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회계할 시간
문규선 지음 / 더블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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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행위 계산 부인이란 특히 한국에서 특수관계인 사이에 현저히 시가보다 낮은 금액에 물건을 팔거나, 반대로 높은 금액에 무엇인가를 사들이는 거래에 적용됩니다. 본래 이런 것은 증여에 해당하는데 증여세율이 높으므로 이를 회피하여 거래로 위장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혹은, 종합소득을 신고할 때에도 높은 세율이 매겨지는 구간을 피해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이런 거래는 그 자체에 형사벌이 과해지기보다 새액 산정 단계에서 그저 "부인"당합니다.

거래의 "부인"은 세법 말고 상법상의 여러 통상 거래에도 개인의 권리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자나 사업 양도자가 경업 금지 위반 의무를 어기고 거래를 했을 때, 회사나 사업 양수자는 이 거래에다 대고 바로 부인권을 행사하여 이익을 자기 몫으로 바로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인(私人)들의 부인권 행사와 달리 과세당국이 행사하는 부인 조치는, 이 거래를 실제 오간 금액이 아니라 시장에서 통상 이뤄지는 수준으로 바꿔서 세금을 매긴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서 시중에다 판매하면 1000만 차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무슨 까닭에서인지 특수 관계인에게 500만원만 받고 팔았다면, 이런 거래에다가는 500이 아닌 1000을 벌었다고 보고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특수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가? 첫째 친족, 둘째 종업원 등입니다. 이 특수관계자의 범위도 세법마다 조금씩 다른데, 국세기본법 시행령의 해당 규정(1조의2)을 대체로는 따릅니다. 인터넷에 나온 일부 정보에는 그저 "친족"이라고만 나오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친족 전부가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혈족은 6촌, 인척은 4촌까지만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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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퇴직금·근로기준법·인사노무 및 4대보험·급여 세무실무 - 인사노무실무서
이진규 지음 / 경영정보문화사(경영정보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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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일반 납세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세금을 적게 내게 돕는 공제 방식에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있겠습니다. 이 둘 중 납세자에게 더 유리한 방식은 당연히 소득공제입니다. 왜냐 하면, 소득공제는 납세자가 번 소득 중 일정액을 아예 없던 걸로 해 주는 방식이며, 세액 공제는 납부헤야 할 세금 중 일부를 깎아 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세액 공제가 더 유리한 경우도 상정할 수야 있겠으나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케이스는 당연히 소득 공제 방식이 더 많은 혜택을 받습니다.

근로소득세 계산 구조는 매우 특이한 게, 일단 소득 공제부터 시작하고 본다는 점입니다. 500만원 이하에는, 총급여액의 70%를 일단 공제부터 해 주고 시작합니다. 그 다음 구간인 500~1500만에 40%,1500~4500에는 15%, 4500~1억에는 5%, 1억 초과 구간에는 2%입니다. ㅎㅎ 1억 이상 구간도 (2%라는 미미한 부분이긴 하나) 소득 공제를 해 준다는 게 특이한데, 정책적 이유를 들자면 거액이라고 해도 여튼 "근로소득"이라서입니다. 타 소득 같으면 이런 소득 공제는 해 주지 않죠. 구간이 올라감에 따라 소득공제율이 팍팍 떨어지는 건 물론 조세정의, 형평성 도모를 위해서이겠습니다. 2013년 이전 기준을 보면 80%, 50%, 15% 등으로 나오는데 금액 구간 획정도 크게 다릅니다.

월급이 아니라 종합소득세 신고 기준, 즉 연(年) 급여액 기준이므로 이 구간은 그저 이론적으로 세팅해 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한국 근로자 상당수에게 해당이 될 법한 금액이겠습니다. 일용근로자에게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데 소득 공제는 일 10만원이 책정되었으며 이 정도면 상당액이 면세라고 봐야겠습니다. 직장에서 받는 근로소득 외에 다른 소득을 올리는 이들이라면, 원천징수와 이듬해 연말 정산 등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외에 따로 뭘 신고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에 인터넷에 올라오는 "비트코인 대박 덕분에 따로 세무사를 고용(법적으로 정확한 용어는 아닙니다만)했다" 등의 자랑질은 아마도 그 상당수가 기본 베이스 근로소득이었던 분들의 횡재를 반영한 현상이었을 듯합니다. 이런 자랑을 하는 분들은 그나마 지킬 것 다 지키고 사는 편이겠고 말이죠.

일단 적용 면제액이 다 떨어져 나간 금액을 놓고 매겨지는 세율은 6, 15, 24, 35 등으로 올라가는데 20년 전 자료를 찾아 보니 10, 20, 30, ... 정도더라구요. 10이 6이 되었으니 어지간히 내려간 셈이며 제 기억으로는 외환위기 즈음에 9, 18 등으로 하향조정했던 기사도 생각이 납니다.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동시에 타 부문 지출, 즉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각종 공과금 지출이 해마다 늘어만가는 상황(체감으로는 저런 하향 부분을 훨씬 상회하는)도 분명 반영되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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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트럼프 성공을 품다 - 아웃사이더에서 세계의 리더로
도널드 트럼프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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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의사라는 게 많은 경우, 그저 드러난 분명한 문언(워딩)만으로 전달되지 않고, 오히려 표정 등 비언어적 매체라든가, 말 속에 숨겨진 다른 뉘앙스로 더 심각한 메시지를 상대에게 알리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건 우리 동아시아인들의 장기이며, 일본이든 중국이든 우리 나라든 "은근한 중에 본심을 알리는 기술, 그를 잘 받아들이는 기술"이 빼어나야 그게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라며, 소통과 관계의 달인이라며 때로는 대인의 풍모로 칭송받습니다. 야마오카 쇼하치의 <대망>에 보면 이 점이 특히 잘 드러나죠.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년여 동안, 각종 기행과 터무니없는 언사로써 전세계인들을 놓고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는 그저 언더독이라든가 미미한 후보 정도가 아니라, 공당(公黨)의 경선에 참여할 자격도 없는 미친 광대 정도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죠(그는 자신만의 일인 정당을 만들어 이미 대선에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만 그가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어 가는 대략 7월경부터, 전현직 유력 인사들이 그의 진영에 합류하는 모습이 뭔가 심상치 않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CIA 국장으로 재직한 제임스 울시도 끼어 있었지요(참고로 이 사람은 국장 시절 비밀리에 서울을 방문한 모습이 당시 한겨레신문 기자에게 사진 찍혀 세계적인 특종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스운 사건이었죠). 거물들이 그를 돕는다는 건 첫째 일단 그의 승산이 의외로 높다는 점, 둘째 미친 광대처럼 보이는 그의 언행 이면에 뭔가 영리하고 일관된 전략이 숨어 있다는 점, 셋째 거물들의 자신의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유리한 제휴 관계를 맺게 하는 데 그가 탁월한 능력이 있기는 하다는 점, 이 세 가지를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강하게 시사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 책은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에 쓰여졌습니다(한국어로 번역된 것 중에는 당선 이후 기준으로는 처음 출판 허락을 맡은 책이죠. 그는 이미 성공한 청년 사업가 자격으로 1980년대 후반에도 자신의 저서 한국어판을 발간한 적 있습니다). 그리 학식이 깊지 못해서인지, 불필요한 미사여구나 번거로운 수식 없이 필요한 말만 간단하게 전달하는 특유의 어법과 스타일이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러나 모든 서술에서 그런 (이 사람 나름의) 장점이 관철되는 건 아니라서, 어떤 대목은 너무 간명하게만 서술된 탓에 몇 번을 읽고 나서야 의미가 정확히 파악되기도 했습니다. 하긴 정확하고 명료한 문장을 구사하는 건 아랫사람들의 의무이자 덕목이지, 사장님이 번거롭게 차려내야 할 사항은 아니죠. 독자는 물론 그의 서비스(저술한 책 읽어주기)를 돈 주고 구매하는 "고객"의 입장이지만, 트럼프야 "까짓것 못 읽겠으면 그냥 관둬"라며 오히려 갑질을 할 만한 위치이니.

이 책을 읽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원서나 이 번역서의 편집 태도처럼, 저자(혹은 편집자)가 크고 굵은 글씨로 강조해 둔 결론에만 초점을 두어, 자계서처럼 읽어내는 것입니다. 둘째,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가 그런 결론을 도출한 "자신의 진짜 사업 경험담 회고"를 꼼꼼히 읽고, 어떻게 해서 세계의 경제 수도 한복판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이름 없는 땅을 관광이나 리조트 명소 등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는지 꼼꼼히 분석해 가면서 읽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늘어놓는 말은 거의 80% 정도를 걸러들어야 현명한 태도이겠습니다만, 트럼프는 못된 소리를 지껄일망정 사업 관련 거짓말은 하지 않는 스타일 같습니다. 그가 새빨간 거짓말쟁이였다면 신뢰를 잃어 사업계에서 벌써 매장당했을 것입니다. 광대짓을 한 건 리얼리티 쇼 출연이나 정계에 데뷔한 후의 일이죠. 무엇보다, 그가 사업 관련 정직한 성공을 거둔 건 그의 이름이 새겨진 미국과 세계 각지의 명소, 랜드마크 건축물 등의 빛나는 성공에서 증명이 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그렇게 많은 성공을 그저 요행수나 투기꾼의 촉만으로 이뤄낼 수는 없죠.

트럼프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투기꾼 짓을 해서 성공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목 좋은 곳, 노른자위 땅을 알아보는 감각이 탁월하되, 일단 목표로 삼은 땅이나 낡은 건물이 있으면 이를 두고 최대한의 경제적 가치를 뽑아내는 방법(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방법, 혹은 용도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상상하고(이 단계에서부터 비상한 크리에이티브가 요구되죠), 그 구상을 현실로 옮기는 실천과 집행의 대가, 마스터더군요. 말은 쉬워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당면의 현실, 현상에만 집착하지 그 이면에 숨은 가능성을 보지 못합니다. 망해가는 건물이나 부지를 보고 "여긴 뉴욕의 새로운 도심으로 확 뜨겠는걸?" 같은 확신을 갖고, 부지마다에 가장 어울리는 역할을 (시대의 트렌드에 따라) 정해 주는 능력과 센스("여긴 레스토랑, 여기는 호텔, 여기는 쇼핑몰이 가장 잘 어울리겠군")는 아무나 갖는 자질이 아닙니다. 우리 나라도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이런 스타일이지만, 그런 그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정도까지는 아니었죠. 신격호 씨는 전후 폐허가 된 일본, 한국에서 일어선 사업가지만, 트럼프는 이미 판이 다 짜여진, 난다긴다 하는 사업의 고수들이 대거 포진한 뉴욕 한복판에서 창업을 해 내 일인자로 올라섰다는 게 중요합니다.

설령 부동산 감식, 구상, 설계 감각이 탁월하다 해도, 그 다음이 진짜 문제입니다. 뉴욕 같은 곳에 부동산의 소유권, 혹은 용익 물권. 담보권 같은 게 어디 보통 치밀하게 짜여져 있겠습니까? 소유권은 (현재 소재도 파악 안 되는) 누군가가 갖고 있고, 애써 그 사람과 타협을 이뤄 놓으면 이번에는 그의 채권자나 동업자를 찾아 다른 이해관계를 해소하고 금전으로 마무리지어야 땅이 내 것이 됩니다. 사람들을 찾아내어 일일이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 같으면 땅 한 필지에 무슨 이렇게나 복잡한 재산권들이 얽혀 있는지 아예 이해가 안 됩니다.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예사 기술이 아닐 뿐 아니라, 그렇게 설득하려면 법률 관계와 경제적 전망 등에 대해 정확한 파악과 사업 구상이 서 있어야 합니다. 그런 노른자에 재산권을 보유한 이가 어디 바보라서 아무 말에나 넘어가겠습니까?

이렇게 어렵사리 내 땅으로 확보한 후라 해도, 이번에는 관청을 찾아가 어떤 규제가 내려져 있는지, 이를 완화하거나 최대한 유리하게 적용할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건축 행정 법규에 달통한 수준이라야 하겠죠. 모든 여건이 마련되어 내 구상대로 일을 벌일 수 있다 해도, 가능하면 최소로(부실 아닌 범위에서. 트럼프는 싸구려로 원가를 후려치는 방식을 엄청 싫어하더군요. 이 책을 읽어 보면. 하긴 그런 편법으로만 일관하면 적당히 돈을 벌 수는 있어도 이 정도로는 성공하기 힘들죠) 비용을 들이고, 최대한 미관을 아름답게(트럼프가 아주 집착하는 면 중 하나입니다) 만들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걸 또 고민해야 합니다. 이걸 뜻대로 해내려면, 골조 시설, 자재의 특성, 토목 방식 등 건축 전반에 걸쳐 전문가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일류 건축가(트럼프는 일류 아니면 고용을 안 하더군요)가 안을 들고 와도 이게 자기 구상에 맞는지 더 개선을 요구하든지 판단할 수가 있죠. 대충 일을 해서 그만큼 어디 돈을 벌 수 있었겠습니까. 집요하고 매사에 끝장을 보는 성품이 오늘날의 그를 만든 비결입니다.

트럼프는 리얼리티 쇼 출연 제의를 받고 엄청 망설였다고 합니다. 이 점도 우리가 선입견으로 가진 바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라 흥미롭더군요. 이런 멍청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가 내 위신과 명성에 먹칠만 하는 건 아닌가? 이럴 때 그가 믿는 건 (일단 한 번의 의심과 회의를 거쳤다가) 정직하게 떠오르는 그의 감각이라고 합니다. "그거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열정, 의욕이 확 솟구치면 그때부터는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는군요. 이런 건 사람이 타고난 자질이라서 누가 따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남겨진 그의 명언 중 하나는, "열정과 의욕이 생기는 일은 누가 아무도 격려 해 주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추진할 수 있다."였습니다.

트럼프는 이 책에서, 그가 만나고 겪어 온 많은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실명까지 거론해 가며 회고합니다. 어떤 이는 교섭 상대자로서 깐깐하게 굴었지만, 일단 약속한 바는 반드시 지키는 인격자라면서, 이런 사람이 협상 과정에서는 힘들게 해도 결국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조력자나 마찬가지라는 취지(트럼프는 좋다 싫다 마음에 든다 안 든다 등 직설적인 표현만 하는 사람이라, 제가 이 서평에 쓰는 어휘처럼 추상적인 말은 책에 없습니다)로, "휼륭한 인격자"라 평하며, 자주는 아니라도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며 의외의 극찬을 합니다.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며, 리스펙트를 보내야 할 대목에서 정확하게 멈추며 겸손해할 줄도 아는 게 그의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이게 가식이 아니라 그 나름으론 다 진심이라는 게 특이합니다. 반면, 제때 대출을 안 해 주며 앞에서 하는 말과 뒤의 행동이 다른 어느 은행장(여성이며, 이분도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에 대해선, "내가 아는 가장 무능하고 어리석은 뱅커"라며 가차없는 독설을 퍼붓습니다.

자계서를 읽으면서도 그 속에 담긴 팩트를 어렵사리 추출, 본격 경영서나 실무서처럼 읽을 수도 있고, 반대로 경영학 교과서를 읽으면서도 "인생의 지혜가 이 중에 담겨 있음"을 깨달으며 (고차원의) 자계서 독해를 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세련되고 학식 높은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인간이지만, 그의 말은 일단 허투루 들을 것이 없고, 좋든 싫든 반드시 말 중에 뼈를 심거나 유익한 제안을 담거나 하는 식입니다. 동양인들이 예로부터 즐겨하던 고맥락 소통(전혀 아닌 것 같은데)에 능한 유형이며, 이 사람의 개성을 잘 알아야 한국의 앞길도 순탄할 뿐 아니라, 일단 사업가로서 그가 눈부신 성공을 거둔 과정은 누구 눈에도 흥미롭고 유익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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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공부다 - 18시간 공부 몰입의 법칙
강성태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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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solidarity)란 프랑스 혁명 3대 정신 중 하나인 "박애"와 매우 밀접한 관계입니다.  동양에서도 옛 성현들은 "군자는 화이부동"이라 하여, 시류에 간사하게 영합하는 처신을 소인배의 가장 큰 악덕으로 보되, 주위의 공론과 대세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처세의 미덕도 잊지 않고 떠올리게 했습니다. 소인은 힘에 버거워 애써 쫓아가는 시류를 두고 "대세"라고 애써 미화, 왜곡하지만, 둘의 차이는 건전한 양식을 지닌 모두의 눈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판명될 것입니다. 인간은 본디 사회적 존재라서, 아무리 자유로운 개성, 자각, 자긍을 갖고 사는 개인이라도 고립된 섬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소통, 관계의 패턴을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이냐 하는 게 문제일 뿐입니다. 이런 전제에서, "연대"는 어느 누구에게라도 생존의 필수 조건입니다.

 

정신분석가인 저자 이승욱 선생님이 주장하시는 바는, "마음의 연대"입니다. 사악한 인간, 남의 정당한 몫을 뺏으려 드는 인간, 질서를 파괴하고 지배욕을 떳떳지 못한 방법으로 충족하려 드는 인간, 중상모략으로 검은 속을 채우려 드는 인간들도, 자신들끼리, 아니면 순진한 타인들을 꾀어 "검은 연대"를 꾀할 수는 있습니다. 저자분이 내세우는 건 그런 연대가 아니라, 바른 마음 열린 자세를 지닌 양식 있는 모두가 내릴 수 있는 판단으로, 파멸적 경쟁(이 역시 그를 부추기는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의 책동이 있죠)이 아닌, 파편화하고 원자화되어 무기력해진 개인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의 연대, 전선을 구축하자는 제의입니다.

 

 

처음에 책을 펴기 전에는 "제목이 별로 임팩트가 없다"고 느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에 붙을 제목은 이것 말고는 없었겠고, 책을 위해 책 제목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이 마음의 연대라는 주제를 위해 책의 몸을 그저 빌렸을 뿐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한국처럼 체제 위기가 고조되고, 생산성이나 효율성은 그것대로 부진하며, 정치적으로나 경제 구조상으로나 양극화가 진행된다는 실상을 감안하면, 이 "마음의 연대"는 새로운 시대 정신(Zeitgeist)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신 독자도 그 수가 제법 되는지, 인터넷 서핑하다 보면 "마음의 연대가 필요한데!"를 외치는 글도 제가 간간히 구경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서서히 연대의 작은 불씨가 피어나 마침내 온 들을 뒤덮게 되는 걸까요. "네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근본 모순과 부조리, 그리고 그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 "심리학적 도구"를 쓰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사실 인간의 행동이 왜 그런 패턴으로 이뤄지는가, 저런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을 내려면 그게 인간의 거동(bewegung)인 이상 심리의 발생, 전개 기제를 더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를 사회 전체에 적용하려면, 그 사전 준비 작업으로서 역사에 대한 고찰이 또 필요할 수밖에 없죠. 저자는 유난히 질곡과 고비가 많았던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며, 왜 특정 세대가 특정 정치인에 대해 특정한 감정과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일종의 발달 과정상 심리 구명(究明) 방법론을 개인이 아닌 집단, 세대 전체에 적용해 "부가가치 창출, 신분-계층 상승, 저축 잔고의 증대, 위신의 유지"에 대한 거대한 규모의 총체적 강박이 오늘날의 정치 지형 고착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합니다. 성장지향의 가치관(때에 따라 윤리관)을, 환경상의 궁핍이 낳은 정신적 장애 요소로 꼽는 것입니다. "왜 OOO을 지지하는가? 정신이 병들어서이다." 이게 정치 이야기로 시작해서 나온 결론이라면 심드렁하게 지나칠 수 있는데, 심리학 베이스에서 출발하니 다른 관심과 주목을 모으는 거죠.

 

지금의 세대는 다르다는 거죠. 그들의 아버지, 그들의 할아버지가 겪은 시대의 제약, 아픔을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지만, 지난 세대가 깔아 놓고 지나친 시대의 또다른 모순과 부작용을, 온갖 상처를 받으며 부대껴야 하는 그들에게, 지난 세대가 "그들만의 역경"을 헤쳐 온 방식으로 극복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1) 환경 조건, 문제의 성질이 다르고, 2) 애초에 지난 세대가 가친 가치관부터가 뭔가 근본적 잘못을 안고 있기에, 지금 세대가 귀따갑게 듣고 있는 처방 아닌 처방, 훈계 아닌 훈계는 그들의 상처를 전혀 치유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치유는 고사하고 오히려 상처에 독극물을 주사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저자의 시야입니다.

 

 

효율성의 극대화, 타인보다 나은 지표의 달성, 오늘보다 수치상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내일, 일초일각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다는 모든 시간의 자본화, 이런 패러다임으로는 시스템의 붕괴, 파산을 면할 수 없다는 저자의 전망. 이 대표님은 진단에 이어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의 연대입니다. 왜 남성은 여성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유지하는가? 왜 부자는 가난한 자들을 멸시하고, 가난한 이들은 스스로에 대해서까지 부당한 굴레를 씌우는가? 폭력은 결코 소통의 방편이 될 수 없음에도, 약자조차 종종 폭력에 의존하고 이를 합리화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부모들은 자기 친자식에게조차 혈연이 빚은 자연스러운 소통 경로를 통하지 않고 "외부의 프레임"을 통해 대하고 마주치며 대립하는가? 신자유주의가 모순에 가득한 건, 결국 인간 본성을 배반하는 출발점에서 그 태생을 맞이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소신입니다. 이를 해소하고 지양(止揚)할 방법은,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의 연대" 뿐이라는 게 결국 최종적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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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무엇인가? - 전 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블록체인 입문서!
다니엘 드레셔 지음, 이병욱 옮김 / 이지스퍼블리싱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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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레이 커즈와일이 혁신의 "특이점"을 예견한 이래 우리는 놀라운 기술 진보와 급변하는 환경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커즈와일이 예견한 각론은 상당 부분이 틀렸거나 전망의 투명도가 개선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변화의 양과 질 면에서 이전 인류가 겪은 체험과는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격변의 세월을 우리가 살아내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상상의 타겟은 현실에서 목표를 비껴갈 수 있을망정, 상상의 볼륨만큼은 어느 저자나 예언가, 혹은 소설가의 거창한 담론이라도 현실의 그것이 이에 버금가지 않을 만큼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각각의 관점에서 아무 소리나 떠드는 듯해도, 지나 놓고 보면 경로에서 차이가 날망정 어느새 (살짝 바뀐 모습으로라도) 현실화하여 있습니다. 

본디 자본주의는 신용을 바탕으로 성립합니다. 중화 제국 오천년사(史)에서 그토록 통일 지배체제의 수요가 강했던 게, 마음 놓고 거래를 수행할 수 있게 상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어떤 권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누가 돈을 떼어먹으면 끝까지 추적해서 채무를 상환받을 수 있는 공권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행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 시중에 돈이 돌 수가 없습니다. 서유럽이 독자적인 논리와 구조로 세련된 경제 체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건(예:환어음), 열악한 여건(예:통일된 중앙 정부나 권위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신뢰, 신용"이라는 그들 고유의 거래 문화가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진화를 거듭하며 장점을 잘 보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사회 제도의 핵심은 종교나 문화, 정치 이전에(아니, 기저에) "경제"가 차지하며, 부(富)와 계약의 연속성은 곧 문명 지속의 담보를 뜻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이란 거래 수단을 언제, 누가, 어디서 최초로 발명, 고안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몇 년 전 큰 부도(不渡) 사태가 도쿄에서 벌어지기도 했고, 근원적으로 그 실체를 담보해 줄 어떤 권위 있는 조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지금껏 존재해 왔던 모든 교환 시스템을 능가하고도 남을 효율성을 갖춘 이 비트코인의 장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습니다. 투기성 심한 자산(자산성이 있기나 한지도 의문이었고)을 부둥켜안고 있어 봐야 사기꾼들의 선동에 속아 돈만 날리기 쉽다는 경각 풍조가 정설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이 제아무리 태생적으로 장점을 갖췄다 해도, 경제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인 이상 경제 주체들의 믿음을 얻지못하면 기껏해야 장난감(더 나쁘게는 범죄에의 악용)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이란, 경제 "외적(外的)" 섹터에서 느닷 이 비트코인(뿐 아니라 여하의 전자 결제 수단)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나선 흑기사입니다. 이 자체는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의 독자적 진화 결과 등장한 기술이지만, 진척이 이뤄지다 보니 비트코인과 결합하여 익명성, 보안성 면에서의 약점을 메워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속도, 단순 편의"라면 순정 비트코인 시스템만으로도 이미 확보된 장점이었습니다만, 이제 그간 이용자들 사이에 못내 미심쩍었던 취약 부분이 어느 정도 해결의 돌파구를 찾은 셈입니다. 

과거에는 특정 분야의 연구가 동력을 얻어 빠른 진전을 보이다가도, 어떤... 근본적이다 싶은 장애 요소가 등장이라도 하면 전망이 어두워지거나 아예 폐기되기도 했죠.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문명의 전 분야가 워낙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다 보니,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원군을 얻어 제2의 도약기를 맞기도 합니다. 이 블록체인의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비트코인의 암울한 장래"를 논한 십 몇 년 전 글을 읽어 보면 무슨 석기시대의 넋두리 같습니다. 물론 물리학이나 인문, 어학 등 본성상 단계 도약이 힘든 학문에서는 사정이 다르고, 오히려 거장의 고전을 읽고 나서야 영감이 얻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전산학이나 로봇학습("인공지능"은 마케팅 용어고 요즘 공과대학에서 확립된 term은 "로봇학습이론"이죠), 또는 금융공학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릅니다. 물론 기초가 탄탄히 학습되지 않은 엉터리에게는 최신 사항의 학습 자체가 (뜻도 모르는) 구호 복창에 불과할 뿐이겠고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아니, 구체적으로 그래서 우리 거래 현실이 어떻게 달라진다는 건데?"라며 의문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헌데, 책 한 권이 독자의 모든 의문을 풀어 준다면 그건 이미 책이 아니라 독자의 운명을 바꿔 줄 위대한 스승입니다. 이렇게 변화가 빠른 분야에서 어떻게 정답이 (특정 국면에서의 임시 정리 형태일망정) 나올 수 있겠습니까? 이 책을 읽고 뭔가 "내 미래는 이런 방향으로 개척해야 하겠구나." 같은 작은 영감이라도 떠오르고, 그를 바탕으로 개인에 알맞은 미래 설계를 꾸려야 할 것 같습니다. 책 한 권 읽고 자격증 시험을 통과해서 평생 그걸로 생계를 이어가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기술 발전 분야에 대해 스스로가 맞춤형 연구를 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살아남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을 화두로 삼은(아직 아주 구체적인 그림이 안 잡혔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화두 수준입니다) 책은 여러 권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한국"의 현황과 전망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창업이나 연관 섹터의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독자에게 최적화한 내용입니다. 

"충격"은 미래를 대비하고 변화의 파고에 올라타려는 준비된 이에게는 충격이 아니라 기회입니다. 금융 섹터와는 무관한 인생이다 싶어 쉽사리 넘길 주제가 절대 아니고, 먼저 가능성을 캐치하고 과감한 첫발을 디디는 이에게 블록체인 기술은 금맥 발견의 설렘과도 같은 흥분을 안깁니다. 제가 다 읽고 나서 느낀 포인트는 1) 현대 사회에서 어떤 혁신이건 타 분야와 무관한 건 없고, 먼저 연결지점을 찾는 사람이 대박친다는 것, 2) 4차 산업혁명이 너무 광범위해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라면 이 블록체인 기술을 먼저 공부하고 다시 큰 그림을 볼 것, 이 정도입니다. 4차 산업 혁명의 상당 부분이 특정 기업(들) 소속 성원에게만 의미를 갖는 주제라면, 세상에 돈 안 쓰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이 블록체인 화두는 열외, 무관한 개인이 있을 수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네요. (그렇다고 섣부른 투자 권유에는 혹하지 말기. 주체적으로 공부하고 맞춤형으로 미래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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