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전설은 창비아동문고 268
한윤섭 지음, 홍정선 그림 / 창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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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작가명으로 믿고 구입합니다. 전작들이 훌륭해서 이번 작품에서 들려줄 이야기가 어떻게 다가올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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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네 집에 갔는데 이모는 없고
신해영 지음 / 로코코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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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영님의 웃음코드와 맞길 바라면서 읽어보려 합니다. 전작 개도 사랑을 한다는 재밌어서 이번 작품도 기대하게 되네요. 제목부터 일단 궁금하게 만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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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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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모르는 살인의 현장을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일까. 나는 분명 눈을 감고 있었고, 누구의 손에 일어난 살인사건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오직 결과물로만 그 현장에 내 눈 앞에 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은 단 두 명이다. 살아있는 나와 죽어있는 여섯 살 아이의 시체 한 구. 아이의 목에 둘러 있는 것은 내 신발의 끈이다. 정말, 내가 죽인 것인가?

주인공인 소피가 처음 목격한 장면이다. 자신의 눈앞에 일어나있는 살인 사건의 장소에서 자신도 모르는 일들이 일어났나보다. 알 수 없다. 누가 좀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봐도 살인자가 되어 있는 자신의 입장이다. 사실 확인은 나중이다. 그 자리를 떠나야만 한다.

굉장히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로 시작하고 있었던 이 책은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그 긴장감이 고조된다. 계속 잠깐씩 기억을 잃어버리는 소피, 눈을 뜨면 언제나 살인사건의 현장에 시신과 자신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상황. 누가 봐도 이건 소피가 살인자가 된 상황이다. 그리고 소피는 수배자가 되고 계속 도망자가 되어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의 마지막 선택으로 한 남자와의 결혼을 만들어간다. 오직 그녀가 살아갈 길은 그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결혼을 한다. 이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소피가 택한 그 남자와의 결혼이 소피의 남은 인생을 걸만한 선택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이미 읽은 전작 『알렉스』로 그 진가를 확인하게 된 작가다. 한 여자의 사연과 그에 따른 복수심이 불러왔던 살인들은 법으로 처벌 받아야 마땅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중심으로 보자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는 잔인한 말을 쏟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 역시나 한 여자의 알 수 없는 인생 이야기가 들려올 거라 생각했다. 억울하다면 억울하고, 잔인하다면 잔인한 마무리가 이 이야기 속의 모든 인물들이 모두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유도 모르고 반미치광이가 되고 살인자가 되어버린 소피, 오직 자신의 사랑을 잃어버린 그 한가지로 복수를 꿈꾸었던 한 남자, 그리고 알게 된 진실(그게 진실 맞아?)로 일어나는 또 하나의 죽음.

모든 것은 마치 그렇게 정해지기로 약속한 것처럼 너무나도 차분하게 차근차근 진행되어갔다. 죽음마저도 예고된 것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소피의 도피를 쫓아가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그녀에게 이입되어 같이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누구라도 그 순간에는 그렇게 달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하리라. 내가 살인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런데 우습게도 그렇게 달리던 것을 한 순간에 멈추게 하는 일이 일어났을 때는, 허무함과 충격이 동시에 밀려온다.
“내가 지금껏 왜 그렇게 달린 거야?”

이제 상황은 역전이 된다.
도피가 아닌,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달리는 것이다. 앞으로 달리기 위해서 때로는 모험도 해야 한다. 숨기 위함이 아닌 그 무언가와 정면으로 맞서 싸우듯이 한차례 전쟁을 치르고 건너야 할 관문인 것이다. 다른 것은 필요 없다. 무조건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겨야만 한다. 오직 그 순간 다시 달릴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이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장르를 넘어서서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또 그 모습을 지켜보게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한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 그게 누군가의 손으로도 가능한 일이라는 것, 누군가의 슬픔이 만들어낸 복수, 알지 못했던 일로 피해자가 되는 사람, 거짓된 진실들로 또 하나의 상처받은 영혼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그 모든 것들이 정신적인 일들로 생겨나고 끝난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섬뜩하면서도 언제 내가 만날지도 모를 일이라는 과장된 걱정까지 끌어안고 읽게 되는 이야기였다. 거기다가 인물들의 심리를 읽어가는 재미 또한 상당했던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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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2권 세트 - 전2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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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1세의 아니스타샤 스틸의 파격적인 사랑을 관능적인 묘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여성 취향의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 2012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된 후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닷컴 종합순위 1위 및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책소개글에 이렇게 쓰여 있다. 그러니까 줄거리가 궁금하면 소개글을 찾아보시면 되겠다. 리뷰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의 입장에서 한 마디 해보고 싶어서 굳이 몇 글자 적어본다. 일단은 이 시리즈를 다 읽은 것이 아니고, 1부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만을 읽어본 상태에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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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말이 많은 책이라 취향을 떠나서 궁금증과 대세에 편승하기 위해 굳이(!) 읽어봤는데, 읽어보고 나니 ‘그냥 책인데?’ 하는 생각에 너무 과장된 홍보와 우리나라에서 이미 출간되기도 전에 해외에서 날아온 입소문에 더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진 이들의 관심이 한몫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 역시도 이 책에 대해서는 원서를 읽으시는 지인분의 얘기로 먼저 들었는데, 그냥 그런 책인가 보다 했다. 원서를 읽을 수준도 안 되고 관심도 없었기에. 근데 이렇게 빨리 우리나라에서 출간될 거란 생각은 미처 못 했던 것 같다. ^^ 발 빠른 입소문에 자극적인 소재에 뭔가 광풍이 불어올 것 같은 생각이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성공한 셈이 아닐까? 정확한 수치까지는 몰라도 상당히 많이 팔렸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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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포르노?
왜 굳이 엄마들의 포르노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봤을 때는 그냥 19금 딱지가 붙을만한 로맨스소설 같았다. SM도구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반감을 가질만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성인들을 위한 로맨스소설이라고 하는 정도면 되려나?
할리퀸?
할리퀸을 성인이 된 후에 2권정도 읽어봤다.(지금은 제목조차도 생각나지 않음.) 그래서 이 책을 말할 때 누군가는 할리퀸이라는 단어를 말하기도 하던데 나는 잘 알지 못하므로 비교할 수가 없다. 단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는 것은 맞다. 크리스천과 아나스타샤의 사랑이 시작되었고, 크리스천이 바라는 성행위와 아나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이 달랐기에 그들이 그 선을 조율하면서 계약서까지 들먹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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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남자 주인공 크리스천 그레이는 어릴 적의 트라우마로 SM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50가지 그림자’라고 표현된 부분은 그의 지나간 시간 속의 것들을 끄집어내어 들려주어야 하는 많은 부분들인데, 안타깝게도 1부에서는 거의 들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는 각각 따로따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2부로 연결이 된다. 1부의 마지막 장이 그렇게 끝난다. 고로, 이 책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3부(9월 출간예정)까지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만든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굳이 읽었는데, 이건 뭐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1부가 끝나버렸으니 어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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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력 짱.
일단 술술 읽힌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도 있다. 계약을 언급했으면서도 언제 계약서에 사인하는가 하는 것도 봐야하고, 매력덩어리 크리스천이 묘사되는 장면도 계속 눈에 담아야 하고, 우연처럼 필연처럼 아나에게 작업 걸고 있는 몹쓸 남자 크리스천의 마음을 파헤쳐봐야 하고, 마음이 통했을 때 보여주는 밀당도 봐주어야 하므로 눈이 피로하지 않는 한 끝까지 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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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한 문장.
“엄지손가락으로 아랫입술을 쓸었다.”
내가 봤을 때 이 문장이 정말 많이 나온다. 지겹도록. 신선하지도 못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하지도 않는다. “엄지손가락은 아랫입술만 쓸어야 해?!!!”
“아나, 대체 나한테 뭘 한 거야?”
크리스천이 아나에게 반할 때마다 하는 말. 이 말도 너무 식상해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아나, 나에게 무슨 약을 먹인 거야?” 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들려오므로 소화하기 힘들었음. 뻔하고 뻔한 이야기와 문장이라도 좀 다르게 들려오면 좋으련만, 안타깝다.
로맨스소설에서 가장 많이 봤던 말, “널 어떡하면 좋을까......” 하는 문장과 양대 산맥을 이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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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운 당부.
이 책이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청소년에게는 권장하지 않는 책입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비닐포장 되어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리 봐도 미성년자관람불가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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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나니 이 책의 분위기를 알 것 같아서 시원하긴 하지만, 문제는 이 책이 다 끝나지 않았기에 소화가 다 안 된다는 점. 이제 이야기가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1부가 끝나서 심각하게 <심연>, 그리고 마지막 3부의 출간되는 것까지 읽어줘야 하나 하는 고민에 휩싸인다. 끝장을 봐야 이 책에 이러쿵저러쿵 할 말이 생길 것 같아. 그리고 크리스천의 그 50가지, 밝혀내고 싶어지잖아. @@ 이제 막 입가심으로 가슴의 화상흉터만 보여줬는데 말이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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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8-2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서점에 엄청 많이 나와있어서 궁금했는데, 대력적인 내용이 짐작이 가네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능력도 작가의 능력 중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어요 ( '')~

구단씨 2012-08-23 23: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또한 이 책에 대한 느낌도 취향의 차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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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스치는 바람 2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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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일단 숨이 쉬어지는지 확인부터 하고 이 책을 펼쳐들어야 했을 것을, 스물여덟의 청년이 그리던 자유를 몇 달 남겨두고 눈을 감았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읽어가야만 했던 장면에서는 참았던 숨이 쉬어지는 것을 경험해야만 했다. 어느 순간 숨이 막히고, 조여지고, 가늘게 내쉰 한숨처럼 다시 숨이 쉬어질 때, 절망과 안도를 함께 느껴야만 했다. 지금의 시기가 더욱 그러해서 그런지 민감하게, 알 수 없었던 그 시간을 생각하면 잔인하게, 그리고 지금과 맞물려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던 이야기들이었음을…….

화자인 와타나베 유이치(나)의 고백 같은 기록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종전이 가져온 것은 수감자와 간수의 위치를 바꾸게 했던 것뿐만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침묵했던 자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스스로 구원받을 수도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그 무엇으로의 용서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용서를 구함으로써 자유로워질 영혼을 만나기를 바라면서.

1944년의 후쿠오카 형무소 안에 가득한 무고한 조선인 죄수들, 그리고 더욱 잔인하게 그들을 통솔하고 가두어두려 하는 간수들의 지독한 몽둥이질. 그 안에서 최고의 잔인함으로 명성을 날리던 스기야마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화자는 살인사건 조사를 빌미로 검열실의 일을 하게 된다. 나가고 들어오는 모든 문자에 대해 검열하는 일을 했던 스기야마의 죽음은 화자의 또 다른 삶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된다. 시작은 살인사건 조사였으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자신의 손이 닿지 않았던 형무소 안의 구석구석을 알아갈 수록 후쿠오카 형무소와 시대가 가져온 상황은 생각하지도 못한 끔찍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 안에 윤동주가 있었다. 수감번호 645번. 잔인함으로 명성을 떨치던 스기야마와 윤동주와의 접점은 전혀 없을 것 같았는데 사건 이면의 두 사람을 알아갈 수록 스기야마는 활자를 부수려는 사람이 아닌 활자를 사랑하는, 결국 그 시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반면 활자를 잃어버리고 시를 잃어버린 윤동주는 존재의 의미가 없는 사람이었고. 한 사람의 글이, 시가 다른 이의 영혼과 인간미를 구원할 수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 두 사람의 교감은 차마 그 안에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일 테지. 어떤 식으로든 그 안에서 자유를 빼앗긴 이들에게 그래도 내일이 기다려질 수 있는 희망을 던져주었던 글이었기에 그 위대함을 본 것만 같았다. 담장너머의 자유를 꿈꾸던 자들의 영혼이 되었던 문장들이었고, 갇혀 있는 자들이 살아가는 그 순간의 증거였고, 숨을 쉴 수 있는 이유였다.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누구를 위해 누가 시작한 전쟁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곳곳에서 들려준다. 전쟁을 위해 연구되고 확인하고 싶었던 의학 앞에서는 잔인하게 생체실험이 행해지고,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으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곳이었다.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옳은지도 모르게 인식되는 그 안에서 그들이 읊어보는 시의 구절들은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들이었다. 뜻도 모를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 죽음을 무릅쓰고 책의 부분들을 담아 와서 들려주는 목소리들, 목숨을 연명하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상처 내는 일들 모두가 죄 없는 이들의 발악이었을지 모른다. 지금 여러 사람의 희생으로 이유도 모를 피가 흘러내리고 있음에, 여전히 알 수 없는 파도에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이들이 그 높은 담장 안에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외침이었으리라. 그 안의 한 청년, 마냥 나약하게만 보였던 그 젊은 시인의 노래가 그 안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을 그 간절함이 들려오는 듯하다. 활자가, 글이, 시가 가진 힘이 그 무엇보다도 강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이야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목적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지만 그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이들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 누군가에게 지식을, 문맹을 탈출하고픈 의지를,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위로를, 내일이 기다려지는 희망과 목적을 주는 아주 강한 치료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험을 준비하면서나 만났을 윤동주의 시들을 이 책에서 만나니 새롭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윤동주의 시 대부분이 그의 사후에 알려진 것이라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의 그 허구와 진실 사이에서 우리가 보아야할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책은 불에 타 없어졌어도 책의 영혼은 죽지 않았다고 믿는 이들처럼 우리가 이 책을 소설로 즐기면서 내 영혼에 흡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말하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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