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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평점 :
소설 『기억이 잠든 계절』은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물이다.
두 남녀가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난다. 비가 오는 바닷가 등대 처마 밑에서 그 둘은 키스를 한다.
가정주부인 혜선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사이코패스 남편 <고두홍>.
열아홉의 나이에 이 악마를 만났다. 그때 그녀는 고두홍이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혜선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매일 그녀의 자리에 정리 노트와 커피우유를 가져다 놓았던 사람. 그녀의 스마일맨이었다. 이니셜 <K.D.H> . 수능이 끝나고 첫눈이 내리던 날 스마일맨을 만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그를 기다리는데 도서관에 불이 났다. 그때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 고두홍이 혜선을 구해 주었다.
열아홉의 혜선은 사랑스러웠다. 맑고 투명한 피부에 태양처럼 따스한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악마와 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그 인간이 악마라는 사실을. 만약 알린다면 모두 죽일 것이다. 고두홍은 그녀를 폭력에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혜선은 쌍둥이였다. 그녀는 18살에 쌍둥이 언니 혜신을 잃었다. 그녀는 살해당했다. 집에 침입한 괴한으로부터 잔인하게 칼에 찔려 죽었다.
그녀는 <김도훈>을 만난다. 바닷가에서 그리고 병원에서.
남편은 옆집에서 잠시 맡겨 두었던 고양이 코코를 칼로 찔러 베란다에 던져 놓았다. 고양이는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주인 여자의 히스테리에 혜선은 쓰러지고 급성 맹장으로 수술을 받게 된다. 그녀의 주치의가 김도훈이었다.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나 키스했던 남자. 그가 웃으며 병실에 누워있는 그녀에게 다가온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그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도훈은 무조건적으로 혜선에게 끌렸다. 그녀가 그의 전부인 것만 같다.
"짓궂은 겨울바람이 너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흩날리던 그때 너의 향기가 인정사정없이 내게로 돌진했어. 심장이 굴러떨어지고 열아홉 뜨겁던 열정이 막무가내로 네게로 달려갔어. 백열된 심장은 고장이 나버렸고,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시름시름 앓던 나는 널 내 우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어. 그렇게 넌 나의 우주가, 다신 없을 첫사랑이 되었어"
기억이 잠든 계절 6p
혜선도 도훈이 낯설지 않다. 도훈은 19살에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그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혜선은 이 남자와 평생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를 놔주지 않는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남편. 악마인 남편. 혜선과 도훈의 사랑은 어떻게 끝이 날까? 악마로 표현되는 그녀의 남편이 과연 이 두 사람을 그대로 놔줄까?
소설은 이 두 남녀가 만나며 사랑하는 과정에서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는 형식으로 쓰여진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혜선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지고 복잡해진다. 그런 그녀를 도훈은 옆에서 꿋꿋이 지켜준다.
기억을 잃어버렸음에도 운명적으로 사랑을 알아차리는 도훈. 이 소설에서 도훈은 백마 탄 왕자님이다.
과거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현재의 상처도 묵묵히 버텨나가는 그녀는 착하디착한 여자이다.
"단아한 얼굴과 내가 좋아하는 향이 나던 여자, 무더운 여름인데도 차가운 바람을 끌어안고 있었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그녀의 옆모습과 탄성처럼 내뱉던 가느다란 숨소리가 무척이나 신경 쓰였다. 그러다 빗물처럼 뚝뚝 눈물 흘렸을 때 나는 이상하게 가슴이 아팠다. 일면식도 없던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
기억이 잠든 계절 265p
나는 이 소설을 밤을 새워 읽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끝을 알고 싶어 놓을 수가 없었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답게 반전의 결말이다. 난 항상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천재성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결말을 생각할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거기에 미스터리까지. 이 소설은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