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Lv.2 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2
최유리.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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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유리쌤의 한권 한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레벨 2 교재입니다. 겉표지에 보면 勞力なくして、得るもの無し。라는 말이 나옵니다. 해석을 하면, "노력 없이는 얻어지는 게 없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조금 아래에 보면 不可能なこは何もない。이란 문장도 있는데, 해석해 보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가 됩니다. 공부할 때는 정말 이 정도 자세가 되어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始めよければ終わりよし。라는 문장도 옆에 나옵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는 뜻인데, 공부할 때는 시작을 확실히 잘 잡아야 좋은 끝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말에도 그런 표현이 있지만 일본어에도 "~할 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p58에서는 동사원형에다가 みたいです를 붙이면, "~할 것 같습니다"라는 뜻이 된다고 가르칩니다. 우리말에도 동사 기본형이 있지만 문법적으로 아주 넓은 쓰임새는 없는데, 일본어는 이처럼 동사원형에 더 넓은 기능이 부여됩니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형뿐 아니라 미래형의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이라는 뜻을 갖고 명사를 수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독자들은 이 부분 설명을 잘 새겨야 하겠습니다. 

최유리쌤은 챕터마다 독자에게 문형 연습을 시키기 위해 "연습하기" 코너를 마련하는데 확실히 어떤 문형을 입으로, 혹은 몸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이처럼 서로 비슷비슷한 문장을 자꾸 되풀이하면서 연습을 해 봐야 합니다. "연습하기" 코너에는 반복 연습 후에 "1초 만에 해석해 보자"는 코너가 있는데 이 역시도 저자의 요청처럼 "1초 만에 해석"이 바로바로 되게끔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또 바로 아래에는 "1초 안에 일본어로 말해 보기" 코너도 있는데 역시 기본 문형이 앞에서 아주 반복적으로 훈련이 되어야만 이렇게 "1초 만에" 답이 탁탁 나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도, 편집이 깔끔하고 챕터 당 학습 사항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학습자에게 많은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본어 학습자라면 아마도 대부분이 알 만한 문형으로 "~가 아니다"라는 뜻의 じゃない라는 표현을 알 것입니다. 이 사항을 이 책, 즉 Lv.2의 p126에서 배웁니다. 이게 반말 표현이며, 앞에서는 "(명사)가 아닙니다"는 표현인 じゃありません(즉 존댓말투)을 배웠다고 책에 나오는데, 이 표현 공부는 Lv.1에서 파트 2의 핵심 문형이었습니다. 잘 생각이 안 나는 분들은 Lv.1로 돌아가 다시 복습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명사의 부정뿐 아니라 형용사의 부정도 같이 배우는데 な형용사의 반말 부정 표현도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배웁니다. 

18과에서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표현을 배웁니다. 동사ない형에다가, ほうがいいです를 덧붙여 이런 충고의 문형을 만드는데, 책에서는 사다, 마시다, 먹다, 가다 등을 대신 집어넣어 다양하게 문형을 변화시킵니다. 이의 부정형도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배우는데, な형용사 뒤에는 じゃない를 붙이고, い형용사 뒤에는 い를 일단 탈락시킨 후 くない를 붙입니다. 뒤에 ほうがいいです를 붙이는 것은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맵지 않은 편이 좋습니다"는 책에 나오는 예문대로 からほうがいいです가 되겠습니다. 

이 레벨2도 레벨3권처럼 매 5챕터마다 실력업그레이드 코너가 따로 있습니다. 예를 들어 p185를 보면 앞 파트16에서 20까지에 나왔던 대표 문형을 복습합니다. 역시 이 코너에서, 앞에서 배운 다양한 표현들을 따로 복습을 해 봐야 내가 어느 정도 탄탄한 실력이 다져졌는지 체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코너는 여태 안 배웠거나 슬슬 까먹을 만한 동사들을 따로 배워서 문형 연습도 하고 새 단어도 배우게 합니다. 동사 활용을 시켜서 확실하게 문형도 익히고 새 단어도 공부하게 돕습니다. 

우리말처럼 일본어도, 단순히 과거 시제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 어떤 경험을 표시하는 어형이 있습니다. 동사 た형의 경우 그 뒤에 こと를 연결시켜 "~한 적"이라는 뜻을 나타낸다고 교재 p214에 나옵니다. 재미있는 건 "동사 た형을 그대로 명사에 접속시키면 '~한'으로 명사를 꾸미게 할 수 있다"는 책의 설명입니다. 이게 우리말에는 없는 일본어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편집이 깔끔하고 핵심 패턴들을 여러 예문을 통해 간결하게 설명하기 때문에 공부하고 나서도 내용이 머리에 오래 남는 것 같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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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평균선 투자법 - 차트 분석의 시작과 끝은 이동 평균선이다
고지로 강사 지음, 김정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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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법이란, 전문가에 따라 다양하게도 자신만의 기법이라며 내세우는 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솜솜 뜯어 보면, 강조의 포인트만 다를 뿐 본질에 있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단, 이름난 셰프의 레시피도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성분과 재료를 쓴다는 게 아니라 배합 비율의 미묘한 차이로 승부를 거는 것이므로, 강조의 강약이 정말로 실전에서 효과를 낸다면 그 투자법이란 것의 우월함을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동평균선 투자법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어떤 전문가라고 해도 차트를 아예 안 보고 투자를 하지는 않습니다. 차트를 본다면 호가창, 일봉, 주봉 등과 함께 이평선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평선도 20일선, 60일선 등 여러 가지가 차트에 보통 표시되죠. 세상에 이평선을 무시하고 진행하는 차트 분석도 있을까요? 나아가, 이평선을 고려 않고 펀더멘털 분석, 밸류에이션만으로 올바른 결정이 가능할까요? 이렇게 보자면, 세상에 "이동평균선 투자법이 아닌 투자법"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저자 데즈카 고지 선생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합니다. 차트에서 그 무엇보다, 이동평균선(들)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꿰뚫어봐야, 터무니없는 판단 착오를 피하거나,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올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동평균선 투자법은, 누구나 아는, 아니 안다고 착각하는 이동평균선의 개념을 정확히 분석하여, 가능한 한 차트로부터 가장 많은 정보를 뽑아내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자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어설프게 알았던 이평선의 진짜 함의와 구조를 탐구하자는 것이니,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상천외한 비법이 아니라 투자의 정석과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아주 건실한 취지라고 하겠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또 어떤 레퍼런스 Db에 의존한다 해도, 다양한 보조지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p32를 보면, 어떤 전문가들은 특정 보조지표를 대단히 선호하며, 이 보조지표가 특별한 시그널을 보낸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일본도 그런가 본데, 우리 나라도 특정 지표가 특정 (미래) 동향을 기막히게 짚는다며 마치 약장수처럼 화려한 언변으로 내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하기를 "트레이딩 경험이 쌓일수록 기본 지표로 돌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이 말에 저는 독자로서 무릎을 치며(?)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증권회사에서도, 이런저런 보조지표를 활성화하여 차트를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은 대부분 초보입니다. 베테랑들은 기본 차트만 보고서도 뽑아낼 수 있는 정보를 다 뽑아냅니다. 보조지표라는 건 어떤 결정을 내리고 나서 그 결정의 타당성을 검토할 때 상황의 가시성을 높이는, 말 그대로 보조지표에 불과하며 어떤 점쟁이의 수정 구슬 같은 게 전혀 아닙니다. 

중등교육과정에서 이동평균, 혹은 가중평균에 대해 공부한 적 있을까요? 가중평균(weighted average)이라면 이름이 가중평균이 아니었을 뿐, 그 내용에 대해서는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10점, 40점, 70점의 평균을 구하라면 세 숫자를 더해 3으로 나누면 됩니다. 그러나 만약 10점 맞은 학생이 2명, 40점이 7명, 70점이 1명이라면, 각각의 점수에다 그 명수를 곱한 후에 그 숫자들을 다 더해 10명으로 나누면 그게 이제는 바른 평균입니다. 이때 곱하기 2, 곱하기 7, 곱하기 1 등을 하는 게 가중치를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가중평균이 별 게 아니라 이게 가중평균이며, 이동평균은 기간 별로 데이터를 잘라 어느 구간부터 어느 구간까지의 데이터로 평균을 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런 건 직접적으로는 초중등교육과정에서 배우지 않았겠으나, 책 p35 이하에서는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내용 정도만 알아도 독자가 쉽게 이해하게, 저자가 기본에 충실한 설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기초, 기초... 기초를 먼저 바르게 알아야 더 어려운 내용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저자의 태도가 믿음직스럽습니다. 

어떤 지표라 해도 우리가 그로부터 받아들여야 할 바른 신호가 있고, 오신호(誤信號. p47)가 있습니다. 이 정신호와 오신호를 바르게 구별해 내는 능력이야말로 투자자가 차트를 볼 때 가장 필요한 자질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왜 우리는 오신호로부터 자유로워지기 힘들까요? 저자는 그 이유를 p82에서 "이동평균선 대순환 분석이,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짚습니다. 이동평균선의 직관적 정의와 그 함의에 대해서는 이 책의 챕터1, 대순환분석에 대해서는 챕터 2, 그 중에서도 스테이지 1~6의 구분에 대해서는 p72, 그리고 그래픽으로는 p80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쉽게 설명합니다. 사실 차트에 이미 익숙한 독자라면, 이 저자만의 독특한 terminology에 대해서도, 구태여 사전적 정의의 확인 필요 없이 직감적으로 뜻이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보다 탄탄하고 정확한 이해와 공부를 위해서, 책의 저 대목들을 복습하고 후반부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익실현은 짧게짧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안전하게 실행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배짱을 좀 키워서 악착같이 먹고 난 후에야 빠져나올까요? 이는 사실 위험선호/중립/회피 이슈가 아니라, 어디가 적정선인지 신호만 정확하게 포착을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는 게 저자의 취지입니다. p80을 보면 저자는 대책없이 횡재를 노리다 결국 높은 층고에 물리고 마는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오히려 좀스럽게 성급한 이익실현에만 버릇이 들어 결국 수익은 (정상기대수준보다) 낮고 손실은 (손절은 또 과감하게 단행 못하는 탓에) 만성적인 저수익 구조에서 못 벗어나는 병폐를 지적합니다. 먹을 건 다 먹고 나오라는 소리입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기술적 분석은 본래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게 아니라(많은 이들이 이 점을 오해합니다), 현재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함이라는 점, 저자는 누누이 독자들에게 상기합니다. 현재의 시황을 파악한다는 건 무엇인가? 사려는 쪽과 팔려는 쪽, 어느 편의 힘이 강한지를 이해하는 게 핵심이라는 거죠. p109 등에 나오는 가속 상승, 가속 하락 등도 매수 포지션, 매도 포지션 중 어느 쪽이 먼저 "던져 버리려는" 낌새인지를 기민하게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며, 차트가 뿜어내는 그 수많은 시그널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해석하는지에 이 판단이 달려 있습니다. 그 신호 해석의 가장 기둥뿌리가 되는 건 바로 이동평균선입니다. 

제5장은 MACD에 대한 설명인데 고급자라면 이 부분만 읽어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른 보조지표와 달리 MACD는 이동평균(moving average)선을 직접 소재 삼아 가공된 지표이므로 이 책 주제와 그대로 통하는 토픽입니다. CD는 convergence, divergence의 약자로, 이평선의 주된 변화가 어느 쪽인지를 판별합니다. 한국 mts, 예를 들면 영o문이라든가 삼성 것에서도 SMA, EMA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p148 같은 곳에서 EMA를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사실 이 설명대로라면 EMA와 WMA가 잘 구별되지 않지만, 어차피 시간상수 t(원래는 로그를 취해 계산되는)가 테일러 급수에 의해 근삿값으로도 통하므로 책의 설명도 결과적으로 타당해집니다. 실시간 차트를 보며 이게 일시적 반락(p58)인지 장기 하락 시그널인지 언제나 헷갈리던 분들은 이 책을 공부하고 어느 정도는 나침반을 마련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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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코프 패턴 - 전설적인 트레이딩 교과서
데이비드 와이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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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에 답이 있다." 데이비드 와이스의 이 책이 미국에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른 것도 어언 10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발간 당시 이 책이 워낙 인기를 끌었고, 와이코프 패턴에 있어 거의 재발견이라 할 만큼 명쾌하게, 또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와이코프 기법 자체를 이 저자 데이비드 와이스의 고안물(考案物)로 착각하기도 합니다(공교롭게도 이름까지 비슷합니다). 그러나 책에도 나와 있듯, 최초 창안자 리처드 와이코프는 20세기 초에 활약했던 투자가이니 정말 오래전 사람이죠. 이분이 어느 정도 예전 사람이냐 하면, 백범 김구나 이승만보다도 먼저 출생했으며, 아돌프 히틀러가 총통에 취임하기도 전에 사망했습니다. 

죽은 경제학자로부터도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얻는다는데, 하물며 투자 아이디어라면 실제 자신의 활동 중에 큰 수익을 올려 보기나 한, 성공적인, 전설적인 투자자로부터 얻으려 드는 게 너무도 당연합니다. 리처드 와이코프의 기법도 물론 이미 당대에 자체 완성도, 효용성을 이미 입증했습니다만, 이 책을 지은 우리 시대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와이스 역시 투자가로서 성공한 분입니다. 와이코프 기법의 빠릿빠릿한 재해석과 응용론도 멋지지만, 책 구석구석에 드러나는 성공적인 현대 투자가의 노련한 인사이트나 시장관에서도 우리 독자들이 배울 바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알렉산더 엘더의 <진입과 청산 전략>을 저는 어제 읽고 리뷰도 썼습니다만, 바로 이 책에 저분이 추천 서문도 적었으니 묘한 우연입니다. 특히 엘더 박사는 와이스 저자의 기법 특징에 대해 가격과 거래량을 동시에 중요시하며 어떤 팩터보다도 집중한다는 말로 요약합니다. 거짓 돌파(false breakout)에 속지 말라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하며, 그 가짜 신호는 spring(하방일 때), upthrust(상방일 때)로 나타나는데 와이코프 기법의 핵심은 이 둘을 가려내는 데 있다고까지 정리합니다. 역시 대가, 마스터는 타인의 주장과 체계로부터도 그 가장 본질적인 대목을 잘 추려냅니다. 하지만 우리 독자들 역시, 이 풍성한 소스로부터 자신만의 가르침을 추출하고, 자신만의 부족한 부분을 각자 보완하는 것도 의의가 있겠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기가 강조하고 싶은 패턴의 유효성을 증명하고 싶을 때, 거래소에서 실제 있었던 거래 사례(의 차트)를 듭니다. 이러이러한 패턴이 있다, 이 차트를 봐라, 과연 그대로 가지 않느냐, 이런 식입니다. 차트라는 게 정말 신비하게 느껴질 때가, 리처드 와이코프의 시대에도 이러이러하게 움직였던 특정 패턴이, 한 세기 가까이 흐른 지금의 어느 종목 특정 구간에서도 리바이벌된다고 보일 여지가 있을 때입니다. 물론 차트의 특정 국면을 그렇게 보는 건 하나의 해석일 뿐이지만, 전문가들의 어떤 컨센서스가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지는 포인트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p29에서 저자는 와이코프 패턴의 기초부터 설명하기 위해 수요선, 공급선 등을 정의하며 실제 사례(물론 21세기의 차트들입니다)를 들어 줍니다. 사실 리처드 와이코프의 원저나 아티클들을 읽어 보면, 지난세기 특유의 난삽한 영문 스타일이라서 현대 독자가 읽기에 다소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지금처럼 차트가 유려하게 그려지지 못했기 때문에, 데이비드 와이스 같은 (투자자로서뿐 아니라 차티스트로서도) 달인인 인물이 이처럼 새롭게, 현대인의 언어로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수요, 공급이라는 말은 경제학상의 엄밀한 그 용어를 가리키는 건 아니므로, 와이코프 선생의 체계 안에서 그 특유의 감각이랄까 하는 정도만 떠올리면 충분하겠고, 저자 와이스의 설명만 착실하게 따라가면 되겠습니다. 

4장에서 설명하는 바 차트에 대한 설명은, 꼭 와이코프 기법 속에서가 아니라 해도, 주식 하면서 차트라는 것의 일반 속성을 두루 짚는 내용이므로 잘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여태 머리를 싸매가며 차트를 봐 온 투자자라면, 이 챕터 4의 설명을 보고 아 그런 게 있구나 하며 새삼 깨닫기보다는, 여태 두루뭉술하게 머리에서 산만하게 따로 놀던 개념들이 비로소 정돈되는 느낌이 먼저 오지 싶습니다. 특히 챕터 전체를 통해 US스틸의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상황이 차트를 통해 예시되는데, 이 며칠 간의 상황이 (와이스의 박진감 있는 설명 덕분에)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다가옵니다. 와이코프 패턴도 패턴이지만 차트 하나에서 이처럼 풍성한, 또 적확한 설명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5장, 6장의 스프링, 상방돌출(upthrust)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의 꽃이라고 하겠습니다. 유니언 퍼시픽의 월간 차트, 또 수십 년 간의 대두 차트를 보여 주며 저자는 우리가 왜 스프링을 스프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헛된 기대를 투영하는지 아주 신랄하게 꼬집는 것 같습니다. 비(非)이성과 탐욕으로 흐려진 눈으로는, 대가가 빤하게 보는 이런저런 시그널이 그저 가짜 꽃밭으로 블러링되기에 마침내 제 발로 벼랑으로 치닫는 비극이 초래됩니다. "이봐! 거긴 상방돌출이라고!" 마음을 바르게 비우면 귀와 눈이 동시에 트입니다.  

와이코프 기법에서 또하나의 고급 단계는 그 유명한 테이프 분석과 이른바 포인트 앤 피겨인데, 책에도 나오지만 특히 포인트 앤 피겨의 경우 와이코프가 매우 즐겨 쓰며 자기화하긴 했어도 빅터 드빌리어스 같은 이의 기여가 컸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1930년대에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이 기법들이 이제는 여러 달인들의 손을 거쳐 훨씬 쉽고 깔끔해졌으며, 책에서는 "요즘 같은 초단타 매매와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시대에 많이 잊혀진" 처지라고 서술하지만, 이 기법의 전제가 되는 독특한 관점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현재의 테크닉에 어떤 한계가 느껴지거나 피로감이 밀려 오면, 과거의 천재로부터 어떤 시사점을 얻어 보려는 노력이 꽤나 유익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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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이긴 16인의 승부사에게 배우는 진입과 청산 전략
알렉산더 엘더 지음, 황선영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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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엘더의 이 책이 신선한 충격을 일으키며 세상에 나온지도 벌써 18년이 지났습니다.  출간 당시에도 반즈앤노블 등 유명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올랐으며, CNBC 같은 경제 케이블 채널에서도 자주 언급되었고, 세월이 이만큼 지났는데도 꾸준히 읽히며 거의 고전 대접을 받는 느낌입니다. 영어 원저 제목에는 그런 말이 없긴 하지만, 사실 이 책에 소개된 16인의 대가들에게 "시장을 이긴"이라는 수식어는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동양 격언에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고도 하는데,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은 곧 하늘입니다. 하늘을 거스르고도(?) 큰 수익을 올리며 끝까지 살아남은 이들에게라면, 적어도 나의 나쁜 투자 습관을 교정할 소중한 교훈은 톡톡히 챙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챕터 2에는 프레드 슈츠먼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글쎄 요즘은 이 양반이 미디어에 덜 자주 나와서 이름이 주는 임팩트가 덜할지 몰라도, 예전에는 시스템 트레이딩의 대명사 비슷했었습니다. 지금 이 책의 원서 부제를 보면 "visits to 16 trading rooms"인데, 18년 전에는 일반인 입장에서 정말로 트레이딩룸 그 자체가 가장 궁금했던 투자가라면 이분이었습니다. p59에 보면 "컴퓨터가 대신 매매를 해 준다"는 말이 나오는데 지금이야 당연한 투자 패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만 당시만 해도 무척 신기하게 다가왔고 프로그램이 매매를 해 주는 동안 내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메리츠로 생각되었습니다. 이 챕터 본연의 주제는 아니지만 가외로 엿볼 수 있었던 게 "펀드 매니저의 고충(p84)"이었습니다. 2006년이면 우리 나라에도 펀드라는 금융상품이 막 대중화하여 아직 신비의 베일이 벗겨지지 않았을 때입니다. 지금은 그 된맛을 보고 아주 피x을 싼 일부 불운한 이들이, 한 county를 이룰 만큼 많겠습니다. 

아주 예전에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라는 책이 큰 인기를 끈 적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경제학 분야에서는, 정말로 죽은 지 한참된 경제사상이 느닷 리바이벌되어 화끈하게 지금의 상황에서 효능을 발휘하다가 금세 사그라들곤 합니다. 주식 투자는 엄밀히 말해 경제학의 모든 원칙과 속성이 일일이 관철되는 직(直)하위 분야는 아니라고 봐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p64에 나오는 대로 "유용한 트레이드 아이디어 중에는 강산만큼이나 오래된 것도 있"는 법입니다. 투자의 아이디어는 실로 다양하며 특정 이벤트가 야기하는 사태의 플로우는 단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식 시장에서 돈 버는 사람들의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챕터4에 나오는 소헤일 랍바니가 파키스탄 제2의 도시 라호르에서 출생하고 학업을 닦을 무렵만 해도 파키스탄이 지금처럼 실패한 국가 신세는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그는 훌륭한 부친에게서 좋은 훈육을 받으며 자랐는지, 그의 투자 철학을 읽어 보면 뭔가 체계가 잡혔고 일관된 원칙이 엿보이는 듯합니다. 사실 이런 이지적인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적성에 안 맞아하는 경우가 많던데, 아니나다를까 p121을 보면 한때나마 "환멸을 느꼈고, 바보들이나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그 난장판 속에서도 어떤 질서를 찾으려 애쓰는데, p125를 보면 그의 추종자 중 한 사람으로 생각되는 이가 "답답한 보합세에 머무는 어떤 종목의 움직임에서 "금융 엔트로피를 발견할 지경"이라는 절박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답은, 보는 사람을 다소 맥빠지게까지 하는 짧고 단호한 것인데, "사전에 손절선을 설정하고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의 투자 원칙 속에서도, 역시 주식은 심리 싸움임을 재확인(p139)합니다. 

누군가가 주식을 잘하려면 심리학을 전공해야 한다고 할 때는 그게 진지한 답이라기보다 일종의 반어요 냉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챕터7에 나오는 제럴드 아펠의 경우, 정말로 정신분석학자, 집단치료사 경력을 가진 사람이며, 적어도 저자 알렉산더 엘더의 경우 그와의 인터뷰에서 심리학 베이스 교훈과 원칙을 충분히 이끌어냅니다. 제가 이 책에서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건, 16인의 투자 구루도 구루들이지만, 오히려 그들의 투자 원칙들이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명징하게 드러날 만큼, 알렉산더 엘더 자신의 명제화, 법칙화, 구체화 능력이 단연 탁월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는 타 매체나 책을 통해 제럴드 아펠의 입장을 접했을 때는, 그만의 독특한 투자 전략이 무엇인지 명확히 와 닿지 않을 때가 더 많았었기 때문입니다. p210을 보면 차트로 보는 한 사례에서 아펠이 자신 같으면 이 시점에서 섣불리 공매도 전략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힙니다. 차트가 매우 자세하게 제시된 사례이므로, 독자도 함께 보고 왜 이 상황에서 그가 그같은 말을 하는지 곰곰 생각하며 공부할 거리가 생깁니다. 

주식 잘하는 데 반드시 관련 분야 학위라든가, 특별한 학식이라든가, 수학적 재능이라든가, 시장과 산업의 배경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물론 그런 장기가 있으면 유용하게 쓰이겠지만, 그런 장점은 성공하는 투자에 있어 필요조건도 아니며, 충분조건은 더더욱 아닙니다. 챕터 7에 소개되는 마이클 브렌케의 경우 자신이 대학 교육을 받지 않았음을 담담하게 털어놓습니다. 그래도 타고난 이재(利財), 사업 감각은 아무도 못말리나 봅니다. 그 어린 나이에 LTV를 사서 기어이 수익을 올리고 만 경험담은 20세기 초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어떤 일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p262에서 조용히 토로하는 그의 애호 전술 중 하나는 "때로 아무것도 않고 가만있는 것도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블랙잭 등 도박에서도 스테이(stay)에 고(go) 못지 않게 큰 결단이 필요하듯 말입니다. 

이 책은 특히 옵션 매매에 있어 좋은 시사를 받을 전략이 많이 담겼습니다. 비단 여기뿐이 아니지만, 챕터 10에 집중 소개된 다이앤 버팔린 박사의 경우 본인이 옵션 마니아임을 천진하게 고백합니다. p318에서 그녀는 "욥션 거래는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신나는 거래 방식"이라며 특유의 열정을 담아 말합니다. 이 책의 제목부터가 벌써 "진입과 청산"인데, p315 이하를 보면 포지션 진입과 청산에 대한 멋진 사례가 정교한 그래픽과 함께 잘 소개됩니다. 이 두 사례만 봐도 그간 내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찌릿 하고 깨달음이 올 독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자 엘더 박사 본인부터가 정연하게 체계화한 투자관을 가진 분이기에, 16 구루를 통헤 이처럼 풍성한 교훈을 하나의 체계적인 투자론으로 잘 구성할 수 있었겠습니다. 17번째 현인인 알렉산더 앨더 박사가 행간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도 놓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미국 주식이 답이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또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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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솔루션 - 17년 차 노무사들이 알려주는
문소연.이하나.한선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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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 안에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이란 현상이 빈발하여 문제가 됩니다. 사람이 모여 만들어지는 조직이니만큼 갈등과 알력이 없을 수는 없지만, 부당한 괴롭힘이 자주 발생하면 피해 직원의 인권과 명예, 내적 평안이 심각하게 손상될 뿐 아니라, 그런 조직의 능률이나 질서, 기강도 저하, 문란해집니다. 개인을 떠나 조직을 위해서도 근절되어야만 합니다. 이런 외적인 부작용을 떠나, 사람 사는 세상에서 누가 누구를 괴롭힌다는 게 벌써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잘못도 있지, 내가 못난 탓이려니 하며 그저 참고 넘기거나, 묵묵히 퇴사하여 모든 불이익을 자신이 감수하는 쪽으로 결말이 나곤 합니다. 

비위나 불의는 시정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잘못을 뒤집어쓰고 만다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더군다나 현재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실정법으로 규제하는 절차가 입법적으로 마련되었으므로, 이런 법적 구제 조치에 개인이 충분히 기댈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은 17년차 노무사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잔뜩 담아, 최대한 알기 쉽게 피해 구제 사례와 실질적인 도움 방안을 가르쳐 줍니다. "최대한 알기 쉽게"라는 건, 예를 들어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대 간에 오가는 대화를 메시지 창으로 도시화한다거나(가상 사례), 깔끔하게 도표로 정리했다거나, 중요한 판례를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상세히 분석하여 법 지식이 부족한 우리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 내용을 전달한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제가 이런 책을 읽어 봤던 경험에 의하면, 많은 사례를 들어 준다거나, 법령, 판례의 내용을 법제처, 대법원 사이트에서 퍼 와 소개해 주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만 쏙쏙 뽑아 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충분히 되며, 실제로도 제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책처럼, 어떻게 하면 좀 더 독자의 머리에 잘 정리되고 쏙쏙 눈에 띄게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독자한테 이게 확연히 드러납니다)을 거쳐 실제 편집에 잘 구현된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또 아무리 알찬 내용이라고 해도 요즘은 이를 전달하는 방법까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어야 빛을 발하는 법이니 말입니다. 저는 앞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책을 읽을 때, 만약에 이 책만큼 편집이 성의 있지 않다면 그 책에는 쉽게 눈이 안 가지 싶습니다. 그 정도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대응 방안은 피해를 입은 해당 근로자에게만 필요한 지식이 아닙니다. 회사(사측)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이라면 이미 체계화한 사내 시스템이 있어 그에 따르면 어느 정도 구제가 될 수 있습니다(솔직히 현실은, 꼭 그렇지도 못합니다만). 그러나 중소기업이라면 아직 자체 대응 매뉴얼이 미비하기가 십상이죠. 기업주는 설령 선의로 운영한다 해도, 인성이 나쁜 상급 직원 등이 타 구성원들을 선동하여 저런 피해 사례를 만들고, 그 책임만 억울하게 사용인으로서 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 기업인이 제대로 된 사람, 경영자라면, 미리미리 괴롭힘 사전 방지, 예방, 발생 후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두어야만 합니다. 

책은 크게 다음의 네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신고, 상담, 조사, 사후조치. 비록 사내 괴롭힘을 실정법으로 규율은 하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이런 일은 조직 내 개인 간의 분쟁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개인 간에 원만하게 합의되는 게 맞겠고, 다음으로는 회사에서 화해, 보상을 주선하여 법 바깥에서 해결이 되는 게 좋겠지요. 그래서 신고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은 개선 지도 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이에 사측이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이런 사정을 모르고 미온적으로 대응하다 뜻밖에 과태료라도 맞으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죠. 더군다나 여기에서 모든 절차나 제재가 종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아주 전형적인 상황이 책에 잘 나옵니다. 대표 사례를 들어 이처럼 가상의 인물들까지 세팅하여, 사내에서 팀장과 과장이 피해자의 신고 사항을 성실히 조사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논하는 과정을 보면 전체의 흐름이 한눈에 보입니다. 경영진, 혹은 인사팀(이나 관련 부서)에서는 이 책에서 마치 소설처럼 생생하게 묘사된 스토리의 흐름을 보고 그대로 따라만 해도 될 듯합니다. 물론 실무상 필요한 기술적 사항들도 그것대로 빠짐없이, 또 보기 좋게 정리를 해 두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괴롭힘의 정의가 뭘까요? 그저 일이 힘들다, 특정 상급자가 싫다, 내 감정이 상했다, 이 정도로는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p120을 보면 법에서 규율하는 양태들이 상세히 나옵니다. 또 가해자가 어떤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예: 다 저 친구 잘 되라고 한 일이다). 이미 이것 관련으로도 예규, 판례가 많이 쌓여 있기에, 이 책만 면밀히 참조해도 경영 일선에서 큰 어려움은 없지 싶습니다. 

사장으로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경영 하나만 해도 어렵고 힘든데, 부하 직원들 간의 민사 다툼까지도 이렇게 감독하고 배려해야 하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자꾸 변화하며, 기업 환경이라는 것도 전체 국가 시스템의 발전에 의해 개선되는 것도 있는 만큼, 내가 받은 게 있으면 내놓는 것도 있기 마련이라는 마인드로 상황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이것도 엄연히 룰의 일부인 것입니다. 또 내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행복해야 결국 회사도 잘 돌아가고,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는 인식이 필요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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