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
이경애 지음, 하지권 사진 / 아름다운인연 / 2008년 8월
평점 :
옛날 한 스님이 산위의 절에 법높으신 스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선문답이라도 한자락 나눠볼까...하는 생각에 길을 나섰습니다.
한참 산을 올라가던 중에 시냇물에 콩나물 껍질이 둥~둥 떠내려 오는걸 보고
'점심 공양 준비중인가 보군...' 하는데 그 가운데 콩나물도 하나가 끼어
떠내려 오는걸 보고 "에잇! 이제보니 허명 뿐이로고."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헌데 행자승 한명이 헐레벌떡 뛰어 내려 오더니 떠내려 가던 콩나물을 냉큼 집어 먹고
다시 올라가는 겁니다.
"껄~껄 그럼 그렇지."하며 그 스님은 다시 절을 찾아 올라갔다는 이야기...
이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절간의 공양이란
단순한 음식 준비가 아닌 수행의 한 방편인 것입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것에는 만사람의 땀이 배어
있다는 생각으로 콩나물 하나라도 흘릴까
도 닦는 심정으로 준비하는 것이 공양인 것입니다.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은 저자가
'정크푸드'에 익숙해져 소아비만이 늘고
성인병이 만연한 이시대에 대안은 산사에서
먹는 정갈하고 자연에 가까운 음식들이 아닐까 하여
도를 엿보는 심정으로 산사를 찾아가
그절의 특색있는 음식들을 취재하고
분위기를 한권으로 엮은 책입니다.
많은 곳에서 취재를 거절 당하고 깊은
산속을 찾아가서 사진을 찍고하며
그 절의 분위기와 음식들을
도란도란 다큰 누이가 옆에서
음식 만들며 얘기 해주듯 써내려간
글들이 여간 맛깔 스럽고 구수한게 아니라
읽는 내내 군침만 삼켜 댔습니다.
정말 산사의 음식이란 것이 간단하면서도
영양소를 최대한 살리는 것들이라
사진만으로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입니다.
어떤것이 정성이 들어가고
어떤것이 보기 좋아도 해로운 것인지...
좁은 산사에서도 찾아오는 신도들을 먹이겠다고
한여름 내내 울력으로 키워낸 먹거리를
키우고 다듬고 요리하여 내놓는
공양주님들 저자는 그분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보살을 닮아 있다고 합니다.
왜 안그렇겠습니까.
그분들은 음식을 만드는게 아니라
보시를 하며 덕을 쌓는것을...
책을 읽으며 잠시 먹거리뿐 아니라 우리네 정서도 점점
시간에 쫓겨 인스턴트식으로
즉석에서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_ _)
모든것은 정성을 들인대로
오기 마련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