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처럼 해킹하는 방법 - 클라우드 해킹으로 알아보는 AWS 보안 따라잡기
Sparc Flow 지음, 박찬성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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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온 해킹 서적은 대개 저자의 팁이나 노하우만을 간단하게 정리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책을 보고 따라하면 원하던 결과가 나오기는 하는데, 초보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되는지를 모르고 무작정 따라하는 느낌이 있었죠. 물론 해킹에 어떤 심오한 이치 같은 게 있기나 해서 깨달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기술적 지식 외에 인사이트 같은 걸 따로 얻으면 더 좋겠다는 욕심이 당연히 있습니다. 이 책은 기술적으로 따라하면 그건 그것대로 유익한 지식이 획득되지만, 그 과정에서 보안 기술의 심층적 구조에 대해 어떤 눈이 더 뜨이는 느낌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책은 굉장히 자세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태 흔히 보던 해킹책이 아니라, (제목은 저렇게 되었지만) 사실은 보안 관련 교과서 노릇도 하는 교과서, 이론서에 가깝습니다. 평소에 무심히 지나가던 기술적 사항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여러 질문을 독자한테 던지며 생각할 거리를 제시합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넘기지 않고 다른 각도에서도 볼 수 있음을 짚는 여러 문장 속에서, 독자는 망과 단말의 보안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큰 눈이 뜨임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p24에서 우리는 많은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웹에서 우리가 무심히 보던 각종 페이지들은 사실 그 일부가 기능 마비되거나, 모종의 코드에 감염되었을 수 있습니다. "감염된 컴퓨터가 보낸 요청은, 대응되는 백엔드 C2 인스턴스로 즉시 보내지며, 스누핑 분석 등 그 외 남은 요청은 문제없는 웹 페이지로 출력됩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백엔드 C2 프레임워크의 의의에 대해 무척 강조하며, "공격 인프라의 핵심, 척추 역할을 한다"고까지 말합니다. "정확히 동일한 설정을 재사용해 신규 C2 백엔드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본래 전쟁의 이치가 이와 같습니다. 강적을 이기는 방법은, 적의 최강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따라 배우는 것인데,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패튼이 그랬고, 동부 전선에서 주코프가 그랬습니다. 웹 상의 싸움도 다르지 않은데, 이 책 곳곳에서 강조되는 포인트 중 하나가 "튼튼하게 구축된 공격용 서버의 미덕"입니다. 

요즘은 어느 분야에서나 컨테이너화가 쓰이는 것 같습니다. 3장 인프라에서도 핵심 중 하나가 효율적인 컨테이너화의 과정이며 역시 최고의 전문가답게 설명이 자세하고 통찰적입니다. p46을 보면 "공용 파일 시스템은 여러 파일 시스템을 병합하여, 일관된 단일 파일 시스템으로 배치할 수 있게 해 줍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 문장 하나로도, 대체 공용 파일 시스템이라는 게 왜 필요한지에 대해 어떤 근본적인 의문이 해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도커의 특권 모드로 바로 들어가면 독자가 힘들어할까봐, cgroup의 설명과 함께 일단 뒤로 미루는 편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해킹이건 수학 문제 풀이이건 한순간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확 떠올라, 어려운 과제가 한순간에 해결되기도 합니다. 수능의 예를 들면, 4점짜리 킬러문항이라는 것 때문에 몇 달 전 한국도 무척 시끄러웠습니다만 평가원에서 공식적으로 펴낸 모범답안의 답답하고 번잡한 풀이를 훌쩍 뛰어넘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도 같은 영감어린 착상은 정말 "척추 아래로 찌릿거리는 감각을 보내야 하는(p96)" 그런 쾌감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해킹 씬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공격이든 방어 측이든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정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p97을 보십시오. 저자는 마치 본인이 실제 전쟁에서 순식간에 판단을 내리고 과감한 작전을 결행하는 사령관인 듯 가뿐 호흡으로 말합니다. 누차 말하지만, 여태 다른 해킹서들이 마치 단 하나의 진로만을 유일한 정답처럼 (아무 배경 설명 없이) 뼈대만 앙상하게 적는다면, 이 책은 여러 개의 대안을 제시하는 정통 요리서와도 비슷합니다.    

페이로드(예를 들어 p136 같은 대목)라는 게 원래는 전문용어가 아니라 미국같이 광대한 나라에서 운송계약에 적용되는 하나의 조건이던 게(그래서 그 조어 과정이나 뉘앙스도 매우 소박합니다) 한국에서는 이쪽 전공자들에게 먼저 "순수(유효) 데이터량"이라는 뜻으로 먼저 전해져 쓰입니다. 이런 것도 영어 본래의 감각이 있다면 무척 재밌어하며 공부할 수 있는 부분인데 영어 네이티브가 아닌 처지니 스트레스를 받는 게 분명 있습니다. 저자는 매우 기술적인 대목을 설명하면서도 감정과 열정, "추임새"를 넣어가며 가르치기에, 능동적으로 보안을 연구하려는 초보자들에게 무척 유익하게 다가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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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사회 통합 및 양극화 해소 방안 연구
이진로.채진원.하봉준 지음, 한국정치평론학회 엮음 / 인간사랑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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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 때문에 큰 홍역을 치르는 중입니다. 경제 면에서 보는 빈부 격차의 확대도 문제이거니와 이제는 정치의 측면에서도 보수 진보 양 진영으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이 진행되며, 정치인들을 향한 폭력, 테러까지 발생하는 판국입니다. 미디어 중에는 전통적으로 기능해 온, 레거시 미디어라는 게 있고(요즘은 매스 미디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유튜브 등 인터넷 발전에 크게 기대어 우리 곁에 새로 다가온 뉴미디어가 있습니다(p76 등). 레거시 미디어 중 대형 신문들을 가리켜 보통은 언론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호칭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도 언론이라는 용어를 대개는 미디어와 같은 의미로 쓰고 있으며, 일개인의 스트리밍 채널이라 해도 요즘은 파급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 역시 막중하겠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언론은 보통 제4부(府)라고도 하며, 사회의 공기(公器)라고도 부릅니다. 사회가 이처럼 양극화로 치달은 데에는 언론, 즉 미디어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으며, 반대로 언젠가는 상처가 봉합되고 치유되어야 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언론의 위상이 어떻게 재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마땅합니다. 

정치적 스펙트럼에 양극단이 있다면 그 중간지대가 있는 것도 확실합니다. 한국에서는 과거 안철수씨가 극중주의라는 말을 썼는데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대체 극중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놓고 많은 비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p133에도 나오지만 극중(extreme centrism)은 안철수씨가 최초 고안한 게 아니고 프랑스의 현 대통령 마크롱이 정치 데뷔할 때부터 들고나온 말이며 안철수씨도 이를 밝힌 만큼 그 개념적실체성까지를 비웃을 일은 아닙니다. 다만 원조라 할 수 있는 마크롱이 말의 성찬에 그치지 않고 이를 현실정치에서 구현하고 있는지야 또 별개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아무튼 정치와 언론의 양극화는 한국만의 일은 아니며 저런 "극중" 트렌드가 새로운 대세로 부각할 만큼 이미 양극화가 상당히 굳어진 프랑스, 또 미국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지적(p115)하듯이, 마크롱 같은 정치신인이 유구한 공화정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일약 기린아로 대두할 수 있었던 건, 좌우 양극화 때문에 나라가 망할 지경까지 갔다는 우려가 퍼지고 그 나름 위기 해소와 대안 제시 움직임의 일환이었다고 하겠습니다.  

p77을 보면 1980년대에는 이른바 5대 신문이 서로 논조가 비슷했는데, 이를 종래에는 군부 정권의 통제, 이른바 보도지침으로 대표되는 언론장악의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렇게 지적하지만, 그 외에 사회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언론들 사이에 차이가 나타날 특별한 동기가 있지 않았다는 시사도 하는 것 같습니다. 1997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1997년 초부터 대형 스캔들이 연거푸 터지다 보니 청와대 레벨에서의 언론 관제(?)가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정치의 신랄한 민낯이 드러나는 보도가 터져나왔으며 이때부터 신문 보는 일이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므로 원칙적으로 언론은 가이드라인 없이 모든 진실을 보도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며, 의견 표방의 자유도 이를 지지하는 일각의 시민들이 있는 이상 얼마든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쳐 대립과 갈등이 노골적으로 조장되는 지경까지 가면 그건 그것대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문의 정파성(p78)은 그런 의미에서 (극복이냐 지양이냐를 놓고) 더 깊이 숙고되어야 할 이슈입니다. 시민의 정파성을 그대로 대변해야 하느냐 아니면 순화, 조정해야 하느냐를 놓고 말입니다. 

언론의 정파성, 양극화는 비단 정치 대립상의 보도에만 한정되는 게 아닙니다. 경제 뉴스 보도에서도 언론사의 성향에 따라, 대기업의 특정한 행보에 대한 옹호, 비판이 갈리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가 언제나 대립한다는 시각 역시 편향성의 발로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나아가, 이제는 남녀 간의 대립, 젠더 이슈마저도 진영 양극화로 치달아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소모적인(때로는 대중의 주목을 끌기 위한,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상업적 속셈이 드러나는) 싸움이 벌어지는데, 이 역시도 사회 파괴를 노리는 불순 세력의 갈라치기 의도가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입니다. p211에서는 이에 더하여 가짜 뉴스의 조직적 생산까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p251을 보면 선호되는 신문으로(꼭 구독한다는 뚯이 아니라 인터넷 포털 등에서 찾아보는 선호도도 포함됩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매경, 경향, 동아일보, 한경 등의 순서가 나오는데 이걸 보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서는 세 가지의 결론을 내놓습니다. 우선 각 매체는 정파성, 편향성을 극복하고 시민의 공론을 하나로 모으는 보다 성숙한 보도 자세를 정립해야 하겠으며, 둘째 편파적 극단적인 의견을 원색적으로 쏟아내는 패널이나 정치인, 스피커의 출연을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말고 거중조정하는 원숙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의 존립을 흔드는 가짜 뉴스의 창궐을 적극 저지하여 참된 미디어의 존재 이유를 사회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미디어의 정치 편향성이 우리뿐 아니라 오히려 미국 같은 데서 더 심하게 불거지는 상황인지라 문제 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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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도적 대북협력 전략 구상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외 지음 / 인간사랑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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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기후 변화 때문에 몸살입니다. 한국은 그나마 영향이 덜한 편이지만, 북미나 유럽은 뜻밖의 혹서, 한파 때문에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현재도 겪는 중입니다. 이런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인류가 여태 가꿔 온 인프라나 발명, 시스템의 효용이 크게 떨어지며 현재까지의 기후에 맞춰 적응해 온 사람들의 건강이 버틸 수 없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대한 힘의 작용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환경 오염, 오존층 파괴, 온실 효과 등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해 볼 수는 있는 요소입니다. 

우리 한반도는 압록강, 백두산, 두만강 등으로 대륙으로부터 지형상 어느 정도 분리된 지역이며 따라서 대체로는 반도 전역에 걸쳐 비슷한 기후현상이 나타나는 편입니다. 물론 배배 꼬인 산악 지형에 하천이 복잡하게 흐르므로 좁은 땅치고는 풍토와 기후 효과가 매우 다양하기는 합니다. 여튼 하나의 독립된 환경에다 그저 인위적으로 군사분계선만 질러졌을 뿐이므로 남북한은 기후 재앙을 겪든 혜택을 입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는 공동의 이익이 되는 어젠다이므로 괜한 신경전이나 이념 대결을 벌일 게 아니라 양측이 통크게 전향적으로 협력을 이뤄야만 합니다. 이는 우리 민족의 공영을 도모할 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복리에 이바지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교토 의정서가 2020년에 종료되었고 2015년에는 파리 협정이 체결되어 이후의 질서를 규율하는데 이를 신기후 체제라 부른다고 책 p27에 나옵니다. 다음 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교토 의정서는 선진국에만 의무를 부과했는데, 이 파리 협약은 개도국 역시 일정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아는 대로 미국은 내내 서명을 거부했었으며 파리 협약도 오바마가 사인한 걸 트럼프가 탈퇴를 시도했다가 바이든이 원원상복했습니다. 이는 크게 보아 유엔의 최대 정책 목표인 SDGs의 한 항목이기도 합니다. 책 p32에 SDGs 각 항목들에 대한 알기 쉬운 인포그래픽이 나옵니다.  

p45를 보면 여기서부터 북한의 기후 문제가, 특히 SDGs 추진의 관점에서 그 현황이 어떠한지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됩니다. 인용되는 2002년 논문이 이른바 political ecology를 다루는데 용어부터가 무척 흥미로우며 당시 북한이 겪던 고난의 행군을 다룬다고 합니다(p81도 참조). 이 논문 저자 이름을 보면 Meredith Woo-cumings라고 책에 나오는데, 아마도 결혼 전 성씨일 Woo라든가, 남편 성씨 같아 보이는 Cumings가 한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이분은 남편과 서른 살 가까이 차이나는 그의 제자였으며, 한국인들 특정 세대에는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이라는 저서로 너무나 잘 알려진 브루스 쿠밍스(=커밍스)의 부인 우정우 박사입니다. 그녀의 부친은 한국의 경제관료 고 우용해씨입니다. 아무튼 이 논문에서 우 박사가 지적하는 바는, 북한이 당시 겪었던 재난은 시스템상의 모순, 비효율이라기보다 기후 변화의 악영향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대체로 깨끗한 수자원이 풍부하다고 여겼지만 우리가 잘 알듯 자칫하면 물 부족 국가 대열에 낄 수 있으며 관점에 따라 이미 물 부족 국가라고 간주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물부족 상태라는 건 어떤 원초적인 지형, 기후 조건에만 좌우되는 게 아니라, 거기에 정주하는 주민들이 어떠한 생활 패턴으로 땅을 이용하냐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하라 사막은 지금처럼 광대한 사막은 아니었으며 인간의 지나친 관개가 사막화를 가속시켰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북녘에서 진행되는 기후 변화와 그로 인한 여러 단계, 종류의 재해에 무관심하다면, 북측 영토와 자연지형적으로 연속된 우리 남녘에도 그 재앙의 그림자가 매우 자연스럽게 연장될 것입니다. 

최혜정 박사의 2021년 논문을 보면(이 논문은 정치생태계 등 다양한 논제와 관련하여 이 책 곳곳에서 인용됩니다) 북한 지역의 물 부족은 일차로 겨울철 연료 부족 때문에 벌어진 산림 자원의 남벌에 크게 기인합니다. 물 부족은 그저 물리적으로 물이 부족해지는 게 아니라 인간이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조선 숙종 연간 경신대기근의 경우에도 기후 변화 때문에 한반도 전지역이 흉작, 수해, 한해, 역병, 기근을 두루 겪었으며 특히 겨울이 혹심히 추워져 산에 나무가 남아나지 않을 지경까지 갔는데 북한도 지금 비슷한 상태로 보입니다. 

북한은 현재 자국이 겪는 경제적 곤경 중 특히 기후변화에 관련된 현상에 관해 다양한 연구 끝에 보고서를 내는 듯하며 이를 국제기구에 제출해 협력을 요청하는 것으로 책에 나옵니다. 언젠가는 남북이 하나될 날이 와야만 하고 그때의 숙제를 지금 미리 한다는 이유에서도 남북 간의 긴밀한 협력이 기후 변화 대응 과제에 이뤄져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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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따라하면 골다공증 끝 - 칼슘박사 숀리의 20년 비법 공개
숀리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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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누구나 신체 곳곳의 기능이 쇠퇴하며 따라서 몸 곳곳이 취약해지고 아파집니다. 뼈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인데, 여기의 밀도가 감소하고 구조가 취약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라서 골다공증 같은 건 걱정없다며 방심할 수 있지만, 젊어서부터 관리를 잘 해야 나이 들어 뜻하지 않게 크게 다치거나 여기저기가 아파오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어르신들이 그런 말 하는 걸 많이 들었는데, "파골세포가 문제다(p89)" 같은, 정확하지도 않고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를, 따지고보면 그릇된 상식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골다공증 약, 주사에는 이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골 흡수 억제제"는, 따지고보면 큰 근거가 없는, 일종의 마케팅 상술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입니다. 그 이유는, 조골세포의 작용만으로는 뼈가 순조롭게 만들어지지 않으며, 파골세포가 낡은 예전의 뼈를 순조롭게 걷어내어야 새 뼈가 잘 자랄 수 있다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체에는 파골세포가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걸 막기 위해 OPG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기제가 마련되었습니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가짜 OPG를 인체에 또 주입할 필요가 크지 않고, 적정선에서 파골세포의 활동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저자는 이에 덧붙여, 골밀도 수치는 기계적이며 생체의 실제 치밀도가 반영되는지는 의문이라고 합니다. 우리 독자들도 이런 이론적 바탕을 좀 갖추어서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한 결정을 신중하게 내리고, 또 의학 전문가(의사 등)와 반드시 상담을 거쳐야 하겠습니다.  

저자 숀리 대표님 하면 칼슘박사, 칼슘전도사로 유명합니다. 챕터3에서부터는 칼슘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뤄지는데, 여기서부터가 특히 재미있습니다. 제목부터가 흥미로운 <죽은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를 집필한 조엘 월렉 박사는 자연사 원인 중 대부분이 비타민, 미네랄 결핍이라는 점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그 미네랄 중에서도 칼슘과 관련된 질병이 147종이나 되었다는 부분을 인용합니다(p103). 칼슘은 골격과 치아를 형성하며, 따라서 칼슘이 없으면 인간은 움직일 수 없다고까지 단언합니다. 그 외, 수면의 질과 양에도 관여하며, 부정맥, 하지불안증후군, 이석증, 이명 등이 이 칼슘 부족과 관계가 있다고 책에 나옵니다.  

신장이 부실하면 결국 투석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자들에게 영양분 섭취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하며, 주치의들은 대개 이를 금하는 경고를 하죠. 허나, 이런 분들 중에는 부족한 영양소는 그것대로 공급을 했더니 거꾸로 신장 기능도 개선되고 전체적인 건강이 오히려 향상되었다(p119)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이 책에 나옵니다. 일단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제안은, 애초에 자신에게 왜 신장이나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지 그 원인부터를 따져 보라는 것입니다. 고개가 크게 끄덕여집니다. 다만 역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의사 등과 충분히 상담하는 시간을 거치고, 내 건강은 내가 안다는 식으로 결단을 내리든지 해야 할 것입니다. 환자 자신의 느낌이나 직관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칼슘을 포기하는 것은 모두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p206)." 이 페이지에는 어떤 예화가 나옵니다. 환자에게 경동맥 석회화 진행이 발견되었을 때, 의료진은 칼슘제를 현재 먹고 있다면 큰일날 수 있으니 당장 끊으라고 권한다는 것입니다. 읽으면서 그건 당연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대증요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경동맥 석회화는, 평생 칼슘제를 모르고 산 사람도 겪을 수 있고, 반대로 칼슘제를 장기 복용한 사람도 그냥 지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칼슘의 석회화가 대체 왜 생기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몸에 상처가 생기니 이를 치료하기 위해 석회화가 진행되며, 따라서 애초에 몸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첫째 아니겠냐고 합니다. 염증은 어떻게 해야 안 생기는가. 좋은 음식을 골고루 잘 먹고, 과식, 과음을 피하고, 생활 습관을 바르게 가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나쁜 습관으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라면 기 발생한 염증이 몸 곳곳에 있을 터입니다. 이 염증부터를 먼저 제거하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읽으면서 너무 좋은 이야기가 많아서 오늘부터라도 바르고 유익한 습관으로 나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버쩍 들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의료상의 결정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야 하며,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모든 사정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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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상승 시크릿 - 성공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커리어 전략
김경옥 지음 / 더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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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지인 중에도 고향에서 헤드헌터 하는 친구(남)가 있습니다만 이 책의 저자께서는 여성분이십니다. 업계의 상황을 보면 이 직종 자체가 섬세하고 긍정적이며 끈기 있고 사회성 높은 여성들에게 애초에 더 잘 맞는 직종이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아무튼 요즘은, 아니 20여년 전부터 그랬습니다만 평생직장 신화가 진즉에 깨지고 나를 더 필요로 하고 좋은 대우를 해 줄 직장으로 옮기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곳저곳에서 좋은 경력을 쌓은 사람은 능력자로 인식됩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사회에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이들에게 해당하며, 이제 겨우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좀 다른 자세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저자께서는 학부 졸업 후 삼성SDS에 바로 입사하여 손익관리(p36) 담당 부서에 배치되고, 이후 인사 쪽에서 죽 경력을 쌓으셨다고 나오네요. 오늘날 같은 초일류 전문가가 되기까지 면접관 역할이나 면접 코칭(p180)도 자주 하셨고, 그래서 청년 구직자들을 어느 누구 못지 않게 많이 접하고 그들의 애환을 잘 이해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제안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하향취업입니다. 여기까지만 말하면 뭔가 뜨악해질 분들도 있겠죠. 

구직자들은 사회 첫발을 디디는 곳만큼은 대기업, 적어도 중견기업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이 책 여기저기에서도 인용되지만, 요즘은 하향취업 역시도 하나의 트렌드입니다(기사 참조). 또 하향취업을 한 직원이 언제까지나 그 회사, 혹은 비슷한 레벨에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 사회 곳곳에서 중요 포스트에 오른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의외로 학벌, 경력 초기 사항이 미미한 이들이 많아 "어떻게 이런 분이 여기까지 출세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는 다이나믹한 곳이며, 자기 분야에서 딴생각하지 않고 한우물만 집념어린 태도로 판 이들이 어느새 제법 출세해 있는 모습은 뭐 더이상 드물지도 않습니다. 원래 한국은 이런 곳이며, 학벌이나 자격증 하나 가지고 어디 가서 대접 받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맞습니다. 

저자깨서 힘주어 강조하는 바는 "하향취업을 한다 해도, 눈높이는 낮추지 말라"는 겁니다. 원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싶어도, 저자가 말하는 눈높이라는 건 내 삶의 방향성을 뜻합니다. 때로는 불리한 조건과 상황에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여튼 내 삶의 큰 계획과 진로는 불변으로 잡혀야 합니다. 세부 경로는 때로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이상과 꿈에 타협이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보통 취업 박람회 같은 데서 "눈높이를 때로는 낮춰야 한다"고도 해서 헷갈리지만 저자는 "원하지 않았던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지, 결코 당신의 눈높이 자체는 양보하지 말라"고 아주 단호하게 강조합니다. 젊은 구직자들이 새겨 봐야 할 말 같습니다.  

인성검사는 바르고 도덕적인 답을 하는 것 자체보다, 일관성 있는 답을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저자는 p122에서 자신이 삼성 신입 시절에 겪었던 이런저런 일을 들려 주며, 사람이 언제나 경우에 바를 수만은 없고 때로는 이런저런 변칙에도 적응해야 하지만("사업가 체질이 따로 있고 모범생이 따로 있다") 그래도 번듯한 기업이라면 최소한 남들이 꺼려하지는 않을 인성은 갖춰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타인과의 융화, 소통이 중요한 시대이니 말입니다. 

면접이란, 나의 장점을 남김없이 어필하는 필드입니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나요?" "나는 최고 자격증 3개 보유, 3대 대기업 클라이언트 상대 경력, 3개 국어 원어민급 구사자이며 이런 사람은 전에도 앞으로도 결코 당신들이 구직 후보자로서 만나 보지 못할 것이다.(p211)" 우와, 구직자가 아니라 오히려 면접관이 쫄아들 만합니다. 엄청난 자신감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다 이런 스펙과 능력을 갖출 수는 없죠. 다만 "이 사람은 안 뽑고 지나가면 그게 우리 손해겠다," 뭐 이런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게 면접장에서 구직자의 미션입니다. 저는 어느 거대 언론사에 지원한 구직자, 그 시점에서 내세울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던 분이 오로지 넘치는 자기 확신만으로 현장의 면접관을 모조리 설득한 사례도 들은 적 있습니다. 면접이라는 건 이래야 하며, 한국에서 면접 컨설팅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저자는 여러 유익한 충고를 들려 줍니다. 

현대는 속된 말로 자기 PR의 시대이며 아무리 내 장점이 많아도 이걸 잘 드러나게 어필을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구직자들과 현업자들이 좋은 전략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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