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월요일 새벽. 나는 어제도 그제도 한참을 울었다. 지금 이 순간도 이상할 만큼 눈물이 난다.

엄마가 너무 보고싶다.

사랑하는 이에게 온 마음을 열고 그를 사랑한다고 날마다 속삭였다.

나에게 이런일 이 과연 왜 있는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날마다 가슴이 벅찼다. 벅차서 너무 힘들었다.

힘든걸 누군가도 아는 것처럼 아프다.

그저 가슴이 아픈것이 아니라 병이 생겼다. 오랜 시간 내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던 병이였다.

내가 늦게 발견했다는 것이 슬프지만 나는 병에 걸렸다.

모질게 사랑하는 이를 끊어내고 싶었다. 그가 나를 싫어했으면 했다.

하지만 그건 실패한다. 맘처럼 그를 끊어내질 못해서 내 자신이 조금은 밉다.

바보처럼 자존심에 나는 내가 아픈 걸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와 헤어지기로 했다.

어쩌면 이미 우린 헤어졌다.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너무나 먹먹했다. 그런데 너무 일찍 그 먹먹함이 사라져서 아쉽다.

내가 겨우 이만큼이였나 싶어 나에게 섭섭하다. 섭섭함을 그에게 이야기할 수 없어 다시 아쉽다.

생각보다 오래 못산단다. 엄마가 보고싶을 걸 알았나보다.

내가 얼마나 슬플지 엄마는 알까? 아니 모른다. 모를것을 알아 하루종일 책을 본다. 괜찮다.

후회하는 것이 없어서 다행이다. 참아내면 생각보다 조금 더 오래살 수 있겠다 싶다.

외롭고 외로운 날 우리 엄마가 생각나 한참을 읽다 울어내리는 시 한편 한편에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세 - 이순원 장편소설
이순원 지음 / 곰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가만히 누워있다. 누워서 누워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뭐든 빠른 것을 좋아하는 게으른 사람이다.

나는 내가 게으르기 위해 조금 더 모든 일을 급하고 빠르게 끝낸다.

몇일 전 서울 하늘을 보았다. 너무나 큰 달이 뜬.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품에 안고 작게 속삭였다.

오늘 아주 큰 달이 뜬다고 했다고, 그러더니 우리의 공간에서 내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을 보고 누웠다.

나는 조금 몸을 부르르 떨었고, 이제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해야하나 싶었다.

그러나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내가 언제나 불안한 이유를. 당신에게 온전히 모든 마음을 주기 힘든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내가 미웠다. 그 말을 하려고 언젠가 부터 혼자 입으로 손으로 연습했었다.

그에게 조금 더 나를 털어 놓으려고. 그런데 나는 결국 하지 못했다.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던 내 어린날을. 내 십대를. 나 스스로 강해지려고 방황할 수 없었던 내 십대를.

나는 가출도 반항도 부모가 싫어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며 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까칠하고 까탈스러운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날마다 집을 나가는 꿈을 꿨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하고....

그래서 많은 이를 멀어지게 했다. 결국 내 옆에 남은 이는 몇되지 않고 그들은 내게 독한 말을 한체 떠났다.

결국 나는 나 스스로를 바보처럼 만든 십대를 보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순간 (양장)
파울로 코엘료 지음, 김미나 옮김, 황중환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동생녀석은 고등학교에 다닌다. 명문대에 진학하라는 이모님의 말씀에 누나라는 사람은

'누나가 명문대 그거 나왔잖아. 누나 어디 좋아보이니?'라는 말로 동생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내게 남은 가족은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그 동생 녀석이다. 나와 띠동갑고 넘게 차이나는 귀여운 녀석.

외국에 나가있는 본디 외로움을 많이 타고 까칠하고 변덕스럽고 그런데도 용감한척 하는 누나가 걱정되 일주일에 3번쯤은 전화가 오고 날마다 연인도 아니고 카톡을 주고 받는다.

그럼 또 그 누나는 넌 여자친구도 없냐며 혀를 찬다. 근데 문제는 이 녀석 여자친구가 참 예쁘더라......

아무튼 그 조그만 녀석이 다 커서(우리 집 사람들은 이유없이 철이 일찍 든다.)요즘 우울하고 매사가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누나라는 여자에게 책을 읽어준다. 하루에 10페이지씩.

파울로 코엘료. 나는 참 싫어하는데 동생은 좋아한다했다.

그러고보니 녀석이 중학생때 나와 함께간 사하라에서 책을 '연금술사'를 꼬박꼬박 읽고 글을 쓰던게 기억난다.

누나는 외롭고 무섭고 두렵고 불안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그런데 그래도 괜찮아. 내 옆엔 아직은 사랑하는 이가 있고, 이모도 이모부도 있고 니가 있으니까. 괜찮아. 다 괜찮다.

근데 그래도 오늘은 아침술에 낮술에 저녁술까지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친듯이 마음이 불안하다. 엄마같은 이모에게 걸려온 전화에 나는 펑펑 운다. 울지 않는 척. 전화를 빨리 끊으려고 노력하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잘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처럼은 살았다.

그게 결국 바른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엄마가 없는 한국을 떠났다.

친구도 없는 한국 땅을 떠나왔다.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싶다. 시시때때로 나는 나이도 얼마만큼 먹었는데 엄마가 엄마품이 엄마 음식이 너무너무 그립다.

엄마가 좋아하던 것들을 보지않으려 했다. 그리워 하는 내 모습이 너무 찌질해 보여서.

쿨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래서 한참을 읽지 않았던 그러나 먼곳에 오면서까지 들고온 엄마의 책을 이불 속에 들어가 소리죽여 읽는다.

이게 무슨 짓인지......

사랑하는 이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너무나 불안한데. 무엇을 하는지 연락이 되질 않는다.

무슨 일인가 하고 있기에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섭섭해 문자를 남겨놓고 전화기를 끈다.

그가 나를 걱정하라고.

미친듯이 불안하고 사무치게 그리운 밤.

나는 외롭다. 너무나 무서울 정도로 외롭다. 엄마가 좋아하던 책은 나를 더 외롭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것은 엄청한 이야기이다.

내가 무려 두달동안 읽어내린 엄청난 이야기.

참고로 나는 어떤 책이든 거의 3시간이면 앉은 자리에서 끝을 낸다.

그런데 무려 두달동안 읽은 최악의 책.

그런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친구의 손을 잡고 영화까지 보고왔다.

더 심각한건 다음날 내가 친구와 영화 본 사실은 절대 비밀로 하고 나의 그와 함께 다시 본 위대하신 개츠비.

도대체 이 막장은 어쩌다 고전소설이고 사랑 이야기고 데이지를 이해하는 나란 년은 또 뭔지.

다들 개츠비가 불쌍하다고, 멋있다고, 그와 같은 남자와 사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럼 그가 사랑한 여자 데이지는 무엇인지......

나는 항상 그녀의 마음이 더 이해된다. 나같아도 그와 같은 상황에선 그를 버렸을 것이다.

아니 더 심하게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아 모르겠고, 몰라몰라모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