다녔는데, 갑자기 현금 쓸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평소 30만 원 정도 가계부 속에 챙겨두었던 거다. 백화점 상품권은 현금화할 수 없는 포인트 모아서 교환한 건데, 그걸 잊고 있었네. 와우~ 이거 분명 내 돈인데, 내가 아끼고 모아서 만든 건데 왜 잊고 있었지? 암튼, 이 책 읽고 옛날 습관 다시 불러오고자 꺼낸 가계부에서 숨은 돈 찾았다. 결론은, 책을 많이 읽자! 숨은 계좌는 아니어도 숨은 돈은 찾아준다.




좀 길지만,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둔다. 저자가 재무상담을 받고 전문가에게 받은 조언이다. (197페이지)


먼저 상담원은 수입을 두 가지로 나누라고 조언했다. 바로 쓸 돈과 저축할 돈이다. 쓸 돈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비로소 저축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때 우리가 쓸 돈, 즉 지출은 총 세 가지로 구성된다. 바로 고정 지출과 변동 지출, 비정기 지출이다. 상담원은 지출을 세 가지로 구분할 줄 알게 되면 쓸 돈에 대한 계획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지출을 구분할 줄 모르면 지출을 통제하고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계속해서 느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정지출 : 매달 같은 금액이 반복되는 지출로, 고정지출 비용은 개인마다 제각각이다. 고정지출이 많단 뜻은 내가 저축할 돈이 많지 않단 걸 의미한다. 따라서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이 얼마인지 파악하고 이를 줄여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정지출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지출에서 40%를 넘는 순간 저축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고정지출 비율은 낮을수록 좋다. 고정지출 비율이 낮을수록 저축할 수 있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지출 : 매달 같은 비용이 나가는 고정지출과 달리 내가 쓰는 만큼 나가는 지출이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사 먹는 점심이나 간식 등을 변동지출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쓰는 만큼 나가기 때문에 고정지출과 달리 매달 금액이 달라진다.


비정기지출 : 고정지출, 변동지출과 달리 매달 발생하지 않는 비용이다. 보통 비정기지출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는 지출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발이나 가방을 비롯한 의복비, 전자제품, 의료비(병원, 영양제), 화장품, 여행, 경조사, 기념일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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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4-07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가계부의 기적이네요! ㅋㅋㅋㅋㅋㅋ

구단씨 2023-04-11 22:29   좋아요 1 | URL
너무 기뻤어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그날 엄마랑 마트 가서 상품권으로 신나게 장을 보고, 외식까지 하고 배를 두드리면서 들어왔는데요.
그날 밤에 생각해보니, 음... 제가 배운 짠테크 기술은 그 사이에 어디로 간 걸까요? ㅠㅠ

잠자냥 2023-04-11 23: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게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쓰셨을지…. 짠테크가 과연 두둥 가능했을지! ㅋㅋㅋㅋㅋ
 
김치 공장 블루스 - 매일 김치를 담그며 배우는 일과 인생의 감칠맛
김원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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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 집에 가서 엄마가 새로 담근 김치를 가져와서 저녁 식사를 했다. 나도 그렇지만 남편도 항상 밥 먹을 때 김치를 찾는 사람이라, 이맘때가 가장 난감하다. 지난겨울 김장하면서 만든 겉절이는 한 달 정도면 충분히 먹었고, 그러고 나면 담근 지 한 달 정도 된 김장김치를 이제 막 담근 김치처럼 잘라 먹는다. 그러고 나면 이맘때가 된다. 김장김치는 익어가고, 새 김치를 담그자니 귀찮고 배춧값도 저렴하지 않은 때. 작년의 묵은지로 김치찌개도 끓이고 김치 볶음도 만들어 먹고 하지만, 그래도 막 담근 김치가 생각날 때다. 그럴 때 근처로 칼국수나 수제비 먹으러 테이블 위에 올려진 겉절이를 실컷 먹고 오는데, 사실 그것도 눈치가 보인다. 만드시는 분의 고단함이 있을 테고, 재료비도 만만치 않을 테니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봐도 김치는 정말 쉬운 존재가 아니다. 입에 맞는 맛있는 김치 찾기도 어렵고, 없으면 없는 대로 먹기에도 서운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김치 담그는 일 자체가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말이지. 언젠가부터 등장한 김치 판매처는 그래서 더 소중하다. 누군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으니까. 이제는 엄마도 나도 종종 김치를 사 먹을 때가 있어서 그런가, 이 책이 하는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처음에는 웬 뜬금없는 김치 공장 이야기인가 싶었다. 나이 지긋한 어느 어머님의 일터에서,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 수다 떠는 것처럼 인생 이야기가 피어나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쌓아오던 저자는 엄마가 운영 중인 김치 공장으로 이직한다. 굉장히 고민했을 것 같다. 자기 하는 일을 계속하면 될 것 같은데, 갑자기 엄마의 일터로 자기 인생을 옮겨가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엄마가 도전하고 쌓아오던 그곳에서 저자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사람의 몸에 많은 근육이 있어도 하는 일마다 근육의 쓰임이 다르다던데, 저자 역시 많은 활동적인 일을 했어도 김치 공장에서 쓰는 근육은 달랐으리라. 그 근육이 탄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의 인생 전쟁터에 참전했을 것을 생각하니, 이야기를 듣기도 전부터 괜히 뭉클해진다.


일단 이 공장은, 제목처럼 김치를 만드는 곳이다. 작은 사업체라고 생각했는데,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 공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김치를 만들고 있었나 싶게 놀라웠다. 나이 지긋한 베테랑 손맛 선수부터 외국인 노동자까지, 이 김치 공장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막연하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을 때는 몰랐다. 재료 하나에, 작업대의 위치 하나에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매일 김치를 담그며 그곳을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너무도 생생했다.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기본적인 재료 수급부터, 손길 하나하나 담긴 김치 완성 트레일러의 움직임까지, 완벽한 포장으로 고객의 문 앞에까지 전달되는 김치의 사연은 다양했다. 고객마다 다른 입맛을 맞추기 어렵기에 들어오는 클레임, 홈쇼핑 생방송 배송에 맞추기 위해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작업대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나쁜 재료 절대 못 들인다며 퇴짜를 놓는 사장님, 그러다 보니 많은 이윤을 남기지 못하고 현상 유지에 급급한 현실. 이놈의 코로나는 이 김치 공장도 비껴가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격리 생활은 타국에서의 설움까지 겹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고, 공장 가동이 멈춰버린 현실에 또 얼마나 큰 손해를 만들고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더라. 그때 우리, 참 힘들었는데, 여기도 다르지 않았다.


그곳도 여전히, 사람 사는 곳이었다. 김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이지만, 그 김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간의 이야기는 새로우면서도 진솔했다. 울고 웃는 게 우리 인생이라지만, 이곳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그들의 다양한 인생에 담긴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카리스마 장난 아닌 사장님부터, 배추 트레일러에 서서 배춧속을 채우고 가정에서의 책임도 다하는 여사님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의 정을 나눠주며 책임을 다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로열패밀리(?)이면서 이 공장의 모든 곳에서 책임자이자 막내 역할을 하는 저자까지. 저자가 풀어내는 이들의 세상은 애정이 가득 담겼다. 읽으면서 괜히 더 애틋해지고, 성실한 이들의 모습에 등도 두드려주고 싶고, 뭔가 바라는 거 다 이뤄가면서 살아가길 응원하고 싶기도 한, 뭐 여러 가지 마음이 든다. 이상하게 정이 막 쌓이는 기분, 나만 그런 건 아닌 듯? ^^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생산직 여사님들, 특히 김치 공장 여사님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얼마 전에 아는 동생이 김치 공장에서 일하다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안 하던 사람이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고 했을 때 궁금했는데, 그 이유가 여사님들 텃세와 괴롭힘에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좀 더 다녀보지 그랬냐고 했을 텐데, 그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그런지 한 달 만에 그만두었다면 그럴만하다는 이유가 이해가 되더라. 김치 공장 여사님들 무서운 사람들이구나 싶어서, 정말 모르는 사람인데도 멀리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이 책 읽으니 문제는 김치 공장이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김치를 만들고, 인생을 알아가는 곳. 나쁘고 좋고 판단할 곳이 아니라 그곳은 그냥 딱 그런 곳, 사람 살아가는 곳이었을 뿐이다.


저자는 큰 회사에 다니다가 작은 김치 공장으로 왔다고 말했는데, 사실 이곳은 그 어느 곳보다 큰 세상이었다. 배춧잎이 켜켜이 쌓여 사람들의 마음까지 쌓인 곳, 더 작은 세상으로 온 게 아니라 더 크고 맛있는 세상으로 온 거였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생각한 공장이라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열심히 살고, 마음을 쏟아내고, 인생을 채워가는, 크고 작은 것을 계산하고 생각할 필요가 없는 멋진 곳이었다. 엄마가 만든 김치를 자랑스러워하며 엄마의 단단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면서 더 사랑하게 될 곳, 정말 괜찮은 김치를 만들면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김치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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