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교과서 2 : 매장편 - 변화하지 않는 매장의 생명은 끝이다 장사 교과서 2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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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효과적인 매장의 6대 법칙이 제시됩니다. 매장이야말로 나의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팔아내는 승부의 공간이며, 요즘처럼 분위기와 체험을 중시하는 시대에 사실상 장사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가르침은 매우 구체적이며, 저자는 비록 안경점을 바탕으로 설명고 있지만 이 기본적인 원칙들은 어떤 업종 어떤 매장에도 두루 통할 수 있는 가르침들이겠습니다. 

p49를 보면 무학대사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일화(야사)가 나옵니다. 결론은 터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건데, 물론 터도 중요하고 사람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다른 조건이 같다면 사람이 결국은 모든 것의 향방을 가르는 크리티컬 팩터라는 건데, 이 말은 아무리 좋은 자리를 높은 권리금을 주고 사도, 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시원찮으면 필패라는 뜻이며, 반대로 나쁜 자리라고 해도 탁월한 수완으로 그런 자리에서도 일어서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는 점을 상기합니다. 

인테리어는 일단 들어선 사람 눈에 넓게 보이게 하는 게 첫째라고 합니다. 또, 입지의 유리함보다는 공간 내부의 차별화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p50). 돈만 들인다고 다가 아니라, 필요 최소한의 비용만 들이고도 손님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거나 애착, 호기심을 부를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나 세련된 감각의 중요성이란 그만큼이나 큰 것입니다. 또 중요한 건, 서비스하는 사람한테 업장 내부의 동선(動線)이 잘 마련되어야 결국 질 좋은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유명 유튜버인 은현장씨도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이 비슷한 소리를 하는 걸 저는 본 적 있습니다. 

"오픈빨은 3개월뿐이니 그 이후를 준비하라(p75)." 사장이 개업을 하면 처음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일에 임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대로 신선감이 서서히 떨어지면 손님이 어느 정도는 줄어드는 게 당연한데, 사장 입장에서는 내가 딱히 뭘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성과가 나빠질까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오픈 직후 3개월 그 이후 전략을 따로 대비하라는 것이며, 3개월이 지나 정해지는 그 매상이 가게의 진짜 실력이며 또 얼마나 목이 좋았는지가 판명난다고 합니다. 듣다보면 자영업은 이만큼이나 어렵고 무서운 것이며 또 얼마나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개업식은 꼭 해야 하는가? 물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든다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이런 곳이 있다고 인식을 시키려면 역시 개업식은 하는 게 맞다고 저자는 권합니다. 개업식뿐 아니라 이벤트를 수시로 열면서 주민들에게 이런 곳이 있다고 각인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한데 책에는 이런 이벤트 관리로 확실하게 사람 끌어들이는 법을 아는 다른 안경점 사장님의 예(p99)가 나옵니다. 

앞에 나온 대로 고객은 익숙하게 자신이 찾던 매장에 들르는 게 보통이지만 반대로 너무 익숙한 것에는 또 질려서 발을 끊기도 합니다. 좀 더 획기적(p131)인 것을 고안해 내려 끊임없이 연구하는 게 사장에게는 필요하며, 이런 노력이 감지되었을 때 자발적으로 입소문도 타는 것이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인테리어는 그 청결도 체크를 직원에게 무성의하게 맡길 게 아니라 사장 자신의 눈으로 일일이 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화장실이 지저분하다든가 하면 손님 눈에 매장 인식이 확 나빠진다고 지적합니다. 

"접객은 심리전이다(p195)." 처음 온 고객이 아무리 진상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배척한다면 그 사람이 주변에 일부러 악평을 퍼뜨릴 우려가 있으니 일단은 신중하게 관리하라고 합니다. 일단 매장이 자리를 잡으면 그때부터는 과감하게 쳐 내도 상관 없습니다. 그 사람이 악평을 퍼뜨린다고 해도 이미 내 평판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그 나름대로 퍼진 바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악의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전환의 시대, 이 책에 제시된 6가지 원칙을 명심하고 잘 실천하면 내 매장을 훌륭하게 가꿔 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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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메이트북스 클래식 14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강현규 엮음, 이상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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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요람 안에서 보호만 청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때로는 혹독한 시련 속에 강제로 던져져서라도, 나약하고 의존적인 성품을 개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무조건 인센티브, 보상 기제만 요구하는데,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꼭 무엇인가를 더 받아내어야만 하려 드는 습성은 대단히 버릇이 잘못 든 겁니다. 반대로,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쓸데없는 강압적 태도로 군림하려 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만약, 타고난 능력으로는 못 해 낼 법한 과제를, 정말 외인구단식 지옥훈련을 거쳐 이뤄냈을 때, 그 사람은 여태 겪어 보지 못한 성취가 가져다 주는 무한한 희열을 과연 체험할까요? 이 역시 개인 차가 있습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엔돌핀이 솟아난다면, 여태 받은 스트레스를 다 만회하고도 남음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 주위에서 "봐, 너도 할 수 있잖아!" 같은, 억지로 분위기만 띄우는 칭찬이 전부이고, 정작 본인은 하나도 보람을 못 느낀다면, 그 사람은 아마 몸에 암세포만 키우는 게 고작이었을 겁니다. 이런 사람한테는 강압적 수단을 써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마냥 오냐오냐 해 주는 것도, 태어나서 도대체 발전이라는 걸 경험하지 못한 채 매번 제자리걸음으로 묶어 두는 꼴이라 전혀 바람직하진 못합니다만, 여튼 몸에 암을 키워서 사람 하나 죽이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저자는, "의지로 해 내지 못할 것을, 자신의 무의식을 일깨워서 해 내게 하자"는, 이른바 스위치를 찾아 내는 계발 방법론을 이 책에서 자세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의지는 결국 소모될 수밖에 없는 자원"이라는 거죠. 요즘 우스개소리로도 자주 듣는, 이른바 "의지 드립"은, 설령 그게 체질적으로 잘 통하고 또 타고난 바가 남다르게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해도, 성과가 그때그때 거둬지면 그것대로, 혹 기대한 대로 성과가 못 나오면 더 빠른 속도로, 결국은 다 소모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의지"로 버틸 수 있는 게 결국은 한계가 있다는 소립니다. 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도 질리는 때가 오는데, 하물며 싫은 일을 억지로, 의지에만 기대어 해 나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하기 싫은 일, 자신이 잘 못 하는 일은 그저 생각만 해도 멀쩡히 있던 기운까지 다 빠져나가게 만듭니다. 요즘처럼 물질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사람의 과업을 도와 주는 기제가 (상업적이든 뭐든) 많이 마련된 세상에선, 더군다나 의지로 깡으로 뭘 헤쳐나가는 게 어렵습니다. 

사람을 의식 기저에서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는 건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이 무의식이 혹 유효하게 계발이 되었다면, 사람은 애써 어떤 의지를 발동시키지 않아도, 눈만 뜨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여 그 일을 찾아 해결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의지 드립"의 가장 전형적인 예는 "이봐, 해 봤어?"라며 모든 과업에 일단 막무가내라도 부딪히고 볼 것을 주문했던 어느 재벌 그룹 창업자가 생각이 나죠. 당시 한국에서 손 쉽게 돈 버는 길은 소비재 산업에 전념하는 쪽이었을 텐데, 그 사람은 소위 "중후장대" 업종에만 관심을 쏟으며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이거야말로 전근대식 "의지"의 위력을 보여 준 좋은 예라고 생각도 되지만, 한편으로 그 인물이 도전 정신 못지 않게 강조했던 덕목이 있습니다. 바로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한테 대접을 해 줘야 한다"는, 그 사람 나름의 확고한 원칙이죠. 물론 "생각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어떤 장애가 생기면, 그 장애를 돌파하기 위해 밥을 먹는 중에도, 심지어 잠 자는 중에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각에만 골몰하는 게 그 창업자의 스타일이었습니다. 자신은 머리가 가장 좋은 사람도 아니고, 가장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었으나,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쪽이었기에, 그런 사람들을 다 밑에 두고 부릴 수 있었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잠재의식" 계발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파고 들면, 결국 무의식마저도 의식에 지배된 채, 그 막대한 에너지를 의식의 요구에 제공해 준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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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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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를 두고 저자는 하늘과 맞닿은 도시라고 평가합니다. 가톨릭 국가 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사람들의 영혼을 어루만져 온 멋진 성당들이 곳곳에 있고, 저자는 특히 톨레도 대성당이 소장한 엘 그레코, 고야, 루벤스, 반 다이크(p59) 등의 명화를 차분하게 감상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역사에 남을 명화는 요즘 같은 세상에 누구나 책에서 인터넷에서 혹은 모사본(사진본), 혹은 진본 일시 대여 전시회 등을 통해 구경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본고장에서 그 작품들의 온전한 기운, 느낌, 소장처와의 조화적 아우라를 느끼며 감상하는 체험이란 또다른 것입니다. p64에서 말하듯 이런 곳에서 현지의 현악 3중주가 들려 주는 음악은 마치 그림들이 직접 부르는 노래를 듣는 느낌 아니었겠습니까. 

마요르카 섬은 당시에나 지금이나 유럽의 부자들이 인생의 말년을 보내는 유명한 휴양지, 또한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으뜸가는 관광지입니다. 여기에 발데모사라는 곳이 있는데, 무려 쇼팽 본인과 조르주 상드가 머물며 항긋한 커피 한 잔을 들이키기도 한, 특별한 자취가 새겨진 마을이라니 눈이 크게 뜨이는 게 당연합니다. 느닷 찾아온 먹구름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도 음악처럼 들리는(p83) 한적한 마을의 카페. 역시 교양 있는 사람이란, 혹은 오랜 문명이란, 짧은 시간에 갑자기 번 돈이나 물질적 여유로 바로 대체나 보충이 안 되는 어떤 품격이란 게 배어나는 겁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한국인들도 대부분 아는, 바르셀로나 지역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며 특정 종교를 떠나 인류사적 의의가 지대한 문화유산(더군다나 현재진행형인)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조각들이라든가 건축 전체의 외관에 대해 아름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하며(p95), 다만 그 장중함이라든가 엄숙한 분위기가 정녕 신의 계시를 받고 이룬 업적 같았다고는 평가합니다. 또, 예컨대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누가 이어서 완성했다는 말은 없지 않냐며, 가우디의 이 건축도 그대로 놔 둬야 하지 않냐는 현지 친구 디자이너 나탈리아의 불만도 함께 소개합니다. 이 대목을 읽고 저는 2019년에 일단 마무리된 백제 미륵사지 석탑 복원 사업이 생각나기도 했네요.  

"¡Qué guay!" 스페인어로 "너무 멋지다!(p152)"라는 뜻입니다. 아무래도 저자께서 당시 이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그냥 놀러가셨던 게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라든가 여러 문화 단체와 협업했던 기록이 책 곳곳에 나옵니다. 사물놀이라는 게 우리만의 독특한 개성을 잘 표현해서인지 우리 못지 않게 외국인들이 매우 좋아하는 걸 자주 보며, 바르셀로나에서의 공연도 성황리에 마쳐지는 과정이 책에 잘 기록됩니다. 저자님도 학교에서 "파모사 미나(p155)"가 됩니다.  

스페인이란 나라는 원체부터 기원과 역사가 판이한 문화권들이 공존 경쟁하다 15세기 들어 아라곤과 카스티야 중심으로 극적 통합을 이룬 터라 이후에도 내부 갈등이 잦았습니다. 위에 나온 카탈루냐도 그렇고 p181 이하에 나오는 바스크 족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20세기 후반까지도 스페인의 저 북부 지역에서는 문명 국가의 사정이라고는 상상이 어려울 만큼 무력 충돌과 사고가 잦았는데, 저자는 현지에서 당시 90세의 마이떼 란딘 여사를 인터뷰하며 지난시대 압정(壓政)이 남긴 깊은 상처를 돌아봅니다(아마 지금은 돌아가셨겠죠?). 이는 다큐 제작의 일환이기도 했는데 p197에서 저자는 당시 동료 학생들에게 한국의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유비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다고 적습니다. 

지중해 스페인령 발레아레스 제도에 거의 일자로 이비자(이비사), (위에 언급된) 마요르카, 메노르카가 나란히 놓입니다. 메노르카는 카랄루냐와도 가깝고, 그래서 세상의 끝 마을(p250, p253)이라는 "라 피 델 몬"은 그 이름부터가 프랑스어를 슬쩍 닮은 카탈루냐어입니다. 생긴 것만 딱 봐도 스페인어가 아니죠. 경치 자체가 세상에 둘도 없는 곳인데, 알리시아, 조르디, 하비 등의 친구들과 "우리만의 해변"을 갖고 지낸 그 즐거운 추억을 새긴 이야기들을 읽으니 너무도 부러운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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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오카인 운동 - 근육에서 나오는 만병통치 호르몬
박병준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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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대 정원 문제가 논란을 크게 일으키는데 이 책 서문에도 저자의 비슷한 지적이 있습니다. 즉 OECD 가입국 중 한국은 인구 천 명 당 의사 수가 거의 꼴찌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또 항생제 등의 약물 처방 남용에 대해서는 그전부터 우려가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약이란, 이를 잘못 처방하거나 남용하면 반드시 독으로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의사들을 무작정 비판하는 내용은 아니며, "지금도 (가뜩이나)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충언으로 수용해 줄 것을 부탁하며, 아울러 독자들에게는 마이오카인 호르몬이라는 게 몸 안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운동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특정한 운동을 특정한 방식으로 행하면 이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건데(p48), 이렇게 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적용하다시피하는 소염제 등은 필요가 없어진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가능하면 인위적인 처방을 쓰지 않고, 몸이 자체 치유를 위해 작동시키는 기제에 의존하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p50을 보면 고부하 강화 운동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며, 지나치게 저부하만 걸리면 마이오카인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족저근막염 같은 것은 주로 과사용 때문에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래서 전문가가 세심하게 옆에서 지도하며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운동 후에는 신체 방어기전이 진행되는데, 마이오카인은 주로 이것을 이용하여 분비를 유도한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는 만약 자주 운동을 할 수 없는 처지라면, 하루 40분 주 3~4회 몰아서 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이 점도, 바쁜 독자에게는 뭔가 마음이 끌리게 하는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마이오카인 운동이 비록 고강도를 지향한다 해도, 이로 인해 관절이 상해서는 안 되니(고강도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이를 지켜 가며 운동하는 방법이 책에 상세히 나옵니다. 

p78을 보면 버피 운동이 설명되는데 보기와는 달리 동작이 꽤 복잡하다고 합니다. 제가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서 실제로 따라해보니 어떤 점에서 복잡하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었습니다. p82에는 라테럴 잭이 설명되는데 lateral이란 이름이 왜 붙었는지는 역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p84를 보면 점핑 잭이 나오는데 이 역시 우리가 학창 시절에 한 번 정도는 다 해 본 동작입니다. 이 동작만으로도 한 세트의 마이오카인 운동을 구성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p99를 보면 플랭크 운동이 나오는데 이 역시도 근육, 근육의 힘으로만 버텨야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특별한 동작 고안이 필요 없고 집중적으로 시행해 마이오카인이 나온다는 게 생각할수록 신기했습니다. 마이오카인이 자체 치유 호르몬이라는 점 다시 상기해 보십시오. 

브리지 동작도 여러 변형이 있습니다. p126을 보면 역시 간단해 보이지만, 고강도로 일정 시간 이상 지속한다는 게 쉽지 읺은 운동입니다. 이것도 싱글 레그 번형 동작이 두 개나 되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습니다. p134에 보면 크런치 응용이 나오는데 이 역시 우리들이 여태 많이 해 오던 것이지만 이걸 마이오카인 식으로 변형하는 게 이처럼 간단한 줄은 또 몰랐네요. 척추관 협착 등으로 고생한다면 p142에 나오는 정중신경 운동이 추천될 만하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p151 이하에는 목 통증이 있는 이들이 참조할 수 있게, 무엇이 원인인지 해부학적 도판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합니다.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증상을 치료할 수 있고, 이 책의 일관된 특징은 바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파고들어간다는 점입니다. 

p138에 보면 이너 싸이(inner thigh) 운동이 나옵니다. 누워서도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게 역시 장점이며, 여기서도 보면 허벅지 안쪽에 근육통이 생길 때까지만 반복하라고 합니다.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게 바로 이 포인트이며, 이렇게 특정 단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 호르몬이 분비되는 게 신기합니다. 자연은 이처럼, 어느 한계를 쉽게 넘지만 않는다면 스스로, 부작용도 없이 낫는 기제를 마련한다는 게 놀라운 이치 아닐까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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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수학 질문수업 - 수학, 풀지 말고 떠들어 봐!
양경윤.김수진.곽초롱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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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원래 스스로의 리듬과 논리에 맞춰 실력을 키워 나가야 하는 주제이고 공부입니다. 그런데도 학습의 현장에서는 당장의 성과를 위해, 어떤 정해진 경로를 그냥 주입식으로 암기시키는 방법에만 의존합니다. 그래서는 학생의 실력이 오르기도 힘들고(애초에 수학은 암기와 친한 과목이 아닙니다), 괜히 과목에 대한 정만 확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수학은 문제를 맞닥뜨려 주어진 난관을 척척 해결해나가는 엔지니어링일 뿐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다른 부류의 문제 해결에까지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가는 고차원의 정신 계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머리 있는 사람이 다 수학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수학 잘하는 사람이 일머리까지 발달한 경우는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p56 같은 곳을 보면 "배움은 놀이처럼"이란 말이 나오는데 수학에 정말 잘 어울리는 구절입니다. 

p47을 보면 셈식 계산을 잘하는 학생들도 문장제를 어려워하는 수가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차라리 번거로운 말이 없고 수와 식만으로 깔끔하게 구성된 건 척척 풀겠는데, 사람이 일상에서 하는 듯한 말이 끼어들면 이걸 어떻게 식으로 구성해야 할지 벌써 뭐가 당황스럽습니다. 사람의 말은 수식과 달리 모호성이 반드시 개입하며, 학생 개개인이 언어 규약(명시적, 암묵적)에 대해 오해한 바가 있으면 문제 자체를 엉뚱하게 해석할 위험도 있고, 이런 실수가 몇 번 반복되면 아예 문장제 영역 전체에 대한 공포까지 생깁니다. 그래서 특정 학년에 접어들면 학생에게 공연한 강박, 공포, 입스 같은 게 안 생기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욜한데, 이 책에서는 일선에서 선생님들께서 시행착오를 통해 체득하신 많은 노하우가 나와서 좋았습니다. 

수학과 짝이동 놀이(짝이동 활동. p99, p166 등)가 무슨 관계일까 싶기도 한데 책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게 다 있었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저희 때에는 짝이 한번 정해지면 한 학기 내내 계속 갔었는데, 짝이 고정되지 않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바뀐다면 학생은 더 많은 경우를 고려하고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하는 매 순간을 맞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경우의 수도 따지게 되고(순열, 조합), 사회적 지능도 발달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도 해 주는 마인드셋도 갖추게 됩니다. 그저 수학 실력만 느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공동체에서 환영 받는 인간형으로 성장하거나 거듭나게 되죠. 

p132를 보면 이끎과정에 대한 설명, 또 벤저민 블룸이 도식화한 사고 과정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있습니다. 이 부분 읽으면서 학생들을 향해 전달되는 가르침이 정말로 이런 신중한 과정을 다 거쳐야 그 어리고 섬세한 정신에 상처가 생기지 않고 자기 것으로 확고하게 자리잡는 게 아닐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재능도 있으면서도 마음이 씩씩하기까지 하기에 이런저런 방해물이 있어도 그냥 잘 헤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마음이 약하고 자기 주관이 강해서 그 마음을 잘 북돋워주지 않으면 바로 주저앉거나 성장을 거부하고 다른 방향으로 엇나갑니다. 그래서 어린 정신을 잘 다독이고 교육하는 과정은, 보살피고 감싸주고 돌보는 마음에 더하여 이처럼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방법론이 수반되어야 소정의 성과가 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잘만 다독이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 어린 인재들을 너무 문제 푸는 기계로만 만드는 나쁜 버릇이 있습니다. 물론 주어진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것도 대단한 실력이며, 어린 나이에 출제자의 의도를 바로바로 캐치하여 난제를 해결하는 한국 학생들을 보면 외국에서는 정말로 놀란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여태 없던 새로운 프레임을 짜고 새로운 세계관을 건설하는 유대 식 천재가 나오려면, 문제 풀이 기계보다는 마음껏 사고하는 자유인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풀지 말고 떠들게 하라!"는 이 책의 모토가 새롭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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