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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평점 :
가끔 TV 뉴스에서 보험 사기 기사를 보게 된다.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사기를 치는 것이다.
소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이런 보험 사기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다. 보험 사기라는 비도덕적인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우리 사회의 범죄자들.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이런 어두운 부분을 잘 이야기 해주고 있다. 소설에서 범죄자는 정말 뻔뻔하한 소시오패스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현실의 많은 범죄자들도 이런 모습을 띠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 해 보았다.
보험 조사원인 김지섭은 보험사로부터 한 개의 수임 의뢰서를 받게 된다. 피보험자는 박연정이라는 22세의 여자이다. 아파트 베란다 추락 사고로 현재 재활병원에 입원 중이다. 지섭은 조금 의하해한다. 30세 만기에 보험 가입한지 3개월 밖에 안됐던 것이다.
지섭은 보험 지급 여부를 위해 연정을 만나게 된다. 이불을 털다가 9층으로 추락하였다. 9층에서 떨어졌으면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연정은 평생 휠체어 신세를 져야했다. 연정을 만나 본 지섭은 더욱더 의문을 가지게 된다. 현장에 친한 언니가 있었고, 그 언니가 떨어지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이런 사실은 기록되지 않았다. 단순 사고로 처리된 것이다.
박연정은 보육원에서 자라났다. 오빠가 있었지만 몇년전 사고를 당해 죽었다. 혈연단신으로 만 18세가 되어 보육원을 나오게 된다. 보육원에 자주 봉사활동을 오던 조은희라는 언니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연정에게는 아이가 있었다. 남자친구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인데 남자친구는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사라졌다. 그리고 연정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아이를 보육원에 맡긴다. 이러한 도움을 모두 조은희라는 언니가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 조은희라는 사람이 바로 연정을 뛰어내리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러고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이 여자가 박연정의 보험 설계사였다.
하지만 또다시 지섭은 경악할 사실을 알게 된다. 조은희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한달전 등산을 하다가 추락사로 죽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험금 수익자가 바로 박연정이었다. 박연정은 사망보험금 5억을 받았다.
지섭에게 했던 연정의 말들은모두 사실일까?
보험금 지급은 당분간 미루어졌다. 그러던 중 연정은 병원에서 사망한다. 휠체어를 탄 채로 계단을 구른 것이다.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박연정 사건을 담당한 경찰들은 사고사로 마무리지으려 한다. 설상가상으로 지섭은 가출한 여동생의 살해 용의자가 된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보험회사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우리 사회적 약자들을 속이고 이용하는 악의적 범죄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보험 사기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사회적 약자들을 되돌아 보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또 하나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우리 사회에 많은 소시오패스들이 돌아다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중무장을 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