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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서랍 - 말, 인생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힘
김종원 지음 / 성안당 / 2018년 8월
평점 :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는 옛 선인들의 지혜 중에 "신언서판"이라는 게 있다고 하죠. 풍신이 의젓하고, 언변이 유창하면서도 사리에 맞으며,
글씨를 잘 쓰고, 사리 분별이 빼어난 인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저자께서는 이 넷 중 특히 "언"과 "서"를 가리켜, 후천적
요소이니만치 얼마든지 노력에 따라 개선이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특히 열등 DNA를 타고난, 길거리 캐스팅의 망상에 오늘도
내일도 밤잠 못 이루며 눈먼 포인트 타 먹을 생각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미친 노파가 사실은 귀기울여 들어야 할 법한 충고죠. 허나,
못된 아메바 후미부에 융털 돋는다고 말을 알아 먹을 종자라면 애초에 저런 뻘짓을 하고 다니겠습니까만.
"눈빛은 눈의 언어고,
지식은 두뇌의 언어이며,
지성은 삶의 언어이다."
"말은 결국 내 말의 서랍에 있는 것을 꺼내 보여 주는 것이다.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 없고, 내 안에 없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새기면
새길수록 마음에 와 닿는, 심금을 울리는 충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말은 느닷없이 발설자의 혀 끝에 영감처럼 와 닿으며 그
사람의 수요와 갈망을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평소에 꾸준한 수련이 뒤따라야, 필요할 시에 그 사람의 혀끝에서 생명력을 발휘하며
단단한 돌 틈을 가르듯 본연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래서, 평소에 꾸준히 자신만의 서랍 속에 기품, 치유, 긍정, 자존, 공감, 안목의 재료를 꾸준히 축적하라고 우리에게
권합니다. 서랍에 내용물이 있어야, 필요할 시 적기에 꺼내 쓰며 말과 행동으로 우리의 의사와 희구를 관철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통장
서랍보다 중요한 게 말의 서랍이라고 저자는 일침을 놓으십니다. 하긴 이런 좋은 말을 정반대로 해석하여, 어차피 통장에 다섯 자리
숫자의 돈도 없는 팔자(그래서 시청료를 못 냅니다),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그저 말(IT 전문가니 과학자니 심지어 길거리
캐스팅이 다 되었다느니, 어렸을 때 잘 살았다느니 하는, 현재의 실체와는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루는 새빨간 거짓말)로 다 때우는,
졸혼 떠돌이의 견강부회로 이어진대서야 또 안 될 말입니다. 저자는 그저 평소의 수련, 준비, 정직한 노력을 강조하시는 게죠.
사람은
진정한 인격을 바로세울 바탕이 될 기품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강조하시는 게 바로 "말의 서랍"입니다. 오히려
이런 서랍은 "말"보다는 참된 노력과 도야를 거친 "말의 소재로서의 인격"을 담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회원 탈퇴만 하고 댓글만 지우고 동시에 그 나쁜 머리에서 자신의 범죄 행각만 까마귀 고기 삶아 먹은 양 잊었다고 해서
끔찍한 범죄가 지워지는 건 아닙니다. tv를 봤으면 시청료를 내어야 하며, 남의 명예를 훼손했으면 복역을 통해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아둔하고 비천한 천품을 타고난 자는 가장 좋지 않은 순간에 뭣이 한풀 꺾였다며 현실 도피를 하는데, 어디 인생이 그리
편할 대로 넘어갈 수 있는지 하회를 지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