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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도자기 드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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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오 드립서버
















전국 김밥일주, 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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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김도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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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어색했다. 아니,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낯설게 느껴졌다는 게 맞을 듯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도 있었지만, 대부분 나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이름이었기에. 이 분야에서 이 사람이 이렇게 활동했었던가 싶게, 전혀 새로운 장면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저자가 소개하고 싶은 인물들, 생소하지만 매력적이고, 익숙했으면서도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낯설지 않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26명의 인물 중에 혹시라도 아는 이름이 있다면 괜히 반갑고, 처음 듣는 이름이 있다면 궁금해지는 건 당연했다.


26명의 인물이 어떻게 소개될까 궁금해질 사이도 없이, 저자의 솔직한 생각과 함께 펼쳐지는 인물들은 정말, 특이했다. 모르지만 너무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이름 제인 구달을 뒤로하고, ‘고릴라에 미친년이라 불리는 다이앤 포시의 열정에 반했다. 일흔이 넘는 나이에 포르노 스타로 남은 치치올리나는 국회의원까지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 풍자에 섹스를 이용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타미 페이는 에이즈 환자들에게 종교와 사랑을 전했으며, 힙합 가수 모나 헤이더는 용기 있게 히잡을 쓸 자유를 노래했다. 아무래도 책을 읽다 보니, 존경과 미움을 동시에 받고 있다는 문제가 있는 작가 미셸 우엘베크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존경과 미움이라니, 이렇게 모순된 표현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올 수 있다니, 놀랍긴 하다.


그 향을 몰라도 이미 다 아는 향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샤넬 No. 5’의 인물 에르네스트 보. 이 향수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30초에 한 병씩 팔리는 전설이 되었다. 그냥 유명한 향수 이름이구나 싶었던 게, 향수의 역사였다. 정말 재미있던 건, 고양이 모래.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그래도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이 모래를 사는 건 많이 봤다. 좀 더 청결하게 고양이를 키우기 위한 준비물 같은 건가 했는데, 이 고양이 모래도 그냥 모래를 갖다 쓰는 게 아니었던 거다. (부끄럽다. 나는 그냥 모래에 뭘 좀 섞어서 파는 건 줄 알았음) 고양이를 인간이 그냥 키우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로 만들어준 필수품이자 기가 막힌 발명품이 아닌가 싶다.


이뿐만 아닌 많은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표현하고 싶은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흥미로웠다. 자유스럽지만 책임감 있게 보였고, 누군가는 하지 못하고 담아둔 말을 쏟아내는 것 같아서 시원하기도 했다. 당당하게 자기 생각을 외치는 게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증명한 것 같아서 존경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며 배워야 할 것들이 가득하다고 해야 하나. 이제까지 이런 사람들의 이름을 모르고 살았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만의 느낌으로 이들을 보는 눈도 생겼을 것 같고, 이 다양함 속에서 세상을 더 넓게 자유롭게 보는 시선도 갖게 되었을 것 같아서 말이다.


논쟁의 중심에 있던 인물들의 발자취가 오늘의 세상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익숙한 것에 빠져 다른 길,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답을 주는 이야기였다. 세상이 변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준 인물들이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논쟁은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수단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이 그 수단을 아낌없이 발휘한 덕분에, 누군가의 용기 있는 발언 때문에 오늘날의 우리는 정체가 아닌 변화하고 발전하는 세상 속에 머무는 건 아닐까.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기억될,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낸 이들에게 감사한다.


#낯선사람 #김도훈 #한겨레출판 ##책추천 #변화하는세상 #용기있는발언

#진화하는세상 #낯설고비범한 #인문 #인문에세이 #인문교양 #에세이 #위대한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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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자기만의 방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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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볼 게 있어서 공부하는데, 직업으로 보지 않는 활동을 쓰라는 문제가 있었다. 문제 자체가 낯설었는데, 어쨌든 외워야 하니까 살펴보다가 발견한 답 중의 하나는, ‘자기 집의 가사 활동에 전념하는 경우였다. 우리가 흔하게 주부라고 표현했던 내용을 풀어쓰면 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직업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개인정보 입력 중에 뜨는 신분 항목에서 여전히 보이는 주부는 무엇일까. 궁둥이 한번 붙일 사이도 없이 집안에서 종종거리며 왔다 갔다 하는 그 존재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집안에서 엄마의 모습은 여전히 비중이 큰데, 보이는 것과 다르게 작게 설명되는 사람은 어디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때는 그랬다, 고 한마디로 표현하기에 우리 엄마들 인생은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산 같았다. 이 책에 담긴 여성의 인생은 평생 쉬지 않고 일해왔던 시간 그 자체였다. 형편이 어려우니 학교에 가지 못하는 게 당연시됐고, 등 떠밀리듯 결혼하기도 했다. 아이 낳고 산후조리할 시간도 없이 논으로 밭으로 나갔다. 안에서는 가족들 식사 준비부터 아이들 돌보며 키우는 일까지, 누군가는 병에 걸린 시부모를 돌보는 것도 해내야 했다. 똑같이 밖에서 일하는데도 아내의 일, 직업을 인정하지 않는 남편도 많았다. 그래, 여기서 또 한 번 저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믿었던(?) 시대였다고 말이다. 그래도 이 여성들의 노동은 어디로 가지 않았다.


탄광에서 일하던 남편이 죽자 남편이 일하던 곳으로 들어가 탄을 골라내는 선탄공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 남대문시장에서 밥을 파는 여성, 농사를 지으며 뒤늦게 한글을 배우며 자기 이름을 쓰는 여성.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보던 이들의 삶이 아니었나? 남편이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가정 안에서, 같은 일을 해도 남성보다 적은 급여를 받았던 사회에서 그 삶을 버티고 견뎌온 여성의 이야기에 울다가도, 그 시간을 도망가지(?) 않았던 언니들의 전투력에 많이 놀랐다. ‘집사람이라 불리며 그 집안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평생 일하고도 모자라 이제는 손자 돌봄까지 하는 노동의 세월을 읽는다. 도시의 삶이 여성의 존재를 높여주지 못했을 텐데, 농촌의 삶을 오죽했을까. 장소는 달라도 인생은 다르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끊임없이 일하는 인생이었는데, 그 시간을 증명하고 나를 소개할 명함이 없다는 게, 뭔가 좀, 아니 많이 서운할 것 같다. 열심히 싸워온 언니들의 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렇다고 모를 우리가 아니지 않은가. 이미 옆에서 많이 지켜봐 왔고, 어쩌면 이 시각에도 이 언니들과 같은 시간을 쌓고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언니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어렸을 적에는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느 위인전에 나올만한 인물을 적어내곤 했다. 훌륭하다고 하도 들어와서, 그들의 업적을 배우면서 자라왔기에 당연히 존경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들었기에, 그 이름을 적었다. 어른이 된 후에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주저 없이 엄마라고 적었다. 오랜 세월 옆에서 지켜본 엄마의 인생은 존경하지 않고서는 기억할 수 없을 시간이었다. 이 책 속의 언니들처럼, 우리 엄마의 시간도 다르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닭을 튀겼고, 쫄면을 삶았고, 반찬을 만들어 팔았다. 늦은 밤에 자다가 일어나 콩나물에 물을 주었고, 냄새나는 똥을 치우며 닭을 키웠다. 또 뭐가 더 있을까. 내 기억 속 엄마는 집에서 밖에서 일하고, 늦은 저녁 지친 몸을 뉘며 일일 드라마를 보는 낙으로 살았던 것 같다. 그래, 여기서 또 한 번, 그때는 그랬다. 그런 일상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고,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얼마를 벌든지, 그게 누구라도, 열심히 사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 속에, 우리 엄마가 있었다. 그리고 당신의 엄마가,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이 있다.


이 언니들의 삶은 귀하고 아름답고,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시절이 여성의 존재나 노동이 인정받지 못했던 때라고 해도, 이들의 삶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가 없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때로는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삶이라고 해서 허투루 살아오지도 않았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그 흔한 명함 한 장이 없어도, 얼마나 큰일을 해내는 존재로 살아왔는지, 언니들이 알고, 이제는 우리가 안다. 지금도 옆집 아줌마는 우리 엄마의 이름을 큰언니 이름으로 대신 부르지만, 이제는 병원이나 가야 엄마의 이름이 정확히 불리고 있지만, 누구도 이름을 잃고 살아왔던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일하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에 빠져있다가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그 삶에 책임을 지고 있었다. 다 때려치우고 내려놓고 싶지만 포기하거나 도망가지도 않았다. 자기 일에서, 삶에서 가치를 느끼며 자기 존재감 뿜뿜하는 힘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살아보니 인생 그렇게 길지 않다고, 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말라는 조언(!), 혹시 지금 어디선가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거나, 찾지 못한 답으로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이 언니들의 화끈한 인생 이야기에 기운 받고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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