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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이후 멋지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조은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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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43가지 키워드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습니다. 읽어 보고 참 하나하나가 다 맞는 말씀이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책제목은 저렇지만 나이 마흔이 아니라 아직 그보다 훨씬 나이 어린 분들, 또는 그보다 더 드신 분들이 읽고 깊은 뜻을 새겨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공격성, 누구에게나 문제가 됩니다(저자는 로버트 그린의 책을 인용하여 이 성향의 보편성을 언급합니다). 전혀 공격성이 없는 분이라면 세상 성인 군자이거나 아니면 거의 식물에 가까운 인간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처럼 소통 과정에 시비, 욕설, 목소리 일단 높이고 보기 등 천박한 스킬이 자주 개입하는 나라에서 공격성이 아주 없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걸 어떻게 조절하느냐, 또 받은 만큼만 적절히 돌려주느냐의 문제이겠는데... 저자는 악플, 뒷담화 문제와 이것을 연결시킵니다. 저자는 특히 뒷담화가 반드시 질 나쁜 비방으로 이어지는 인간 유형을 지적하고 이런 사람들과는 반드시 거리를 두라고 권합니다. 또 인생에 있어 좌절이 반복되더라도 이런 식으로 공격성 표현에 중독되지 말라고도 말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할 때 "짜증(p37)"도 문제가 됩니다. 이 역시 중독성이 적지 않죠. 저자는 특히 부모가 이런 습관을 보일 때 이게 그저 당사자의 습관이 아니라 "약자를 길들이는 기술"이라고도 말합니다. 학부형 입장에서 뜨끔해지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자의 남편분께서는 아무리 아내가 약점을 짚으면서 성질을 건드려도 웃어넘기는데 이처럼 짜증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성인군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성인군자도 어떤 느낌이 오는 사람한테나 잘해줘야 하고(예를 들어 작가님처럼 우리 남편은 정말 짜증을 모르는 사람이라 대단하다 라든가), 아예 그냥 호구로 보고 지속적으로 감정 착취를 하려 드는 썩은 인간도 있습니다. 이런 못된 인간한테는 짜증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지레짐작(p65)" 이 이야기는 모파상의 단편 <목걸이>에서 시작합니다. 저자는 그게 진품이려니 하는 지레짐작으로 주인공의 그 모진 고생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또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범죄자들의 일견 순박해 보이는 외모에 "지레짐작으로 속는" 우리들의 안이한 태도를 지적합니다. 그러니 그냥 겉모습에 속지 말고, 합리적 논리적으로 판단하여 피해를 보지 말자는 건데요. 결론은 "섣부른 지레짐작으로,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마흔에는 더욱 조심하자"입니다. 여기에는 금전적인 것뿐 아니라 어떤 나만의 가치, 자존, 삶의 균형 같은 무형의 것도 포함될 듯합니다.

저자는 욕심 대신 의욕으로 살라고 충고합니다. 특히 식탐은 마흔 이후 더 조심해야 하며 사실 몸매 관리나 건강 문제 모두 식단 조절 제대로 못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 추종자들 역시 따지고 보면 욕심을 조절 못 해 문제를 빚는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에너지는 억지로 쏟아붓는 게 아니라 쓰이고 싶은 걸 만나면 저절로 쓰이게 마련이었다.(p93)" 이때 발휘하는 의욕은 결코 욕심이 아니며, 우리가 마흔 이후에 좀 발휘해야 할 미덕이라고 합니다.

선행을 해도 남이 보란 듯이 거창하게, 연극처럼, 위선적으로 가식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어떤 지인이, 그 의도가 누구 눈에도 보일 만큼 빤하게 행동하고 자랑하던 걸 떠올리면서 공연히 상대에게 반감을 부르던 걸 기억합니다. 이런 사람은 1) 자신의 영혼이 비어 있고, 2) 현재 자신이 행복하지 못함을 어쩌면 고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런 점을 알고 보면 그 사람이 짜증난다거나 부럽다기보다 "불쌍하게" 보이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누군가가 쉽게 눈물을 보이면 오히려 정색하게 된다고 합니다(p118). 사실 이성적으로 주장, 증명할 수 있는 일을 구태여 억지 감정을 폭발시키며 드러내는 걸 보면 역겹기까지 합니다.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뿐 아니라 이런 감성팔이 역시 나쁜 의도가 끼어 있기 쉽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어차피 올바른 주장을 하는 중이라면 차분히 이성적으로, 쿨하게 진행하자고 합니다.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버는 일엔 대체로 살기가 동반된다." 역시 맞는 말 같습니다. 나아가 "인간다움을 넘어서는 광기가 필요하다(p143)"고도 합니다. 안타깝지만 현재 우리를 가장 매혹하는 건 돈이며, 많은 돈 버는 일치고 뭔가 문제가 안 따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저자는 마흔을 앞둔 이들이 마음이 조급하여 자칫 실수하기 쉬움을 지적하며 더 소중한 가치의 빛이 바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합니다.

p165에서 저자는 로버트 그린의 책을 다시 인용합니다. 사람 고쳐 못 쓴다는 말이 있듯, 어떤 사람이 특별한 버릇이나 행동을 하면 그건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거죠. "저런 사람이 왜?" 그게 바로 강박입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30대의 강박이 40대에는 조금 누그러질 수도, 그리하여 마침내 70대에는 그 강박으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도 있다는 말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네요. 고작 70에 자유를 찾아도 그건 성공이라니 말입니다.

특히 저는 PART 6의 "어차피 내 것이 아닌 것들"에 수록된 내용이  좋았습니다. 물극필반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일이 잘 안 될때에는 나쁜 상황이 끝도 없이 지속될 듯합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에 잘 편승하면 어느새 상황이 끝나 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자기 비하를 멈추고(특히 여성), 자기 연민은 그만 졸업하고, 젊음에 대한 부질없는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면 마흔 아니라 그 이후의 생도 멋지게 늙어갈 수 있음, 듣기만 해도 희망이 절로 생깁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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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과학 - 고객을 사로잡는 오프라인 리테일의 전략, 개정판 마케팅 타임리스 클래식
파코 언더힐 지음, 신현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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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과학은 대학의 상아탑 분위기와는 달리, 철저히 현실을 기반으로 성장한 학문이다.(p19)" 어떻게 보면 비단 "쇼핑학, 쇼핑의 과학"뿐 아니라 마케팅 일반이라 해도 기존의 이론에 얽매이면 현실에 잘 부합하는 이론이 도출되기 어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처음에 이 연구를 위해 환경심리학 전공 대학원생들을 고용했으나 이내 부적합함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환경심리학이 딱히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현실에 적합하고 올바르게 결과를 도출하는 이론을 새로 구성하려면 기존의 도그마에 집착하는 마인드로는 접근이 곤란했겠다는 공감을 독자로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엄밀한 검증을 거친 이론보다, 현장에서 잘 납득되고 잘 통용되는 경험칙 같은 것이 이 분야에서는 더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 p41에서는 어떤 절도범을 CCTV를 통해 적발했는데, 그 도둑이 범행에 사용한 가방이 해당 백화점에서는 어느 코너에서도 팔지 않는 것임을 눈치채고 앞으로는 낯선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경계하라고 방범 팀에 알렸다고 합니다. 이런 방침이 반드시 앞으로도, 또 다른 장소에서도 적용되리라는 보장은 "과학적으로는"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해당 매장에서만큼은 잘 통했다("절도를 통해 새어나가는 수천 달러의 돈을 확인할 수 있얶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학문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매장을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쇼핑객이라면 해당 몰에서 구한 백을 자주 들고 올테니 말입니다. 또 처음 오는 사람인데 물건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면 쇼핑 후 새로 그곳의 백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며(따라서 빈손으로 방문), 절도 의향이 있다면 도품을 담을 무엇인가가 필요는 할 테니 말이죠.

과연 출입구와 이동 지대를 멀리 배치해야만 할까요? 이 책에 분석되는 이 부분 연구는 다른 여러 대중서뿐 아니라 교과서에도 인용되고 다양한 자격증 참고서들에까지 인용되는 유명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예가 나오는데 버거킹이 샐러드바를 어필하기 위해 기존의 입구를 출구로 바꾸고는, 전에 입구가 있던 곳에 샐러드바를 배치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입구를 찾는 동안 샐러드바를 보며 이 메뉴를 찾을 것이라는 계산이었으나, 사람들은 종전에 입구가 있던 곳이 없어지자 그저 당황하며, 입구를 찾은 후에는 본메뉴를 파는곳으로 직행만 하더라는 거죠. 입구에서 시간을 허비한 것 때문에, 본 목적을 달성하려고 더 서두를 뿐 버거킹 쪽에서 마련한 다른 의도에는 주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요즘은 편의점에도 일정 코너에 바구니를 배치합니다. 편의점은 동네 슈퍼나 마트하고는 달라서 대량 구매가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아마 절대 다수는 그저 담배 한 갑이나 음료수 한 캔 정도를 사는 게 보통이겠죠. 서점의 경우 저자는 저런 편의점이나 슈퍼와는 다른 형태의 천 쇼핑백, 나일론 백 등을 비치해야 사람들이 그 안에 무엇을 담고 다닐 마음이 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백 자체도 구매하게끔 하면 더 좋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온라인 구매가 대세이며 오프라인 서점은 간이 카페를 겸한 공간으로 디자인하는 게 요즘 보통이라서 시장별 차이를 감안하고 이 부분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매장은 물론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적절한 메시지를 배치하여, "광고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는 없겠습니까? 실제로 독자인 저도 동네 서점을 가끔 들르며 여기저기 붙은 포스터나 책 광고를 보고 어느 정도 이것들이 효과를 발휘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1.5초 안에 몇 단어나 읽을 수 있습니까?" 이것은 저자가 매장 입구에 적힌 광고판(10단어로 이뤄졌다고 합니다)을 두고 직원에게 실제로 물어 본 질문입니다. 직원의 답은 "3단어쯤?"이었다고 하네요. 일방적으로 누가 읽어 주기를 기대하고 게시한 광고판은 무의미할 뿐더러 더 효율적인 광고 게시를 막고 있는 장애물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간판은 수직으로 달려야 사람들이 보기 쉽다고 합니다. 수평으로 달리면 그 길 건너편에서야 볼 수 있다(p136)." 너무도 당연한 상식인데 일반 소비자나 샵 주인이나 간과하는 사항입니다. 쇼윈도의 진열물도 우측 통행자들을 배려하여 왼쪽으로 "비스듬하게 놓아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엔드캡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 엔드캡이 뭐냐면 샵의 매대 맨 끝에 따로 돌출부를 만들어서 상품도 배치하고 광고 문구도 넣은 걸 말합니다.

엔드캡 말고는 셰브러닝이라고 해서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매대를 배치하는데 이게 꽤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단점이 있다면 (누구나 생각하겠지만)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한다는 겁니다. 이 책이 확실히 고전인 게, 20년 전 초판이 나왔을 때는 이런 정보가 다 혁신적이었겠지만 지금은 웬만한 4년제, 혹은 2년제 대학 교과서에도 다 나오는 사항이란 거죠. 여튼 고전은 고전대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조금 옛날 사례이긴 합니다만 과거에는 비디오 대여점이 큰 인기였죠. 이 책에서는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등 과거 인기 프랜차이즈(지금은 이걸 넷플릭스 등 OTT가 다 대체했죠)에서 채용했던 여러 재치있는 기법을 소개합니다. 이런 매장의 경우 저 당시에는 신작 말고 고전 등 "기본 재고"에 해당하는 아이템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진시키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이때 업소에서는 고전 디스크(테이프)를 반품 카트에 넣어 놓았다고 합니다. 마니아들은 손님들이 많이 찾는 아이템이 반품 카트에 담겨 있을 걸로 보아 그곳을 매대보다 먼저 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사실 저도 대학생 때 도서관을 가면 책 보관 선반보다 반납 도서 임시 비치 코너를 더 자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서 바로 집어 대출하면 사서의 수고도 덜어 주고 인기 있는 책도 쉽게 고르고 상부상조였죠.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겟 그룹의 소비 취향이 어떤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p183에서 남성은 맥주를 살 때 식스팩을 고르지만 여성은 열두개들이를 더 많이 샀다고 합니다. 남성이 주량이 더 많을 텐데 왜 이럴까요? 답은 "여성은 모두의 파티, 남성은 자신만의 파티를 더 선호해서"라고 하네요. 참 명답이다 싶었습니다.

저자는 유럽에 비해 미국 부모들은 특히 아이들을 데이케어에 맡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매장, 은행, 소매점에 부모에 의해 끌려다니는 게 미국 아이들이라는 건데... 웰스파고나 시티은행은 막대사탕이나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나눠 준다고 합니다. 아마 로고도 찍혀 있는 판촉물이겠죠? 그럼 아이들은 이때의 행복한 체험을 떠올리며 일생을 두고 해당 브랜드에 대해 로열한다고 하네요. 일본의 닛산 매장의 경우 실제 판매 모델과 같은 장난감 차를 아이들에게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차량 구매에 있어 부모 앞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지 않겠냐는 겁니다.

"쇼핑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고객은 구입하기에 앞서 그것을 먼저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이다.(p285)" 그래서 저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물건을 고객 손으로 만져 보고 시험해 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최우선인데, 이걸 소홀히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소파나 침대 등 시트가 중요한 제품은 고객이 반드시 만져 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새 제품은 비닐 포장까지 입혀져 나옵니다. 따라서 저자는 이런 제품의 경우 전시상품이든 뭐든 반드시 고객들이 만져 볼 수 있게 하는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의류매장의 경우, 고객이 입어 볼 수 있게 하는 탈의실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탈의실은 고객이 쇼핑 시간의 1/3~1/4를 보내는데, 성의 없고 휑하게 만들면 사람들이 매장 자체를 안 찾게 된다는 거죠. 그러나 많은 점주의 경우 탈의실을 넓게 마련하거나 꾸미는 건 낭비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저자는 이 탈의실에 대해 책 한 권을 따로 쓸 수 있을 만큼 할 말이 많다고 합니다.

계산대는 입구에 비치하지 말라고 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주방을 입구에 배치하면 무슨 기대가 생기겠냐고도 합니다. 계산대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 마련인데, 혼잡한 매장에는 사람들이 발길을 꺼리게 된다는군요. 호텔도 체크인 공간에 직원과 방문자가 나란히 보고 상대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등을 배치하면 특히 출장 회사원이 좋아할 것이라고 하는데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컴퓨터의 경우 모니터, 프린터 등을 당연히 한 군데에 모아서 진열해야 하는데도, 많은 매장은 어차피 고객이 한 번에 다 사야 할 물건들을 띄엄띄엄 진열합니다. 이것은 매장이 아니라 창고에 더 어울리는 배치라고 합니다. 샐러드 바에 케이크 한 조각을 살짝 갖다 놓으면 고객은 그것까지 함께 살 가능성이 더 크다고도 합니다.

요즘 음악을 누가 CD 포맷으로 구입하겠냐고 합니다. 대중적이고 최신 트렌드인 음악은 물론 음원형태로 더 즐깁니다. 그러나 2007년 기준 틈새 시장이라 할 수 있는 폴카나 라틴 뮤직 장르는 여전히 CD로 더 잘 팔린다고 책은 말합니다. 이 장르는 그저 "소비하는 대중"이 아니라 헌신적인 고객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다른 나라에 진출할 경우 "그 나라의 쇼핑 법을 철저히 따를 것"을 충고합니다. 재미있는 게 저자의 이탈리아에 대한 규정입니다. 이 나라는 고작 역사가 1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예나 지금이나 도시 국가들의 집합체에 불과하다"는 건데 참으로 날카로운 통찰입니다. 반면 누가 프랑스를 두고 같은 말을 하겠습니까?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은 "철저한 현지화"인데 이 책은 역시 기본에 충실하게 가르칩니다. 스스로 기본을 만드는 고전이면서도 말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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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트림 - 반복되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힘
댄 히스 지음, 박선령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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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대해 의사를 결정하는 고위직이건 현장에서 생산을 맡는 입장이건 간에,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걸 그때그때 맡아 잘 처리하는 것도 일머리가 뛰어나야 하며 그저 부지런함이나 단순반복형 대처로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일처리에 소요되는 수고를 줄이면 좋으며, 시간적으로 일찍 대처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결과를 피할 수 있어서 바람직합니다. 또 어떤 문제에는 반드시 그 근원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라서, 이를 애초에 차단하면 훨씬 적은 수고로 다발성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업스트림 사고"입니다.

p15에 저자가 의도한 "업스트림"의 뜻이 나옵니다. 강 하류(다운스트림)으로 자꾸 아이들이 물에 빠져 밀려내려옵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계속 이런 사고가 생기니 도저히 힘이 들어 애들을 구할 수가 없게 되자 누가 소리칩니다. "상류(업스트림)로 가서 어떤 놈이 애들을 물에 집어던지는지 잡아야겠어!" 약간 우습기도 하지만 문제의 원흉을 아예 발본색원하면 해결의 수고를 덜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잘 표현한 것입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을 뜻한다(p18)."

책에는 선제적으로 문제를 잘 해결하여 자원과 비용을 크게 아낀 여러 기업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그런데 저자는 개별 기업의 사례 검토에 그치지 않고 국가별로 "다운스트림/업스트림에 지출하는 예산 크기"를 따져 봅니다. 의외로 많은 나라들이 "업스트림" 비용을 많이 쓰면서 불필요한 다운스트림 대처 비용을 줄이는 중, 유독 다운과 업의 비율이 거의 일대일, 업 비용을 덜 쓰는 나라가 있으니 그게 바로 저자의 고국이기도 한 미국입니다. 특히 저자가 주목한 건 보건의료 분야입니다.

애초에 국민 건강 관리가 잘 된 시스템이라면 의료비 지출이 적습니다. 병에 걸리고 나서 치료에 돈을 쓰느니보다 평소부터 건강을 잘 관리하면 치료비 지출 자체가 줄기 때문이죠. 미국은 공적 의료 보험 제도의 미비로 애초에 지출이 클 뿐 아니라, 병에 걸리면 그때 부랴부랴 대증적으로 나서는 터라 다운스트림 비용이 무척 큽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도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미국보다야 공적 보험 제도가 완비되었으나, 개개인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사회 구조인데다가 난폭 운전이 일상화했고 보건 환경이 그리 깨끗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적어도 미국보다는 치료비 지출이 적을지 모르나 애초에 국민들이 암, 신경성 질환, 교통 사고 등으로 많은 비용을 쓰는 편이죠. 우리 역시 다운스트림 비용이 많이 드는 나라에 속합니다.

마커스 엘리엇은 스포츠 트레이너입니다. "나쁜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그 신호를 찾아서 그 신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나쁜 일이 일어나길 기다리고만 있으면 절대 (좋았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p41)" 이분의 유능한 선제적 대응으로, 스포츠계에는 "부상 예방 과학"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토미 존 서저리 등 투수의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에 성공케 하는 여러 선진적인 기법이 발전되었습니다. 허나 중요한 건 부상에서 잘 낫는 방법의 개발보다, 애초에 선수들이 부상을 덜 당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까요? 가장 큰 원인은 "문제를 문제로서 그대로 인정하길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쉽게 수긍하지 않고 일단 좋았던 옛날과 지금이 다름 없다며 현실을 부정부터 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래서는 신호도 안 잡히고 문제가 훨씬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업스트림 사고도 이것을 잘하는 사람 유형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인의식(p61)"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주인의식 없이 그저 성실하기만 한 사람(물론 이런 사람도 크게 칭찬 받아야 합니다)은, 다운스트림에서 놀라운 기술을 발휘하여, 떠내려오는 아이들을 척척 구조합니다. 큰 포상을 받아야 마땅하죠. 허나 이런 식의 문제 해결 방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인의식까지 갖춘 사람은 즉시 업스트림으로 올라가서 문제의 근원을 해결합니다. 의욕과 근태 문제가 아니라 "주인의식의 문제"입니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결국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는 것입니다.

저자는 심리학자 엘다 샤퍼와 센딜 멀레이너선이 고안한 용어 "터널링 효과"를 거론합니다(p86). 예를 들어 이런저런 청구서를 받아 든 싱글맘(당장 아들의 농구 레슨비를 대어야 할)은 초단기 대출을 받습니다. 전문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녀의 이런 결정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결정이라 우려하겠으나 그녀는 당장의 급한 불을 껐으므로 만족합니다. 터널에서 보는 시야는 매우 좁은데도 핀치에 몰린 이는 그 보이는 부분만으로 의사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내리는 저자의 결론은 "큰 문제가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작은 문제가 큰 문제를 밀어낸다"는 겁니다. 밀어내는 건 물론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라 당장 시야에서 잊힐 뿐이며 오히려 스노볼이 되어서 돌아오기 십상입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독자인 저도 저 예화의 싱글맘과 같은 선택을 얼마나 지금까지 자주 했는지 모릅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로부터 자율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를 자주 일으키고 스스로를 위기에 몰아넣는지도 모릅니다. 일단 어른들이 책임의식을 느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가 자제하고 문제의 근원으로부터 멀어지려는(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업스트림으로 이동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게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일단의 청소년들은 자발적으로 금주, 절제 운동을 폈다고 합니다. 어른들도 하기 어려운데 말이죠. 이처럼 업스트림으로의 능동적 이동이 가능하려면 어떤 결단과 조치가 필요할까요?

저자는 "문제를 포위하라(p112)"고 합니다. 이런 업스트림 이동은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 움직임이라는 이유에서 "봉사활동"과 비슷하다고도 합니다. 저자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가치관을 공유하며 함께 행동에 나서라고 합니다. 성과가 더 좋으려면 "모임과 행동을 조직화하라"고도 합니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특히 미국은 보건의료분야에서 업스트림 비용 지출이 적은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p133 이하에서 캐나다 출신으로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 볼티모어로 이주한 그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나라에서 극단적인 빈곤과 풍요가 지척에 동거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나중에 박사까지 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모든 시스템은 설계된 목적이 있으며, 미국에서 특정 구역 거주자의 수명이 10~15년이나 짧은 건, 처음부터 시스템이 의도한 바"라는 것입니다. 즉 "일정 구역에 사는 자들이 어떤 이유로든 일찍 죽기"를 누군가가 의도한 결과라는 뜻이죠.

p154에서 행동가 샌드라 셀러던은 "지금 출범한 메디케어로부터 당장 우리가 혜택을 보지 못해도, 누군가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개혁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국민연금, 또 공무원 연금 같은 제도는 어떨까요? 사실 이는 비용-편익 분석을 시도하면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설령 비용이 편익보다 수위가 낮다고 해도 과연 그 비용을 누구의 주머니로부터 도출하며 혜택을 누가 볼 것인지의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p190에는 한국의 예도 나옵니다. 좋은 예가 아니라 나쁜 예로 등장합니다. 우리들 대부분도 알고 있듯 몇 년 전 갑상샘암이 크게 유행(?)했고 많은 이들이 치료, 혹은 보험혜택을 받았으며 압도적 다수가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 이게 한국 의학의 수월성, 기적을 보여 주는 게 아니라 애초에 갑상샘암 자체가 생명에 아무 위험을 안 끼치는 병이었다는 거죠. 양치기 소년의 우화처럼 경보 시스템이 이렇게 잘못 작동하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도덕적 해이) 을 끼칩니다. 그래도 저자는 "업스트림식 사고와 행동의 핵심이 조기 경보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대목 읽으면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피드백, 소통의 힘은 조직의 생명력을 지탱합니다. 회의만 했다 하면 마이크를 독점하고 혼자 떠드는 사람이 정해진 조직도 있습니다. 이런 조직은 반드시 망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규칙을 마련하려 균등한 발언권 보장을 통해 피드백이 살아 있는 조직"이 반그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소통의 건강성과 효율성이 보장된 후, 위에서 말한 "돈 나가는 주머니≠들어오는 주머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회에는 건강한 젊은 노동력이 끊임없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유례, 전례 없이 낮은 출산율은 국가 소멸을 걱정할 단계입니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아동 학대 같은 것보다 무지, 육아 상식의 무지, 또 이에서 비롯한 유아 건강, 보건 이슈가 훨씬 큰 문제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살아남아야 사회의 생산성을 기초부터 담보하는 자원이 유지됩니다. 업스트림/다운스트림으로 문제를 나누자면 육아, 유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업스트림 중에서도 최상류의 솔루션에 속합니다. 이를 위한 좋은 해결책 하나가 책 p253 이하에 나오는 "너스-패밀리 파트너십"입니다. 간호사 한 명을 빈곤가정 한 곳에 매칭시켜 육아를 위한 기초 보건 상식을 코칭하는 거죠. 문제는, 분명 사회 모두가 이익을 보는 이 프로그램 비용을 누가 대느냐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시 "조기 경보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시간에서의 업스트림이므로). 문제를 예측해도 여전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연방재난관리청의 긴급대응 책임자 에릭 톨버트는 "뉴올리언스를 강타할지도 모르는 치명적인 허리케인입니다(p277. 오타 있음)."라고 답합니다. 이들이 1년 전에 마련한 시뮬레이션은, 이후 실제로 발생한 경위와 거의 일치했습니다. 사고와 시뮬레이션의 차이를 가른 건, "역방향 통제"가 어느 정도 성공했느냐에 달려 있었습니다. 역방향 통제를 도로에서 실행한 경우 실제 사망자는 크게 줄었습니다. 기발한 훈련이 단 한 차례로 그치지 않았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구했을 겁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민방위 훈련을 자주 하고 상당수 시민들은 철저히 협조합니다. 또 이번 코로나 사태도 미리미리 마스크를 잘 끼고 다니기에 그나마 피해가 이 정도인 것입니다.

"메디케어 앤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프로그램 순 지출액을 평가할 때, 예상되는 수명 증가와 관련된 비용을 고려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p314)" 생명이 달린 이슈에 치졸한 덧셈 뺄셈 접근법은 옳지 않다는 데에 드디어 컨센서스가 이뤄진 겁니다. 이것이 저자가 말한 "업스트림 이동"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대로 상류로 이동하면 수조 달러를 아낄 수 있는데 당장 몇만 달러 지출 증가에 신경 쓴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다운스트림에서 결국 수천만 달러를 쓴 후 "수 조 달러의 1/10만 썼으니 얼마나 잘 대처했던가"로 초라하게 자화자찬하는 사회는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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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대기업 인적성 & NCS 수리.추리 집중 공략 (최신판) - 응용계산+자료해석+명제/조건추리, 공기업/대기업 대비 실전모의고사 6회분 (수리 3회분+추리 3회분)
해커스 취업교육연구소 지음 / 해커스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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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성이든 NCS이든 수리 or 추리 영역은 수험생들에게 상당한 부담, 난관으로 다가옵니다. 사실 많은 이들에게 수학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좌절감, 또 자신감 저하의 아주 핵심적인 요인 구실을 하죠. 초중등 교육 12년 동안 수학에 원수 확실히 지고 평생 콤플렉스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에 와서 본격 고등 교육 받고 취업을 해야 할 때 다시 이 수리 영역을 만나서는 뭐 대뜸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취업, 혹은 입시 공부는 전략적이어야 하며, 솔직히 말해 인적성이나 NCS에 나오는 수리는 그리 어려운 수준도 아닙니다. 그러니 출제 유형을 정확히 파악하여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겠으며, 이 해커스라든가 공신력 있고 해설이 정확히 나오는 좋은 참고서를 골라 집중한다면 괜한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겠습니다. 


 

PART 1은 수리 영역입니다. pp.14~59에는 기초 연산에 대한 문제들이 나오는데, 과장이 아니라 이 문제들은 초3 과정 수준을 벗어나는 게 한 개도 없습니다. p132에는 속력=거리/시간이라는 기본 공식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p133의 5번 같은 것도, 두 사람이 시간당 만들 수 있는 구슬의 수가 차이 나는데 이는 자동차의 속도와 같은 개념으로 보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자료를 놓고 어떻게 해석헤야 옳을지를 고르는 문제 유형도 출제 빈도가 높습니다. 이 교재의 설명을 보면, 계산이 필요 없는 선지가 답이 될 수도 있으므로 계산이 필요한 선지는 맨 나중에 계산하라고도 알려 줍니다. 유익한 팁 같습니다.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는 중3 때부터 보통 배웁니다.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모두 더하면 되고, 순차적으로 발생한다면 곱해 주면 된다고 하네요.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문제는,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게 있으므로 치밀하게 관계를 따져야 한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p350의 02번 같은 경우 나열된 분수의 패턴을 보면 첫째, 분모에 표시된 수를 봐야 합니다. 03번 같은 경우도 나열된 알파벳이 어떤 간격으로 출현하는지를 살피면 패턴은 어렵지 않게 보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해설이 아주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왜 이 선지가 답이 되는지 이유를 확실히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치 옆에서 일일이 설명을 해 주는 듯한 해설을 읽고 비슷한 다른 문제들도 해결이 가능하게 돕습니다. 책의 진가가 별책 해설에 있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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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품격 -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
양원근 지음 / 성안당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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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부를 축적하려면 악착같은 욕심을 부리면서 남들 사정 보지 말고 철저히 이기적인 삶을 살아야 이게 가능하다고들 보통 이야기합니다. 과거 조선 시대에도 청렴한 선비는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가르쳤고 농본억상 정책을 국시로 내세웠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망과 돈은 함께 갈 수 없다고들 합니다. 인심 쓰는 걸 좋아하면 부자 못 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그러나 이 책 저자분, 일생동안 출판기획 전문가로 살아 온 양원근 선생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앞으로는 착하게 살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가깝더군요. 어떻게 해서 그처럼, 상식(?)에는 정면으로 반하는 결론이 나왔는지 책을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p35에서 저자가 출판사들로부터 주로 듣는 평판은 "양 사장은 적어도 나를 속이진 않아."라고 나옵니다. 번역서의 경우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데, 저자님의 출판사를 통해 계약을 한다 해도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건만, 평소에 관찰해 온 바 이 회사의 운영 방식에 신뢰가 생겼기에 이런 평판이 널리 공유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뢰는 상거래에서 매우 중요하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 역시 오랜 시간 쌓아올린 신뢰를 바탕으로 맨손에서 일어서서는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2015년에 영화 <인턴>을 직원들과 단체관람했다고 합니다(p102). 이 영화는 젊은 여성 CEO인 앤 해서웨이가 70대 남성 노인인 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고용하며 벌어지는 재미난 일들을 담은 것인데, 저자는 이 영화에서 "특히 직원 복지에 애 쓰는 CEO의 모습"을 눈여겨 봤다고 합니다. 이걸 실제로 근처 업체와 제휴하려니 1년에 억 단위가 들었기에 할 수 없이 그저 기계를 들이는 선에서 만족했다고 합니다. 사실 직원들도, 사장의 고충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에 대한 본인의 기여는 미미하면서 급여는 터무니없이 많이 요구하는 자세는 뻔뻔스럽지 않겠습니까. 물론 직원의 복리를 전혀 고려 않는 악덕 고용주도 문제이지만 말이죠.


 

양심이 없고 무모한 삶을 사는 자일수록 무책임한 소리를 함부로 내뱉고 상대에게도 무책임한 안을 내세웁니다. 상부상조하자 어쩌자 말은 달콤하지만, 잘 따져 보면 독박은 니가 쓰고 알맹이는 내가 빼먹겠다는 헛수작에 다름 아닙니다. 듣는 상대방이 바보가 아닌데도 이런 패턴을 반복하는 이유는 지능과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남은 나의 성공을 위해 희생되는 졸(卒)이 되어야 한다는 막무가내식 수작인데, 이런 인간한테 어떤 요행 같은 게 계속될 리가 만무하죠. 똑 같은 인간을 만나서 뒤통수나 안 맞으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저자도 p72 같은 곳에서 "도박과 같은 도전이나 자금력이 필요 이상으로 드는 아이템을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건 제안하는 사람 본인의 욕심이지 절대로, 절대로 듣는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이 설치지 못하게 하려면 먼저 보통 사람들이 헛된 욕심을 버려야 이런 당치도 않은 사탕발림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설득하고 싶으면 기승전결의 흐름을 타라.(p126)" p130에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나옵니다. 

기 - 경험담으로 시작
승 - 기본 정보 제공
전 - "매혹적인 정보" 제공하기. 
특히 저자는 이 대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결 - 상대방의 마음을 뒤흔드는 가장 결정적인 정보 제공하기. 그래서 마지막에 이 한 방을 좀 남겨 놓아야 최종적인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말의 흐름에 감성적인 부분을 적절히 섞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하자" 감성적 포인트를 요령 있게 삽입하라는 말은 책 저 앞부분에서도 나왔고 이 책 곳곳에서 수시로 강조됩니다. 

 

p134에 보면 미야모토 무사사, 즉 당대 최고의 무사로 꼽혔던 사사키 고지로를 꺾고 승자로 우뚝 선 그가 어떻게 해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이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 나옵니다. 결론은, "나의 이러한 장점으로 이렇게 이기자"가 아니라, "나의 강약점은 이것이고 상대의 약점은 무엇이니 맞춤별 전략을 짜자"입니다. 사사키는 침착하지 못했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서툴렀습니다. 서서히 약을 올리고 상대의 강점을 흐트리면서 약점을 치고 들어가는 전법이 결국 그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싸움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에, 내 장점만 극대화시킨다고 목표가 달성되는 게 아닙니다.

 

과감하게 먼저 베풀라고 합니다. 남이 아쉬울 때에는 선뜻 나서는 일 없고 최대한 발을 빼려고 하다가, 당장 제가 아쉬우니 남들에게 손을 내미니 그런 사람하고 누가 일을 함께 하겠냐는 겁니다(p186). 저자는 여기서 링컨의 예를 듭니다. "누군가를 당신 편으로 삼고 싶거든,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확실히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통 크게 먼저 베푸는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말은 쉬워도 행동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p220에서 저자는 애덤 그랜트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를 인용합니다. 이 책은 7~8년 전에 저도 읽었는데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남한테 잘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결론이 의외였습니다. 너무 사람이 "테이커" 짓만 하면 그 사람은 집단에서 그렇게 찍혀서 이후에 아무도 그와 협업을 안 하려 든다는 겁니다. 반대로 적정 선에서 "기버"가 될 줄 아는 사람은 평판과 신뢰를 얻어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거죠. 

 

저자의 결론은 "선의지의 연대"를 구축하자는 겁니다. 물론 이기적이고 챙길 줄만 아는 사람한테는 잘해 줘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베풀면 줄 줄도 아는, 상식과 연대의 가치를 이해한 사람들끼리 상부상조하는 거대한 연대 속에서 모두의 공존공영이 가능합니다. 일단 이런 발걸음은, 망설이지 말고 먼저 내가 한 발 떼어야 타인도 마음을 여는 게 가능합니다. 괜히 머뭇거리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웃을 향해 과감하게 먼저 베풀어 봅시다. 품위 있게 성공하는 비결이 그리 멀리 있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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