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기력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일을 감당할 수 없는 기운과 힘이 없음을 의미한다.

나는 항상 무기력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자연스럽게 끌렸다.

저자인 브릿 프랭크는 임상 심리학자이다. 듀크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캔자스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녀는 20대의 대부분을 마약성 진통제, 단것들, 관계 중독, 자기 부정 사이를 오가며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참석한 심리 상담 모임에서 만난 상담가의 한마디에 힘을 얻게 됐다. "당신은 미친 게 아니에요. 당신 잘못도 아닙니다"

나에게도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상담가의 한마디 말과 같다. 우리의 무기력과 불안함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는 말해 주고 있다.

1부. 무기력을 떠나보내는 법

나는 그동안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함이 나에게 원인이 있으며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기에 생겨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무기력함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지 말라고 말한다.

나의 무기력함으로 인해 내가 잘못되지 않을지 항상 불안해했다. 하지만 불안함 역시 나의 잘못이 아니었다. 불안함과 무기력함은 나의 뇌가 보내는 신호라고 설명한다.

불안함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 불안함은 우리가 건강하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몸이 실제로 자기편임을 깨닫게 되면 더 이상 불안에 떨거나,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본문 42P)

불안과 우울증은 우리의 뇌가 우리를 다치지 않게 보호하기 위한 걸과 값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무기력에는 이로운 점이 있다고 한다. 불편을 막아주고, 감정으로부터 지켜주며, 관계를 도모하고, 문제를 짚어준다.

미루는 습관은 '건강치 못한'행동이 어떻게 이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다. 미루는 습관은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다. 미루는 습관은 땅에 얼굴을 처박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아예 저 프로젝트를 끝내지 않거나, 저 일자리를 지원하지 않거나, 그 데이트를 원하지 않거나,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으면 실패와 거절의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전혀 없다. 건강해지길 원하든,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길 바라든, 사업을 시작하길 바라든, 창의적인 꿈을 이루길 바라든, 무기력한 얻는 상태로 있을 때 얻는 이득은 무궁무진하다.

본문 55P

나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무기력하게 있을 때 사람들은 나를 안쓰럽게 생각하며 위로해 주고 나를 지지해 준다. 나는 주위 사람들의 이런 행동으로 인해 더욱더 무기력한 모습으로 남아있게 된다. 하지만 스스로 이 이로운 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면 나의 무기력은 나에게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레빈 박사는 "트라우마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 없이 속으로 품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트라우마는 우리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트라우마라는 표현이 무섭게 들리겠지만, 그저 우리의 뇌가 위축되었음을 가리키는 임상적 표현일 뿐이다. (81P)

우리는 어떤 트라우마로 인해 우리가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는 질환이 아니며 극복할 수 있는 상처이다. 우리가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면 무기력 역시 극복할 수 있다.

누구나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나는 이 명제에 위로를 받고 나의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온전하려면 우리의 어두운 면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어두운 면을 책에서는 그림자라고 표현한다. SQ(그림자 지수)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그림자 안팎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SQ가 높을수록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신의 성공을 즐기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109P)


2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관계들

이 챕터에서 나는 가족과의 관계에 대하여 집중했다. 우리는 누구나 가족에게 받는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 역기능 가정을 갖고 있다. 데이비드 W 얼은 "상처 입은 부모는 어린 자녀에게 보통 고통과 괴로움을 무심코 전하고, 이렇게 어릴 때 생긴 상처는 여러 가지 부적응 행동을 야기한다."이라고 말한다. 무심코 생긴 고통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준다.

본문 195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준다. 그래서 트라우마가 생기고, 무기력함을 경험한다. 가족의 행동 패턴은 보통 대물림되고 바꾸기가 아주 어려울 수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자기 가족을 좋다 혹은 나쁘다로 생각하는 대신 정서적으로 숙련되었는가 아니면 정서적으로 서툰 가로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가족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들에게 반응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나는 확실히 내가 먼저 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3부 무기력의 에너지, 중독과 정서적 화해하기.

중독이란 내성 증가, 통제력 감소, 부정적 결과를 감수한 지속적 의존을 야기하는 물질 혹은 행동과의 관계를 뜻한다. (나쁜 습관이라는 표현을 중독으로 대체해도 된다)(236P)

사람들이 중독이나 해로운 습관에 걸려드는 이유는 현실에 무뎌지기 위해,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래에 대한 공포, 삶에 대처하기 위해 등을 들 수 있다.

나는 관계를 좋게 하려는 행동에 중독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희생은 불가피했다. 가족의 비위를 맞추거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나의 실생활은 한없이 무기력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고 말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말한다. 나는 내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나의 좋은 모습만 보이고 그들의 비위를 맞춘다면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착각을 하였다. 하지만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지속적인 무기력을 맛보았다.

홀로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유부단하며,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까 봐 두려워한다.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며, 한 번씩 감정이 폭발한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한다.

나의 이런 태도를 바꾸면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무기력과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무기력의 이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안에서 머물러 있다면 나의 무기력의 골을 깊어질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무기력함과 우울함과 불안함은 나를 에워싸고 있는 존재들이었다. 하루빨리 나의 무기력함을 극복하고 싶다.

나와 같이 무기력과 싸우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챕터 마지막에 우리가 실천해야 할 행동규칙과 5분 도전을 기록해 놓았다. 그 기록들을 읽고,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기력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되었다. 무기력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겨낼 용기가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1권 『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 지침서』

제2권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 일기』

제3권 『택배 기사가 잃어버린 시체 기록 장부』(출간 예정)

정말 무시무시한 제목들이다. 이 중 이 책은 2번째 시리즈이다.

대만에서 인기 있는 웹 소설이라는 말에 정말 이 소설을 읽고 싶었다.

대만 소설은 거의 처음 접해보았다. 대만의 학교 문화를 알 수 있을 거 같아서 읽어 보고 싶었다.

소설은 많이 폭력적이고 잔인한 내용이었다. 과연 정말 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주인공 <장페이야>는 16살의 예쁜 여학생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살인마에게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 살인마는 검거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페이야는 둘째 고모네에, 남동생은 큰 고모네에 맡겨졌다.

전학 온 중학교에서 페이야는 학교 폭력을 당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 <구이메이>는 페이야가 전학 온 날부터 괴롭혔다. 예쁘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인 것 같다. 학교 화장실 뒤편으로 불려내 여럿이서 페이야를 때리고 성희롱 한다. 이렇게 당하지만 페이야는 기댈 곳이 없다. 학교 선생님도, 둘째 고모도 페이야의 이런 사정을 알려고 하지 않고 관심도 없다. 고작 16살인데 소설 속 주인공은 혼자서 이 모든 폭력을 감당한다.

어느 날 밤 그녀는 고모 집에서 몰래 빠져나와 밤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편의점을 들어갔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류촨한>을 만난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하지만 현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야간 대학을 다니고 있는 청년이다. 페이야는 촨한에게서 편안함을 느끼며 그를 의지하게 된다. 밤에 고모네를 몰래 빠져나와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페이야에게는 가장 편안한 시간이 되었다. 그러던 중 편의점에 촨한의 고등학교 때의 친구(?)인 <구이거>가 찾아오고 페이야의 학교 폭력은 더욱더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 <구이거>와 <구이메이>가 연결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한 명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닥터 야오>. 그녀는 페이야의 상담 선생이었다. 정신과 전문의이다.

그녀는 페이야를 상담하면서 페이야의 편에서 지지해 준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기와 의논하라고 한다. 하지만 닥터 야오는 어딘가 모르게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은 알아요?" .........

페이야는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께 말씀드린 적은 없어요"

"같은 반 애들은 다 봤는데도 못 본 척, 아무 일도 없는 척하고요?" 촨한의 어조는 평이했다. 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페이야의 마음을 아프게 때리는 듯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까지 짚었다. 페이야 자신도 스스로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새 눈물이 눈가를 따라 흘렀다. 방관하는 친구들은 페이야에게 또 다른 가해자였다.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91P


"같은 반 학생이 저를 강제로 끌고 갔어요. 저는 전학 온 뒤로 계속 괴롭힘을 당했어요. 이것 보세요!" 페이야는 교복 소매를 걷어 시퍼런 멍을 보여 주었다. 구이메이가 뭐라고 협박하든

모든 사실을 밝힐 셈이었다. "왜 지금까지 말하지 않다가 이제야 이야기하는 거니? 응?" 담임이 당황했다. "누가 널 괴롭혔어?"

페이야는 구이메이와 시녀들 몇 명의 이름을 댔다. 담임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페이야를 추궁했다. "그 애들은 반에서 인기가 많은 친구들이잖아. 네가 물에 빠졌을 때도 그 친구가 119에 전화를 걸어서 너를 구해주었어, 페이야. 네가 성적도 좋고 영리한 건 알지만 이런 때에... 반 친구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는 건 좋지 않아"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 일기 192P


소설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되는 학교 폭력 일기』에는 중학생들이 할 행동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등장한다. 마약을 하고 인신매매를 조장하고 살인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어른들은 모두 방관자들뿐이다. 어린 중학생들을 이용하고, 폭력을 조장하며, 그들에게 무관심하다. 폭력을 용인하며 부추긴다.

장페이야의 학교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학교 폭력 피해자인 그녀를 감싸주지 않으며 서로 피하기 바쁘다.

장페이야는 그들에게 복수한다. 폭력을 폭력으로 돌려준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실태를 생각해 보았다. 나 또한 중학생 아이의 엄마이다. 우리나라의 학교도 학교 폭력이 만연하다. 소설 속의 가해자들처럼 현실의 가해자들도 이유 없이 폭력을 가하고 괴롭힌다.

하지만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우리는 폭력을 폭력으로 돌려줄 수는 없다. 법이라는 제도권 아래에서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학교 폭력이라는 무서운 상황 속에서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그 끔찍한 행위를 반성하고 잘못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끔 최대한 무거운 형벌을 가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어린아이들이라고 해도 그런 행위를 하는 아이들은 용서를 해서는 안 된다. 그들도 알아야 한다. 본인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의 이런 생각은 더욱더 강해졌다.


이 소설은 시리즈 전권 영상화 계약을 했다고 하고, 한국서 웹툰 화 진행 중이라고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거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많은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특히 법을 만드는 어른들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고 영화로 나오면 꼭 한 번 보고 싶다.
10대 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현실에서 소설의 주인공 같은 아이가 있다면 어른으로서 미안함을 가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기억이 잠든 계절』은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물이다.

두 남녀가 우연히 바닷가에서 만난다. 비가 오는 바닷가 등대 처마 밑에서 그 둘은 키스를 한다.

가정주부인 혜선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사이코패스 남편 <고두홍>.

열아홉의 나이에 이 악마를 만났다. 그때 그녀는 고두홍이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했다.

도서관에서 혜선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매일 그녀의 자리에 정리 노트와 커피우유를 가져다 놓았던 사람. 그녀의 스마일맨이었다. 이니셜 <K.D.H> . 수능이 끝나고 첫눈이 내리던 날 스마일맨을 만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그를 기다리는데 도서관에 불이 났다. 그때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 고두홍이 혜선을 구해 주었다.

열아홉의 혜선은 사랑스러웠다. 맑고 투명한 피부에 태양처럼 따스한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악마와 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그 인간이 악마라는 사실을. 만약 알린다면 모두 죽일 것이다. 고두홍은 그녀를 폭력에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혜선은 쌍둥이였다. 그녀는 18살에 쌍둥이 언니 혜신을 잃었다. 그녀는 살해당했다. 집에 침입한 괴한으로부터 잔인하게 칼에 찔려 죽었다.

그녀는 <김도훈>을 만난다. 바닷가에서 그리고 병원에서.

남편은 옆집에서 잠시 맡겨 두었던 고양이 코코를 칼로 찔러 베란다에 던져 놓았다. 고양이는 다행히 목숨은 구했지만 주인 여자의 히스테리에 혜선은 쓰러지고 급성 맹장으로 수술을 받게 된다. 그녀의 주치의가 김도훈이었다.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나 키스했던 남자. 그가 웃으며 병실에 누워있는 그녀에게 다가온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그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도훈은 무조건적으로 혜선에게 끌렸다. 그녀가 그의 전부인 것만 같다.


"짓궂은 겨울바람이 너의 풍성한 머리카락을 흩날리던 그때 너의 향기가 인정사정없이 내게로 돌진했어. 심장이 굴러떨어지고 열아홉 뜨겁던 열정이 막무가내로 네게로 달려갔어. 백열된 심장은 고장이 나버렸고, 불치병에 걸린 것처럼 시름시름 앓던 나는 널 내 우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어. 그렇게 넌 나의 우주가, 다신 없을 첫사랑이 되었어"

기억이 잠든 계절 6p

혜선도 도훈이 낯설지 않다. 도훈은 19살에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교통사고를 당해 그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혜선은 이 남자와 평생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남편은 그녀를 놔주지 않는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남편. 악마인 남편. 혜선과 도훈의 사랑은 어떻게 끝이 날까? 악마로 표현되는 그녀의 남편이 과연 이 두 사람을 그대로 놔줄까?

소설은 이 두 남녀가 만나며 사랑하는 과정에서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는 형식으로 쓰여진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혜선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지고 복잡해진다. 그런 그녀를 도훈은 옆에서 꿋꿋이 지켜준다.

기억을 잃어버렸음에도 운명적으로 사랑을 알아차리는 도훈. 이 소설에서 도훈은 백마 탄 왕자님이다.

과거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현재의 상처도 묵묵히 버텨나가는 그녀는 착하디착한 여자이다.


"단아한 얼굴과 내가 좋아하는 향이 나던 여자, 무더운 여름인데도 차가운 바람을 끌어안고 있었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그녀의 옆모습과 탄성처럼 내뱉던 가느다란 숨소리가 무척이나 신경 쓰였다. 그러다 빗물처럼 뚝뚝 눈물 흘렸을 때 나는 이상하게 가슴이 아팠다. 일면식도 없던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

기억이 잠든 계절 265p


나는 이 소설을 밤을 새워 읽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끝을 알고 싶어 놓을 수가 없었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답게 반전의 결말이다. 난 항상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천재성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결말을 생각할까?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거기에 미스터리까지. 이 소설은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내용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