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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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멀리 오기 전에 한국은 굉장히 시끄러웠다. 

항상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으나 이번엔 제대로 시끌시끌해서 아침에도 저녁에도 사람들은 도가니 사태에 대해 입방아를 찍었다. 

'내가 도가니를 읽었던가?'하며 서점을 서성이다 '읽었구나'하며 한숨을 쉬었었다. 

한숨속엔 참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책이 처음나왔을때도 모두들 말했었다. '너무나 현실적이여서 분노한다.'라고. 

아마 나도 분노했을 것 같다. 아니 난 보통 공지영작가의 책을 읽고 분노한다. 

다시는 안 읽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이상하게 또 그녀의 신작을 읽는다. 

결국은 또 그랬었겠지.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도가니. 난 보지 않았다. 가능하면 내 삶이 화로 가득차거나 부들부들 거리다 부득부득으로 바뀌는 걸 바라지는 않았으니까. 

항상 그렇듯 보지 않고 사람들의 분노만을 멀리서 멀리서 바라보았다. 

아마 인화학교는 없어질것 같다. 

모두의 분노에 학교는 없어질 것 이고 학생들은 그에 따라 다른 곳으로 떠나가겠지. 

그러겠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갈까. 학교 문을 닫고 나면 정부에서는 어떠한 조취를 취할까 그것이 궁금했다. 

아니 분노의 목소리로 화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자립할수 있는 사람들은 자립으로 자립할수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시설으로. 

헉. 멋지다. 대한민국. 

 

 

공지영씨는 공유씨는 지금쯤 만족할까? 이 멋진 대한민국의 짓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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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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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그이의 고향입니다. 

마음이 답답해서 다시 찾은 그의 나라는 나를 외롭게도 그렇다고 하여 외롭지 않게도 하지 않습니다. 

직장을 다시 한번 때려치우고(난 격하게 사표를 썼으니까) 이번 직장에서의 수입을 모두 올인중입니다. 

물론 처음 온게 일주일 전이니까 그때 부터 계속 여기 있습니다. 

어딘가로 떠나지도 그렇다고 머무르는 것도 아닙니다.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옛날에 아주 어릴적 이과수폭포를 보고나면 가슴이 빵 뚤릴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여기 왔었습니다. 

가슴이 뻥뚤리기 보다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아주 아주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처럼 지금도 울었습니다. 그렇게 울고 또 울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무엇때문일까요? 이런 내가 불쌍했던 건지 어제 한 여행자가 내게 이 책을 주었습니다. 

새벽이 다 되도록 읽어내리며 나는 무엇을 느끼는 걸까요? 

나 또한 지금 순례중인 걸까요. 내 마음속을 돌며 느끼고 싸우고 다시 괜찮다라고 말하고. 

괜히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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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꿈꾸는돌 1
루이스 새커 지음, 장현주 옮김 / 돌베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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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있는 녀석이 책 표지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요즘 이 녀석이 나오는 물건들을 자꾸만 산다. 사는 이유는 녀석에게 못해주는 마음이 미안해서. 

간식하나 더 주면 살찌니까 자고로 개든 인간이든 살찌면 피곤하다며 그냥 이 녀석이 프린트되있는 걸 자꾸 산다. 

물론 책 내용은 꿈에 대해서 그 꿈을 어떻게 꾸어라라고 보여주진 않았지만 유쾌했다. 

요즘은 이런 책이 좋다.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분명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죽음의 다이어트를 결심하며 하고 싶었던 건 분명 두달전까지만 해도 헐렁했던 바지를 입는 거였다. 

그것 처럼 우리는 모르는 척 자꾸만 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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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파보기 전에는 절대 몰랐던 것들 - 인생의 크고 작은 상처에 대처하는 법
안드레아스 잘허 지음, 장혜경 옮김 / 살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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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처음 들어가고 나는 왼쪽 갈비뼈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해 결국 병원에 들어 누웠다. 

원인을 알수 없다고 했다. CT를 4번이나 찍고도 병명은 나오지 않았고 나는 그렇수록 더욱더 수척해져만 같다. 

작지 않은 키에 온몸에 살은 하나도 없었고 온통 멍든 팔은 움직이기 조차 힘들 정도로 날마다 부어있었다. 

그러나 알수 없는 병은 나를 더욱더 거세게 붙잡아 잠도 음식도 사람도 거부했다. 

들어오는 간호사들마다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고 엄마의 얼굴은 보려고도 안했으며 그때 내 담당의사는 나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여전히 아팠다. 원인없이. 

그런 나를 엄마는 싫어했다. 아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의 시험성적은 바닥을 쳤고 공부못하는 딸을 아픈 딸보다 더 싫어했다. 

그리고 끝내 나는 내 아픔이 무엇때문인지 알게되었다. 

그날 끝내 정신과의 문을 열고 들어같을때 내가 왜 아픈건지 왜 원인을 알수 없었는지.... 

내 아픔의 시작은 그때 한 사건과 함께 몸으로 나타났다. 

끝내 회복될수 없었던 그리고 여전히 괜찮지 않은 끔찍한 기억. 

요즘 이런책을 참 많이 읽는다. 

나 아닌 타인들의 아픔을 보며 내가 위로받으려고. 

나만 아프고 슬픈게 아닌걸 알기 위해서.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서 양로원이니 고아원이니 죽도록 쫒아다니며 위안을 느끼는 저질이다. 

이런 책이 나에게 도움을 주는 건지 확신이 없지만 나는 그래도 괜찮다.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나보다 아픈사람이 있다는 걸 알기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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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고래를 만났습니다 독깨비 (책콩 어린이) 14
마이클 모퍼고 지음, 크리스천 버밍엄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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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만 멋진 하루였어. 라고 나에게 날마다 전화를 하는 내 소년은 참 귀엽다. 

나이차이가 많이나 함께 다니면 "이모에요?"소리를 듣지만 나는 소년의 "누나"다. 

물론 이모라고 해도 괜찮을 만한 모습으로 보이지만 나는 소년과 둘도 없는 친구다. 

가만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니 무슨일인지 내집으로 들어오는 소년. 

"무슨일?" 했더니 그냥 나 여기서 자고가련다라고 말한다. 

우리 이모는 노발대발. 그 녀석 어서 보내라고 말하고 나는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내가 학교보내겠다 한다. 

어제밤 소년의 가방에 있던 어울리지 않는 책. 

"너 이런 책 읽을 나이 아니잖아." 했더니 그냥 배시시 웃는다. 

나와 닮은 것만 같은 웃음에 똑같이 웃어보이며 "누나 읽는다."라고 자리에 앉아 읽어 내리고 있다. 

가끔 어른들은 모르는것들을 어제 이 책속과 같은 세상에서는 느낄수 있다. 

정말 왜 이 책을 들고 다니냐 물었더니 "난 어른이 되는게 무섭다. 누나. 그만 사라져 버리고 싶어. 그런데 그래도 이 책보면 괜찮아 지는 것 같아. 다시 아이가 되는 것같아."라고 대답하는 내 소년. 

가슴이 아프다. "나도 니 나이때 그랬어." 라고 대답하는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알아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 

이상스레 침대에 누워 눈물이 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오늘 서점에서 이 책을 한권샀다. 

나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그냥 나이만 먹은 어른아이같아...... 

오늘 아침 고래를 만나진 못했지만 왠지 내일 아침은 고래가 한강에 나타나 나에게 인사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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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 2011-12-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