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지옥여행기

단테의 지옥 여행기 ㅣ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단테의 [신곡]을 읽어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지 몰라도 그 제목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고전 중의 고전, 그래서 늘 미루어 두기만 하게되는 그런 책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단테의 [신곡]을 10년에 걸쳐 소설화한 것으로 주석이 필요치 않게 현대어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3부작 중에서 지옥편이다.

  이승의 어둠 속을 헤매고 있던 단테, 그가 두려움에 떨며 안절부절하고 있을 때, 스승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베아트리체가 단테를 부탁했다면서 함께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차례로 여행하기로 제안하게 된다.    지옥을 여행한다는 건 두렵기만 한 일일듯 하지만 어둠 속을 빠져 나갈 수 있다면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으로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구경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싶기는 하다.    여하튼 하나님의 보호 아래 떠날 수 있는 이 여행이니 말이다.

  림보에서 왔다는 베르길리우스의 안내 속에서 제 1옥에서 9옥까지의 지옥 길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게 되는 길은 사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곳은 잘 통과할 수 있었지만 또 어떤 곳은 문지기에게서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인도 아래 이어지고 있는 단테의 여행이지 않던가.    그 누가 앞길을 막을 수 있던가 말이다.

  재산을 탕진한 사람,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사람, 비리를 저지른 사람, 탐욕의 인간, 이기적인 사람 등등 지옥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세상엔 수두룩하고, 단테의 그 시대 역시 많았나 보다.    지옥에서조차 서로 싸우고, 죄를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들, 역시 지옥에 올 수 밖에 없는 그런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무거운 돌을 굴리는 사람, 피의 강에 빠져 있는 사람들, 거꾸로 묻혀 있는 사람, 관에 갇혀 있는 사람 등등 제 각각의 죄의 무게에 맞는 곳으로 배당받아 있는 사람들이다.    죄에 맞는 벌에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뱉는 지옥에 있는 사람들, 단테는 가는 곳에서 피렌체에서 온 사람이 있느냐고 묻고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의 지옥 여행은 길을 잘못 가르쳐 준 마귀들때문에 돌아서 가게 되기도 하지만 대마왕 루치펠로를 보게되는 등 지옥의 밑바닥까지 여행을 완료하게 된다.    책은 단테의 생애에 대한 정보와 책은 뒷편에 작품 해석해주기도 하니 단테의 [신곡]을 소설화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음과 작품 해설이 있어 그 도움도 받게 되니 단테와의 지옥 여행기를 편하게 따라 갈 수 있었다.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아동학대.가정폭력)
고주애 지음, 최혜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요즘 아동학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들의 마음탓이 아닐까싶다.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여리고 여려서 작은 상처에도 그 흔적이 남을만큼 깊게 자리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할 것 같다.    언어 학대든, 육체적 학대든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될 나쁜 행동이다.

  이 책은 아동 학대를 다루고 있다.    아동 학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동화인 것이다.    아동학대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뒷부분에 곁들여 설명되어지고 있다.

  주안은 부잣집 아들이다.    아빠의 사업도 잘 되고 있고, 엄마는 전업주부로 학교를 다녀오면 늘 주안을 반기고 있다.    행복의 시간은 그렇게 길게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룻 아침에 주안은 가난을 경험하게 된다.    이유인즉슨 주안이 아버지는 실상 입양아였는데, 새엄마가 아이를 낳으면서 파양을 당하게 되었고, 더이상 물질적 풍요를 뒷받침을 받지 못하게 된 주안 아버지는 버림받았다는 충격에 집에서 술만 마시면서 보내게 된다.

  결국 주안 엄마가 일을 나가게 되었고, 술 마시는 아빠와 함께 있게 된 주안과 주은, 어느날 아빠에게 학대를 당하게 되는데, 그 충격으로 주은은 말을 잃게 된다.    주은의 치료를 위해 다른 곳을 잠시 가있어야 하는 엄마와 주은, 주안은 아빠와 단 둘이 집에 남게 된다.   

  드디어 정신을 차리게 되는 주안 아빠, 자신이 한 행동이 불러온 결과에 진심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게 되고, 주안 엄마와 주은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전히 말을 하지 않는 주은, 주안은 윗집 아줌마가 어느 초등학교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아줌마를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주은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도움받게 되고....

  아동학대는 단순히 가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 사회문제로 발전하게 되는 일이다.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상처가 깊고 오래갈 수 있는 것이라 제대로 된 치료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아동학대를 다루고 있어 그 심각성을 반성하고 깨닫게해주며, 다시금 어른들의 행동을 되돌아 보게 해준다.    

빅 마운틴 스캔들

빅 마운틴 스캔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4월

   메르캉투르 국립공원에서 산악가이드를 하고 있는 뱅상은 너무나 사랑하던 아내 로르가 떠나간후, 더이상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못한채, 하룻밤 즐김의 상대로 대하다 매몰차게 차버리는 행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미리암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그를 사랑하게 되지만, 뱅상은 그녀를 매몰차게 차버리게 된다.    결국 미라암의 자살 소식을 듣게되는 뱅상, 거기다 가장 절친했던 피에르의 죽음 소식까지....충격이 큰 뱅상이다.

  군인경찰대 소속인 세르반은 뱅상의 안내로 메르캉투르 산을 등반하게 되고, 그 경관에 반하면서 자주 뱅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피에르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뱅상은 세르반과 함께 피에르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게되고, 그러면서 피에르의 불륜 사실과 그가 비밀로 간직하며 고민하던 일들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 모든 도움에는 익명의 제보자가 있었는데....

  망소니 반장의 비리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그가 앙드레 시장에게서 거금을 받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뱅상과 세르반은 점점 그들을 조여오는 위험 속에 몰리게 된다.    최대 권력자 앙드레 시장, 그의 아들 세바스티엥이 연결된 사건의 숨은 진실,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 앞에 망연자실하게 되는 뱅상, 분노에 떨게 되는데, 이성을 잃은 그를 진정시키는 세르반.    

  뱅상은 더이상 어떤 여자도 사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세르반을 향한 그의 마음은 점점 깊어지는 사랑이되고만다.    뱅상은 그런 세르반을 잃고싶지 않다.     하지만 피에르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일이 위험을 품고 있을 줄이야 진작에 몰랐던 사실이다.    결국 뱅상과 세르반 역시 위험 속에 빠지게 되고, 죽을 고비에 직면하게 되는 뱅상과 세르반, 그들이 찾아낸 증거들을 악당에 빼앗긴 그들에게 더이상의 희망은 없는 것일까...

  피에르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에 대면하게 되는 너무나 큰 진실은 독자들 역시 생각지 못했던 일이 아닐까싶다.    사실 뱅상만큼이나 놀라워했던 순간이기때문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책장을 넘기는 손길은 빠른 책읽기의 시간이었다.

우리 전설 속에서 찾는 꽃이름 이야기

선녀와 아기 - 꽃 10송이에 담긴 이야기 ㅣ 파란하늘 전설 시리즈 3
유명은 지음, 손희선 그림 / 파란하늘 / 2016년 4월

  눈길이 닿을 수 밖에 없는 아름답기만 한, 절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 일으키는 꽃은 그 이름들도 정겹기만 하다.    그 잊히지 않는 소담한 이름들 속에 무슨 사연들이 담겨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순간인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어린시절, 꽃이름의 사연은 늘 서양의 전설 속에서 들었던 것 같다.     우리의 전설 속에서는 꽃의 이름이 가진 사연을 딱히 들어던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이 책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이 책은 파란하늘에서 나온 전설시리즈로 꽃 10송이에 대한 사연이 담겨 있다.    개나리, 두메양귀비꽃, 동자꽃, 며느리밥풀꽃, 백일홍, 쑥부쟁이, 은방울꽃, 애기똥풀, 찔레꽃, 할미꽃의 사연이 담긴 것인데, 그 꽃이름들이 하나같이 소박한 느낌들이 든다.     정말이지 그 사연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었는데, 책을 읽고보니 어찌나 애잔한 이야기들만이 가득한 것인지 꽃이름의 사연을 듣고나니 더욱 그 꽃들에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전설 속 꽃은 우리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라 더욱 친근감이 갈 수 밖에 없음이었는데, 왜 나는 우리의 전설 속에서 꽃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파란하늘에서 우리의 전설시리즈를 다루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느끼며, 요즘의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설을 만나는 일이 가까운 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요즘은 할머니에게서도 우리의 전설을 듣기 어려운 시대가 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꽃들의 사연이 모두 기억되는 이야기들이었지만, 특히 동자꽃은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스님과 산에서 살게된 소년은 어느날, 먹을거리를 구해오겠다며 마을로 내려간 스님, 그날은 눈이 펑펑 내리게 된 겨울날이었던 것이다.    혼자 스님을 기다리며 있던 소년은 결국 며칠을 굶고, 추운 곳에서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 동자꽃이 피어나게 되었다는 사연이다.   

  어린시절 동네 산에서 우연하게 빨간 고개 숙인 꽃을 본 적이 있었는데, 땅에서 낮게 피어 있던 그 꽃은 참으로 예뻤다.     며칠이 지난 후, 그 꽃이름이 할미꽃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날이후로 할미꽃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랑스러운 꽃으로만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잔상으로 어려 있었다.     오늘, 그 할미꽃이 가진 사연을 들으면서 할미꽃의 아름다움에만 눈길을 빼앗겼던 마음에서 그 꽃이 가진 이야기에 아릿함을 느끼게되면서 더욱 붉어지는 빛깔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소담한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의 꽃들, 그 꽃들의 이름이 가진 소박함 속에는 깊은 사연들이 있어 마음을 흔들어대고 있다.    책은 꽃말과 꽃에대한 정보까지 담아주고 있으니 꽃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꽃에대한 지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사연을 알고 꽃을 대하게 되니 더욱 꽃을 기억하는 일이 쉬워졌으며, 우리의 정서로 만나는 전설 속 꽃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고운 인성을 만들어가는 일에도 한몫을 할 듯 하다.     정스러운 우리들의 꽃이름, 봄이라 노오란 개나리도 자주 보았는데, 그 개나리가 가진 사연이 이런 거였구나, 애기똥풀이, 찔레꽃이 가진 사연이 그런 것였구나 그래서 그 꽃의 이름이 그리 되었구나, 더욱 정이 가는 시간이다.     꽃이름들이 꽃의 생김과 사연과 일치하면서 우리 전설 속 꽃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짙은 향기로움을 헤매게 한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일곱 살 아이에게는 슈퍼 영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할머니가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쫓기고, 맞기도하는 엘사는 일곱 살이며 소녀의 할머니는 손녀에게 위안과 용기가 되고싶어 슈퍼 영웅이 되기로 한다.     유난히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해리 포터를 좋아하는 엘사.

  일곱 살 어린 아이에게는 요정도 있고, 수호 천사도 있고, 모험도 있으며, 역경 속에서 자신을 구해줄 슈퍼 영웅도 있어야 더 풍성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순수의 시대를 만끽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의 특권은 바로 상상력, 그것을 누리는 것이기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세상에서 유일한 엘사의 친구가 되어주는 할머니는 엘사에게 슈퍼 영웅이 되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이의 행복한 어린시절을 위해서, 학교 친구들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 손녀가 상처로 얼룩진 동심을 가지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용기와 위안이 되어주는 슈퍼 영웅, 그래, 할머니의 말씀처럼 일곱 살 아이들에게는 슈퍼 영웅이 필요하다.

  할머니는 엘사에게 깰락말락나라를 소개해주고, 미아마스에서 모험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야기를, 모험의 동화를 들려주는 할머니, 엘사는 특이한 아이로 통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도리어 그런 손녀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남들과 다른 사람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엘사의 슈퍼 영웅이었던 할머니가 죽음을 맞으셨다.    엘사는 할머니가 느닷없이 자신의 곁을 떠나게된 것에 화가 난다.    왜 말도 없이 떠나 버린 것인지, 왜 자신에게 병을 숨긴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떠나시면서 엘사에게 보물찾기의 미션을 안겨준다.     할머니가 남긴 힌트 속에서 할머니가 정해진 사람들에게 전해달라는 편지를 배달하는 일인 것이다.

  할머니는 그 편지 속에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고, 엘사를 지켜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엘사는 엄마도, 엘사도 할머니의 그 사과 편지를 받고자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전달하게 되는 할머니의 편지는 세상에나, 미아마스의 괴물, 검은 치마를 입는 여자, 브릿마리, 알프에게도 전달하게된다.    그러니깐 아파트 주민들 모두에게 차례 차례 사과의 편지가 엘사를 통해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의 숨은 사연들도 듣게 되면서 상처를 보듬어가는 것이다.    미아마스의 워스는 엘사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무섭다고 생각했던 괴물이라 불리는 아저씨 역시 엘사의 좋은 보호자가 되어준다.    검은 치마를 입는 여자는 엘사 덕분에 다시 해리 포터를 읽고, 엘사의 아빠 역시 해리 포터를 다시 읽기 시작한다.   

  엘사는 슈퍼 영웅이었던 할머니가 안겨준 미션 수행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자신 역시 아빠가 다른 동생 반쪽이가 태어난다는 사실이 주는 외로움과 소외될 것에대한 두려움 등등의 고민에서 벗어나게 된다.     엘사의 할머니는 일곱 살 어린 아이들에게는 슈퍼 영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말에 공감하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책장을 넘기는 일이 따스한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