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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메타버스에 관한 거의 모든 것 ㅣ K-Teen 시리즈
전승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2월
평점 :
"불가능이 없는 가상의 세계." 이 책 뒤표지에 나오는, 메타버스에 대한 짧으면서도 정확한 정의입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갖가지 족쇄와 제약 때문에 답답하지만, 메타버스는 상상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모든 우리의 소망과 야심과 이상을 그 안에다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 어른들보다 메타버스를 더 잘 이해하고 자기 꿈을 실현하거나 짭짤한 소득까지 올리는 10대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어렵고 낯선 내용들입니다. 지난 1월, 전승민 저자가 쓴 <10대를 위한 인공지능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리뷰했었는데 이 책도 같은 분이 썼고 포맷이나 외관이 비슷한 같은 시리즈입니다. 그 책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이 책도 그럴 수 있으며, 아무래도 같은 맥락의 책인 만큼 함께 읽으면 더 유익하겠습니다.
"잘 모르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스스로 정의를 내려 보자.(p30)" 제가 전승민씨 책을 읽을 때 인상적이었던 포인트는, 이처럼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청소년 독자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주도하게끔 유도하는 문장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아마, 아니 내가 메타버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정의를 내릴 수 있겠냐며 샤이(shy)하게 뒤로 물러서겠지요. 그런데 책에서 독자,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건 정답을 맞히라는 게 아닙니다.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내가 이해한 만큼을(혹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를), 정의하는 문장 안에다 담아 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이해 중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어디를 더 채워넣어야 하는지, 내가 더 배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더 날카롭게 깨닫게 됩니다. 메타버스뿐 아니라 수학, 영어, 국어도 마찬가지이며, 이렇게 자기주도 습관을 몸에 배게 한 학생이라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으며 메타버스 크리에이팅에 최적화한 창의력 넘치는 자원으로 환영받겠네요.
AR, 다른 말로 증강현실은 영어로 augmented reality라고 부릅니다. 책 p56에서는 예전 아빠 세대들이 열광하면서 읽었던 <드래곤볼> 컨텐츠 중에, 마치 40년 후 오늘날을 예언한 듯한 장비(스카우터)가 등장하여 현대의 젊은이들을 놀라게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전승민 작가도 드래곤의 예지력과 통찰에 대해 거듭 감탄합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AR 기어에 대해 설명하는데 청소년들도 TV나 영화에서 보아 잘 알 만한 것들로는 HMD, HUD 같은 게 있겠으며 컬러 사진이 함께 실려 이해를 돕네요. 앞으로의 전망은, 실제 존재하지는 않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예 등을 듭니다. 대소변 정리나 감염병, 노화, 사별 등을 신경쓰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을 듯합니다. 다만 실제 생명체와만 공유할 수 있는 깊은 정감 등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람은 오감 중 시각에 가장 큰 부분을 의존하여 외부 세계를 인식하고 생존 방침을 결정합니다. 책에는 앞으로 메타버스 중심으로 훨씬 풍요롭게 발전할 미래에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비중이 더욱 커질 디스플레이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 책을 읽을 청소년들 중에는 장차 공대에 가서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를 할 인재도 나올 것이며, 대기업 관련 부서에 취업하여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할 자원들도 있겠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특정 분야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내가 일상적으로 소비할 VR, AR 도구들의 성능과 특장점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식을 좀 갖춰야 합니다. 현재도 내가 게임을 즐길지, 아니면 문서 작업이나 주식 투자 등에 주력할지를 놓고 컴퓨터 사양을 세분화하여 결정하려면 그 부품인 CPU, GPU, 램 등에 대해 조금은 소양이 있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메타버스의 진면목은, 현실의 한계를 결정적으로 뛰어넘는 XR, 즉 확장현실 기술에 의해 제대로 구현되겠습니다. p114에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의 여러 구체적인 예가 나오는데, 특히 현재에도 관련 분야에서 치열한 논쟁이 되는 이슈인 원격진료에 관한 것입니다. 앞에서도 여러 번 나왔던 HMD를 의사가 착용하고, 특히 XR 기기를 잘 다루는 전문의사나 의료보조인력(방사선기사처럼)들이 이 과정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생성형 AI는 IT 분야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는 현재 기술의 발전 단계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호기심, 지적 의욕이 왕성한 젊은 인재들에 이뤄진 놀라운 성과입니다. 특히 메타버스는 연예오락, 문화 컨텐츠, 스포츠 등 젊은 세대가 관심있어하는 산업분야에서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놀라운 체험의 향연을 활짝 열어젖힐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갈, 샘 올트먼이나 하사비스 같은 개척가가 청소년 독자들 중에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