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라고 둘이 앉아 중국집에 전화를 걸었다.

 

"탕수육이랑 고량주 한병이요"

 

밖에 나갈까 하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고 나는 문득 외롭다고 생각했다.

너무 외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가만히 누워 생각했다.

생각하다 잠들었다.

오랜만에 악몽이었다. 악몽 속에 나는 무엇이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의 손길에 나는 놀라 잠에서 깼다.

무섭고 무서운 악몽이었다.

술을 마셔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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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우는 사람이였다. 정말 이렇게도 잘 울수 없을 정도로 나는 잘 우는 사람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래 19살. 내가 흔들리고 방황하며 아침이면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에 분노하던 그때부터 나는 타인의 앞에서 울지 않았다.

그저 피아노 옆 좁은 공간에 초록의자를 하나 사 놓고 홀로 그렇게 울었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마음이 좁은 사람이라 타인에게 내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19살 이른 나이에 나는 홀로 살아야 했고 그 넓은 집에 덩그러니 남았다.

함께 가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죄인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로 인해 이 모든 것들이 다가왔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였을까. 부모는 내게 같이 가자고 나와 함께 가자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홀로 남았다. 외롭다는 걸 안건 아마 그때부터 일까. 아니면 나만 홀로 남겨졌다고 느끼던 조금 이른 중3 무렵일까.

나는 왜 이렇게 외로워해야 하는 걸까.

이제 세상엔 나 홀로 남았다.

가족이라 할 것 없이 나는 홀로 남아 외롭다. 내가 울면 괜찮다라고 이야기 해줄 가족이 처음부터 없었는지 이제야 없어진 건지 나는 모르겠다.

 

어제밤 한참을 울다 문득 이 집을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포근해 보인다는 이유로 샀던 회색 소파. 삼나무로 만들어 향이 난다는 책장.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많은 책들.

내게는 너무나도 큰 6인용 식탁. 조율이 안된 오래된 피아노. 여행하며 깨질까 불안해하며 사 온 모로코 화병.

외로울까 무서워 크지 않은 침대. 어지러운 책상. 그것보다 더 어지러운 내 머릿속.

이 모든 것들을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옛날에 한 사람을 알았다. 그녀는 눈 웃음이 매력적이였고 말투가 나와 같았으며 붉은 머리에 각진 얼굴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그녀를 참 많이 사랑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아직도 내가 그녀를 참 많이 사랑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세상에서 떠나던날 나는 울지 못했다. 잔인하게도 나는 울 수없었다. 그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내게 줄것이 있지 않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받아야 할것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녀가 내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나는 여전히 그리고 내가 그녀를 사실 조금은 원망했었다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녀가 떠나고 나는 친구에게 갔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지 않을 친구에게 갔었다. 나를 안아주거나 나를 위로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내 친구에게 갔었다.

참 긴 여행이었다.

공항에서 나를 보고 친구는 저벅저벅 걸어와 밥 먹자며 배고파보인다며 내게 밥 먹자고 하는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밥을 먹는 건지 짜고 찌릿한 내 눈물을 먹는 건지 모르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울던 나.

나는 그렇게 참 많이도 친구의 곁에서 울었다.

항상 든든하던 내 친구는 아직도 날 불안해하고 나는 친구를 걱정하고.

이렇게 나는 모든 것을 정리해야겠다.

 

이 집을 정리하면 어쩌면 정말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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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와서 잡스가 이제 여기없다는걸 이제야 알았다 신기하다. 내가 한말이 또죽었어? 이번엔 정말이라는 말에 내 핸드폰을 바라본다 사과다 내 아이팟도 옆에서 웃는다 그런 사람도 죽는 구나 문득 내 인생이 한심해 진다 몇년전 아주 멀리서 잡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는 괜찮다고했는데 복잡하다 날마다 죽음은 너무 먼것만 같은데 타인들은 날마다 이렇게 죽어간다 주저리주저리 의대안가길 잘했어 (넌 못간게 아니라 안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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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답답해서 가끔 당신이 그리워 지는 날들이 지나고 그냥 그런 또 같은 날들이 오는 것 같아. 

난 멀리왔어. 언젠가 지금보다 더 철없던 시절 난 이곳에 오면 가슴이 뻥할것 같아서 첫 직장에서 받은 돈을 다 쓸어 여길 왔었지. 

그게 내 첫번째 사표였어. 

내 고향 대한민국은 내게 그렇게 긴 휴가를 줄수 없으니 그냥 그만두라고 해서 쿨하게 이번에도 사표를 집어 던지고 뒤숭숭한 마음을 어찌 못해 떠나왔어. 

당신은 이런 나를 보며 또 다시 웃겠지. 

당신이 내 곁을 떠날때 원망할거냐고 묻는 말에 난 고개를 저었지. 

우리는 서로 웃으며 그렇게 안녕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웃으며 떠났지. 

나는 여전히 여기있고 당신은 내가 갈수 없는 곳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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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다. 정말. 오늘 누가 나보고 남의 이목이 머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그냥 다른 사람한테 보이는거 신경 쓰지 말고 살래. 

그런데 내가 언제 타인에게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거 본적있어? 

물론. p. 이제 나도 늙어서 그것도 신경 안쓰이는 것도 아니야. 그냥 내 마음대로 하려다가도 한번 멈칫해. 

그래도 그래도 난 여전히 똑같은 나야. 

모두들 하나하나 변해갈때 끝까지 오기부리며 똑같이 살겠다 신경질부리던 나야. 

그렇게 변한 옆사람 바라보며 또 다시 거기에 맞추는 걸 포기하고 또 똑같던 나야. 

넌 어디에 있어? 

이런 나를 그냥 바라보고 씩 웃어줄 너는 어디에 있어. 

정말 내가 다른 사람 생각하느라 아무것도 못하는지 봐줄 너는 어디에 있어? 

난 여전히 여기에 있어. 아무것도 못하고 오늘도 서성이는 나는 여전히 그냥 여기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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