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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 - 함께여서 행복했던 내 아이의 어린 시절
조혜연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8월
평점 :
함께여서 행복행던 내 아이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어릴 적 어린이집, 유치원 이야기를 종종 나눌때가 있어요.
훌쩍 자라난 아이들에게 어릴적 일들이 까마득한 옛날 일 같을텐데...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이야기할 때면 신기하기도 해요.
이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쌍둥이 아들과 함께했던 7살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의 이야기는...
단순히 일본 구립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가족 모두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주고 있는 따뜻하고 감동스러운 이야기예요.
아빠의 어학연수 1년 반 기간동안 말 한마디 못했던 아이들과 엄마가 낯선 곳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왔어요.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와세다 유치원의 프로그램이 주로 놀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놀이를 통해 무언가 배우기를 기대하는 우리나라 교육과는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을 보냈는지 되돌아보게 되네요.
장난감이 없어도 어떻게 놀지 아는 아이들...
집 가까이 공원이 많아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치원 프로그램 진행시 부모는 사진을 찍지 못한다고 해요. 대신 전담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둔다고 해요.
부모는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 행사때면 사진을 찍기 위해 일찍 가서 앞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나네요.
갑자기 뒤에서 달려나온 앞 사람에 가려 사진을 제대로 못찍어 속상했던 기억도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하는 여러 행사들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해요.
봄나들이, 가을 운동회, 어린이 학예회, 송별회...
어설프지만 대사, 소품, 포스터 등을 스스로 준비한 어린이 학예회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감동적인 시간이었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면티와 츄리닝 차림의 선생님과 원장선생님,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한국어 통역 도우미 선생님, 주간계획서의 번역 등의 일본의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가 참 잘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등하교를 정해진 시간에 부모가 직접해야되고,
도시락을 매일 싸고, 유치원 행사에 자주 참여해야된다는 것 등 어려운 점은 물론 있을거예요.
화장까지 곱게 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한 엄마들의 모습에 직장동료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물론 일본에도 급식이 제공되고 통학버스도 운영되는 다른 모습의 유치원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소학교(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 스스로 등하교를 하고 부모 참여가 거의 없다고 해요.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휴직을 하는 부모가 있을만큼 바빠지는 우리의 모습과는 다른점이네요.
어느 것이 더 좋다기보다는 이런 차이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4년이 지난 후에 쓴 글이라 힘들었던 것보다 좋은 것이 더 기억에 남아있을 수 있지만...
와세다 유치원 생활이 4학년이 된 아이들에게 미친 영향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 이 책의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되네요.
아이들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아이들의 나이에 상관없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어린이집, 유치원 선생님과 초, 중, 고 선생님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